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하 서간체 자서전 [모정의 세월]
시인이자 수필가인 전장하 선생이 편지글 형식의 자서전 [모정(母情)의 세월]을 발간하였습니다. 표지에 인용한 <고생하신 어머님, 드디어 이 세상을 눈물로 가셨나요? 그리운 어머님>에서 보듯이 작고한 어머니에게 드리는 편지글 형식을 갖추었습니다. 이 책에는 머리말, 1부 가난을 딛고, 2부 개똥 망태, 3부 자식이 무엇인지, 4부 살기 위한 몸부림, 5부 타향땅 돌고돌아, 6부 쥐구멍에도 해뜰날 있다, 7부 향수의 옥천, 8부 제2의 인생, 그리고 ‘가훈과 일훈’ ‘편집후기’ 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한 이 책은 352쪽이며, 정가는 15,000원입니다.
* 저자의 머리말 [나는 불효자입니다]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글은 90평생 저와 함께 살다 가신 저의 어머니와 주고받은 이야기를 글로 써서 저의 집에 간직하려고 한 생활수기입니다. 저의 어머니는 일찍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저 하나를 바라보시고 살다가 하늘나라로 가신 지 15년이 지나갔습니다.
이제 저도 세월이 흘러 어느덧 제 나이 80, 앞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아 유고집(遺稿集)으로 남기려고 했는데, 갑작스런 사정이 있어 조급한 마음에 이 글을 다듬지 못하고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서 두서없고 매끄럽지 못한 점 너그러이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저의 어머니는 가난한 집안에서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시고, 청상과수(靑孀寡守)로서 저 하나를 바라보고 온갖 고생을 다하시며 기르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리고 장성(長成)해서는 물안개 자욱한 길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허덕이던 저에게 빛을 밝혀 주셨습니다.
이와 같이 정신적 자산(資産)과 유훈(遺訓)을 남기고 가신 어머니를 잊지 못하여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난날 저의 어머니 말씀대로 이 책에 옮겨 쓰려고 하였으나, 이제 저도 늙어 몸이 자유롭지 못하고 기억력도 희미하고, 눈과 귀가 어두운 데다 정신까지 몽롱하여 글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 글은 살아생전 저의 어머님께 효도하지 못한 불효자로서 속죄하는 마음을 옮기다 보니 저의 부끄러운 삶을 세상에 알리게 되었으니 너그럽게 용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변변찮은 글이나마, 제가 죽으면 조문(弔問) 오신 손님께 고맙다는 인사로 드리려고 했습니다. 졸필(卒筆)임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선보이게 되었으니 곱게 보아주시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