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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제가 사정이 있어 빠졌지만 6월 정기산행을 마친 지 한참이 흐른 뒤에도 산행기도 올라오지 않고 적막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잔잔한 호수에 돌 던지는 심경으로 유럽 여행의 나머지 흔적을 털어냅니다. 산행이 아니라 올리기가 뭣했는데 평지에서 한 여행도 나름 의미있고 사진도 눈깅을 끌 만한 것이 있어 염치 불구하고 올립니다.(사진은 귀가해 올리겠습니다)
여행기라기 보다는 일지에 가까운 점은 너그러운 양해 바랍니다.
6월 5일
체크아웃한 뒤 인터라겐 거쳐 바젤로 이동
딸이 남은 스위스프랑으로 빵 사옴 3.5프랑=4090원
바젤~꼴마르 14.1유로x2=28.2유로에 딸은 할인 받아 10.6유로, 합계 38.8유로=4만 7260원
역에 짐 맡길 수 있는 자전거 가게가 있다고 들었는데 문 열지 않아 꼴마르 광장까지 짐을 끌고 걸어감
바젤 역은 출입국 창구 역할을 하는 역이라 문 열고 넘어가면 프랑스 영토
그래서 프랑 더 남은 걸로 딸에게 초콜릿이라도 사오라고 했다가 아내랑 입씨름 끝에 프랑스입경
꼴마르 점심을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해결
손님들의 표정이 제발 쟤네들 이리로 오지 않았으면 하는 게 역력해 보이는 가게 한 구석에 앉아 맛있게 점심을 먹음 31.5유로(고맙게도 착하게 생긴 웨이터들이 가방을 맡아줘 편하게 관광할 수 있었음)=3만 8370원
꼴마르의 리틀 베니스 운하는 너무 작아서 금세 돌아볼 수 있었음
짐을 태워야 해 버스로 돌아왔는데 가격은 영수증 없어 확인할 길이 없는데 1.7유로x3=5.1유로=6210원
꼴마르~스트라스부르 30유로=3만 6540원
스트라스부르 팍스호텔 숙박 71.1유로(2월 1일 카드로 결제해 9만 1836원)=세금 1.98유로 추가 결제 요구할 수도 있음
호텔 찾는데 아랍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었고 뒤쪽의 호텔과 연결해 증축 중이어서 뒤쪽의 호텔에 질이 좋지 않은 아랍인이 사는 듯해 걱정이 됐음
여튼 여장 풀어놓고 운하를 돌아봄
처음엔 꼴마르를 거쳐 온 터라 괜히 왔다 싶었는데 이곳은 운하도 더 크고 도심 곳곳을 헤집고 다니게 설계돼 있어 볼 만했음
구글맵으로 운하의 출발점-관광의 출발점을 찾았는데 아무래도 아니다 싶은 곳이어서 실망스러웠으나 돌아보면 볼수록 좋아지는 곳이었음
결국 한참 헤맨 끝에 대학 건물이 출발점임을 확인한 뒤 사진을 찍는데 마침 일몰이 시작하기 직전이라 옥상으로 달려감
그곳에서 바라본 쁘띠 프랑스 운하는 가히 동화가 현실 세계로 점프한 듯한 느낌을 주었음
그리고 해진 뒤 호텔로 서둘러 돌아와 저녁 먹고 씻고 잠자리에
이날 하루 22만 4306원
5월 6일
스트라스부르 대성당 첨탑 오르기
무려 1시간 기다려 걸인들 손 뿌리치며 5유로x2=10유로에 대학생 할인 2.5유로 받아 12.5유로 들여 올라갔으나 쇠창살에 가려 별 볼 일 없음을 깨닫고 엄청 실망
그러나 전날 들렀던 쁘띠 프랑스 운하에서 다시 셀카 찍으며 기분 전환
호텔 돌아와 잠시 휴식 취한 뒤 역으로 이동
스트라스부르~파리 동역 25유로x2=50유로
딸은 스트라스부르~릴(다음날 파리에서 만나기로 함)
기차간에서 웬 수다쟁이 프랑스 남자가 일본 여자 만나 딸이 일본과 한국에서 공부하느니 떠드는 통에 책도 집중 안되고 노트북 작업 중이던 이가 자리를 이동하는 등 난리
파리 지하철은 그야말로 복잡 미로
딸이 미리 끊어온 티켓 사용하려 했으나 되지 않아 한 동안 헤매다 많은 무임 승차객 따라 그냥 탑승
신기한 건 파리 지하철은 나갈 때 표 검사를 하지 않는 것
청소년들은 복잡하게 만들어놓은 장벽을 넘어 승차하는데 옆에서 어른들이 꾸짖는 게 아니라 응원(?)
