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외손녀는크리스마스경에가족이모두모여서음식을차리고선물교환하는자리에서“It’ my birthday.”라고환성을질렀다. 큰딸얘기로는다른파티에가서도자기생일이라고우긴다고했다. 그러니외손녀는시도때도없이생일파티를즐기는셈이다. 나도올해는생일에앞서여러번미리축하인사를받으니매일생일인것같은착각에빠진다.
어릴적에내생일은국경일이었다. 당시대통령이던이승만박사의생일인 3월 26일을국경일로지냈기에같은날짜가생일인나는친구들에게내덕분에학교에안가고쉬는거라고자랑했다. 우리부모도그걸자랑으로여겼는지가족중에서내생일만양력으로기억해주었다. 그래봐야선물도없고저녁에국수한그릇삶아주는게고작이었지만, 내생일을국가적으로기념해주는건기분좋았다. 어떤사람은예사롭지않은날에태어난내가자라서큰인물이될거라고추켜세웠다.
이박사가하야하고나서내생일은음력으로바뀌었다. 생일도시류에따라왔다갔다한걸보면우리부모도정치적인감각이좀있기는있었나보다. 그런데중학교입학할때부터엉뚱한날짜가생년월일로바뀌었다. 아버지가호적신고를몇달늦게한탓에법적인서류에는내생일이모두 7월 1일로기록되었다. 엉뚱한날짜를법적인생일로어쩔수없이받아들이기는했지만, 아직도그날짜는생소하고정이가지않는다. 결혼하고다시내생일은양력으로바뀌고딸들이자라며 3월 26일은제법대접받는날이되었다.
생일아침에계산기를두드려가며계산해보았다. 내가태어난날, 1949년 3월 26일부터어저께, 2013년 3월 25일까지며칠이나살았는지궁금해서였다. 겨우 23,375일이었다. 2만년을살아도길지않을것같은데겨우 2만여일이라. 참인생이짧기는짧구나. 다시시간으로계산해보았더니 23,375X 24=561,000시간이었다. 같은길이의시간이지만일단숫자가커지니다소위로가되었다. 에이, 나도참할일이없지, 이런계산을한다고내인생이달라질것도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