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9일 경내 대웅전 기단서 입재식
만19~30세 9명, 5박6일간 행자생활
새벽4시부터 밤9시까지 예불·수행 등
“몸의 자유 아닌 진정한 자유 깨닫길”
9명의 청년들이 평생 간직할 특별한 여정을 시작했다.
6일간의 출가 여정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무언가를 갖기 이전의 시간들을 경험한다면
이들 삶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시민불자, 외국인 관광객들이 뿌리는 꽃비 사이로 등장한 9명의 청년들.
이들은 4월29일부터 5월4일까지 6일간 조계사에서 행자생활을 체험한다.
한국불교총본산 조계사(주지 담화스님)가 불기2568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4월29일 경내 대웅전 기단 앞에서 ‘봉축 조계사 청년·대학생 발심출가’ 입재식을 봉행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미래세대 전법과 포교 활성화를 위해 조계사가 새롭게 기획한 행사다.
또한 경쟁에 지치고 불확실한 미래에 흔들리는 청년들이 복잡한 일상을 떠나
수행과 예불, 명상 등을 배우며 평안한 마음을 만날 기회이기도 하다.
4월29일부터 5월4일까지 진행되는 1차 발심출가 프로그램에는
만 19세에서 30세에 해당하는 남행자 4명, 여행자 5명 등 총 9명의 행자가 선발됐다.
이들은 6일간 모든 스님들이 겪는 행자생활을 체험하게 된다.
예불과 초발심자경문 교육, 선명상 및 108배 수행 등
새벽 4시부터 밤 9시까지 쉴틈없는 하루일과를 보낸다.
9명의 청년들은 부처님전에 삼배를, 부모님을 향해 삼배를 한 뒤 좌복 위에 앉았다.
때마침 조계사를 찾은 시민불자, 외국인 관광객들이 뿌리는
꽃비 사이로 등장한 9명의 청년들은 부처님전에 삼배를,
부모님을 향해 삼배를 한 뒤 좌복 위에 앉았다.
부모를 대표해 김향란 씨는 “어릴적 처음으로 걸음마를 떼고
엄마 아빠를 말하던 날의 뭉클한 기쁨 만큼이나 가슴 벅차게 자랑스럽다”라며
“출가기간 동안 새로 태어난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스님들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를 가슴에 담았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조계사 주지 담화 원명스님이 ‘초발심’을 낸 청년들을 환영하며 출가를 허락했다.
죽비를 울리고 있는 원명스님.
조계사 주지 담화 원명스님은 ‘초발심’을 낸 청년들을 환영하며 출가를 허락했다.
원명스님은 “여러분 중에는 불교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절도 스님도 합장도 낯선 사람이 있겠지만,
불교에는 처음 발심할 때의 그 마음이 곧 깨달음이라는 말이 있다”라며
“불교를 배우고 수행 생활을 경험하겠다고 결심한 여러분은
이미 부처님 제자가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청나라 순치황제가 스님이 된 후 지은 출가시를 읊으며
“시는 천하의 주인인 황제로 사는 것보다도
출가자로 살아가는 것이 더 어렵고 가치 있다는 의미로,
지금 여러분은 그만큼 가치 있는 길을 걷는 시작점에 들어섰다”라며
“기존 생활방식을 버리고 자기 안에 잠들어 있던 인내를 다시 끄집어낸다는 각오로
묵묵히 수행하고 정진하다 보면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반드시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9명 행자들의 은사는 조계사 부주지 탄보스님, 템플스테이국장 선해스님,
신도부국장 지담스님이 맡았다.
은사 스님들은 “여러분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결단에 축하와 격려의 말 전한다”라며
“6일간 마음을 닦으며 서로에게 좋은 도반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행자들은 개인 물품을 봉안하고 목탁과 108배 염주 등이 들어있는 수행물품을 전달받았다.
행자복을 갖춰입은 청년들 모습.
행자들은 스마트폰, 체크무늬 셔츠, 검은색 점퍼를 상자에 넣었다.
대신 목탁과 108배 염주, 원력문이 들어있는 수행물품을 전달받았다.
행자복을 정갈하게 갖춰입은 행자들은 은사스님에게 삼배한 뒤
대승원력 10계에 맞춰 절을 올렸다.
끝으로 출가자를 대표해 도광 행자(박찬용 씨)가 찬서를 낭독했다.
9명의 행자들은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진정한 나를 찾고
행복해지는 길을 배우기 위해 모였다”라며
“출가 경험을 통해서 길러낸 자비와 지혜의 힘을 바탕으로 매 순간 충실히 살아가고,
온 마음을 다해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스님 말에 귀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행자생활의 첫걸음을 뗀 이들은 내일 오전8시 조계사 대웅전에서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108배 정진에 함께할 예정이다.
2차 발심출가 프로그램은 5월5일부터 5월10일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