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느질 갈무리 하기에 앞서
세상에서 가장 귀한 시간 보내게 해준 손바느질 손완옥 선생님과 안정숙, 윤영숙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그리고 함께 한 바느질 동무 미권님과 명자님, 그리고 해봄, 은율에게도 함께 바느질 한 시간 동안 귀한 삶의 한 조각을 나눌 수 있게 되어 큰 영광이었단 말씀 전합니다. 한 학기 소중한 시간 보낼 수 있게 되어 참 좋았습니다.
갈무리글
제가 바느질 수업을 선택한 건, 여성스럽고 옷만들기를 좋아하고 바느질을 잘 하기 때문이 아니라, 올 해 초에 살림옷 짓기를 생각하고 우리들만의 옷을 한 벌 만드는 것이 어떻냐 제안하였기에, 제안자로서 어쩔 수 없이 바느질 수업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손완옥 선생님께서 새로운 생활한복 스타일의 도안을 만드시고 먼저 그 옷을 지어오셨을 때, 사실 저때문에 고생하셨을 것을 생각하니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또 한편 대단하단 생각도 들었고, 그 옷을 입어보니 제게 딱 맞을뿐 아니라 너무 이뻐서 놀라웠더랬습니다.
나중에서야 옷 한 벌을 새로 디자인하고 만드는 일이 보통 창조적인 일이 아니구나라는 걸 옷을 지어 입으며 알게 되었어요. 페턴이라는 것을 만들고 거기에 맞게 옷감을 재단하고 그 재단한 옷감을 적절한 순서로 깁고 이어 옷이라는 것이 만들어 진다는 것을 이번 살림옷 짓기를 통해 배웠습니다. 처음에 종이 본을 주시길레 이게 옷이 된다는 것을 상상도 못했더랬어요. 완전 문외한이었는데, 이렇게 옷을 만들어 입는 사람이 되었다니... 수업과정이 놀랍습니다.
숙제로 바느질을 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 중 하나는 옛 이야기와 옛 소설에 등장하는 수많은 재단사들의 이야기들이 떠올랐어요.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며 이야기 속 재단사들을 말로만 듣고 생각했더랬는데, 이번에 옷을 만들며 그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떠올라 혼자 웃으며 바느질 했던 기억이 있어요. 벌거벗은 임금님 재단사들이 없는 천을 만들고 허공에서 바느질 하는 것을 생각하면 어찌나 웃기던지.
이번 살림옷 수업에서 좋았던 점은 수업 전에 함께 읽은 바느질과 관련된 수필과 글, 시 들이었어요. 바느질을 하면서 같이 공감할 수 있는 글읽기가 있어 서로 마음을 나눌 꺼리가 되었단 생각이에요. 첫 시도였지만 잘 가다듬고 가꾸어 가보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나눈 삶나눔에 대해 생각해 보았어요. 삶나눔을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되어 좋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마음으로 진정 서로에 대해 깊이 알려고 했던가를 생각하면 조금 부족했단 마음이 스스로에게 있어요. 되도록 마음을 열고 만나갔으면 좋았겠지만, 적절한 수준에서만 나눠진 것이 아쉬웠어요. 특히 처음 본 미권쌤과 명자쌤 두분에게 마음을 다했던가를 생각하면 그러질 못했던 것이 아닌가. 혹 더 깊이 만나갈 수 있을 때가 다시 오려나 싶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미권쌤 손녀분 건강하고 무럭무럭 잘 자라길 기원하고 명자쌤 여행 다니는 것과 가족 간에 화목과 즐거움이 언제나 가득하길 기원해 봅니다. 함께 바느질을 하게되어 큰 영광이라 생각하고 또 어디선가 좋은 인연으로 맺어나가길 기원해 봅니다. 해봄이 어머니께 드리고자 만드는 정성과 은율이 한 장면 한 장면 사진 찍어가며 배움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하나 하나 갈무리해가며 배움을 쌓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또 한편 삶나눔을 먼저 하기 보다 바늘과 실을 잡고 각자의 바느질 준비가 되어 바느질을 시작하면서 차례대로 이야기가 진행되면 되겠다는 생각이 마무리할 때 쯤 들었어요. 바쁜 마음과 관계맺음이 잘 배치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나중에서야 들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살림옷을 다 지어 입어보니 소매가 조금 길어 다시 조금 수정하게 되었지만, 참 곱고 딱 맞는 느낌이 들어요. 하지만 꼭 옷이라는 결과물이 생겨서라기보다, 이 과정을 함께 겪고 고민과 나눔 속에 흘러간 시간들이 바느질 한 땀 한 땀 속에 깃들어 있다는 것이 참 소중하단 생각입니다. 이 옷을 누가 보며 좋다, 잘 어울린다 하겠지만, 사실 진짜 그 옷 속에 담긴 사건과 시간들은 나만 아는 비밀이 되겠지요. 옷에 뜻이 더하고, 한 땀 한 땀에 시간이 더해지는 바느질, 참 귀하고 소중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이 손바느질의 맛을 잊지 못해 평생을 지켜오신 우리 손완옥 선생님과 그 선생님의 뜻을 알아 같이 길동무 되기로 마음 먹고 함께 하시는 우리 영숙선생님과 정숙 선생님이 참 귀하신 분이란 생각이 이번 손바느질 수업을 통해 배우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드리며 커다란 바늘로 듬성 듬성 꿰어매도 좋다 잘한다 칭찬하시며 끝까지 옷 짓게 해 주신 그 노고를 잊지 않겠습니다.
첫댓글 바느질을 하는 것 자체로도 배움을 주셨습니다^0^~ 살림 옷 기운으로 아자잣!
옷 입은 모습이 이쁘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