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일화의 간판 스트라이커 김도훈(33)이 8월 한여름을 짙푸른 녹음으로 화려하게 채색했다.
한국 나이로 34살. 그러나 한여름 무더위는 ‘베테랑’ 김도훈에게 결코 장애가 될 수 없었다. 선천적인 체력에 끊임없는 자기관리로 후배들을 실력과 힘에서 압도했다.
시즌 초반에 거센 폭발음을 냈던 그의 골포화는 8월 한달간 또 한번 집중적으로 울려퍼졌다. 지난달 20일 장염으로 전북현대전에 결장한 것을 제외하고는 지난달 5경기에 출장해 해트트릭을 한 차례 기록하는 등 6골을 몰아 넣었다. 현재 득점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울산현대 도도와 함께 월간 최다골을 기록했다.
지난 6~7월 8경기를 치르는 동안 고작 3골에 그쳐 한동안 전북현대의 ‘브라질 특급’ 마그노에게 단독질주를 허용했던 득점 레이스도 다시 사정권 안으로 끌여들였다.
2일 현재 시즌 16호골로 도도(18골)와 마그노(17골)에게 약간 뒤져 있지만 언제든지 득점선두로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온통 브라질 선수판이 돼 버린 올 시즌 득점왕 레이스에서 유일하게 국내파로 도전장을 던졌다는 점에서 주의의 기대가 크다.
게다가 현재 도움 부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어 양대 타이틀 석권을 노려볼 만하다. 역대로 득점과 도움왕을 동시에 석권한 선수는 85년 럭키금성의 피아퐁이 유일하다.
김도훈의 골폭발과 함께 한동안 주춤했던 성남일화의 선두 독주도 재개됐다. 공교롭게도 김도훈의 골이 다시 터지기 시작한 지난달 3일 대전전 이후 6연승을 달리며 바야흐로 선두 굳히기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같은 기간에 2위 울산은 3승2무1패에 그쳐 승점차가 7점으로 벌어졌다.
스포츠서울은 ㈜국제상사 프로스펙스의 협찬으로 한여름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골문을 거세게 두드린 김도훈을 8월 월간MVP로 뽑았다. 김도훈은 스포츠서울식 평점에서 8월 한달간 평균 6.5점을 받아 도도와 동률을 이뤘으나 팀 공헌도에서 앞서 MVP가 됐다. 김도훈은 “지난달 하순 장염에 걸렸을 때가 고비였는데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지난달 27일 부산전에서 다행히 골을 추가한 덕분에 밸런스가 다시 올라왔다”며 기뻐했다. 김도훈에게는 대형 은제상패와 50만원 상당의 프로스펙스 상품권이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