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작은 지수 하나가 신문 한 켠에 보도됐다.
지면을 크게차지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사회, 특히 공직 사회에 미친 파급효과는 켰다.
주인공은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부패인식지수(CPI= Corruption Perceptions Index)'다.
한국의 지난 '2014년 CPI는 100만점에 56점으로 180개국 중 43위를 기록했다.
정부는 CPI 개선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의 점수와 순위는 최근 4년 사이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러 가지 우너인이 있겠지만 기업인과 일반 국민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 다음 두 가지가 주범이다.
우선 한국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연고주의와 이에 기반을 둔 청탁 관행이 부패 유발의 토양으로 작용한다.
특히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 기업인들은 한국 사회의 가장 특징적인 부패로 청탁을 지적하고
일반 국민마저 직위를 이용한 청탁이 매우 흔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아울러 모범을 보여야 할 정치인, 고위 공직자 및 기업인 등 지도층이 부패 사건에 연루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과거 정부에서 일어난 권력형 게이트와 측근 비리, 투명하지 못한 회계 관행을 악용한 비자금 조성 등은
국내 부패수준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인식을 개선하는 데 매우 큰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결국 부패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청탁 관행 혁파와 지도층의 청렴성과 윤리성 확보가 매우 시급하다.
그런 점에서 국회에서 논의 중인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안'이 제정될 경우
한국적 청탁 관행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제2의 부패방지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장관 행동강령과 청렴 서약 정책도 사회 지도층의 청렴성 확보에 작지만
의미 있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공직 분야에서 시작된 지도층의 청렴성 확보 노력이 법조계의 기업 등 사회 전반으로 확산돼
올 연말에는 대한민국의 부패 수준이 한 단계 떨어지는 기분 좋은 뉴스를 보고 싶다.
김상년 국민권익위 청렴조사평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