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夫婦)”란 두 글자가 한자로 이렇듯 다르지만
우리는 같이 쓰고, 같이 발음한다.
“부부!”
이 같은 모양의 깊은 뜻을 지니고
다정히 선 두 글자는 또한 같은 운명의 굴레를 준다.
“부부!”
우리가 부부라 함은, 부부 되었음은
실로 엄청난 무서운 약속이다.
참으로 무겁고, 질기고, 오랜 약속이다.
어떤 이유로든 쉽게 해약할 수 없는 성질의 것임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 세상 천지간, 더구나 타향의 하늘아래
믿고 의지할 오로지 한 사람뿐인 상대방인 “부(夫 또는 婦)”를
더 믿을 수가 없고, 의지할 수가 없어서
그 엄청난 약속을 깨거나 또는 가슴 앓는 이들의 얘기를
간혹, 남의 일같이 않는 아픔으로 듣게 된다
결혼이란…..
어느 화창한 봄날아침
일구어야 할 밭이랑에 괭이와 호미를 들고 들어선,
한 조(組)가 된 남녀의 모습에 비할 수 있을 것이다.
남자는 당연히 괭이를 들것이다.
그것은 무겁고 운동량이 크며 굳은 흙을 파헤쳐내는
선구적이고 박력 있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여자는 당연히 반쪽 하트모양으로 외로 곱게 휘어진
흙덩이를 부수고, 땅을 고르고, 잡초를 뽑아내는
내조적인 호미를 들것이다.
성공적인 결혼, 행복한 부부의 그 일차적 요건은
우선, 이 괭이와 호미의 조화를 뜻하는 것이 아닐까?
세상에는 남성적인 여자도, 여성적인 남성도 많이 있다.
그래서 호미를 누가, 괭이를 누가 드느냐가
구태여 문제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호미 든 남자의 자격지심이나
괭이 든 여자의 자만심이 문제될 수 있을 따름이다.
괭이나 호미의 일은 그 어느 것이
더 힘들고 중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서서 하는 괭이의 일이 운동 폭이 넓고 무거워서
또 새 흙을 앞장서서 파내야 하기에 힘이 든다면,
쪼그리고 앉아서 앉은뱅이 걸음으로 잔돌을 고르고
잡초를 뽑고, 땅을 고르게 하는 일은
뒤에 도울 손이 없어 더욱 허술해선 안 된다.
부지런하고 성실한 괭이가
알뜰하고 차분한 호미를 요구하고
소박하고 다감한 호미가
겸허하고 관용 있는 괭이를 필요로 하는
우리는 상부상조의 한 숙명의 옷을 입고 있다 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자라면서 냄새 맡고 만져온 흙이 아닌,
낯 선 땅에서의 밭 일구기에
서로가 격려하며, 있는 지혜와 힘을 다한다 해도,
우리의 이상(理想)하는 선에 달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여건에 있다.
그런데…..
위안받고 싶은 괭이를 호미는 눈 흘기고
보호받고 싶은 호미를 괭이는 밀어 제킨다.
서로가 아프고, 춥고, 허기지는 안타까운 일이다.
동천의 해는 어느덧 중천 또는 서산에 와있고
머지않아 어두울 것이다.
그 어두움이 깔리도록 우리는 우리의 책임 된 운명의 밭을
부지런히 일구어 가야만 할 따름이다.
그리하여 영원한 휴식에 들기 전,
밤하늘의 달과 별을 후회 없이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는 매우 행복 되고, 아름다운 삶 속에 있었다고
자위해도 좋을 것이다.
1975년 9월 한국일보 미주판 "나성춘추"
첫댓글 국가의 기둥은 국민
국민은 가정과 사회의 구성
고맙습니다
좋은글 잘 보고감니다,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부부의비유를 괭이와 호미로 표현한글을 보니 잘 나타내주었내요 감사하게 잘 보고 갑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좋은글 잘보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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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내용의 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괭이와 호미 부부가 같이 하나식 들고 땅을 일구어 농작물을 기르며 부부로 살아가는 과정 그것이 인생이라오 감사합니다
크도 작지도 않는 텃밭에 여러가자 작물심어 아름다운 꽃 피우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괭이나 호미 하나로는 어렵습니다.
두 농기구가 합작이 되어야 작물을 심을수 있듯이 부부란 쌍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