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2일 새해 첫 일요일~복지산악회 신년 첫 산행 가는 날이다.
겨울산행이니만큼 준비물이 많다. 꼼꼼히 장비를 챙긴 배낭의 무게를 느끼며 현관문을 나서니
겨울새벽의 매서운 바람이 얼굴을 스쳐 “옷을 더 챙겨 입어야 하나?” 잠시 고민을 하게 한다.
하지만 새해 첫 산행부터 불우한 이웃을 돕는 복지 산악회 산행에 참여하는 나의 마음은
벌써 훈훈함으로 가득해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회원들의 산행참가비를 절약해서 천안시내 독거노인, 시설아동,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에게
소리 소문 없이 후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감동하여 인연을 맺은 지 벌써 10여년~
지금까지 틈나는 대로 산행에 참여하고 있다. 산행 참여가 바로 봉사활동이 되기 때문이다.
건강도 다지고 회원님들과 친목도 다지며 봉사활동까지?~이것이 바로 일석삼조!
오늘 산행지는 전북 진안군의 운장산이다. 천안에서 두어 시간 남짓 거리에 위치해있다.
겨울산행의 진수는 역시 눈꽃산행이 아닐까?하는 기대속에
7시30분 마지막 코스인 터미널앞에서 버스가 출발했다..
평소 버스 2대 인원이 참여하는데 오늘은 신년 연휴라서 그런지 거의 10년 넘게 꾸준히
참석하시는 고정회원님들 45명만 참석하셨다.
출발과 함께 산악회의 간단한 소개가 진행된다.
지난 연말 241차 산행 후 대형뷔페에서 송년행사와 함께 회장단 이,취임식이 있었음을
전하며, 그동안 복지산악회의 살림을 도맡아왔던 여장부 양승애 신임회장님의 인사와
개편된 임원진 소개에 이어 회장님 취임 턱?으로 떡과 어느 회원님이 찬조하신 음료를 안긴다.
휴게소에 잠시 내려서니 쌩~한 냉기가 몸을 움츠리게 하며 종종걸음을 치게 한다.
따끈한 차 한 잔의 여유를 채 즐기기도 전에 도착한 운장산 피암목재 주차장엔
지난주 서해안에 집중적으로 내린 폭설로 온통 눈밭이다.
어제까지 한파로 걱정했는데 다행히 오늘은 바람 한 점 없는 청명한 날씨다.
신년 첫 산행 출발이 이렇게 좋으니 올 한해도 역시 복 받은 산행이 계속될 듯하다.
하차한 회원님들의 산행 장비를 보니 오늘 눈 산행에 안전은 크게 걱정 안 해도 될듯하다.
새해 건강과 안전을 다지는 단체사진 촬영 후 오전 10시 산행 시작이다.
오늘은 계절에 맞게 산행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 5시간 안팍의 코스로
피암목재-활목재-서봉-정상-동봉-내처사동까지로 수월한 구간이 선택되었다.
운장산은 해발 1126m이며 남한의 대표적 고원지대인 진안고원에 위치하며 정상부는
상봉, 동봉, 서봉의 3개의 봉우리가 거의 비슷한 높이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조 중종 때의 서출 성리학자 송익필(1534 - 1599)이 오성대에서 은거하였음이
전해지면서 원래의 산 이름은 주출산 이었는데 송익필의 자를 따서 운장산으로 불리게 되었다.
산행 출발점인 피암목재엔 임도가 있으나 우리회원들은 편한 길을 마다하고
눈 쌓인 계단 길을 택해 급한 오르막으로 향했다.
역시 산꾼들이라 평범한 걸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다..
아직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등산로는 앞사람의 발자국만 조심조심 따라 가야지 까딱 길을
벗어나면 무릎까지 눈 속에 빠지고 다져지지 않은 눈길은 자꾸만 발목을 뒤에서 잡아당기는 듯
걸음이 더디다.
허리한번 못 펴고 숨 가쁘게 1시간여를 오르니 활목재 능선에 다다른다.
허리를 잠시 펴고 멀리 맞은편의 운장대 쪽을 바라보니 “아~!!!” 차마 뭐라 말이 나오질 않는다.
코발트빛 파란 하늘아래 햇살을 받은 정상부 능선의 상고대!
그 찬란한 유혹을 어찌 표현할 수 있을까?
행여 따사로운 햇살이 저 아름다움을 훔쳐 가기 전에 풍경의 일부가 되고 싶은 마음은 발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암릉의 오르막길 미끄러지고~네발로 기다시피 하면서,
하얀 입김으로 보아 숨이 턱까지 차오름을 알 수 있지만,
“호호 하하” 즐거운 비명은 유리알 같이 청명한 겨울산하에 울러 퍼져나갔다.
어느덧 우리는 아름다운 상고대 중심에 들어서서 자연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겨울산행임에도 불구하고 바람 한 점 없는 온화한 날씨 탓에 온몸은 땀에 젖어 겹겹이 껴입은
옷들은 한 겹씩 얇아져 이젠 T셔츠 한 장 차림이 되었으나 전혀 한기를 느끼지 못하겠다.
산행 시작한지 2시간여~선두팀은 서봉 근처 넓은 장소를 물색하여 점심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겨울 눈 산행에서만 가능한 취사~남자 회원님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흰떡과 어묵이 추가된 라면과 오곡밥, 과메기까지 진수성찬이 펼쳐진다.
여성회원님들은 젓가락만 들고 순회하면 식사해결!ㅎㅎㅎ
허기진 배를 채우고 따끈한 커피 한잔까지 곁들이고 다시 짐을 챙겨 눈앞에 한발 다가선
정상을 향해 출발했는데 가파른 절벽으로 다시 내려간다.
