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후 와스디의 폐위와 남자들의 권위 회복
(에스더 1장 13-22절)
13-14.왕이 사례를 아는 현자들에게 묻되 (왕이 규례와 법률을 아는 자에게 묻는 전례가 있는데 그 때에 왕에게 가까이 하여 왕의 기색을 살피며 나라 첫 자리에 앉은 자는 바사와 메대의 일곱 지방관 곧 가르스나와 세달과 아드마다와 다시스와 메레스와 마르스나와 므무간이라)
잔치가 끝난 뒤의 상황을 말하고 있다 아하수에로 왕이 와스디에 대해서 진노한 것은 잔치의 마지막 날의 일이었다. 그는 잔치가 끝난다음 날 온전한 정신 가운데서 자신의 명령에 불복한 와스디의 징계 문제를 처리하려고 했다.
현자들에게 자문을 구하던 일은 아하수에로왕의 습관 이기도 했지만, 그는 이같이 함으로써 자신이 와스디에게 법과 규정을 엄격히 지키는 왕임을 나타내려고 하는 것이다.
“왕이 규례와 법률을 아는 자에게 묻는 전례가 있는데”
페르시아 왕들은 책사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과정을 거쳐서 자신들의 정책을 현실 정치로 펼쳐나갔던 것이다.
“왕에게 가까이 하여 왕의 기색을 살피며 나라 첫 자리에 앉은 자”
이것은 왕이 측근에 의하여 암살당하는 일이 빈번했던 고대국가들의 모습을 감안해 본다면, 왕으로부터 특별한 신임을 받은 자, 왕으로부터 특별한 지위나 권한을 부여받은 자 등을 의미한다. 이같이 왕으로부터 특별한 신임을 받은 자는 왕궁 출입 뿐만 아니라, 침실 출입까지도 허용되었다. 기색을 살핀다는 것은 책사들이 왕과 얼마나 친밀한 관계에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첫 자리에 앉은 자는 책사 곧 현자의 신분적 위치가 페르시아의 신하들중 최고였음을 의미한다.
“바사와 메대의 일곱 지방관 곧 가르스나와 세달과 아드마다와 다시스와 메레스와 마르스나와 므무간이라”
바사와 메대는 페르시아 제국을 구성하던 중요한 두 민족 이었으며 그 두 민족은 거의 하나라고 볼 수 있었다.
지방관은 높은 직위의 소유자들이다. 오늘날 지자체 장을 의미할 것이다.
15-18.왕후 와스디가 내시가 전하는 아하수에로 왕의 명령을 따르지 아니하니 규례대로 하면 어떻게 처치할까 므무간이 왕과 지방관 앞에서 대답하여 이르되 왕후 와스디가 왕에게만 잘못했을 뿐 아니라 아하수에로 왕의 각 지방의 관리들과 뭇 백성에게도 잘못하였나이다 아하수에로 왕이 명령하여 왕후 와스디를 청하여도 오지 아니하였다 하는 왕후의 행위의 소문이 모든 여인들에게 전파되면 그들도 그들의 남편을 멸시할 것인즉 오늘이라도 바사와 메대의 귀부인들이 왕후의 행위를 듣고 왕의 모든 지방관들에게 그렇게 말하리니 멸시와 분노가 많이 일어나리이다
“왕후 와스디가 내시가 전하는 아하수에로 왕의 명령을 따르지 아니하니 규례대로 하면 어떻게 처치할까”
아하수에로 왕은 자신을 1인칭이 아닌 3인칭으로 지칭함으로써, 와스디에 대한 법과 규례 적용을 엄격히 해야 함을 나타내고 있다.
