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왔건만
함석헌
봄은 왔건만
강산에 봄은 제대로 왔건만
이 나라에는 봄이 아니 오니
내 백성은 일어설 줄도 모르니
봄은 왔건만
봄바람은 들을 건너 옷깃을 떨치건만
이 겨레는 얼음이 아니 녹으니
내 백성의 맘은 풀릴 줄을 모르니
봄은 왔구나
봄날은 이리도 맑아 하늘이 비치는구나
이 동산에는 티끌이 왜 아니 자니
이 백성은 왜 아직 어둠에 더듬니
봄은 왔구나
봄노래는 바다를 건너 봉 우에 요란쿠나
이 골짜기에는 왜 아직도 눈물이 엉켰니
내 사랑은 왜 아직도 슬픔에 목이 메니
갔던 봄 왔는데
제비도 제 집을 찾아오는데
대자연의 바퀴는 어김없이 굴러오는데
우리 맘에는 어이해 신생(新生)이 돌아올 줄 모르니
봄이야
슬픈 봄이야 기막히는 봄이야
꽃이 웃고 새가 노래한대도
내 백성에는 애가 끊기는 봄이야
봄아 오지 마라
이 저주 받은 동산에 영 오지마라
네 얼굴 차마 못 보리라 오지마라
네 노래 차마 못 들으리라 영영 오지마라
깨지도 않는 이 살창에
찾기는 누굴 찾아
웃지도 않는 그 찡그린 얼굴에
입은 무슨 입을 맞춰주니
자식들아 이 갈보의 새끼들아
봄노래 아니 부르려나
낡은 옷 벗어버리고 낡은 맘 부셔내버리고
얼싸안고 쫙 울며 이 터지려는 생명의 춤 아니 추려나
1948.3
카페 게시글
진달래마을
맑은 빛과 고요함으로 사는 삶
씨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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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5.19 12:4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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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벗이여 민중의 배짱에 불을 질러라..깡다구
🔥 로 밀어 부쳐라!
깡다구
깡다구는 불리한 상황이나 어려움 속에서도 악착같이 버티어 나가는 강한 기질이나 오기를 뜻하는 속어다。보통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배짱'이나 '독기'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