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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대망상에 빠진 아사하라는 ‘나는 구세주이고, 죽음을 뛰어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큰소리쳤다. 그는 후지산 밑에 미니 국가를 세우고, 국방부, 자립부, 과학부, 교통부 등을 설치했으며, 1993년부터 무기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는 1999년에 세상이 멸망할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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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에 이미 문제가 생겼다. 교단은 신도들에게 돈을 빼앗고,
탈퇴하는 신도를 살해하기도 했다. (한참 지난 후에 나중에 밝혀졌다.)
신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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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전통적으로 세상의 멸망, 아마겟돈이라는 주제가 인기가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래소년 코난’이다. 이 만화영화는 최후의 전쟁에서 살아남은 초능력자들의 세계를 여행하는 소년의 모험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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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부터 신비주의 열풍이 불었다. 1978~1991년 사이에 7개의 신흥 종교가 탄생해 65만명의 신도를 끌어 모았다. 이들 종교 집단은 영혼의 고양과 영적인 삶을 지향하면서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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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시 유행하던 초자연적인 능력, 내세의 삶을 다룬 각종 만화가 신비주의 열풍에 한몫했다.
과학 오타쿠
옴진리교 신도중에는 도쿄대학, 쓰쿠바 대학 등의 일본 명문 공과 대학의 석,박사들도 많았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과학을 좋아하던 ‘과학 오타쿠’였고, 성적도 좋아 학교에서 인정을 받고 자부심도 강했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연구소나 기업에 들어가자 위계질서에 묶여 교수의 가방이나 들어주고 실험실에서 생쥐처럼 살아야 하는 현실에 절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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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진리교 교주 아사하라는 이런 젊은이들에게 직접 다가가서 연구의 책임을 맡기고 간부직을 주었다. 이들의 자존심을 세워준 것이다. 이들은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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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젊은이들은 어릴 때부터 경쟁에 휘말린다. 거의 암기만 하는 일본 학생들은 대부분 비판적인 사고력이 부족하고 어떤 주장의 타당성을 판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비판력이 없고 상식이 결핍된 젊은이들은 사이비 종교의 좋은 먹잇감이다.
옴진리교에 가입한 어느 과학 전공자는 윤회설을 듣고 자신이 궁금하던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했고, 그대로 믿게 되었다.

http://ani.me/zine/home/article/1779/
오타쿠를 보자면, 개인은 시스템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탈피하기가 어렵다는 명제를 거듭 확인함과 동시에, 자유에 대한 인간의 영원한 갈망을 실감하게 된다.
일부 사람들은 이들을 '중2병 환자', '사회문제'로 취급하고, 사회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는 식의 처방을 내놓고 있는데, 일본의 경우를 본다면, 충분히 일리는 있으나, 비자발적인 오타쿠가 아닌, 자발적인 오타쿠라면, 그런 방법으로는 충분하지 않을수 있다. 오히려 이들이 창의력을 실컷 발휘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사이비 종교에 관해서는 일단 인간이 영웅을 숭배하는 한, 영웅은 언제나 등장해서 인간을 비참하게 만든다는 헥슬리(A.L. Hexley)의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겠다.
참조:
에티엔 바탈 - ‘오타구, 가상 세계의 아이들’
사이토 다마키 - ‘폐인과 동인녀의 정신분석’
칼 마르크스 - ‘자본론’
마이클 파렌티 - 티베트의 7가지 비밀
아키라 고미 - http://en.wikipedia.org/wiki/Akira_Gomi
위키피디어 오타쿠 - http://en.wikipedia.org/wiki/Otaku
위키피디어 옴진리교 - http://en.wikipedia.org/wiki/Om_Shin_Rikyo
옴진리교 탈퇴 수기 - http://ax1sz30n.egloos.com/v/2583929
히들러와 달라이라마 - http://www.newspiritualbible.com/index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