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계 고등학교에 입학.
분리수거 방법, 식당과 다른 곳의 연락처를 알려준다
나는 그걸 받아 적는다. 하지만 이게 무슨 숫자인지는 모르겠다
전화번호 인가? 생각한다
박스는 분리수거하는데 플라스틱은 어디에 분리수거해야 하는지 보이지 않는다
여자 담임샘이 있고 우리 반 아이들이 다 모여 있다
다른 아이가 이 학교 교장샘이 심리학 전공이고 교장샘이 이 학교의 선생님들은 아주 훌륭하신 분들이라고 했다고 하니 담임샘이 콧방귀를 뀐다. 나는 옆에 있는 아이에게 우리 담임샘은 이 학교 처음이냐고 물으니 아니라고 한다
우리는 교실이라기 보다 지붕이 있는 넓은 야외에 있고 다른 학년 아이들도 야외에 앉아 있다
꼭 교실 같은데 야외.
다른 학년 아이 중 형제가 이 학교를 다녀서 정보를 아는 건지
이 학교를 교장이 팔려고 내놓은 지 10년이 되지만 아직도 팔리지 않고 있다고 한다
내 생각인지 타인의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좋은 학교라고 하면서 학교가 팔리지 않고 팔려고 내놓은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난 교장샘이 심리학 전공이라 맘에 든다. 내가 관심이 가는 부분이라.(아들 심리상담을 받게 하려고 상담선생님께 연락해 볼 생각. 며칠 뒤 실제 상담날짜를 정했다)
방에 어떤 남자와 다른 몇 명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우리 얘기를 누가 듣는다고 그 남자가 말한다
비밀스러운 말인가 보다
그 남잔 바로 옆방이라고 하지만 그 방엔 고등학교 때 만나 지금까지 인연이 되는 친구 H가 다른 아이들이랑 공부를 하고 있는 방이다.
나는 엿듣고 있는 건가? 아닐 텐데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 그 방에 가보니 아니라고 한다
2~3층 높이, 오두막 같은 넓은 곳. 그곳에 아이들이 여럿 있다. 우리 교실 같기도 하고 거실처럼 얘기 나누는 휴게실 같기도 하다.
H와 다른 아이(고등학교때 같은 반 아이같다)가 교실에서 나온다
친구들에게 고등학교 때 공부하기 싫어 실업계 가고 싶었는데 40 넘어 실업계(특성화고)에 입학하네.라고 말한다.
H와 다른 아이는 토론을 아주 열심히 하고 있었다고 한다. H와 같이 있던 학생이 관상학적으로 내가 돈을 잘 벌지 H에게 물어본다(H는 사주명리 공부를 했었다)
H는 돈 이야기를 하지 않고 다른 말을 한다.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난 H가 공부하는 게 잼있다는 그 말을 듣고 H가 나는 늦공부를 시작한다는 말이 떠올라 H 너도 늦공부를 시작할 것이다? 늦공부를 하는구나? 이렇게 말한다
H는 같이 토론하던 친구와 똑같은 옷을 입고 있고 두 사람은 손을 잡고 나무 계단을 내려간다
나는 서운하다. 나랑 친한데 다른 친한 친구가 생겨 나를 놔두고 가버리는구나라고(아들의 교우관계와 비슷)
주변에 같은 반 친구들이 있고 나무 계단 입구 위에 티비가 있다. 꼭 넓은 원두막 같은 곳 같다. 후배인지 교우 동생인지 옆으로 누워서 시트콤을 시청한다. 아주 예전에 방영해 준 시트콤인데 이 아이는 지금 이걸 보는구나. 생각한다
내 속옷 안 엉덩이에 하얀색의 수정이 있다
나는 그것을 얼른 호주머니에 넣는다
타인들이 보면 수정을 더럽게 생각할까 봐.
이제 하교를 한다
아이들에게 도시락은 각자 준비해야 하는지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엄마는 도시락 싸주실 시간이 없는데... 나도 요리를 잘 하지 못해 도시락을 싸오기 힘든데...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면 식대가 많이 들 것인데.. 이런 생각을 한다
요즘 아파트에서 현관문을 열어놓는 집이 어딨냐고 말하고 난 뒤 복도식 대단지 아파트가 보이며 현관문이 다 열려 있다. 이 동네 사람들은 수준?이 낮아서 문을 다 열어두나? 생각해 본다
어느 건물 옥상을 계단으로 올라가는데 옆에 아파트가 있다. 좀 전에 본 아파트인 건지는 모르겠으나 구조가 맘에 드는 집이 보이고 특이하게 천장 높이가 사람 키 보다 약간 높은 집들도 보인다. 나는 그 집의 꼭대기 층이 맘에 든다. 다른 집보다 서비스 공간을 줘 천장이 조금 더 높다
이 아파트 문을 다 열어둔 건 입주를 시작하기 전에 건설사에서 문을 다 열어두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입주민이 문을 열어둔 것이다. 새집증후군을 없애려 그런 거랑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어느 건물 안 상가 문 앞에서 내 하얀 운동화를 찾는데 보이지 않는다. 아래층 계단으로 내려가 신발장 같은 곳을 열어보니 내 신발은 보이지 않는다. 이 신발장은 신발뿐 아니라 잡동사니도 보관하는 곳인가 보다
상가 문 앞에 회색 슬리퍼가 생겨 그거라도 신고 계단을 올라 바깥으로 나가려 하는데 슬리퍼 주인이 나와 신지는 않는다.
가게가 식당인지 장을 본 채소들이 많다.
내 키 반만 한 길이의 대파도 보인다
다른 채소는 뭔지 모르겠지만 대파의 초록 부분과 똑같은 것을 손으로 떼낸다
감자가 내 손바닥만 한 것, 주먹보다 작은 것들이 있다. 상인이 작은 감자를 많이 넣어서 나중에 따지러 가야겠단 생각을 하며 감자칼로 감자 껍질을 깎는다
감자 하나를 까고 나니 내 왼쪽 다리가 모래가 묻은 것 처럼 또는 감자껍질처럼 보인다
나는 감자칼로 내 왼쪽 다리를 얇게 껍질 밀듯 한다
그러니 다시 하얀 다리가 된다
또 다른 감자 껍질을 벗기니 또 내 왼쪽 발이 좀 전처럼 변해 감자칼로 얇게 민다. 약간 아프다. 나는 굳이 감자 하나 껍질 벗기고 내 다리 벗기지 말고 감자 다 깍고 난 뒤 내 다리를 벗기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