산행 중 정상을 앞두고 내려간다는 건 오르막이 많아짐을 예고하므로 긴장이 되지만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설경이 절정을 이루는 지점에선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아이들처럼
카메라 앞에 자동으로 포즈를 취하게 된다.
“남는 건 사진뿐이여~!”
아직 지지 않은 나뭇잎엔 흡사 솜뭉치를 얹어 놓은 듯하고, 눈의 무게에 눌려 바짝 엎드린 산죽은
능선 길을 앙큼하게 숨겨놓고 있어 스틱으로 젖히면서 나아가야 했다.
드디어 오른 운장산 정상 운장대 1126m! 인증샷! 하고 사방을 둘러보니
훤히 들여다보이는 속살을 흰 눈으로 살짝 가린 운장산 골짜기들이 발아래 엎드려 있다.
정상에 오른 성취감과 설경의 아름다움에 취한 채 하산로인 내처사동 이정표를 따라 내려가는
동쪽길에서 삼장봉을 만난다. 헉! 정상인 운장대 보다 삼장봉이 더 높다.1133m!
이제 본격적인 하산이 시작된다.
가파른 경사에 음지라서 눈이 허벅지까지 쌓인 하산 길은 눈 돌릴 틈도 없이 발걸음은 제멋대로
바쁘다. 도대체 발걸음을 통제할 수가 없는 것이다.
운장산 땅 사놓고 오신님이 어찌 한두분이랴?ㅋㅋ
미끄러지면 그냥 그대로 쭈루룩~거리를 단축하며 하산지점인 내처사동 주차장에 도착하니
하산 약속시간인 오후 2시~
뒤돌아보니 내가 어느 사이 저곳을 넘어왔던가? 나 자신에게 잘했다고 칭찬해본다.
뿌듯하고 부상자나 크게 뒤쳐진 회원 없이 무사하게 산행을 마쳤음에 감사함이 충만한 하루다.
미리 하산한 운영진들께선 떡국을 끓여 신년 산행의 의미를 더한 뒷풀이로 회원님들에게
따뜻함을 선사해주시니 행복을 가득 채우고 돌아오는 버스에서는 조용한 휴식모드~!
셋째주는 243차 산행으로 강원도 평창군 발왕산 (1458m)의 눈꽃 산행을 기대해본다.
(산행소개)
- 복지 산악회 242차 산행 전북 진안 운장산(1126m) -
* 산행 코스 : 피암목재-활목재-서봉-정상-동봉-내처사동 (약 4시간 30분~5시간 소요)
* 산행 일시 : 2011년 1월 2일 일요일
* 산행 인원 : 45명
- 복지 산악회 소개-
천안 복지 산악회는 2000년 4월 셋째 주 첫 산행으로 산악회 결성 되었으며
2004년11월 다음 사이트에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여 913명의 회원이 활동중으로
특이하게도 불우한 이웃을 돕는 봉사 활동 산악회로 소개할 수 있다.
첫째주 일요일과 셋째주 일요일 매월 2회 정기 산행을 실시하는 복지산악회가 그동안 불우한
이웃에게 보내준 후원금 액수가 무려 3.500만원에 이른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다.
산악회 초창기에는 독거노인과 소년 소녀가장에게 매월 30만원씩 지원하였으며, 원성천 범람시
수재의연금과 직산 영야원에 쌀 10가마니를 지원하기도 했다.
그 후 매월 천안여상 학생급식비로 30만원씩, 천안 3개 고교에 장학금 30만원씩 지원했으며
2007년과 2008년에는 삼일 육아원생 40여명을 대전 동물원 2회 관람 및 식사 대접,
어린이날 정선 레일 바이크, 여름철 동강 래프팅에 동반 참여하는 봉사활동을 했다.
또한 광덕산 해돋이 등산객을 위한 커피 무료 봉사활동을 10년째 복지산악회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4월 200차 기념 산행으로 90명의 회원이 제주 한라산을 완주했으며
현재 천일고등학교에 장학금을 후원중이다.
2010년 12월까지 후원한 금액은 무려 3천5백만 원에 이르며,
이러한 내용은 영수증 증빙방식으로 매년 자체 회계 감사를 통해 철저한 검증과 함께 진행 중이다.
이는 2만원의 산행참가비 절감 부분도 있지만 봉사라는 큰 취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회장이하
모든 회원이 동등한 회비를 납부하며 회원님들의 특별 찬조가 더해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음주가무 없이 산행위주로 진행되는 복지산악회는 강도 높은 산행을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여러명의 산행 대장님들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산우님들의 안내를 맡기 때문에 처음 산을
접하는 분들도 편안한 마음으로 산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배려하기 때문에 부담없이 참여할수 있다.
참여 자체가 봉사활동이 되는 복지산악회는 카페에서 선착순 접수하며 일일 정보지에도 안내를 하고 있다.
회원님들의 편의를 위해 버스는 아산에서 출발하여 이마트-광혜당-성정동 기업은행- 뚜쥬루-터미널 농협앞
순으로 승차한다.더 많은 회원님들이 멋진 산행과 나눔의 기쁨을 누리시기 바라며 운영진의 노고에 큰 박수와 함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해본다.
(복지 산악회 제 5대 회장 양승애 010-9930-3779)
- 글 이정숙(블루)회원 -
-사진 김용석 안전대장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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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정숙부회장님 수고 너무 많이 하셨어요,,,, 정리가 너무 잘된것 같습니다,,,, 타산악회와 견주워도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수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