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정취보살(正趣菩薩)
- 제8 진여상(眞如相)회향 선지식 -
(1) 정취보살을 뵙고 법을 묻다
그 때에 선재동자는 가르침을 받들고 곧 그 보살이 계신 데 나아가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합장하고 서서 말하였습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으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들으니 거룩하신 이께서 잘 가르치신다하오니 원컨대 저를위하여 말씀하여 주십시오.”
(2) 정취보살이 법을 설하다
<1> 보문속질행(普門速疾行) 해탈을 얻다
정취보살이 말하였습니다.
“선남자여, 저는 보살의 해탈을 얻었으니 이름이
‘넓은 문 빠른 행[普門速疾行]’입니다.”
선재동자가 말하였습니다.
“거룩하신 이여, 어느 부처님에게서 이 법문을 얻었으며,
떠나오신 세계는 여기서 얼마나 멀며,
떠나오신 지는 얼마나 오래되었습니까?”
정취보살이 말하였습니다.
“선남자여, 이 일은 알기 어렵습니다. 모든 세간의 천신과 사람과 아수라와 사문과 바라문들이 알지 못합니다.
오직 용맹하게 정진하여 물러가지 않고 겁이 없는 모든 보살들로서 이미 일체 선지식이 거두어 주고,
모든 부처님이 생각하시고, 착한 뿌리가 구족하고, 뜻이 청정하여 보살의 근기를 얻고,
지혜의 눈이 있는 이라야 능히 듣고, 능히 지니고, 능히 알고, 능히 말할 수 있습니다.”
<2> 보승생(普勝生) 부처님에게 법문을 듣다
정취보살이 말하였습니다.
“선남자여, 저는 동방 묘장(妙藏)세계의 보승생(普勝生)부처님 계신 데로부터 이 세계에 왔으며,
그 부처님 처소에서 이 법문을 얻었습니다.”
“그곳으로부터 떠나 온지가 이미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미진수 겁을 지냈습니다.
또한 낱낱 찰나마다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미진수 걸음을 걸었고,
낱낱 걸음마다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미진수 부처님의 세계를 지나왔습니다.”
“낱낱 부처님 세계마다 저가 모두 들어가서 그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 아름다운 공양거리로 공양하였으니,
그 모든 공양거리는 모두 위없는 마음으로 이룬 것이며, 지음이 없는 법으로 인정한 것이며,
모든 여래께서 인가한 것이며, 모든 보살이 찬탄한 것입니다.”
“선남자여, 저는 또 저 세계의 모든 중생을 널리 보고,
그 마음을 다 알며, 그 근성을 다 알고,
그들의 욕망과 이해를 따라서 몸을 나타내어 법을 말하는데,
혹 광명을 놓기도 하고,
혹 재물을 보시하기도 하여 가지가지 방편으로 교화하고 조복시켜 조금도 쉬지 아니하였습니다.
동방에서와 같이 남방과 서방과 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과 하방에서도 또한 다시 그와 같이 하였습니다.”
(3) 자기는 겸손하고 다른 이의 수승함을 추천하다
“선남자여, 저는 다만 이 보살의 넓은 문 빠른 행의 해탈을 얻었으므로 빨리 걸어서
모든 곳에 두루 이르거니와 저 모든 보살마하살들은 시방에 두루 하여 가지 못하는 곳이 없으며,
지혜의 경계도 같아서 차별이 없고, 몸을 잘 나타내어 법계에 두루 합니다.”
“모든 길에 이르고,
모든 세계에 들어가며,
모든 법을 알고,
모든 세상에 이르러 평등하게
모든 법문을 연설하며,한꺼번에 모든 중생에게 비추고,
모든 부처님에게 분별을 내지 아니하며,
모든 곳에 장애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가 그러한 공덕의 행을 어떻게 알며, 어떻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4)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유하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성(城)이 있으니 이름이 ‘타라발저(墮羅鉢底)’라 하고,
거기에 신(神)이 있으니 이름은 ‘대천(大天)’이라합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습니까?’라고 물으십시오.
”이 때에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물러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