“므무간이 왕과 지방관 앞에서 대답하여 이르되 왕후 와스디가 왕에게만 잘못했을 뿐 아니라 아하수에로 왕의 각 지방의 관리들과 뭇 백성에게도 잘못하였나이다”
왕이 자문을 구하자, 일곱 책사들은 서로 협의를 한 후 그 대표격인 므무간이 그 협의 사항을 왕에게 상소하는 것이다. 와스디의 왕에 대한 잘못 뿐만 아니라, 지방관리와 백성에게 까지 연결시킨다. 와스디의 왕명 거역이 지방관리들이나 일반 백성에게도 그 여파를 미치는지를 말하는고 있다.
“왕후의 행위의 소문이 모든 여인들에게 전파되면 그들도 그들의 남편을 멸시할(르하브조트:바자) 것인즉”
르하브조트는 업신여기다, 비웃다 라는 뜻의 동사 바자의 사역형 부정사로서, 반드시 따라야 할 명령을 거역하는 것을 가리킨다.
“오늘이라도 바사와 메대의 귀부인들이 왕후의 행위를 듣고 왕의 모든 지방관들에게 그렇게 말하리니 멸시와 분노가 많이 일어나리이다”
와스디의 왕명 거역 사실이 신속히 알려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와스디에 대한 징계가 신속히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멸시는 지방관리의 명령에 대한 귀부인들의 반응 곧불복종을, 분노는 귀부인들의 불복종에 대한 지방관리의 반응을 가리킨다.
19-20.왕이 만일 좋게 여기실진대 와스디가 다시는 왕 앞에 오지 못하게 하는 조서를 내리되 바사와 메대의 법률에 기록하여 변개함이 없게 하고 그 왕후의 자리를 그보다 나은 사람에게 주소서 왕의 조서가 이 광대한 전국에 반포되면 귀천을 막론하고 모든 여인들이 그들의 남편을 존경하리이다 하니라
“왕이 만일 좋게 여기실진대 와스디가 다시는 왕 앞에 오지 못하게 하는 조서(다바르)를 내리되”
왕후를 폐위하여 서민으로 만드는 것을 가리킨다. 특히 책사들의 협의 사항을 왕에게 고하면서 와스디 앞에 사용하였던 왕후라는 직위명을 빠뜨림으로써, 그녀에 대한 폐서 조치가 필연적임을 나타낸다.
조서(다바르)는 왕의 명령이다. 다바르는 대답, 선고 등의 의미를 갖는다. 왕이 일반 명령이 아닌 문서화된 공식적 명령을 내려야된다고 한 까닭은 왕명을 거역한 와스디를 공개적으로 징계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부녀자들로 하여금 남편에 대한 불복종을 하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을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사와 메대의 법률에 기록하여 변개함이 없게 하고”
페르시아 제국의 전통 중 하나는 일단 왕의 도장이 찍혀 법률화된 사항은 절대 그 효력이 취소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처럼 왕실 내부의 문제 해결을 위하여 결코 번개될 수 없는 법률을 만들기까지 한 것은, 와스디로 하여금 아하수에로 왕으로부터 총애를 받을 기회를 다시는 갖지 못하게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녀가 권세를 회복하여 자신을 폐위시킨 데 일조를 했던 사람들에게 복수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 왕후의 자리를 그보다 나은 사람에게 주소서 왕의 조서(피트감)가 이 광대한 전국에 반포되면 귀천을 막론하고 모든 여인들이 그들의 남편을 존경하리이다 하니라”
피트감은 앞의 다바르와는 다른 단어지만, 동일한 내용이다.
전국 앞에 광대한이라는 형용사를 삽입시킨 까닭은 단순한 구두 명령이 아닌 반드시 널리 알려져야 하는 문서화된 조서가 회람되어야 될 필요성을 강력히 시사하려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국가의 기강을 잡으려는 목적에 따라 반포되는 왕의 명령은 국민 누구에게나 고지되어야 하지만, 그 명령이 조서의 성격을 띠지 않으면 듣지 못할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 뻔하다는 점이다.
