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추 제79편 세로론(歲露論)
세로(?露)란 태일의 이동에 의해 생기는 풍우를 말한다.
학의 병리, 8풍의 사기가 사람을 침입하는 상황, 3허 3실, 세로에 의한 점 등을 설명하였다.
황제께서 기백에게 물으셨다.
고전에 여름의 더위에 손상되어 곧 발병하지 않을 경우는 가을이 되어 학병을 앓게 되는 소인으로 된다고 기록되고 있소.
학병의 발작이 생기는 데는 일정한 시간이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이요?
기백이 대답하였다.
사기가 풍부에 깃들이면 척추를 따라서 매일 조금씩 이동합니다.
위기는 1주야에 1회 풍부에서 대회동합니다.
사기는 풍부에서 1일에 1절씩 하행하므로 풍부에서 사기와 위기가 회동하는 시간의 차이가 생깁니다.
고로 발작이 생기는 시간이 매일 조금씩 늦어집니다. 그 이치를 다음과 같이 생각하면 됩니다.
사기가 경추의 풍부에 깃들이고, 또한 위기의 대 회동이 사기가 깃들인 풍부에서 이루어지면 피부의 모공이 열리므로 사기는 내부로 침입합니다.
그래서 이 때 발작이 생깁니다. 이런 까닭으로 매일 조금씩 발작 시간의 차이가 생기게 됩니다.
위기와 사기가 회동하는 장소인 풍부는 매일 1절씩 하행하므로 21일 만에 미저(장강혈)에 이릅니다.
그러면 22일째에는 사기가 등의 근과 통하는 복충의 맥을 점점 상행하여 그로부터 9일 지나면 결분 속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위기와 회동하는 시간이 빨라지게 됩니다.
만약 사기가 내부에서 5장으로 침입하여 또 복막으로 이어지면 사기가 있는 곳이 멀어지고, 또한 분산되므로 사기의 주력은 위기와 회동할 수 없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흩어진 위기와 회동하지 않았던 사기가 이튿날에는 한곳에 모여서 위기의 대외에 회동하므로 발작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하루걸러 발작이 생기게 됩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선생은 사기와 위기가 회동하는 것이 하루걸러 척추의 1절씩을 하행한다고 하였는데, 그렇다면 풍부혈 에서 회동할 수 없게 되지 않소?
기백이 대답하였다.
여기서 풍부라고 하는 것은 후두부에 있는 혈명인 풍부가 아닙니다.
이는 사기가 깃들이는 곳을 뜻하며, 어디에나 있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위기와 사기가 회동하면 그것이 어디 있든 간에 주리가 열려서 사기가 침입하여 발작이 생기는 것입니다.
즉 사기가 깃들이는 절이 풍부입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알겠소. 그런데 풍사와 학병은 근원을 따지면 동류의 것일 텐데 풍사의 경우는 계속 앓는데, 학의 경우는 발작 시에만 앓고, 그 후는 병이 휴식하는 것은 무슨 까닭이요?
기백이 대답하였다.
풍사의 경우는 사기가 닿는 곳에 머물지만, 학병인 경우는 경맥이나 낙맥을 따라서 사기의 소재가 이동합니다.
혹은 깊이 들어가서 내부에 모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로 위기의 대회와 합치되었을 때만 발작이 생기는 것입니다.
황제께서 말씀하셨다.
잘 알았소.
황제께서 이번에는 소사에게 물으셨다.
춘하추동의 8풍이 사람에게 닿아서 상해를 입히는 경우에 기후가 추울 때와 더울 때가 있어서 추울 때는 피부가 긴장하여 모공이 닫혀 있고, 더울 때는 피부가 이완되어 모공이 열려 있을 것이다.
이 2가지 경우에 사람을 손상케 하는 풍의 사기는 같은 방법으로 침입할 수 있겠소?
또한 8풍이 허풍으로 되었을 때는 반드시 사람을 손상시키는 것이요?
