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5. 20. 로사일기. 나는 왜 며느리들을 '아가'라고 부르는가 ~~^^
내 아들을 만나 손주들이 중고등 학생들이 되어 대학 입시 준비를 하고 있는 지금까지
나는 며느리들을 '아가~~^^' 라고 부른다.
내 아들을 만나 7~8 년이나 친구, 후배로 지내는 듯 했는데
보일 듯 안 보일듯한 거리,
보는 듯 관심 없는 듯 멀리서 바라 본 내 아들 이십대의 푸른 시절,
설레고 아련하고 염려되고 ~~~^^
그렇게 긴 세월이 아슬아슬하게 흐르고
아들들 스스로가 결혼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되었던지
그녀들을 '여자친구' 라고 소개하면서 집으로 데려 왔다.
신부의 나이 서른을 넘기지 않겠다는 후배들은 형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결혼하겠다고 데려 온 '여자친구'가 되었고
지금 그녀들은 내 손주 남매들의 엄마가 되어 있다.
설레고 아련하고 염려되던 아들 형제와 그녀들~~^^
아득한 지난 날, 장래 시어머니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지
그녀들은 몇 차례 내게 선물을 보내 왔다.
이십 수년이 지난 지금에사 돌아보면
지금 쉰을 바라보는 그녀들이 이십대에 그때 보낸 그 선물들이
꼭 그녀들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한땀 한땀 수를 놓듯이 기도하는 마음으로 학을 만들며 남자친구를 기다리던 큰 며늘아가,
밑줄이 자주 그어진 책을 내게 선물하고 e메일로 자주 일기를 써 보내던 작은 아가,
그녀들은 별처럼 꽃처럼 아들 형제의 짝으로 아들 곁으로 왔다.
그렇게 그녀들은 내 가족이 되었다.
이십 수년이 지난 지금 다시 돌아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그녀들은 별반 달라 진 것이 없다.
내뜻과는 상관없이 내 가족이 된 그녀들,
설레고 아련하고 염려되던 마음으로 바라보던 아들 형제 가족들,
'엄마' 라는 생각만해도 가슴 뭉클해지는 큰 명사 앞에
내 뜻과는 상관없이 '시' 자가 붙어 시어머니가 되어버린 나 '시어머님'
그렇게 시어미가 된 내 마음도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지금도 그들을 보일듯 말듯한 거리에서 바라보면
설레고 아련하고 염려되고~거기다가 그리움 하나 더 늘었을뿐~^^
성격이 급한 내가 혹여라도 불쑥 아니함 만 못한 말 해 버릴 까 조심스러운 마음에
며느리들을 '아가~~^^' 라고 부른다.
'얘, 아가~~^^' 라고 부르면
'네 어머님~~^^'
하고 돌아오는 대답,
행여 하고싶은 말이 있다가도
'날씨가 참 좋구나~~^^ '~~~~
더 이상 다가갈 수도 다가 가기도 조심스러운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자리.
그녀들과 나 사이엔 예의와 도리가 존재하고 품위가 보태지며
사랑이 우러나도록 노력해야 하는 사이,
며느리가 행복하고 평화로워야 내아들이 또 행복할 진데~~
'얘 아가~~^^'
라는 부름 말 뒤엔 고운 말이 연결되어야 문장이 성립된다.
나는 미처 만들지 못한 오래된 수예품에 예쁜 집을 지어줄까 하는 마음으로 쓰다듬어 보고
밑줄 그어진 책을 다시 읽고 틱을 꽂아 두었던 페이지들을 다시 넘겨보며
그녀들을 만난 이십 수년을~^*^
아들 형제를 만난 오십 여년을 돌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