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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을 뭘로 할까 고민했는데, 그나마 최근에 개망작 이세계물로 이름 높았던 오버로드 같은 걸 가져올까 했지만,
그냥 제 개인적으로 듣기만 하면 빵 터지는 킹혈의 갓펀스 오프닝 곡으로 했습니다. "멈추지 말라고..."
게르만 부족장으로 시작해서 로마제국 구경을 하러 가봅시다.
로동자계급전투단(북한으로 치면 로농적위군)은 사회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최근 들어 군기가 상당히 흔들리고 있다는 슈타지의 보고가 있었습니다.
???: 그래서 고심 끝에 전투단을 해체하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인민경찰 지원단'을 신설하겠습니다.
집권당이 당군에게 뒤통수 맞는 일은 없게 되었지만(라이프치히 반정부 시위 당시 일부 단원이 시위에 동참함),
그래도 민병대 하나를 포기했다는 것은 정권 유지에 좋은 일은 아니겠죠.
호네커 서기장이 담석 치료를 받아야 했고, 게다가 오른쪽 콩팥에 암이 있을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았나봅니다.
기회는 이때다 하고 에곤 크렌츠나 에리히 밀케 같은 피라냐들이 달려드네요.
정국안정을 위해서는 호네커 수령 동지를 결사옹위해야 합네다.
호네커는 치료 때문에 몇 달 동안 자리를 비워야 했지만, 이 사실은 정치국에 의해 철저히 기밀로 붙여졌습니다.
에르푸르트의 미크로엘렉트로닉 콤비나트에서 32비트 CPU 샘플을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최초의 32비트 CPU는 1986년의 인텔 386이니까, 동독도 반도체 기술력이 꽤 근접해있었나보네요.
이 게임에서 경제체제를 '자동화'로 만들려면 동독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JUST OGAS...
"황소도 나귀도 사회주의의 진보를 막을 수는 없다", 호네커가 1989년 10월 7일에 했다는 말입니다.
여기에서 황소와 나귀는, 반정부 여론이 거세지던 독일 민중의 고집스러움을 약간 나쁘게 비유한 말이라고 하던데...
정작 호네커의 사임이 10월 17일, 베를린 장벽 붕괴가 11월 10일이었음을 생각해보면 참 드라마틱한 발언이긴 합니다.
아무튼 다음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탈산업사회'로의 전환이 핵심 목표가 될 겁니다.
당의 령도를 받은 과학자들이 주도한 자동화 경제체제야말로 공산주의로 향하는 첫 걸음이겠지만,
물론 당 관료들과 경제학자들은 지나치게 성급한 계획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45년 전, 루트비히 베크 상급대장을 비롯한 일련의 국방군 장교들이 나치에 대항하여 쿠데타를 시도했던 적이 있었죠.
하지만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설치한 폭탄은 총통을 죽이는 데에 실패했고, 일은 엎질러졌습니다.
우리는 여지껏 에른스트 텔만, 카를 리프크네히트, 로자 룩셈부르크 같은 공산주의자들만 찬양해왔는데,
이러한 보수우익 민족 국가주의 반공주의자들을 기념하는 건 어떨까요? 호네커 서기장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서기장의 생각은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서독에서는 이들에 대한 기념식이 열렸네요. 동독에서도 비공식적으로나마 기념식이 일부 열리기도 했나봅니다.
뭔가 텍스트가 엄청 많은데, 뭐 쉽게 말하면 체제개혁을 위한 인민들의 의견을 들어보자는 얘기입니다.
보수주의 끝판왕 호네커 서기장이 자리를 보전하고 있기 때문에 급진적인 자유화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개혁의 속도를 최대한 늦추는 방향으로나마 진행은 해봅니다.
소련의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아, 독일식 글라스노스트를 실현하려 합니다.
폴란드와 헝가리가 체제개혁을 선택하면서, 영세중립국 오스트리아와의 국경이 열려버렸습니다.
인민의 세금으로 너님들 밥 먹여주고 공부도 시켜줬는데, 그 경제적 대가를 돌려줘야 출국할 수 있지 않겠음?
인민들 사이에서 약간의 불만이 생기긴 했지만, 그래도 상황을 이해해주고 적당히 조용해졌습니다.
폴란드가 동독 출신 망명자를 포함한 모두에게 국경을 개방하기로 결정했나봅니다.
헝가리-오스트리아 국경을 이미 열어버렸는데, 폴란드-발트해 루트까지 열려버리면 답이 없습니다.
폴란드가 자본주의로 향하는 '충격요법'을 쓰면서 경제적으로 얼마나 개판이 났는지를 공개적으로 조롱하면 어떨까요?
폴란드의 식료품 시세는 300~500% 급등했고, 동독 정부는 이걸 까발리면서 대대적인 선전선동을 시작합니다.
폴란드와의 국경은 폐쇄되었고, 동독 국내의 우익 자유주의 노선은 정치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동독 건국 40주년 기념식이 열리게 됩니다만, 정국이 불안정한데 이거 행사를 열어도 괜찮을까요?
