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한 글이지만 궁금증은 조금 풀릴 듯합니다. - 옮기며
러시아의 소설가 골고리라는 사람이 쓴 ‘외투’라는 단편소설이 있습니다. 관청의 말단 공무원이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꿈이 있었습니다. 새 외투를 한 벌 사입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헤어진 외투를 볼 때마다 새 외투에 대한 열망이 생겼습니다. 그는 엄청난 절약을 하고 보너스와 월급을 저축해서 마침내 따뜻한 새 외투를 한 벌 마련했습니다. 세상을 얻은 것처럼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동료들도 그 외투를 많이 칭찬해 주었습니다
외투를 입고 관청의 과장 집에서 열렸던 파티에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그 파티에 참석했다가 돌아 오는 길에 불량배들을 만나 외투를 강탈 당합니다. 경찰서와 관공서 등 온갖 기관을 다 찾아 다니며 자기 외투를 찾아 달라고 탄원을 했습니다. 하지만 태만한 경찰들과 관리들은 별로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고, 또 한 고위 관리는 자기를 귀찮게 말라며 그를 쫓아 냈습니다. 외투를 잃은 충격으로 그는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버렸습니다. 그 후 그는 유령이 되어서 밤이면 도시의 여기 저기서 출몰해 다른 사람들의 외투를 뺏아 갑니다. 이것이 골고리의 ‘외투’라는 소설의 줄거리입니다. 러시아의 대문호 토스트예프스키는 우리는 모두 골고리의 ‘외투’에서 나왔다고 할 정도로 인간의 심성을 실질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는 작품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에게 ‘외투’는 인생이었습니다. 행복을 대표하는 것이었습니다. 외투를 잃어버린 것은 행복을 잃은 것이고, 인생을 잃은 것이었습니다.
밤거리의 유령이 되어서 “내 외투! 내 외투” 소리치는 주인공이 어쩌면 바로 우리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대학이 외투인 고등학생들에게 입시의 실패는 곧 인생의 실패입니다. 돈이 외투인 사람에게는 사업의 실패는 곧 인생의 실패입니다. 여러분의 외투 즉 여러분의 인생은 무엇입니까? “왜 살아야합니까?”라는 질문을 던져 봅니다.
책소개 : 러시아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비판적 리얼리즘의 대가 고골.
그가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그려낸 러시아 문학의 정수!
리얼리즘 문학의 창시자라 불리는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은 러시아 문학사에서 중단편소설의 시대를 연 작가로 평가받는다. 이전까지의 러시아 문학이 주콥스키, 푸시킨 등이 주도하는 ‘시의 시대’였다면 고골은 ‘산문의 시대’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고골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외투>는 이후 대부분의 러시아 단편소설의 모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러시아 작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 러시아의 문학 비평가 벨린스키는 이전까지 러시아 작가들에게 주목받지 못한 현실의 어두운 측면, 사회 최하층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고골을 높이 평가했다.
이번에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외투>에는 스페인 일러스트레이터 노에미 비야무사의 그림이 더해져 고전을 읽는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노에미 비야무사는 섬세하면서도 터치감 있는 무채색의 일러스트로 <외투>의 주인공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의 모습과 소설의 주요 장면은 물론 배경이 되는 페테르부르크의 모습까지 생생하게 묘사해낸다.
부조리한 현실 속 ‘작은 인간’의 비극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관청에서 서류를 정서하는 일을 맡고 있는 9급 문관이다. 존재감도 없고, 간단한 서류를 베껴 적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그는 동료들의 놀림과 멸시의 대상이 되어왔다. 하지만 주위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그는 묵묵히 서류를 정서하는 일에만 몰두한다. 퇴근 후 다른 관리들이 모두 유흥에 빠져 있을 때에도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오로지 자기만족을 위해 서류를 베껴 적곤 한다.
어느 날 등과 어깨가 유난히 시린 느낌이 들어 외투를 살펴본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자신의 외투가 너무 낡고 해져 더 이상 페테르부르크의 혹한을 막아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외투를 수선하기 위해 재봉사 페트로비치를 찾아가지만, 페트로비치는 외투가 너무 낡아 수선은 불가능하며 새 외투를 장만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처음에는 크게 상심하지만 결국 새 외투를 맞출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매일매일의 지출을 줄여나가기 시작한다. 저녁마다 마시던 차를 끊고, 촛불도 켜지 않고, 심지어 저녁을 굶는 것에도 익숙해지기에 이른다. 이런 절약으로 일상은 전보다 궁핍해졌지만 새로 생길 외투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삶의 활력을 느낀다.
