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를 찾아서] 푸르게 닿는
숲하루 시인
그물 같은 잎줄기가 닿소리 같다
잎 다섯 달걀꼴은 홀소리이겠지
말마다 힘줄 다 드러낸 나뭇잎
닿다가 홀로 모여서 숭숭 난 구멍
바람이 들어오면 옹크리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풋풋한 닿소리
촘촘하게 쌓이는 ㅂ ㄷ ㄱ……
한 칸 한 칸 별빛으로 얼기설기 짜며
저 단단한 심줄 같은 글 바탕 될 결
풀빛은 잎줄기 놀이
노래로 가는 첫 줄
◇숲하루=의성 출생. 대구시인협회원. 시집『꽃의 실험』,자연에세이집『풀꽃나무하고 놀던 나날』.아르코문학창작발간지원, 아르코문학나눔선정, 텃밭시학상수상.
<해설> 발상이 신선하다. 울림 또한 크다. 나뭇잎 하나를 두고 닿소리와 홀소리를 떠올리는 시인의 상상력은 “말마다 힘줄 다 드러낸 나뭇잎”을 발견한다. “닿다가 홀로 모여서 숭숭 난 구멍/바람이 들어오면 옹크리고/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풋풋한 닿소리”를 통해 사람의 한 생애 또한 다르지 않음을 이야기하는 시인은 저 단단한 심줄로 한 칸 한 칸 별빛으로 얼기설기 시를 짜는, 마치 늙은 시인을 비유하고 있는 듯하다는 생각이 얼핏 든다. 나 또한 바스러지기 직전의 나뭇잎과 다르지 않으니, 한적한 길가에 뒹구는 숭숭 구멍 난 나뭇잎인 나는, 바람 불면 바람 소리를 받아적고 비 오면 빗소리를 옮겨적다가 다시 나무의 뿌리로 들어갈 날을 기다리는 중일 터. -박윤배(시인)-
첫댓글 짝짝...김샘! 열심히 합니다. 좋습니다.
참 보기 좋게 사시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놓치지 않는 시적 느낌들. 우리의 시인
열정 넘치는 숲하루 시인님
대단합니다.
축하해요.^^
숲하루 시인.
멋집니다.
발상이 참 독특하네요~^^
넘치는 열정으로 종횡무진~시적 감각이 좋아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