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아무개 씨는 전태일의 친구입니다. 삼동회 회원으로 전태일이 분신항거하는 현장에 있었습니다. 검게 탄 친구 태일이가 병원으로 실려 가자 “친구의 뒤를 우리가 잇자!” 외치며 남은 동지들을 모아 혈서를 쓰며 ‘근로기준법 화형식’ 집회를 이어갔던 친구입니다. 그 뒤 태일이 어머니 이 소선을 친어머니처럼 살뜰히 모시고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라는 친구의 마지막 부탁을 지키며 평생을 살아왔습니다. 제가 6년 전 전태일재단을 맡아 일을 시작하며 가장 먼저 한 일은 이런 전태일 친구들과 친구가 되는 일이었습니다. 기꺼이 받아주어 저도 태일이의 친구가 됐습니다. 그 뒤 어느 날 이 친구는 이런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10년 동안 적금으로 모은 1억 원을 들고 왔습니다. 태일이와 당시 친구들이 그렇게 원했던 배움에 대한 한을 풀기 위해 지금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써 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돈 생각하지 말고 형편대로 지급하라 하고는 그 돈 바닥나면 누가 또 보탤 것이라며 특유의 그 환한 웃음을 웃는 것이었습니다. 5년이 지나 그 기금도 거의 끝나가고 이소선 어머니 10주기가 다가오고 있는 때 갑자기 이 친구로부터 급히 보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달려갔더니 요즘 건강도 안 좋고 괜히 무슨 일 생기면 어쩔까 걱정도 되서 남은 재산 정리를 해 장학재단을 만들어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건물을 담보해서 대출을 받아 장학재단 설립 최소 요건인 5억 원을 마련하고 재산이 정리되면 그때 또 기부하겠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태일이와 친구들이 함께 꾸던 꿈을 조금이라도 이룬다 생각하니 괜히 기분이 좋다.”며 껄껄 웃는 이 친구 얼굴에 전태일과 이소선 어머니의 얼굴이 겹쳐 보였습니다. 드디어 재단법인 ‘전태일 . 이소선 장학재단’이 설립됐습니다. 오늘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법인설립허가증을 교부 받았습니다. 9월 3일 이소선 어머니 10주기에 묘소에서 추모제를 드리며 태일이와 이소선어머니께 친구들이 바칠 예정입니다.
첫댓글 청계노조에 최종인 지부장 이지요 ^^
아름다운친구 전태일친구 바보회
소모임부터 같이한 전태일동지의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