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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9일은 한글날입니다. 한글날을 기념해 거리에서는 많은 행사가 진행되고 TV에서는 관련 프로그램이 줄이어 나오는데요. 일반인 또한 한글을 제창한 세종대왕과 평소에 아무렇지 않게 쓰던 한글과 대해 그 의미와 소중함을 다시금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지는 날이기도 합니다.
한글과 세종대왕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미디어에서 두루 다룬 한글의 세계적 우수성이라든지 세종대왕상이 있는 광화문만을 떠오르지는 않았나요? 한글의 과학적, 언어적 우수성 같은 심도 깊은 의미의 한글 또는 광화문광장의 커다란 세종대왕상 외에도 한글과 세종대왕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궁금하다면 일단 지갑을 열고 초록색 만원권 지페한장을 꺼내봅시다. J
모두가 알다시피 대한민국 만원 권 지폐 속에 새겨진 인물은 바로 세종대왕입니다. 그런데 이 만원 권 지폐에는 단지 세종대왕의 모습만 새겨져 있는 게 다일까요? 알고 보면 이 지폐 한 장 속에는 순 한글로 창작된 최초의 작품인 ‘용비어천가’ 제2장, 세종대왕의 옷자락에 작게 새겨진 한글 자, 모음 등 한글과 관련된 비밀뿐 아니라 조선시대의 과학수준을 알 수 있는 그림부터 위조방지를 위한 장치까지 다양한 정보가 숨어있습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지폐 속 세종대왕, 한글의 이야기. 만원 권 지폐 한 장을 펴놓고 지금부터 한번 살펴볼까요?
우선, 지폐의 앞면 세종대왕의 뒷배경에는 최초 순 한글 작품 ‘용비어천가’와 조선시대 임금의 상징이자 우리나라의 독창적인 그림 ‘일월오봉도’가 나와있습니다.
용비어천가는 1445년(세종 27) 4월에 편찬되어 1447년(세종 29) 5월에 간행된, 조선왕조의 창업을 칭송하는 노래입니다. 모두 125장에 달하는 서사시로써, 한글로 엮은 책으로는 한국 최초의 것입니다. 내용은 조선 건국의 유래가 유구함과 조상들의 성덕을 찬송하고, 태조의 창업이 천명에 따른 것임을 밝힌 다음 후세의 왕들에게 경계하여 자손의 번영을 비는 뜻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출처 및 참고] 두산백과
일월오봉도 (日月五峯圖)는 일월도 (日月圖), 곤륜도 (崑崙圖)로 불리기도 하고 놓이는 위치는 주로 용상 뒤였습니다. 장식성이 강한 일월오봉도는 왕권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백성들의 태평성대를 염원하는 의도에서 제작되었습니다. 일월오봉도에는 다섯 개의 산봉우리와 해, 달, 소나무, 물이 일정한 구도로 배치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나름의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유교의 고전인 『시경 (詩經)』에 있는 「천보 (天保)」라는 시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하는데 이 시는 왕의 덕을 칭송하고 왕에 대한 하늘과 조상의 축복을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출처 및 참고] 네이버 지식백과, 국립고궁박물관
또 뒷면에는 조선시대 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와 천문관측기구인 ‘혼천의’가 그려져 있습니다.
[천상열차분야지도]
조선조 태조 4년(1395)때 만들어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전천(全天:하늘전체) 천문도 가운데 하나로써 우리 역사의 대표적인 유산이며, 세계적인 보물입니다. ‘천상열차분야지도’란 하늘의 모습 ‘천상’을 ‘차’와 ‘분야’에 따라 벌려놓은 ‘그림’이라는 뜻인데 여기서 ‘차’란 목성의 운행을 기준으로 설정한 적도대의 열두 구역을 말하고, ‘분야’란 하늘의 별자리 구역을 열둘로 나눠 지상의 해당지역과 대응 시킨 것을 뜻합니다. 한국인의 과학적 창의성이 담겨 있는 과학문화유산으로 무엇보다 그 속에 내포된 과학사상은 500여년을 두고 면면히 이어져 전근대 동아시아 천문과학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출처 및 참고] 문화재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혼천의]
천체의 운행과 그 위치를 측정하여 천문시계의 구실을 하였던 기구로 선기옥형, 혼의, 혼의기라고도 합니다. 삼국시대 후기에서 통일신라 시대와 고려 시대에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기록상으로는 1433년(세종 15) 정초·정인지 등이 고전을 조사하고 이천·장영실 등이 그 제작을 감독하였습니다. 이로부터 천문학의 기본적인 기구로서 조선시대 천문역법의 표준시계와 같은 구실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출처 및 참고] 두산백과
여기까지가 흔히 알 수 있는 내용이었고요.
다음은 눈으로 쉽게 구별할 수 없어 모르고 있던 사실들이나 현재의 만원 권뿐 아니라 과거에 쓰였던 지폐 속 세종대왕과 한글의 모습을 살펴보도록 할까요? J
1.세종대왕의 옷자락을 확대해서 보면 한글 창제 당시의 28자모가 새겨져 있다?!
너무 작은 글씨로 새겨져 있기 때문에 언뜻 보면 그냥 선으로 되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확대해보면 세종대왕의 옷자락에는 한글의 모음과 자음이 하나씩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작은 한글 글자들이 지폐에 숨어 있었다니 참으로 신기하죠?
[근접사진 출처]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ungjooni9&logNo=35816234
2.만원권 지폐에는 세종대왕 초상이 두 개이다?! 위조방지장치로써의 세종대왕
지폐 앞면에 나와있는 세종대왕의 모습 외에도 왼쪽의 그림 없는 부분을 빛에 비추어 보면 숨겨져 있는 세종대왕 초상(1)이 보입니다. 이는 위조방지를 위한 장치 중 하나로 오른쪽 세종대왕을 마주보고 있습니다.
