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 강동과 서초지부 극단 코러스와 프로젝트그룹 연희공방의 이근삼 작 이지수 각색 연출의 30일의 악몽
공연명 30일의 악몽
공연단체 극단 코러스 & 프로젝트그룹 연희공방
작가 이근삼
각색 연출 이지수
공연일시 2020년 7월 22일
공연장소 한양레퍼토리씨어터
관람일시 7월 22일 오후 7시 30분
한양레퍼토리씨어터에서 2020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 강동과 서초지부의 극단 코러스와 프로젝트그룹 연희공방의 이근삼 작, 이지수 각색 연출의 <30일의 악몽>을 관람했다.
극작가 이근삼(1929~2003) 선생은 평안남도 평양시에서 3남매 중 막내로 출생했다. 평양 종로소학교를 마치고 평양사범학교 심상과에 진학했다. 신의주 학생사건으로 촉발된 반공운동에 참여했다가 1946년 5학년 때 퇴학을 당하고, 탄압을 피해 단신으로 월남했다. 1947년 동국대학교의 전신인 혜화전문학교 문과에 편입하여 1952년 영문과를 졸업했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통역장교로 근무하다가, 1952년 육사 외국어과 교관이 되어 영어를 가르쳤다. 1955년 그의 나이 26세 때 동국대학교 영문과 교수가 되었다. 다음 해에 장학금을 받아 미국으로 유학을 간 그는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연극학과 대학원에 입학하여 토마스 패터슨(Thomas Patterson) 교수 지도하에 연극이론과 희곡창작을 공부했다. 귀국 직후인 1960년 『사상계』에 단막극 「원고지」를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1960), 재판극 「데모스테스의 재판」(1964) 등의 새로운 양식을 실험했다.
그의 희극세계는 크게 4가지 경향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권력 혹은 정치 풍자로 대표작은 「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 「제18공화국」(1965), 「30일간의 야유회」(1974), 「아벨만의 재판」(1975) 등이다. 두 번째는 속물적 현대인 풍자로 「거룩한 직업」(1961), 「국물 있사옵니다」(1966), 「향교의 손님」(1988) 등이 대표작이다. 세 번째는 인생과 연극의 동일성을 그리는 경향으로 「유랑극단」(1971)이 대표작이다. 네 번째는 노년연극으로 「내일, 그리고 또 내일」(1985), 「막차 탄 동기동창」(1991), 「어떤 노배우의 마지막 연기」(1998) 등이 대표작이다.
이지수는 서울남강고등학교, 중앙대 연극학과, 중앙대 일반대학원 연극학과 석사 출신으로 현재 극단 M Factory 대표다. 현재 중앙대 연극학과, 호원대 공연미디어학부, 중앙대 예술대학원 공연영상학과 교수다. <비정규 식량분배자> <주그리 우스리> <디스라이프> <잠수괴물> <진홍빛 소녀> <혈우>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한 기대되는 연출가다.
<30일의 악몽>의 원제는 <30일간의 야유회>다. 1974년 극단 가교에서 허 규 연출로 공연되고, 1979년 최하원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제작된 작품이다. 그 후 각 극단과 대학극회에서 여러 차례 공연된 작품이다.
<30일간의 야유회>는 사회저명인사들이 모범 죄수들을 위해 베푼 야유회를 그린 이야기다. 야유회를 떠날 때의 처음 계획과 달리 일행은 폭풍우를 만나 한 무인도에 30일간 갇혀 살게 된다. 작가는 무인도라는 극한상황을 통해 인간사회가 얼마나 위선에 차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죄수들과 함께 행락도라는 섬으로 야유회를 가기로 한다. 하지만 섬으로 가던 중 배는 풍랑을 만나게 되고 죄수들과 일행은 이름 없는 섬에 표류하게 된다. 입을 것, 먹을 것으로 고생해 본적 없는 ‘사회의 지도층’들은 땔감을 구하고 밥 짓는 일 어떤 일에도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이에 불만을 느낀 죄수들은 ‘주석’을 뽑고 나머지 일행들은 각각 급식반, 연료반, 감시반으로 나뉘어 무인도에서의 야유회를 시작한다. 그러던 중 여성운동회 회장인 고 여사의 며느리 인 음악가 신옥과 죄수 5번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고 30일 째 되는 날 둘은 조촐한 결혼식을 치룬다. 하지만 구조선이 무인도로 오고 둘의 ‘만화 같은’ 결혼은 없던 일이 돼버리고 무인도에서의 30일간 죄수들에게 굽실거리던 ‘사회의 지도층’의 태도는 180도 달라진다. 이에 죄수 99번은 “저 사람들 말이 악몽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가잔다.”라는 말을 남기며 연극은 끝난다.
