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기세 꺾이나’
정부가 고분양가에 대한 칼을 빼 든 가운데 일부 건설업체가 아파트 분양가를 낮춰 공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 특히 판교 후광지역으로 평당 1200만∼1400만원을 호가하는 용인과 의왕 등에 평당 1000만원 이하의 아파트가 선보일 것으로 보여 앞으로 인근지역 분양가 책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서울지역은 비싼 땅값 때문에 분양가가 다소 높게 책정할 움직임이 있지만 분양가 인하를 위한 정부의 의지가 워낙 건설업체들이 분양가 책정에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기 남부 평당 1000만원 미만 대세
대한주택공사는 연내 공급하는 경기도 의왕청계 612가구와 용인구성지구 6블록 367가구와 7블록 398가구(30,34평형) 분양가를 평당 1000만원 이하에서 책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공은 판교와 쌍벽을 이뤘던 성남도촌을 분양하면서 분당 시세의 절반 수준인 평당 분양가를 930만∼950만원대로 책정한데 이어 이번에도 1000만원선을 밑도는 분양가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공 관계자는 “의왕청계와 용인구성보다 입지여건이 좋은 성남도촌 분양가도 1000만원 미만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주변 시세보다 훨씬 싸게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왕청계지구는 분양권 전매 제한이 없고 분양가도 900만원대로 결정될 예정이어서 치열한 청약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공측은 “개발면적이 10만2000여평 소규모여서 모든 물량이 의왕시에 1년 이상 거주한 청약저축 1순위자에게 우선 배정돼 서울지역 청약자에게는 기회가 없을 ”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이 준비중인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입북동 ‘GS자이’ 921가구(일반분양 717가구)도 평당 분양가를 1000만원 미만으로 책정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12월 중순께 모델하우스를 열 계획인데, 현재로서는 주변시세보다 다소 싸게 900만원대에서 분양할 방침으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입북동에서는 30∼35평형 아파트가 3억5000만원선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다.
경기도 용인 흥덕지구에 들어서는 경남아너스빌 913가구(43,58평형)는 평당 분양가가 908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판교 중대형아파트 분양가의 절반에 그치며, 주변 용인공세지구 분양가(1200만∼1400만원)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당초 연내 분양을 할 계획이었지만 인허가 등이 마무리되지 않아 내년으로 미뤄질 것 같다”면서 “내년에 분양되면 저렴한 가격으로 청약자들이 대거 몰려 1순위에도 모두 마감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지역은 분양가 책정 고심 거듭
수도권과는 달리 서울지역에 분양을 준비하는 건설업체들은 분양가 책정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땅값 등을 고려할때 적정이윤이 붙여야 하지만 고분양가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워낙 악화돼 있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연내 서울 도심에 주상복합 분양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분양가를 얼마로 책정해야 할지를 놓고 고심을 거둡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들 주상복합아파트는 분양가를 평당 1800만∼2000만원대까지 생각하고 있지만 선뜻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지역에 분양을 앞둔 분양업체들은 수익 감소를 최소화하면서도 고가분양 논란을 피하기 위해 갖가지 묘안을 짜내고 있지만 여의치 않아 내년으로 분양을 미룰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재 연내 서울지역에 분양되는 아파트는 중구 일대에 삼성건설 SK건설 쌍용건설의 주상복합 건물 3곳과 성북구 종암동 삼성래미안 307가구, 석관동 삼성래미안 136가구, 동대문구 이문동 금호어울림 100가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