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청은 앞으로 골목상권의 영세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매월 2,4째 일요일에는 대형마트를 휴업하게 만드는 시행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법적인 조치만으로 소비자의 발길을 재래시장으로 돌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재래시장만의 특화된 상품개발과 상인들의 피나는 서비스정신을 발휘하지 않으면
이미 쾌적하고 재미있는 대형마트의 쇼핑문화에 마음을 뺏긴 고객들을 유치할 수없을 것이다.
대형마트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첫째, 야채와 과일,생선,육고기,산적되어 있는 포장상품들의 풍성함과 손에 짚이는대로 나의 것이 되는
요지경의 마력에 빠져서 마치 내가 부자가 된듯한 기분으로 돈씀슴이가 한없이 헤프게 만든다.
둘째, 가격의 경쟁력이다. 덤핑판매를 하는 일부의 미끼상품때문에 모든 상품이 다 할인된 가격으로 보인다.
물론 채소와 과일들을 밭떼기로 사는 대량구입의 이점이 있어서 일부상품은 싼 가격으로 팔리기도 하지만.
셋째, 시식코너의 판매원들의 친절하고 애교스런 서비스정신에 홀딱하여
리스트에 없는 먹을꺼리를 꼭 사게 만드는 상술이다.
넷째, 1+1 끼어팔기의 유인작전을 알면서 속고 살 때가 많다.
이번에도 전시되어 있는 휴대용 백에 욕심이 동하여 사고 보니
평소 50% 할인가격의 두배로 비싼 가격으로 구입하였다는 사실을 나중에 확인할 수있었다.
다섯째, 신용카드로 3개월 할부로 사니까 당장 현금이 나가지 않으니까
부담없이 냉장고를 의식하지않고 이것저것 주어담으면서 스트레쓰를 풀어버리기도 한다.
주먹만한 고구마 하나가 2500원이 넘었다.
마트의 10주년 기념행사라고 하여 50% 할인된 가격이라고 하는데,
아내는 그렇게 비싼 고구마를 들었다,놓았다 수없이 반복한다.
망설이다가 큰 마음을 먹고 6개를 샀는데 계산서에 16000원이 찍혀서 깜짝 놀랐다.
햇 고구마가 나오는 6월까지 금고구마를 먹을 생각을 하니 간이 떨린다.
고구마 100gram에 770원인데 흑돼지 뒷다리가 100g에 390원이다.
5500원치를 사니 제법 고기뭉치가 큼직하다. 푹 삶아서 5가족이 한 끼는 충분히 포식할 수있겠다.
금 고구마로 바가지 쓴 기분이 조금은 회복이 되었다.
마트에 가면 넉넉한 인심의 아줌마들이 맛보기로 내어놓는 먹을꺼리가 가지가지로 많다.
출출할 때 한점 두점 먹으면서 한 끼를 떼울 수도 있다.
맛만 보려고 했으나 그들의 나긋나긋하고 애교스런 권유를 뿌리칠 수없다.
결국 두부 2모를 3700원에 사고 사이다와 토마도 쥬스를 11000원이나 주고 샀다.
사진 모델까지 자청하는 아줌마와 예쁜 아가씨의 간곡한 눈동자를 외면할 수없었다.
독일산 퍼실 컬러 액체세제가 한 통(2.7L)이 18900원이나 한다.
국산세제만 사용하던 아내가 내가 휴대용 백을 탐하는 바람에 고급세제를 비싼가격에 싸서 사용하게 되었다.
아내와 한 시간 가까이 마트에 머물면서 사용한 돈은 거금 123000원.
돈을 쓰는 재미가 돈을 버는 재미보다 나은 나에게는 항상 돈이 남아있지가 않다.
재송동에 사는 우리가 연산동 e-마트에 간 것은 고장이 난 청소걸레의 a/s를 받기 위함이었다.
첫댓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늘 오순도순 재미있게 살아가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