이외 위조방지장치로는 홀로그램(2)이 부착되어 있는데 지폐를 기울이면 보는 각도에 따라 우리나라 지도, 태극과 액면숫자, 4괘가 번갈아 나타납니다. 또 은선(3)은 앞면 초상 오른쪽에 숨겨져 있는 띠로 만원 권을 빛에 비추면 나타납니다. 그리고 지폐 뒷면 오른쪽 아래 액면숫자(4)의 색상도 보는 각도에 따라 변한답니다.
3.만원권 외에 세종대왕이 새겨진 화폐가 또 있다?!
화폐단위가 ‘환’이던 시절, 1960년 발행된 1,000환권과 1961년의 500환권에도 세종대왕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1965년, 단위가 ‘원’으로 바뀐 뒤 발행되기 시작한 100원권에도 세종대왕을 볼 수 있는데요. 1973년, 드디어 만원 권 속에서도 세종대왕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그 후 1979년, 1983년, 1994년, 2000년을 거쳐 2007년에 발행되기 시작한 지금의 만원 권까지 세종대왕은 만원 권 지폐에서 쭉 그 위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세종대왕은 지폐 외에 주화 속에도 그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바로 ‘대한민국 반만년 역사’ 기념주화인데요. 우리나라 최초의 기념주화이자 1970년의 대한민국 반만년 역사를 기념하는 것으로 우리 역사와 국위를 외국에 홍보할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중 세종대왕은 50원~25,000원화 중 25,000원에 새겨지게 되었습니다.
또 2006년에는 한글날 국경일 제정을 기념하여 20,000원화 기념주화도 발행되었습니다. 한글날이 국경일로 제정된 것을 계기로 한글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고 온 국 민과 함께 경축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총 5만 1천장이 발행되었습니다.
특이점은 우리나라 기념주화 사상 최초로 정중앙에 사각형의 구멍이 뚫린 원형(엽전 형태)의 소전을 사용하였고 테두리에도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자모 28자를 각인했다는 것입니다.
4.세종대왕의 모자에 숨겨진 비밀
지폐 속 세종대왕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면 세종대왕의 모자가 화려하지 않고 비교적 간단한 모양의 모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도 자주 나오는 조선 왕들의 화려한 모자가 아닌 왜 검은색의 단정한 모자의 세종대왕 모습을 지폐에 새긴 것일까요? 이는 세종대왕이 조선시대에 한글을 창제하고 정치·경제·문화면에 훌륭한 치적을 쌓아, 수준 높은 민족문화의 창달과 조선 왕조의 기틀을 튼튼히 세운 조선왕조 500여년 중 제일 가는 성군이기 때문입니다. 왕의 화려한 생활상을 보여주고 격식을 중시한 예복에 걸 맞는 화려한 모자가 아닌 일상 생활 속에서 착용하는 ´검은색´ 모자(익선관)를 착용한 모습의 초상을 화폐도안으로 삼아 세종대왕의 청렴한 성품과 변함없는 숭고한 정신을 국민들에게 전해주기 위해서인 것입니다.
익선관 출처: http://www.전통한복.kr
5. 지폐 초상화의 숨은 비화
-오른쪽으로 치우친 초상화
지폐 속 초상화들은 왜 다 오른쪽에 있는 것일까요? 원래 1956년에 만들어진 5백 환짜리 지폐에는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초상이 중앙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대통령이 "내 얼굴을 어떻게 마음대로 접을 수 있느냐"며 화를 냈고, 그 뒤부터는 우리나라 지폐의 초상화는 모두 중앙이 아닌 한쪽으로 치우쳐서 새겨지게 되었답니다.
-불국사가 새겨진 만원 권 지폐?
또 본래 우리나라 만원 권 지폐에는 세종대왕이 아닌 불국사와 석굴암을 새기기로 하고 대통령도 이를 찬성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다른 종교단체에서 '불교 색체가 너무 강하다'고 반대하여 결국은 세종대왕으로 바꾸게 되었고 오늘날까지 세종대왕이 그려진 지폐를 쓰게 된 것입니다.
동일한 액면이라도 도안이 바뀌거나 위조방지장치의 보강 등으로 이전의 화폐와 차이가 날 경우 발권당국에서는 화폐의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등을 위해 신·구 화폐를 구분하는 화폐시리즈 명칭을 부여하게 됩니다.
캐나다의 경우 “1986년 시리즈 (1986 Series)”, 또는 별칭으로 모든 지폐 뒷면에 새가 들어갔다 하여 “Birds 시리즈"라고 부르고 2001년부터 발행되기 시작한 새 화폐시리즈는 도안의 컨셉인 ´캐나다의 역사 회고와 세계 평화의 지향´의 의미를 살려 "캐나다의 여정(Canadian Journey)"이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동일액면 화폐의 분류명칭으로 발행된 순서에 따라 ´原´, ´新´, ´改´, ´改甲´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였지만 이러한 분류명칭으로는 4개 이상의 화폐시리즈(´改甲´ 이후 시리즈)가 나올 경우 적절한 명칭을 부여하기가 어려운 면이 있어 1993년부터 "원"단위로 발행된 화폐(1962년 제 3차 통화조치 이후의 화폐)를 발행순서에 따라 ´가´, ´나´, ´다´, ´라´....순으로 부르기로 하였습니다. 따라서 현재 쓰이고 있는 만원권은 6번째로 ‘바’ 만원권 입니다.
화폐에 숨겨진 한글과 세종대왕의 비밀들.
단지 위조지폐 방지 역할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더욱 더 화폐를 소중히 다뤄야 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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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인자 보이요...만원 짜리가 참 많이도 바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