각색 작품인 <30일간의 악몽>에서는 1974년대가 아닌 2020년대로 시대를 옮기고, 새 문명기기 특히 휴대전화를 사용해 극적 계기를 마련한다. 내용은 아파트 재개발 추진을 위해 입주자 대표, 부녀회장, 관리소장과 직원, 구의원 후보와 유튜브 방송인 등 한마음 아파트 입주민과 관계자 들이 친선과 단합을 위해 제부도로 여행을 떠난다. 유람선을 타고 항해하던 중 폭우를 만나 선박이 무인도에 좌초한다. 무인도 생활이 시작되면서 음식물은 바닥이 나고 생존과 관련된 악몽 같은 생활이 펼쳐진다. 그러나 무인도 생활에 적응하면서 서로의 갈등요소를 희석시키고 한마음으로 단합하는 의지를 보인다. 미혼남과 여 그리고 이혼녀와 남, 그리고 노인 남과 노인 여인가 서로 가까이 다가가 마음을 살포시 열어놓는다. 육지와 거리가 멀어 휴대전화 전화가 불통되기에 방전을 막기 위해 각기 소유한 휴대전화기를 한 곳에 모아둔다. 맡은 일을 분담시켜 동아리를 만들고, 쓰레기도 분리해 모아놓는다. 그런데 어느날 분리시켜놓은 쓰레기를 누가 엉망진창으로 헤쳐놓는다. 범인을 잡기위해 야근을 하면서 쓰레기 장을 지킨다. 드이어 범인이 나타나고 사람이 아니라 산돼지인 것으로 밝혀지니, 모두 힘을 합쳐 산돼지를 잡아 구이를 해 먹으며 즐거워 한다. 남녀의 애정과 남성들은 남성들대로 여성들은 여성들대로의 우정도 깊어가면서 친자연적 생활에 익숙해진다. 무인도 생활 30일이 되던 날 휴대전화의 벨이 울린다. 전화기 주인이 전화를 받자 친구로부터의 전화다. 모두 전화기 임자에게 무인도에 표류한 사실을 알리라고 한다. 그러자 전화기 주인은 뭍에 나가서 사느니 이 섬에서 사는게 낙원이라는 생각인지, 휴대전화를 힘껏 바다로 던져버리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무대는 재개발지역 주민 단합을 위한 MT라는 글씨를 쓴 현수막을 가로로 배치해 매달아놓고, 네 귀퉁이에 커다란 나무 조형물을 배치하고 바위덩어리 형태의 조형물과 기둥을 무대에 배치해 출연진이 앉을 수 있도록 했다. 상 하수 쪽에 등퇴장로가 있고, 계단으로 된 객석의 세 개의 통로도 출연진의 동선으로 활용한다.
유태균이 경비 아저씨, 강선숙이 할머니, 신기섭이 아저씨, 정소영이 관리소 직원, 김형균이 청년, 김 율이 관리소장, 안수현이 부녀회장, 신소현이 팬디, 이주호가 구의원, 엄준식이 입주자 대표, 이관욱이 동대표로 출연해 열연과 호연 그리고 나름대로의 성격창출로 갈채를 받는다.
예술감독 윤주상, 드라마트루크 이성구, 기획 변은영 김민경, 제작감독 박영화, 양상디자인 최대용, 무대디자인 이승희, 조명디자인 고귀경, 음향디자인 김서영, 의상디자인 이정인, 분장 이선화, 음악 이동근, 조연출 김남표, 진행 이수아 신리의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하나가 되어, 2020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 강동과 서초지부의 극단 코러스와 프로젝트그룹 연희공방의 이근삼 작, 이지수 각색 연출의 <30일의 악몽>을 관객의 기억에 길이 남는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7월 22일 박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