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6월 13일 강의
-1교시-
이미 본 강의는 끝났습니다. 제가 강의해드리고 싶었던 것은 다 해드렸습니다. 다 드린다 하더라도 제가 열개를 얘기하면 아마 3개 정도는 그럴 듯 하고 7개 정도는 그런가하고 지나가는 정도로 들으셨을 것입니다.
보통 자신들이 얘기하면서 ‘이 정도면 다 알아 들었겠지!’하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오산입니다. 본인이 얘기하는 것이 상대방한테는 3개 밖에 전달이 안 되고 7개는 흐지부지 되어버립니다.
특히 A, B, C, D를 나눴었는데 A같은 경우는 얘기해주면서 ‘다 알아들었겠지!’하고 그냥 지나가고 말아버리는 타입이고, B는 저 사람이 이해를 했는지 안 했는지 보면 느껴지므로 ‘아느냐? 모르느냐? 맞느냐? 틀리냐?’를 확인해서 통할 때까지 애를 쓰는 타입입니다.
남을 가르칠 때는 이런 사람이 좋겠지요? 과외 선생님을 둔다면 이런 사람이 제일 확실하게 해줄 수 있겠지요. 모르면 왜 모르는지 이해를 했는지 안 했는지가 보이므로 다 챙겨서 완전히 자기 것이 될 수 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질) 강의한 내용을 그대로 책으로 만듭니까?
워낙 내용도 많고, 전문성이 있는 부분이므로 전체적인 교정도 하고, 소제목도 달고, 말의 형태도 갖추고 해서 좀 보기 좋게 하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질) 침구학에 대하여 설명을 해주세요?
이미 몇 차례에 걸쳐 해드린 바가 있습니다. ‘봉한’소체가 나올 때, 또 경락에 대하여 여쭤봤을 때 간단하게 설명해드렸습니다.
침구(鍼灸)학은 사상의학하고는 별개의 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연결해서 설명하기는 곤란합니다. 체질이라는 용어 때문에 다소 혼동이 있기도 합니다. 오행체질침, 팔체질침, 사암침 등 학파들이 상당히 많이 있는데, 최근에 호흡출납이라는 사상의학 이론에 맞추어 체계를 잡은 ‘두솔’침법도 있다고 했습니다.
침구학에 나오는 경락(經絡)은 오장육부에 해당되는 12경락을 이용해서 치료하는 것이기 때문에 호흡출납 즉 폐비간신 4가지만 가지고 운용하기가 어렵겠죠? 사상의학 관점에 따라 분류하면 나머지 경락은 빠져버리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12개라 하지만 여기도 폐비간신이 있고 위완은 빠지지만 소장, 대장, 위가 있기 때문에 7가지가 되겠지요. 위완에 해당되는 것을 맞춘다고 해도 나머지 4개는 어디에 맞추어야 되는지 복잡해집니다. 억지로 맞추는 것이니 곤란합니다.
침구학은 무슨 원리가 있느냐? 우선 효과를 따져봅니다. 대학에 들어가서 침구가 대체 ‘무슨 효과가 있느냐?’, ‘침이 어떤 효과가 있기에 이렇게 몸이 변화가 나타나느냐?’에 대해 배웠죠.
기억나는 것이 첫째가 엔도르핀 얘기입니다. 침 자극을 주면 그 자극에 의해 뇌에서 이 물질이 분비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경락에 자극을 줌으로 써 스스로 면역력이 증강될 수 있는 물질이 뇌에서 분비가 된다는 것입니다.
음과 양으로 구분해보면 태양이든 소양이든 양은 신경과 같은 빠른 전달 속도를 가지고 있고, 태음인이나 소음인은 영양물질의 전달체계와 비슷합니다. 영양물질은 혈관을 통해서 즉, 정맥과 동맥을 통해서 흘러가는 모양을 관찰할 수 있고, 그 영양분이 ‘충분하느냐? 안 하느냐?’는 음적인 개념으로 충분히 관찰이 가능합니다. 양의 개념을 신경의 개념이라고 보면,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것처럼 자극을 주면 바로 머리에서 느끼게 되고, 바로 반응을 합니다.
사상의학을 여러분이 배우셨지만 영양에 관련된 부분보다는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신경과 관련된 부분에 더 많이 할애했다고 볼 수 있어요. 음보다는 양에 더 비중을 두었다고 보겠습니다. 우리가 마음먹는 것에 따라서 뭐가 달라질 수 있고 어떻게 변화하게 되는 가를 바로 느끼게 합니다. 실제로 급박한 면을 바꾸면 내 몸의 신경처럼 빨리 전달되어 편안하고 원활하게 몸이 변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양인들은 상당히 신경질적이라고 합니다. 엄청나게 반응이 빠르게 느껴집니다. 반응이 빠른 것을 엔도르핀을 나오게 한다는 것으로 본 것입니다.