5호선 타고 레퍼블리키 역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고 휘생메어 역에서 하차하니 바로 베를랭 호텔, 오후 2시 40분 도착
1시간 정도 쉰 뒤
물
1유로메트로 티켓
9호선으로 갈아타고 샹젤리제 거리 돌아본 뒤 바토무슈 타려 했으나 파도 높아 2층도 개방하지 않고 코스도 노트르담까지 가지 않고 박물관까지만 간다고 해서 다음으로 미뤄
지하철 역 안 가게에서 망고 2유로 사들고 와 먹었는데 아주 맛있었음(국내에서는 비싸서 도저히 이런 가격에 못 사먹는다고)
호텔 근처 타이음식점에서 저녁 돔얌쿵 11유로, 쇠고기 볶음밤 11유로에 팁 1유로 23유로 지불
물 등에 1.62유로
이날 하루 90.12유로=
5월 7일
딸이 릴에서 달려와 아침 일찍 호스텔에 짐 가져다놓고 오전 8시 30분쯤 도착
함께 메트로 타고 레퍼블리키 역에서 9호선 환승해 종점인 퐁 드 세브르역까지 달려가 171번 버스로 환승, 이렇게 하면 지하철 한 번 환승해 일인당 10유로씩 드는 대신, 30분 정도 더 걸리는 단점이 있음
돌아올 때 너무 피곤해 그냥 지하철 한 번 환승하는 걸 택할까 잠시 고민했으나 일인당 7000원 가까이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결국 같은 방법으로 숙소 귀환
오전 11시쯤 베르사이유 궁전에 입장(18유로x2=36유로, 딸은 EU학생증 있어 공짜)
오후 1시쯤 마치고 정원 들어가 돌아본 뒤 2시 못 돼 점심을 먹었음
딱딱한 바케트 빵에 햄과 상추만 들어간 샌드위치였는데 맛있게 먹음 26,4유로
왕비의 촌락, 옛 농장, 그랑드 프띠, 스위인들의 정원까지 돌아봤는데 넓은 영역의 절반 이상을 발로 밟지 않고 눈으로만 밟은 상태였음
전날 샀던 지하철 그 가게에서 망고 2유로x2=4유로
물과 과자 값으로 7.43유로
중국인 아주머니와 지배인이 입씨름하는데도 프랑스인들로 아주 즐거운 표정으로 식사하는 일식 집에서 저녁 먹었는데 69유로 나와 팁 1유로 더해 70유로
딸 유스호스텔 함께 바래다주고 숙소 돌아오자마자 넉다운
그러나 밤새 시끄럽게 떠드는 프랑스인들의 소리와 폭주족, 소음과 씨름하며 잠자리
이날 하루 141.83유로=
5월 8일 종전기념일
거리에 사람들 눈에 띄게 줄었는데 알고 보니 2차 대전 종전 기념일
오전 8시30분쯤 딸이 숙소로 찾아와 메트르로 몽마르뜨로 출발
동역과 북역을 거쳤는데 정말 엄청난 흑인과 아랍인들이 거주
딸은 예전에 이곳을 지나가다 눈이 예쁘다는 등 희롱 들었다고 했음
원래 파리의 출발이었던 시테 섬과 사랑의 다리, 퐁네프 등 돌아봄
노트르담 성당 주변 돌다 비가 오길래 내리고 11시 50분쯤 카페에서 바케트 샌드위치로 점심 유로
올랑제리에서 모네 등 인상파 화가들의 전시회 관람
줄 서자마자 뒤엣놈-북아프리카계로 보였음-들이 담배를 뻑뻑 피워대 잠시 줄 밖으로 몸을 피했는데 계속 피워대자 딸이 한 소리
입장료는 9유로x2=18유로에 딸은 무료, 가방 등 보관하는 서비스 있어 편리
세잔과 고갱 등 원화를 구경하는 흔치 않은 기회였고 특히 모네의 수련 두 작품은 엄청난 크기와 세련된 화법 때문에 인상적이었지만 너무 많은 인파 때문에 감상에 몰입할 수 없었음
그 뒤 쁘렝땅 백화점 옥상에 노천카페 만들어 올라가 파리 전경을 볼 수 있게 했다고 해 올라갔는데 눈으로 그럴 듯하지만 카메라에 담기엔 영 아니다 싶어 금세 내려옴
타이음식점에서 파타이, 볶음밥, 닭밥에 화이트와인 곁들여 먹었더니 59.10유로=60유로
바토무슈 선착장으로 이동해 엄청난 줄 서서 9시 40분 탑승
노트르담과 시테 섬을 쏙 빼놓아 백미를 놓친 아쉬움, 그러나 단체 여행객들이 대다수이고 피곤한 상태인지라 아무도 묻거나 따지는 이들이 없었음
5월 7일부터 9일까지 열차표 10장 묶음으로 해결 14.1유로
이날 하루
5월 9일
루브르 박물관 12유로x2=24유로, 딸은 EU 학생증 있어 무료
8시 40분쯤 먼저 떠나
9시 40분쯤 아내와 딸 도착해 함께 입장
12시 30분쯤 점심 나 혼자만 먹고(32.6유로) 아내와 딸은 마레Marais 지구에서 아이쇼핑
