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43. 프에르토아즐
얼마 전 일이다.
아는 분이 그곳에 리조트와 골프장을 갖고 계시다기에 우리 집에 오신 손님들을 모시고 찾아갔다.
우리 집에서 채 한 시간도 안 걸리는 거리다.
옛날 마르코스 시절에 이멜다의 별장이었다고 한다.
그들의 몰락과 힘께 오랜 동안 운영권이 바뀌기도 하고 때로는 방치되기도 해서인지 골프장은 관리가 그리 잘 된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아름다운 풍광은 지금도 여전하다.
바닷가 한 쪽으로 외진 곳을 돌면 보라카이의 고운 모래를 비행기로 실어다 쏟아 부었다는 해변이 있는데 지금은 그 모래가 거의 쓸려나간 것 같다. 마치 권세의 덧없음을 보는 것 같다.
그 멀고 유명한 보라카이 해변의 밀가루 같이 고운 모래를 실어 올 정도의 절대권력이었던 마르코스의 이멜다!
이 나라는 아직도 이멜다가 세웠다는 예술학교, 이멜다를 위해 만들었다는 공원, (지금은 People`s Park이지만).이멜다의 별장, 등 곳곳에 그 시절의 흔적이 남아 있다.
한 세상을 살고 나서 빛으로 남게 된다면 그야 값진 삶이겠지만 그렇지 못할 바엔 차라리 조용히 잊혀져 버리는 게 순리가 아닐까?
프에르토아즐, 그곳에서 비교적 좋은 가격에 입에 맞는 한식으로 점심도 잘 먹고 남편들은 카트를 타고 골프를 쳤다. 바다를 향해 샷을 날리는 멋있는 코스도 있다고 한다.
그동안 부인들은 철썩이는 파도를 따라 흘러온 물미역 따위를 건지거나 돌 위에 붙은 바닷고동을 따면서 어린애들처럼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연일 골프를 치거나 관광을 하느라 강행군이다가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를 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니 그것도 Very Good이다.
첫댓글 오늘도 즐거운 이민생활의 연속?
이게 바로 사는 재미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