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 대성당과 스페인 광장>
이제 순례의 중반에 접어들어 힘든 것도 익숙해졌다.
매일 올리브 오일 듬뿍 적신 고소한 빵,오믈렛,신선한 과일,짭잘한 하몽의 맛에도 익숙해져 가는데 뜻밖에 오늘 점심은 한식당이다.
모두 미역국과 김치를 리필시키며 매콤한 제육볶음도 깨끗이 비운다.
역시 한국인은 밥심인가!
큰 정부 청사 아래 반원형의 스페인 광장 둘레에는 보트를 탈 수 있는 작은 강이 흐르고 스페인 각 도시의 이름과 지도가 건물 아래 타일로 예쁘게 장식되었으며 마차가 손님을 끌고 있었다.
세비야 대성당 가는 길에는 롯시니 오페라'세비야의 이발사'의 배경이 되는 롯시니의 발코니,모짜르트의 오페라 '돈 지오반니'의 지오반니가 여성을 유혹하며 다닌 골목 등을 보았다. 비제의 오페라'카르멘'도 이곳이 배경이라 한다.
세비야는 로마시대부터 번성된 도시로 많은 유적을 보러온 관광객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이슬람 양식 위에 가톨릭 적인 종탑이 있는 히랄다 탑 꼭대기에는 라파엘 천사의 방패가 바람에 따라 방향을 바꾸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는 대성당 한 편에 있는 경당에서 미사를 드렸는데 왕족들이 미사 드리던 장소라 거대하고 화려한 장식들이 천정 높은 곳까지 장식되어 있었다.
대성당 내부는 콜롬부스 이후 중남미 대륙에서 획득한 금으로 장식된 눈부시게 화려한 제단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화려한 제단도 하느님께 미사를 드리는 목적보다는 관광객들의 관광 자원으로 쓰이는 광경에 씁쓸한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