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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름다운 노래세상 원문보기 글쓴이: 조은돌
프랑코 네로가 주연한, 60년대 마카로니 웨스턴의 붐을 일으킨 작품.
멕시코 국경지대. 각각 미국인인 웬체스터 잭과 멕시코인인 H.로드리게스를 우두머리로 한 두 라이벌 갱단은 장고라는 총잡이의 출현에 놀란다. 그는 노마라는 여인을 데리고 막 그곳에 도착했는데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에 복수를 하기 위해 윈체스터 패거리들을 거의 일망타진한다. 그리고 나선 로드리게스 일당과 총과 금을 두고 결전을 펼친다.
평점 9
젊음, 그 아찔한 성장통
하늘에서는 눈이 내렸고 백화점 앞의 트리전구는 불을 밝혔다. 젖은 낙엽이 트리전구 옆의 보도 위에 치덕치덕 붙어있고 칼바람 추위가 볼을 에는 삭막함은 겨울 초입의 문지기 노릇을 하고 있다. 나는 "벌써"라는 감탄사와 함께 고통스럽고 삭막한 계절로써의 겨울을 기억한다. 나는 이맘때쯤이면 항상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면서 심한 열과 감기에 시달리곤 했던 것이다. 굳이 겨울마다 반복되는 내 병력(病歷)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겨울은 춥고 배고픈, 심히 삭막한 계절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 기운 세다는 곰도 겨울이면 겨울잠을 자러간다니까. 거의 모든 사람에게 겨울은 삭막하고 괴로운 계절이지만 특히 "젊음"이란 열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삭막하고 괴로운 계절이 겨울이다.
질풍노도의 젊음. 그 독선적인 색안경을 끼고 보면 세상 위에는 온통 적뿐이다. 그 색안경 속에서 정신적으로 성장했다는 느낌에 부모님은 더 이상 보호자가 아닌 장애물일 뿐이고, 함께 사회로 진입하려는 또래들이나 이미 사회에 든든히 자리 잡은 모든 사람들은 경쟁상대로 비춰진다. 잔소리를 떽떽 늘어놓으시는 부모님을 귀찮게만 여기면서, 석차1등 혹은 더 좋은 대학을 두고 반 40명이 전부 적이 된 듯한 느낌에 사로잡혔던 고3시절의 기억이 치열한 경쟁의 기억이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
그래서 영화 "장고"속 아군도 원군도 없었던 탈영병 "장고"는 젊음의 화신이다. 한때 같은 편이었던 멕시칸들은 죽은 연인에 대한 복수를 하려는 지금의 장고에겐 적일뿐이고, 그 멕시칸들과 지루한 대립관계에 놓여있는 잭슨 장군의 부하들 역시 장고의 복수를 가로막는 적이다. 젊음에게 겨울이 그러하듯이 젊은 "장고"주변의 세계 역시 응원보다는 무관심한 냉대뿐이다. "장고"가 발 디디는 곳은 온통 칙칙한 진흙뿐이다. 전쟁 중인 개척시대의 촌구석 풍경은 하얀 입김이 이는 추위와 어우러져 더욱 삭막하게만 다가온다.
과연 그 삭막하고 치열한 싸움의 끝은 어디일까. "장고"는 커다란 기관총을 휘두르면서 마침내 잭슨 장군의 부하들과 멕시칸들을 모두 골탕 먹이고 도망친다. 그러나 도망친 장고에게 비극이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배신한 몫이라며 멕시칸들이 장고의 손을 부러뜨린 것이다. 피투성이가 된 손을 가지고서도 마침내 복수를 성공시키는 장고였지만 오랜 싸움과 도망으로 지친 장고의 뒷모습은 쓸쓸해 보인다. 장고의 뒷모습은 삭막한 겨울의 경쟁을 뚫고 나온 젊음의 초상이다. 지나간 모든 기억이 추억이라는 미명(美名)아래 아름답다고들 하지만 경쟁과 싸움을 이겨낸 젊음의 뒷모습은 고통스럽고 쓸쓸할 뿐인 것이다. 그런 고통에 주어지는 단 한 가지 보상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고통의 터널을 빠져나와 더욱 찬란히 빛나는 "성장"이다.
Chantays - Wayward Nile
Django / 영화 "쟝고" OST
출연:
프랑코 네로가 주연한, 60년대 마카로니 웨스턴의 붐을 일으킨 작품. 장고라는 총잡이의 출현에 놀란다. 패거리들을 거의 일망타진한다. 그리고 나선 로드리게스 일당과 총과 금을 두고 결전을 펼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