그리고 한 가지 더, 페레스트로이카의 상징인 고르바초프 서기장을 초대하는 건 아무래도 좀 그렇지 않습니까?
하지만 오히려 이런 위기의 순간이야말로, 사회주의 진영의 단결을 홍보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예상되었던대로, 반정부세력이 준동했지만 고르바초프의 존재 때문에 그들을 대놓고 진압할 수 없었습니다.
로보트론 같은 인민공사 덕분에, 인민들 사이에도 IT기술이 보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몇몇 노동자들이 서구사회에서 유행하고 있는 '전자오락'?인가 뭔가 하는 그걸 만들어보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히틀러를 무슨 끝판왕?으로 만들어서 다양한 방법으로 죽일 수 있는? 뭐 그런 오락? 그런 걸 만든다는데...
제작비를 지원해주는 대신, 스페인 내전에서 활약한 독일 공산주의자를 주인공으로 만들게 하자는 제안도 있었는데,
문화산업에 화이트리스트, 블랙리스트, 뭐 그런 거 만들면 안된다는 거 모릅니까?
약간의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결국 테트리스급 대박이 터지고야 말았습니다.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을 전자오락의 주인공으로 삼았다고 하는데요... 네? 슈타우펜베르크를요??
그런데 동독에서도 사상의 자유를 위해 우익 군국주의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런 전자오락을 용인하는 마당에,
정작 서독에서는 검열 때문에 히틀러 콧수염을 지워버리고 딴 사람인 척했답니다;;
흠, 이런 아이러니를 왠지 어디서도 또 본 것 같은 기억이... 기분 탓일까요?
아무튼 세계에서 긁어모은 돈으로 전자오락 제작부서를 새로 차렸고, 남는 돈은 국고로 돌려보냈습니다.
물론, 베어마흐트를 찬양하는 게임 때문에 인민들의 사상무장 측면에 있어서는 약간의 악영향이 있긴 했습니다만...
이제 20년쯤 지나면 AVGN이 동독에서 만들어진 '히틀러 죽이기 게임'을 리뷰할 날도 올까요?
똥겜이 아니니까 그냥 안 건드리려나?
이 시점에서 기계공학 공돌이 출신 정치인 귄터 클라이버를 중용합니다.
1990년 3월이 되면 소련은 다당제를 도입하고 공산당의 주도적 위치를 포기하면서 개혁주의 국가가 됩니다.
대놓고 레닌주의를 배반해버리네요. 동독에서는 기회는 이때다 하고 관제야당들을 싸그리 없애버립니다.
라이프치히를 시작으로,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대대적인 반정부 평화시위가 벌어집니다.
경찰을 보내서 체포할까요? 3개월짜리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대를 투입해서 물대포 뿜뿜할까요?
또는 민주화를 결정하거나, 1949년 헌법으로 되돌아가서 대통령 선거를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호네커 서기장의 의지는 단호합니다. 호네커가 만들어낸 헌법인데, 그걸 호네커 손으로 포기하라는 건가요?
반정부시위는 이제야 시작인 것 같습니다.
과격진압 때문에 당원들이 불안해하기 때문에, 쿠데타를 피하려면 스위스 비밀계좌에 돈을 넣어서 구워삶아야 합니다.
서독이 장기적인 동서독 재통일 계획을 제안해왔습니다. 소련도 여기에 찬성하는 것 같네요.
물론 우리도 그걸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곧 '불행한 항공기 사고'가 발생할 예정이라서 말이죠...ㅠㅠ
동독의 공식적, 비공식적 반정부인사들이, 정부당국의 허가를 받아 재통일 논의를 위한 사절단으로 임명되었습니다.
하지만 항공기의 이륙이 30분 정도 지연되었고, 악천후를 만나 항로가 급격히 바뀌어버렸죠.
항공기의 무전설비는 미리 파괴되어 있었고, 아무 것도 모르는 서반부 동지들은 결국 대답 없는 민항기를 격추했습니다.
음... 1983년에 사할린 상공에서도 대한항공이 비슷한 사건을 당했던 것 같은데... 기분 탓이겠죠?
틸 린데만과 리하르트 크루스페라는 사람들이 편지를 보냈습니다. 무슨 록 밴드...를 만들고 싶다는데요??
그냥 록 밴드도 아니고 무슨... 뭐? 헤비메탈? 인더스트리얼메탈? 뭐 그런 거래요?
이 사람들 사상도 썩 이상해보이고... 굉장히 불건전한 음악을 만들 것 같은데 음...
제가 뭐라고 했죠? 문화산업에 화이트리스트 블랙리스트 그런 거 있으면 안된다고 했죠?
독일 사회주의통일당의 금전적 지원을 받은 헤비메탈 밴드(...) 그로센하인이 데뷔했습니다.
