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품질성능 높은 소비자 만족 따라가지 못해
중소정수기업계 신물질 대응 자료조차 찾을 수 없어
정수기품질 성적과 표시사항 달라 불합격율 높다
정수기 품질이 기업들의 자발적 노력으로 과거보다 성능면에서 안정적인 위치에 있으나 높은 소비자만족에는 아직도 미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8월22일 한국융합수학회(회장 손종렬)와 한국물기술인증원(원장 김영훈)이 공동 주최한 ‘정수기 품질향상을 위한 세미나’에서 코웨이 이강진 수석은 “미국등 외국은 관련 항목별로 매우 세부적이고 명증하게 시험규격을 마련하여 관련 분야의 분석과 연구에서 충돌이나 이견 대립이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시험방법등 모든 시험규격이 총론적으로 단순하게 설정되어 있어 해석의 차이가 있고 방법론에서 혼돈을 주는 여지가 높다. 각종 규격을 정비하고 관련 규격을 개정하는 과제나 연구가 시급하다, 시험절차, 용출관련 기준이나 재질등 기준마련부터 정립되어 국내에서도 기업연구소를 비롯한 공공 분석기관들이 규격과 지침등에 의해 분석을 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라는 분석과학의 현실적 문제를 지적했다.
세종대 맹승규교수는 “수도물과 비교하여 정수기 분야가 정교하게 품질관리를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정수기도 수돗물을 원수로 한 정수시스템이다. 원수의 수질변화가 기후변화등 환경변화에 따라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다양한 물질들이 쏟아져 나온다, 유기물의 변화에 대해 좀 더 선제적으로 대응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상래 KCL센터장은 “정수기조합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나 과불화화합물등 신물질에 대한 대응을 위해 좀더 적극적으로 연구용역과 다양한 시험분석을 통해 중소정수기업계들에게 선제적으로 정보를 제공해 줄 필요가 있다.”며 조합의 공공 연구사업에 적극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
방청석에서 끝까지 경청한 한우물 연구소 황은주과장도 조합이 좀더 연구분야에 심혈을 기울여 달라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황과장은 “대기업들은 자체 분석이나 자료수집등을 통해 얼마든지 당면과제들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중소 정수기업계는 미세플라스틱,과불화합물 등 신물질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하고 싶어도 관련 자료를 찾을 수 없다. 소비자들은 매우 똑똑하고 지식도 높아 정수기로 미세플라스틱을 완전 제거할 수 있느냐등 송곳같은 질문을 많이 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친절하게 대답해줄 관련자료들이 너무 없다는 것에 참담할 뿐이다. 조합과 학회는 관련된 분야의 연구자료를 분야별로 정리하여 공유할 수 있도록 면밀하고 세심한 노력을 경주해달라”며 당면한 정수기업계의 고민을 대변했다.
윤용수 정수기품질심의위원장은 “정수기들을 심의해보면 수거검사에서는 대부분 합격이지만 표시사항에서는 불합격제품들이 많다, 커피용 필터 시스템에서 이온교환수지를 사용하는 것은 시스템의 부식방지와 함께 경도를 낮춰 커피맛을 좋아지게 하는데에도 목적을 두고 있다”며 향후 커피머신의 관리를 제도화하자고 말했다.
이에 토론 좌장을 맡은 한국융합수학회 김동환부회장은“ 최근 일본의 황궁(천황)을 한국의 수처리제품으로 녹조를 제거하고 있다. 일본정부는 지난 2021년부터 문화재시설등 친수공간에서의 녹조제거 수처리제품을 친환경 제품으로 모두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응집제를 사용하고 부식방지제도 인산염등 화학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서둘러 친환경 제품으로 전환하는 공공의 연구와 제품개발에 많은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며 미래의 방향을 제시했다.
‘24년도 정수기 수검검사 준비 가이드’라는 주제로 한국물기술인증원 인증심사실 손정호팀장의 발표에서는 정수기 업계의 좀더 세심한 품질관리를 주문하는 내용을 발표하여 주목을 받았다. “정수기 품질검사 부적합율은 20년부터 24년 7월까지 총 2,212건을 조사한 결과 부적합 건수가 3.3%인 74건이었다, 매우 성적이 좋은 편이다. 항목별로는 용출안전성검사에서 45%, 의무정수성능검사가 38%, 구조재질검사에서 13%가 불합격을 받고 있다. 용출안전성검사에서는 알루미늄이 22%,탁도가 16%, 과망간산칼륨소비량 15%,비소 9%,증발잔류물,붕소,은이 6%, 페놀류와 질산성질소 4%순으로 불합격되고 있다.
의무정수성능검사에서는 색도 36%, 탁도 26%, 클로로포름 18%, 유리잔류염소 12%, 질산성질소 8%로 불합격되고 있다.
정수기업계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대응할 것은 구조재질검사나 정수성능검사에선 98%이상 합격하고 있으나 아주 단순한 표시기준에서 22년에는 61.9%(70건),23년에는 24.4%(29건)가 불합격되었다. 이에 표시기준 위반으로 45%가 경고, 39%가 개선명령등의 행정처분을 받았으며 영업정지 13%, 고발도 4%나 되었다. 표시사항의 주요 위반사항에 대한 예를 들면 표시내용에는 유효정수량이 3천L로 표기하고 있으나 정수기 품질검사 성적은 50% 정도인 1,800L였다. 또 다른 B기업은 1800L,2,700L,3,600L로 표시하고 있으나 품질검사에서는 1,200L였다. 모두 허수가 발견된 것이다,
또한, 표시내용에는 필터명이나 사용소재가 활성탄,폴리설폰,PP,세라믹으로 표기했으나 품질검사에서는 압축활성탄,폴리설폰,PP,세라믹파우더,실버세라믹등 표기사항과 다른 물질들이 나왔다.
필터교환주기도 표시내용에 12/16/20개월등으로 혼재된 표시를 하고 있으나 사후관리계획서에는 12개월로 기재되어 소비자들을 혼돈시키고 있다.
활성탄에서도 표시내용에는 필리핀 활성탄이지만 품질검사 신청서류에는 일본산으로, 표시내용에는 한외여과막인데 신청서류에는 폴리설폰 독일산으로 기입한것등은 서류나 품질관리, 운영면에서 미흡한 결과이다,
따라서 정수기업계는 표시내용이나 품질검사성적,사후관리계획서등에 동일하게 기재하므로서 소비자들에게 과장등 의심의 여지를 남기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이에 김동환 박사는 마무리 발언에서 “정수기 품질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는 모습은 바람직하다. 문제는 국내 소비자센터에 고발된 건수를 보면 정수기가 전자기기(SNS등) 다음으로 불만율이 매우 높다. 렌탈,가격,서비스관리등 경영측면을 제외한 품질면에 대한 소비자 고발건수와 대비하여 물기술인증원이 진행하고 있는 정수기 인증 심의와 합리적인 상관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관련 연구분석이 요구된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김영훈 한국물기술인증원장은 환영사에서“최근 통계로는 정수기가 260만대 판매되고 있지만 점차 판매량이 둔화되고 있다. 지난 봄 말레이와 인도네시아등을 방문했을 때 국산정수기들이 인기높게 많이 판매되고 있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 호텔에서도 생수에서 정수기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이제 정수기 뿐 아니라 커피머신등 필터를 사용하는 제품들에 대해서도 시장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시기이다,”라며 2백여 명의 참석자들을 환영했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 박남식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