21-22.왕과 지방관들이 그 말을 옳게 여긴지라 왕이 므무간의 말대로 행하여 각 지방 각 백성의 문자와 언어로 모든 지방에 조서를 내려 이르기를 남편이 자기의 집을 주관하게 하고 자기 민족의 언어로 말하게 하라 하였더라
“왕과 지방관들이 그 말을 옳게 여긴지라”
왕과 지방관들이 므무간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것을 의미한다.
“왕이 므무간의 말대로 행하여 각 지방 각 백성의 문자와 언어로 모든 지방에 조서를 내려”
당시 페르시아 제국 내에는 수많은 언어들이 사용되고 있었다. 페르시아인들은 주로 페르시아어나 아람어를 사용했고 바빌로니아 지역에서는 아람어와 앗수르어가 사용되었다. 그리고 인도에서는 산스크리트어를 위시한 여러 동족어들이, 메소포타미아와 시리아 및 팔레스틴 등지에서는 주로 아람어가 통용되었다.
페르시아 제국이 당시 매우 조직적인 우편 제도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지방까지 조서가 신속하게 이행될 수 있었다.
“남편이 자기의 집을 주관하게 하고 자기 민족의 언어로 말하게 하라 하였더라”
백성들은 왕명을 거역한 왕비를 폐서시켰다는 조서의 내용을 살펴봄으로써, 한 가정 내에서 남편에 대한 아내의 명령 불복종은 결코 용납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되고, 또한 그 결과로 한 가정 내에서 남편의 위치는 더욱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자기 민족의 방언대로 말하게 하라는 것은 이는 한 가정 내에서 남편의 아내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시켜 주기 위한 명령이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두 남녀가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루었을 경우, 아내를 포함하여 그 가정 전체는 남편의 언어를 사용해야만 한다는 명령이다. 이렇게 할 경우, 그 가정 내에서의 남편의 위치는 보다 확고해질 수 있었을 것이다.
(요약 정리)
아하수에로 왕은 술기운에 흥겨워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왕비로 맞이하고 있는 모습을 자랑하고 싶었다. 왕비 와스디에게 단장하고 나오라는 명령했던 것이다. 하지만 왕비는 왕관을 쓰고 왕 앞으로 나와 그녀의 아름다움을 백성과 행정 관리들에게 보이라는 왕의 명을 거절한다. 180일 동안에 신하들에게 충성을 강요한 잔치가 한 순간에 무너져버릴 수 있었다. 세상을 다스린다고 자랑하던 아하수에로 왕은 자기 가정 하나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어리석은 왕으로 비추어지게 되었다.
왕후 와스디가 아하수에로 왕의 명령을 거부한 사건으로, 왕은 이 문제에 대해 현자들에게 조언을 구했고, 이에 따라 와스디의 행동이 왕의 권위를 무시한 것으로 간주되어 왕후의 자리를 박탈당하게 된다. 이 결정은 모든 여인들이 남편을 존중하도록 하기 위한 경고로 사용되었다.
왕의 명령이 전국에 선포되어 모든 여인들이 남편을 존중하고, 각 가정에서 남편이 주도적인 권위를 가지도록 강조되었다. 이 명령은 와스디의 불순종 사건을 계기로 왕국 전체의 가정 질서를 재편하려는 왕의 결정이었다.
성경적으로 남편과 아내는 질서적으로 순서가 있지만, 평등 차원에서는 남편과 아내는 순서가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남편과 아내는 원래 하나였음을 나타내려고 하는 것이다. 원래 하나였는데, 분리되었지만, 결국 하나로 되게 하는 것을 나타내려 하는 것이다.
오늘날 가정에서 남편과 아내의 불평등은 사람들이 세상적인 힘을 의지하기 때문이다. 재산, 직업, 권력, 개인적 능력, 사회적인 지위 등이 한쪽으로 쏠릴 경우에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질서를 의지하면, 하나가 되는 원리를 통해서 불평등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하나님의 질서는 자기를 비우는 원리이며, 그래서 더 큰 하나로 나아가게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