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눈밭에 누운 것 같다~!”
살레시오 윤혜정 스콜라스티카 수녀
오늘은 광주 내려가는 날!
오전에 유치원 자모사랑방 대표 자매가 찾아오기로 했다.
문화원 경당에 가서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되자 성당 문이 열리고 어린이와 함께 들어왔다.
“어서, 오세요. 누구더라~ ”
“ 여호수아에요..”
대표자매의 아들 유치원 어린이가 엄마 따라 함께 왔던 것이다.
먼저 성체예수님께 기도하자고 청하고 기도를 시작하는데
그 어린이는 선풍기 앞에 아무렇지도 않게 드러누우면서 말하기를
“ 와~ 눈밭에 누운 것 같아~!”
그 말이 마음속에 기분 좋게 와 닿았다.
정심식사 후 광주행 고속버스를 탔다.
일반고속버스인데 자리가 거의 다 찼다.
창가에 앉게 되어 밖을 내다 볼 수가 있었다.
푸른 산들이 지나가고 논에는 벼이삭이 바람에 살랑살랑
푸른 물결을 이루고 너무 기분 좋은 밖같 풍경이다.
차창 밖에 마음을 빼앗긴 채 멍하니 바라보며 행복감에 젖어 있던 순간에
갑자기 내가 눈밭에 누워있었던 것이 떠올랐다.
아직 누구의 발자국도 없었던 하얗게 눈 덮인 운동장!
그 위에 누워있으면서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마음을 모으고 기도하고 봉헌하고 찬양했던 그 시간이 생각났다.
작년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 해를 맞이하기 위한 피정을
광주 살레시오 영성의 집에서 했다. 피정 중 밤새 눈이 내렸다.
새벽 일찍 일어나 성모님 동산에서 묵주기도를 시작하고 초등학교 운동장을 돌았다.
밤새 하얗게 내린 눈이 소복이 쌓인 운동장! 아무도 없었고 얼른 눈 위에 살짝 누웠다.
조금 차갑기는 했지만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내 마음이 집중되었고
태양도 내 존재를 집중적으로 비추어주고 있는 듯 했다.
나를 주님께 봉헌하고 기분 좋게 찬양하고 기도를 드렸다.
봄에 있을 초등학교 학교사랑방 연수를 봉헌했고, 학생들을 봉헌했다.
진정한 나를 알고 친구를 알고 선생님을 알게 되는 학생사랑방을
온 마음으로 봉헌했던 그 시간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지금 광주 초등학교에 가는 의미가 목적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영성의 집에 도착하여 한 밤을 자고
다음 날 아침 학생들이 등원했고
교장 수녀님이 현관에서 학생회장과 함께
어린이들 한 명 한 명을 친절하게 맞이해주었다.
학생들이 모두 교실로 들어갔다.
가톨릭동아리 어머니들 사랑방모임을 시작하기 위해서
회장과 총무가 찾아왔다.
세 명이 서로 소개인사 나누고 자모 사랑방에 대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서울 유치원 자모 모임, 초등학교 자모 모임에 대해 나누어주고.
가톨릭 동아리 모임 운영방향에 대해 나눔을 가졌다.
지도수녀 없이 자체적으로 모임을 할 수 있는 방법,
격월로 전체모임과 리더들 모임 때,
지도 수녀와 함께 하며 동반 받을 수 있는 자모 사랑방에 대해 설명해 주고 나서
실제로 모임을 가졌다.
첫 만남에서 느끼는 마음과 마음이 만나 얻게 되는 감동을
눈믈을 닦으며 서로 기뻐했다.
서울에 올라와 다시 한 번 더 모임을 가져보자고 한 후 교사사랑방모임으로 갔다.
간식으로 구슬 아이스크림을 나누었다.
6개월 전 학교사랑방 연수 때 만났었는데
엊그제 만난 것처럼 가깝게 느껴졌다.
서로 카톡으로 소식을 주고받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방음이 잘 되는 음악실에서 동그랗게 6명이 원을 만들어 앉았다.
그동안 사랑방으로 변화된 모습을 나누었다.
처음에는 시간내기가 어렵고 어색했었는데
이제는 약속된 모임시간을 기댜리게 되고 서로 서로 가까워진 영적공동체가 되었다고 한다.
두 분 선생님이 예비신자로 시작했는데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었고,
한 분 선생님은 성당에서 교리교사로 발탁되어 열심히 뛰고 있다고 한다.
수녀님은 진솔하게 자신의 모습을 나누게 되어 너무 편안하고 좋고,
무엇보다도 신앙 이야기, 하느님 이야기 하는 것이
얼마나 좋고 힘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감탄을 하는데
그 마음이 고스란히 나에게 기쁨으로 전해져왔다.
나또한 그 기쁨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나눔 중에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선생님 중에 한 분이 학생들과 매 주 사랑방모임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
그래서 그 선생님을 꼭 만나고 가야겠다고 하고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갔다.
500여명의 학생들이 이용하는 식당! 줄을 서서 배식판을 들고 순서를 기다렸다.
내 마음은 학생사랑방을 하고 있다는 목선생님을 찾고 있었다.
드디어 만났다.
어린이들과 식당 안으로 들어왔고 난 달려가서 인사를 드렸다.
식사 후 어린이들 귀가를 다 봐주고 난 후 만났다.
학기 초에 학급에 한생들 간에 어려움이 발생했고
그 어려움을 풀어가는 방법으로 사랑방모임을 처음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랑방덕분에 어려움이 풀리고 학생들의 모습에 변화를 가져왔다고 한다.
그 뒤에 희망자들 7명이 매 주 수요일 수업 후
첫 번 쩨 차를 타지 않고 두 번째 차를 타면서
그 시간에 모임을 하게 되었고
선생님이 시간이 없을 때는 학생들 자체적으로 스스로 하겠다고 하며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학생사랑방 그룹원의 좋은 변화가 있다고 한다.
서로 챙겨주고 봉사하고 자기표현도 좋아지고 여러 가지 면에서 자체적인 성장을 보게 된다고 한다.
연초에 학교사랑방 연수를 위해서
평촌성당 물방울 사랑방 어린친구들과
교리교사 백설기 사랑방 어머니들,
루시아 선생님 그리고 제가 함께 씨를 뿌렸던 그 소중한 시간이 생각난다.
7월말 무더웠던 그 날, 선풍기 앞에서 누우며 터져 나온 어린의 말
“ 와~ 눈밭에 누워있는 것 같아~!”
그래 우리는 눈밭에 누워있어~!
주님 사랑을 노래하고 하느님 나라 꿈을 꾸며~!
첫댓글 눈을 보면 하늘의 양식인 만나가 떠오릅니다.
주님이 사막에서 고생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려주신 생명의 빵
그리고 순결하신 주님의 하얀 옷자락
하얀 비둘의 모습의 성령 모두가 희고 아름다운 것처럼 눈 밭에 누운거 같다는
동심의 마음도 희고 아름답게 느껴져요
행복하고 기쁜 마음으로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주님 은총을 내려주십시오 아멘
"순결하신 주님의 하얀 옷자락"이란 표현이 설레임과 기쁨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