……그는 앞으로 생길 외투를 늘 마음속에 그리며 정신적인 양식을 섭취했다. 이때부터 그는 존재 자체가 어쩐지 더 완전해진 것 같았고, 마치 결혼이라도 한 것 같았고, 어떤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 같았고, 혼자가 아니라 마음에 드는 어떤 인생의 반려가 그와 함께 인생길을 가기로 동의한 것 같았다. 이 인생의 반려는 다름 아닌, 두툼하게 솜을 두고 닳지 않는 튼튼한 안감을 댄 바로 그 외투였다. 본문 33쪽
마침내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필요한 돈을 모두 모아 새 외투를 장만한다. 하지만 새 외투를 처음 입은 바로 그날, 강도에게 외투를 빼앗긴다.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외투를 찾기 위해 한 고관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오히려 절차를 무시한다며 호통만 듣고, 결국 심한 충격을 받아 죽고 만다. 그후 페테르부르크에는 밤마다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의 유령이 나타나 사람들의 외투를 빼앗는다.
고골 특유의 시선, ‘눈물 속의 웃음’
<외투>의 주인공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그야말로 ‘작은 인간’의 전형이다. 딱히 내세울 만한 능력도 없고, 여가를 함께 보낼 가족이나 친구도 없다. 그의 인생에 유일한 낙은 서류를 베껴 적는 것이며, 그 외의 일은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 거창한 인생의 목표나 희망도 없이 고작 외투에서 즐거움을 찾는 쓸쓸한 인간이 바로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다. 그는 동료들에게 일상적으로 멸시를 받는 것은 물론, 도움을 청하러 간 고관에게도 매서운 질책만을 당하며 관료제도, 더 나아가 러시아 사회로부터 철저하게 무시되고 소외당한다.
고골은 이러한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의 모습을 이중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한편으로는 억압받는 아카키의 모습을 동정과 연민으로 그려내며 부조리하고 비인간적인 관료제도를 비판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삶의 목표가 외투에 지나지 않는 보잘것없는 인간을 멸시하고 비웃으며 희극적으로 풍자하기도 한다. <외투>를 읽는 독자는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의 비극을 보며 울 수도, 웃을 수도 없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고골은 ‘눈물 속의 웃음’이라는 특유의 시선으로 당시 러시아 사회와 그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을 놀라우리만치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옮긴이의 말
저자 및 역자 소개 : 니콜라이 고골(Nikolai Vasilievich Gogol) 저/ 이항재 역/ 노에미 비야무사(Noemi Villamuza) 그림
니콜라이 고골(Nikolai Vasilievich Gogol) :
우크라이나 소로친츠이에서 소지주의 아들로 태어났다. 문학적 소양이 풍부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고골은 네진 중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처음으로 글쓰기를 시작한다. 졸업 후 열아홉 살 때 페테르부르크로 가, 1829년 V. 알로프라는 필명으로 서사시 <한스 큐헬가르텐>을 자비로 출간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실망한 고골은 책을 모두 소각한다. 고골이 작가로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831년 고향의 신화와 전설, 민담을 소재로 한 연작소설 <디칸카 부근 마을의 야화>를 발표하면서부터이다. 그후 고골은 페테르부르크 대학 역사학부에서 중세사를 강의하다
1835년 교수직을 그만두고 집필활동에 전념하여 <넵스키 거리>, <광인 일기>, <외투>와 같은 페테르부르크를 소재로 한 단편들을 발표한다. 특히 <외투>는 고골의 단편 중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삶의 목표가 고작 외투인 소시민의 모습과 비인간적인 관료제도를 희비극적으로 그려낸다. 1836년에는 부패한 러시아 관료제와 인간의 속물근성을 풍자한 희곡 <검찰관>을 발표해 호평을 받지만, 보수적인 관리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유럽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러시아 농노제도를 풍자한 <죽은 혼 1, 2>를 집필하지만, 그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2권의 원고를 소각하는 등 정신적 혼란에 빠져 지내다 1852년 생을 마감한다.
리얼리즘 문학의 창시자라 불리며, 도스토옙스키를 비롯한 러시아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첫댓글 오늘 이경은 선생님께서 '수필작법' 시간에 소개하신 고골리 작 <외투>에 대한 검색물입니다. 책을 읽고 싶은 회원님께서는 문원도서관에서 대출 받으시기 바랍니다. 이 책을 정보도서관에서는 상호 대출이 안 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회장님. 부지런히 찾아서 올려 주셨군요. 그 열정에 감사 드립니다. 모두들 이런 기운을 받아 좋은 글과 지식이 매일 넓어지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저는 나중에 달리 찾아 읽을게요. 항상 정말 감사합니다.
2월 13일(어제)에 개관한 문원도서관에서 대출 받아서 보세요. 다른 도서관에는 아직 없습니다.
선생님의 친절하고 깊이있는 <외투>의 모든 것의 자료가 저에게 신선한 충격을 줍니다. 많은 공부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