소사가 대답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풍의 사기가 사람을 손상하는 것은 한서의 시기를 가리지 않습니다.
모공이 열려 있을 때는 사기가 깊이 침입하여 내부의 장부에 닿습니다.
이 때는 발병의 상황이 급격합니다. 그러나 모공이 닫혀 있을 때에는 사기가 얕게 머물러서 발병의 상황도 완서합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적당한 기온 상태에서 모공이 열려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갑자기 병사하는 수가 있는데, 이는 무슨 까닭이요?
소사가 대답하였다.
황공하오나 폐하께서는 사기의 침입에 관하여 아직 잘 이해하시지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평온하게 살고 있을 때에도 그들의 모공의 개폐나, 피부의 완긴의 차이는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이는 결국 천지의 영향에 의합니다.
황제께서 말씀하셨다.
그에 대하여 설명을 듣고 싶소.
소사가 대답하였다.
사람들은 천지나 일월의 영향을 받아서 살고 있습니다.
달이 차면 해수는 서쪽으로 솟아오릅니다.
이 때는 사람의 혈기도 집적되고, 기육은 충만하며, 피부의 살결도 치밀하고, 모발도 단단하며, 모공의 틈에는 기름기가 스며 있습니다.
이럴 때는 비록 사람을 손상하는 바람을 쏘여도 사기의 침입 정도가 얕게 됩니다.
달이 이지러지면 해수는 동쪽으로 솟아오릅니다.
이 때는 사람의 혈기도 허쇠 하여 위기도 소산되어 방위력을 발휘할 수 없어서 다만 사람의 형태만 남게 되어 기육은 감소되고, 피부의 살결도 이완되어 모공은 개방되며, 모발은 빠지고, 피부에 대한 영양 보급도 소홀해져서 기름기가 빠져 있습니다.
이럴 때 사람을 손상하는 바람을 쐬면 사기의 침입이 깊어서 급격히 발병케 됩니다.
황제께서 말씀하셨다.
갑자기 사망하거나, 중병에 걸리는 것은 무슨 까닭이요?
소사가 대답하였다.
3허의 조건을 갖춘 사람은 갑자기 사망하는 수가 있습니다.
반대로 3실의 조건을 갖춘 사람은 어떤 사기도 그 사람을 강하게 손상할 수 없습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그 3허란 것은 무엇이요?
소사가 대답하였다.
1은 해의 쇠입니다. 이는 불급의 해, 혹은 연운이 나쁠 때를 말합니다.
2는 달의 공입니다. 이는 달이 이지러진 날을 말합니다.
3은 시의 화를 잃은 것으로 이는 계절에 조화되지 않는 기후를 말합니다.
이 3가지 조건이 겹쳐 있을 때 사람을 손상하는 바람을 쐬면 곧 손상을 입게 되며, 이를 3허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3허의 이치를 모르는 의사는 비록 다른 기술이 좋더라도 엉터리 의사와 다를 바 없습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그러면 3실이란 무엇이요?
소사가 대답하였다.
1은 해의 성, 2는 만월인 날, 3은 시의 화를 얻는 기후로써 이 세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는 만일 사람을 손상하는 바람을 쏘여도 그다지 위험하지 않습니다.
황제께서 말씀하셨다.
좋소. 참으로 훌륭한 이론이오. 참으로 명쾌한 도리오. 이를 기록하여 3실이라고 명명해서 금궤에 넣어 소중히 보관하겠소.
이것이 선생 혼자의 이론이라는데 참으로 감복했소.
황제께서는 다시 소사에게 물으셨다.
생각컨대, 해에 따라서 같은 병에 걸리는 사람이 많은 수가 있소.
이는 무슨 까닭이요?
소사가 대답하였다.
그것은 8풍의 이치에 의한 것입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되오?
소사가 대답하였다.
동지날 태일 협칩의 궁전으로 옮길 때 천이 이에 응하여 풍우를 일으킨다는 것은 이미 앞에서 들으셨습니다.
