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바로 봅시다 151 /3. 대담/사람이면 ‘사람’을 찾아야지(6)
사람이면 ‘사람’을 찾아야지(6)
-1984년 3월 17일 조선일보, 법정스님, 안병훈 편집부국장-
∙인전길 문화부장, 서희건 기자와의 대담
● 연緣을 끊기가 어렵지 않았습니까?
“장사를 하는데 말이지요, 이쪽에 10원짜리가 하나 있고, 저쪽에 백만 원짜리가 있다면 10원짜리를 버리고 백만 원짜리를 갖지 않겠습니까? 세상 삶이 10원짜리도 안될 때가 있거든요. 알겠소? 내가 보는 것은 돈으로 가치를 칠 수 없는 좋은 길인데 이 조그만 10원짜리 가치가 눈에 띄겠느냐, 이 말입니다.”
● 부모와 처자식을 버린 것은 스님만의 이기심 때문이 아닌가요?
“그것도 모르는 소리지요. 출가란 조그만 가정과 가족을 버리고 큰 가족인 온 세상을 위해 사는 겁니다. 출가의 근본정신은 자기를 완전히 버리고 일체를 위해서 사는 데 있어요. 이것이 불교의 참 정신입니다. 자기중심이 되어 산다면 그것은 출가가 아니라 재가인 거지요. 출가한 이들이 이 정신을 잃게 되면 온갖 부정과 갈등과 분쟁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은 모두 위도僞道입니다.”
● 그동안 사시면서 정말 한 번도 후회 안 하셨습니까?
“참말로 내 생활에 후회 안 했는데, 종정하면서부터 지금 후회하고 있어요. 이건 아주 몹쓸 사람들한테 들려있는 것 같아. 지금 당장 조처하고 싶지만 종단 사정이 곤란하게 되어 있어서 할 수 없이 있는데, 조계종 밥 50년 먹었으니까 그 밥값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내가 중 안 됐으면 종정 이런 거 안 했을 건데.”
● 그렇다면 그들을 좀 바르게 구제하셔야지요.
“거, 내 힘으로 잘 안돼요. 말을 들어야지. 그러나 결국은 사필귀정事必歸正입니다.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언젠가는 되겠지요.”
● 그러면 종정을 그만두시면 되지 않습니까?
“종정을 ‘안 한다’고는 하지 말라고 해서 내가 그러겠다고 했으니 ‘안 한다’고는 할 수 없지요. 여러 가지 곤란해서 한 말이지만 약속은 지켜야 할 게 아닌가.”
마하반야바라밀 _()_
첫댓글 큰 가족인
온 세상을 위해 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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