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 over again, and yet once over again,
That thou dost love me. Though the word repeated
Should seem " a cuckoo-song," as thou dost treat it,
Remember, never to the hill or plain,
Valley and wood, without her cuckoo-strain
Comes the fresh Spring in all her green completed.
Beloved, I, amid the darkness greeted
By a doubtful spirit-voice, in that doubt"s pain
Cry, " Speak once more--thou lovest ! " Who can fear
Too many stars, though each in heaven shall roll,
Too many flowers, though each shall crown the year ?
Say thou dost love me, love me, love me--toll
The silver iterance !--only minding, Dear,
To love me also in silence with thy soul.
사랑한다고 다시 한 번 말해주세요.
다시 한 번 더 그 말을 되뇌이면
님에겐 뻐꾸기 울음같이 들리겠지만,
잊지 마세요, 뻐꾸기 울음 없이는 결코
신선한 봄이 연두색 옷으로 단장하고
동산이나 들판에, 계곡과 숲에 찾아오지 않는다는 걸.
님이여, 어둠 속에서 어렴풋한
혼령의 목소리를 들은 나는 그 회의의 고통 속에서
“사랑한다고 다시 한 번 말해주세요.”라고 소리쳐봅니다.
온갖 별이 하늘을 운행한다 해서, 너무 많다고
두려워 할 이가 어디 있겠어요?
온갖 꽃이 사계절을 치장한다 해서, 너무 많다고
두려워 할 이가 어디 있겠어요?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라고 들려주세요.
그 은구슬 같은 말을 되뇌여 주세요.
다만 잊지는 마세요.
말없이 영혼으로 나를 사랑해야 하는 것을.
(최홍규 역, ‘브라우닝의 名詩’ 중에서)
제가 어렸을 때는 여자보다 남자가 더 우수한 존재인 줄 알았습니다.
두뇌도 남자가 여자보다 더 좋아 초등학교 때 공부를 더 잘하던 여학생들도 중 고등학교 때부터 서서히 차이가 나면서 도저히 남학생들의 성취를 못 쫓아간다는 말을 맞는 말인 줄 알았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녀의 생리학적 차이가 골격이나 근육 등의 차이로 인해 힘의 차이는 가져올 수 있지만, 지식이나 일의 운용 능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당연시합니다. 저도 요즘 같은 사회 분위기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으면 훨씬 큰 성취를 이루어낼 수 있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을 보면, 남녀의 지적 사회적 능력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제 머리에 자리 잡은 듯합니다.
그러나 남녀가 스스로를 남자로 또는 여자로 여기게 되는 ‘性 정체성’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겪을 때 확연해지는 것 같습니다. 사랑의 감정이 없을 때는 똑같이 동등한 인간의 자격인 ‘너와 나’지만, 보고 싶고 잘해주고 싶은 이성의 대상이 생기게 되면 남자들은 보호 본능을 발휘하면서 더욱 남자다워지려 하는 듯합니다. 또 당차고 억센 여성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았던 여성도 마음속에 좋아하는 남성이 자리 잡으면 한 번이라도 거울을 더 보게 되고 옷매무새도 더 신경 쓰며 그 남성에게만은 여성스러워 보이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갖는 것 같습니다.
엘리자벳 배릿 브라우닝은 ‘사랑해’라는 말은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말이니, 계속 더 말해주기를 바라고 있네요. 세기의 사랑을 한 그들 부부니 만큼 아무 말이 없어도 이심전심일 것 같은데...
제 성격은 쑥스러워 그런 말을 거의 못하는 성격이지만, 남편에게서 종종 사랑한다는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좋은 것도 크게 내색 못하고 언짢은 것도 거의 내색 안하던 제 성격이 어쩌면 유치할 수도 있는 말에 행복해지는 것은 ‘뻐꾸기 울음이 있어야 봄이 온다’는 엘리자벳 브라우닝의 말이 인간들의 보편적인 삶의 진실을 얘기하고 있다는 증거인 것 같습니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하십시오. 부끄러워도 한 쪽이 용기를 내어 말을 하면 다른 한 쪽도 용기를 내게 되는 것이 사랑의 마력입니다. 눈을 즐겁게 하는 사랑보다 귀를 즐겁게 하는 사랑이 오래 가고 귀한 열매를 맺는다고 합니다. 예쁘게 차려 입고 멋진 집치장을 하는 눈의 호사보다는 서로를 생각해주는 말 한마디, 시댁이나 처가를 챙기는 말들이 귓가를 맴돌 때 그 사랑은 뻐꾸기 울음 같은 말의 성찬으로 끝나지 않고 따뜻한 봄의 훈풍을 훈훈히 느끼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