난 오후 4시 30분까지 더 돌아본 뒤 5시쯤 오텔 드 빌(시청)에서 만나 BHV(베 아쉬 베)백화점 올라가 화장실 이용한 뒤 노트르담 다리Pont de Notre Dame에서 파리의 석양 돌아보고 호텔로 귀환
물과 과일 2.54유로
호텔 돌아와 영화배우처럼 멋지게 생긴 남자가 운영하는 La Cantine라 칸틴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저녁
메인 요리와 디저트 합쳐 20유로씩, 화이트와인 샤도네이chardonnay 17유로 더해 팁까지 80유로
돌아와 딸 북역에 바래다주고 짐 싸자는 아내 말 듣지 않고 무조건 빨리 자자고 재촉해 잠자리
메트로 승차권 10장 묶음 14.1유로
베를랭 호텔 409.2유로
5월 10일
베를랭 호텔 체크아웃 409.2유로 결제
몽파르나쓰Montparnasse 가서 묘역 구경
왜 남의 묘지 가느냐는 딸의 핀잔 듣고도 강행했다며 아내가 핀잔
개선문 9.5유로x2=19유로
호텔 뒷골목 허름한 카페에서 연어 크로테(참깨 둘러 튀긴 뒤, 오이와 호박, 토마토 등 넣고 국수와 볶은)를 13.5유로에 치킨 버거 14유로, 카페오레를 2.20유로, 밀크커피 3.60유로에 맛있게 먹음
사람 많은 북역에 일찍 도착해 한 시간이나 기다린 끝에 탑승
파리 북역~릴 플랑드르 15유로x2=30유로
2시 40분 도착해 릴 메트로 4호선 타고 포트 드 릴 역에 내려 10분 걸어 기숙사 3층까지 낑낑대고 짐 올림
오후에 운하 근처로 나가 오랜만에 땀을 흠뻑 적시게 운동하고 돌아오는 길, 딸네 기숙사 못 찾아 한참 헤맴
저녁 무렵 모두 함께 릴 도심(사실 걸어서 역까지 30분이면 충분했음) 거닐다 ‘짓다만 교회’ 앞 노천 카페에서 생맥주 한잔씩 11.4유로에 마셨는데 아주 깨끗한 맥주였음
이날 하루
5월 11일
아침 먹고
릴 플랑드르 역에서 메가버스 탑승 브뤼셀까지 단돈 2유로x2=4유로에 수수료 0.5유로 합쳐 4.5유로
브뤼헤 가는 역 찾느라 1시간 헤맨 끝에
브뤼셀~브뤼헤 14.1유로x2=28.2유로 왕복 56.4유로
브뤼헤 버스 유로
브뤼헤는 이왕 브뤼셀 간 김에 가보자 싶어 갔으나 이미 많이 봤던 운하를 다시 봐야 해서 조금 지루했음. 차라리 나중에 아내 혼자 간 갠트가 더 나았다는 후문. 그러나 풍차도 보고
점심은 노천카페에서 먹었는데 서비스가 영 아니고 주문도 제깍제깍 이행하지 않는 웨이터가 맡은 데다 음식도 맛이 없어 영 실망. 워낙 관광객이 많아 그런 것이라 이해하려 하도 납득하기 어려웠음
버거 커피
초콜릿과 과자 쇼핑
와플 4유로에 사서 버스 올랐다가 30분 지연되고 갑자기 다른 버스로 타라고 해서 화가 잔뜩 난 데다 내 옷에 묻은 역시 싼게 비지떡이란 사실 깨닫고 화가 남
냉전 벌이다 릴에 오후 9시 40분 넘어 도착했는데 시험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한 딸이 마중 나와 있어서 위안이 됐음
이날 하루
5월 12일
아침에 운하 마지막으로 산책
릴 유럽~샤를 드골 공항 15유로
딸이 역에서 샌드위치 공항에서 먹고 비행기 타라고 사줘 나름 감격
딸은 또 선물로 미리 사달라고 부탁했던 프랑스제 핸드크림과 립밤을 상당량 사줌
공항에서 에스프레소 3.2유로에 생수 3.1유로
트랜짓하는 모스크바공항에서 레미 마르땡 77달러
모스크바 공항에서 한국인과 미국인 부부 한 쌍씩 막 싸우는 것을 보며 우리만 여행 중 싸우는 것은 아니란 사실 확인하며 귀국길
이날 하루 21.3유로
77달러
5월 13일
영화 다섯 편 정도 보고
오전 11시 30분 인천공항 도착
집에 돌아오니 왜 이렇게 초라하고 누추한지 정말 막막했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
첫댓글 산행기 이번엔 모처럼 내가 쓰겠다고 하니까 누가 "제가 쓸게요"라고 했던 것 같은데...
알의 유럽 편력은 글로 썼지만 훤히 모습이 떠오른다. 특히 삐져 있을 때 모습!!! ㅎㅎ 알의 글 덕분에 산행기가 올라온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