이 때 바람이 남쪽에서 불어 올 때는 이것이 허풍이며, 사람을 손상합니다.
밤중에 이 허풍이 불면 사람들은 모두 집안에서 누워 자고 있으므로 침범되는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해는 백성들에게 병이 적습니다.
그런데 이 허풍이 주간에 불어오면 사람들이 집밖에 있으므로 얼떨결에 모두 그 풍에 침범됩니다.
그래서 이 해에는 백성들에게 병이 많습니다.
허풍의 사기가 침입하여 깊이 골에 깃들이고, 표면상에는 발병하지 않더라도 입춘의 계절이 되면 천의 양기가 성해지고, 사람의 모공이 열립니다.
그런데 입춘 일에 만약 서풍이 불어오면 사람들은 이 허풍에 손상됩니다.
그 결과 동지의 허풍과 사기와 입춘의 허풍의 사기가 인체 내에서 서로 싸우게 되어 경맥의 혈기의 흐름이 저해되어 정체되고, 마침내는 발병하게 됩니다.
고로 이와 같이 태일이 이동하는 날 모든 풍우가 수반될 때 이를 세로라고 합니다.
이와 같이 그 해의 기가 화하고, 또한 사람을 손상케 하는 바람이 적을 때는 당연히 백성들의 병도 적지만, 그 해의 기가 불화이고, 사람을 손상하는 바람의 사기가 많은 사람에게 닿고, 또 계절의 기온도 혼란되면 백성들에게 병이 많고, 사망자도 많이 생기게 됩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이 허풍의 사기의 작용의 강약은 어떠하오?
또 그것을 아는 방법은 어떠하오?
소사가 대답하였다.
원일 태일이 천류의 궁전에 있을 때는 서북의 바람이 불어서 비가 오지 않을 때는 그 해는 사망자가 많이 생깁니다.
원일 일출시에 북풍이 불어오면 봄철에 사망자가 많이 생깁니다. 이 때는 백성의 10분의 3은 발병할 것입니다.
원일 정오에 북풍이 불어오면 여름에 사망자가 많이 생깁니다.
원일 석각에 북풍이 불어오면 가을에 사망자가 많이 생깁니다.
원일 하루종일 북풍이 불어오면 그 해는 발병하는 자가 많으며, 그리고 환자의 10분의 6은 사망합니다.
원일 남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면 이는 한향이라 합니다. 그 해는 한발이 있습니다.
원일 서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면 이는 백골이라 합니다. 그 해는 국란이 생겨서 백성들이 많이 사망합니다.
원일 동쪽에서 바람이 불고, 또한 그것이 가옥을 파괴하고, 사석이 날릴 정도의 강풍이라면 그 해는 나라에 대화가 생깁니다.
원일 동남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면 봄철에 사망자가 많이 생깁니다.
원일 기후가 온화하고, 바람이 불지 않으면 곡물도 잘 여물고, 백성들에게는 병에 걸리는 자가 없습니다.
원일 천기가 엄한이고, 바람이 몹시 거칠게 불면 곡물이 여물지 않고, 백성들에게는 환자가 많이 생깁니다.
이것이 그 해의 바람이 사람들을 손상시키는지 어떤지를 아는 방법입니다.
2월의 축일 바람이 불지 않을 때는 그 해는 심복을 앓는 사람이 많습니다.
3월의 술일 다습지 않을 때는 그 해는 한열병에 걸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4월의 사일 덥지 않을 때는 그 해는 열병 환자가 많습니다. 10월의 신일 춥지 않을 때는 그 해는 폭사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여기서 바람이라 하는 것은 미풍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옥이 쓰러지고, 수목을 손상하며, 사석이 날릴 정도의 강풍을 뜻합니다.
이 강풍이 사람의 체모를 곤두 세워서 모공이 열리게 되어 방위력을 잃게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