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일감
/ 이 영 재
구순 넘은 이모 손잡고
머리 희끗한 조카 신신당부하는 말이,
“이제 세 가지만 신경 쓰세요!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일,
그 외에 다른 일은 생각도 마세요!
여러 사람 힘들어져요“
그렇게 간절히 당부했건만
지난여름, 마당에 벌여놓은
참깨 단 추스르시다
엉치뼈 주저앉아 그예 병원에 입원
자식들 수발 받고 누워 계신다
무릎 수술하시고
딸네 와서 몸조리하시는 팔순 엄마
사위만 외출하고 나면
뒤뚱뒤뚱, 상기된 얼굴로 물어오신다
“얘, 내가 설거지 하면 안될까?”
일 밖에 모르고 사신 노인들
손에 익은 것도 일밖에 없어
삭아진 몸, 자식들 만류에도
일감만 보면 눈이 반짝인다
말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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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일감
이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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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3
09.01.20 00:04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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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삭아진 몸을 하고도 오로지 자식들 밖에 모르시는 노인들 ,우리도 늙으면 담지 말아야 하면서도 따라 하겠지요.몇 일 남지 않은 구정에는 친지 어르신께 인사라도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행복 하세요.^*^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건필하시고 행복 만땅 하시기를 빕니다....(^!^)
허리아파, 다리아파 하시면서도 자식들 주실 선물 만들어내시느라 몸은 고달파도 마음은 즐거워 하시는 우리 어머님 생각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