서독의 미 공군기지에서 벌어진 람슈타인 에어쇼 참사에서 영감을 얻어서 람슈타인이라는 이름을 쓰려 했지만,
사회주의 록 밴드가 그런 이름을 쓸 수 있을 리 없죠. 대신 주동독 소련군 비행장이 있는 그로센하인을 쓰기로 했답니다.
동독에서 일찌기 접해본 적이 없는 미친 사운드에 반해버린 리스너들 사이에서 엄청난 열풍이 불었지만,
예상되었던대로 인민들 사이에서 서구권 가요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짤을 또 쓰게 되다니...
호네커 서기장과 동독 사회주의통일당은 엄청난 정치적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서기장직이 에곤 크렌츠로 교체된다면 온건개혁의 길을 걷게 될 것이며,
슈타지 장관 에리히 밀케로 교체되면, 무력을 동원한 철권통치로 시장개혁이든 사회주의든 뭐든 잘 할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그레고르 기지는 즉각적인 민주화와 함께, 민주사회주의로의 개혁을 원하고 있습니다.
지그문트 얀. 동서독을 다 합쳐 독일 최초의 우주인이었습니다. 요컨대 우주 최초의 독일인이죠.
그리고 영화 <굿바이 레닌>에서는, 호네커 서기장의 뒤를 이어 통일 독일의 서기장이 된 척 연기를 하게 되는데요,
...근데 왜 그런 사람이 갑자기 서기장이 되죠?
작은 연회로 시작했던 것이 어느새 역대급 파티로까지 바뀐 뒤에도,
정치국원 모두는, 대체 어떤 연유로 지그문트 얀이 서기장으로 선출되었고 통과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살짝 취한 젊은 우주덕후 당원 한 명이 지그문트 얀을 서기장으로 추천했던 것까진 분명히 기억이 나는데요...
다음날 아침, 정치국원들은 격렬한 두통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어젯밤부터 이어진 숙취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자신들이 소련에게서 우주정거장 미르를 구입하려 한다는 뉴스를 접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바로 그 우주정거장에서, 곧 지그문트 얀이 독일민주공화국 서기장으로서의 취임식을 갖게 될 겁니다.
한편, 지그문트 얀 본인은, 아침이 되자 미르 우주정거장에서 눈을 떴습니다.
"모르는 천장이다."
그야 당연히 모르는 천장이겠죠. 지그문트 얀은 자신이 어떻게 이 정거장에 왔는지 기억할 수 없었습니다.
얼떨결에 취임식을 준비하고 있는 지그문트 얀은, 지구상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인류가,
'완전히 다른 국경선'을 그어놨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기억할 수도 없는 옛날부터 수천 년 간 존재했었고 또 존재하고 있는, 오직 단 하나의 국가였죠.
...잠깐만... 뭐라고?!
이벤트를 끝내려 하면 프로그램이 갑자기 멎어버립니다. 그리고 메인화면으로 튕겨버리죠.
왼쪽 위에 뭔가 이상한 문구가 보이지만, 그건 뭐 기분 탓일 겁니다.
새 게임을 눌러봅시다.
ALEA IACTA EST. 갈리아 지역당 서기장 율리우스 카이사르께서 루비콘 강을 건너셨을 때 남긴 말이죠.
아무 버튼도 눌리지 않으며, 스타트를 누르면 게임은 강제종료됩니다.
아래의 조건으로 플레이하세요.
경제체제 - 자동화, 시민자유 - 자유주의, 정치체제 - 일당독재.
제2서기 - 클라이버.
정당 단결도 66.6 이하.
소련이 존재.
15 이상의 돈.
유전학과 자동화 연구 완료.
위의 모든 사항이 "Release the Hounds!" 이벤트 이전에 완료되어야 함.
하도 복잡한 조건이라서 아예 개발자피셜까지 떠버린 이스터 에그입니다.
이세계와 우주정거장과 로마제국이라니...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조합이네요.
어이, 이방인. 도대체 그 『전차』는 뭐냐? 말이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혼자 움직이는 거지?
아아, 모르는 건가? 이것은 『4호 전차』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전통 무기였지.
오오, 대단하군! 이것만 있으면 『포위섬멸진』을 쓰지 않고도 300명으로 5000명을 요격할 수 있겠어!
훗, 이래서 로마인들이란... 전차의 기동력으로 적을 『포위섬멸』한다는 발상은 없나? 우리 세계에선 상식이었다.
첫댓글 뭐지 이 혼종은?
?????????? 우주정거장 ㅋㅋㅋㅋㅋㅋㅋ
...일종의 이스터 에그인가요?
...그러니까 사전 준비 후 지그문트 얀을 동독 서기장으로 세우면 게임이 맛이 가더니 로마 제국이 나타나는 건가요?
뭐지???
생각해보니까 이스터에그가 아니라 진짜로 3세기의 위기때 황제가 되서 궘력암투와 위협에도 불구하고 제국을 안정시키는 오스탈기 같은 게임 나왔으면
읭?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