다음은 신경자극학설입니다. 침 자극으로 흥분되어 있거나 침체되어 기능을 조절한다는 것입니다. 오장육부의 기능들이 바깥으로 표현되는 곳이 경락이고, 경락 상의 특정한 부분(경혈)을 자극함으로써 오장육부의 기능을 진정시키는 것입니다. 속도가 엄청나게 빠릅니다.
위장이 막혔는데, 사관(四關)만 터주더라도 풀어집니다. 반대로 영양물질로 계산하면 혈맥 동맥, 정맥에 자극을 줘서 보충하고 빼준다면 시간이 무척 걸릴 것입니다. 그러나 신경을 건드리면 바로 자극이 전달이 되겠지요. 그래서 자극학설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또 뇌의 호르몬 분비작용을 도울 수도 있고, 우리 몸에 여러 부분 별로 중요한 호르몬 작용을 도와준다고 보기도 합니다. 호르몬 작용 중에 제일 중요한 게 무엇이죠? 여기도 음양작용이 있습니다. 하나가 흥분하면 다른 하나는 억제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바로 길항(拮抗)작용입니다.
예를 들어 인삼의 약효를 분석하는데 단순히 영양학적으로 분석을 해버리면 뭐가 들어 있고 뭐가 들어 있으니까 어떤 작용을 한다는 식으로만 얘기가 가능하거든요. 이렇게 분석하는 것은 한 부분만을 보는 것이죠. 제대로 분석을 한다면 인삼에는 혈압이 올라간 사람은 혈압을 강하시키는 작용을 하고, 또 혈압이 낮은 사람은 혈압을 올리는 작용을 한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이상하잖아요?
우리 몸의 호르몬 작용은 다 길항작용을 하게끔 되어있습니다. 뭐가 하나 흥분되면 다른 하나는 반드시 그걸 억제시키려고 애를 쓰고, 하나가 저하됐으면 다른 하나가 또 자극을 줘서 올라가게끔 만들어 줍니다. 평형을 갖게 해주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우리 몸에 이상한 징후가 나타났을 때 외부적인 침 자극을 통해서 내부에 흥분되어 있거나 저하되어 있는 부분을 다시 평형을 맞춰주는 것입니다.
침구와 비슷하게 자극하는 것이 많이 있지요? 지압, 문질러주고 눌러주는 마사지, 여기에도 또 스포츠마사지, 발을 자극하는 족부마사지, 경락마사지 등등 침은 안 놓을 테니 이론이 맞으니 자기들도 써먹겠다는 것이죠. 영역이 엉뚱한 쪽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침구는 의료인만 할 수 있게끔 남아있는 것입니다.
경락이라는 것은 경(經)과 락(絡)이 합해진 것으로 ‘경’이라는 것은 철도의 ‘경부선, 경춘선’하는 단일구간을 말하는 것이고, ‘락’은 경이 서로 교차되는 곳을 말합니다. 서울이나 대전 같이 ‘경’을 서로 연결되게 해주는 곳을 말합니다. 경혈(經穴)은 각각에 중간 기착역에 해당이 되고, 락혈(絡穴)은 교차역을 말하는 것으로 알면 됩니다. 경과 락을 모두 잘 조절해주어야 만전을 기할 수가 있겠지요.
우리 인체는 오장오부에 해당되는 10개의 장부에 심포락(心包絡)과 삼초(三焦)가 더해져서 육장육부로 12개를 만들어 십이경맥으로 구성이 됩니다. 인체의 정중앙선을 지나는 인중 바로 밑(은교혈)에서부터 아래로 회음부까지 내려가는 임맥(任脈)과 회음부에서 다시 뒤로 올라와 인중까지 연결되는 독맥(督脈) 등이 있는데, 정상적인 노선이 아닌 기경(奇經)8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 연락해주는 락맥으로 구성이 됩니다.
침구학하고 사상의학하고는 별개의 다른 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억지로 매치시키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죽도 밥도 안 되는 상황이 되므로 아직까지는 선을 그어 놓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질) 언제부터 침이 있었습니까?
침구의 역사는 역사 이전부터 입니다. 황제내경에 보면 동방은 폄석, 서방은 약초, 북방은 뜸, 남방은 침, 중앙은 도인안교(안마)가 발달하였다고 합니다. 지역적 특성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게 발달하였다는 것입니다. 돌 침 폄(?)이라고 폄석을 사용했습니다. 옛날에는 쇠를 깎아 만든 침이 아니고 돌 침을 사용했으니, 청동기 시대이전부터도 침이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상당히 오래된 역사라고 보면 됩니다. 특히 침을 놓는 자리가 경혈이라 했는데, 이곳의 기원이 아시혈(阿是穴)입니다. 아시혈이란 경락이 뭔지 아무것도 몰라도 본인이 어디가 아프면 눌러봅니다. 어디 곳을 한대 맞았다면, ‘아파!’하면서 거길 누른단 말입니다. 그렇죠? 손을 다쳤다면, 자기도 모르게 누릅니다. 가장 원시적인 침 자리였겠지요.
질) 침의 원조는 어디냐?
동방에서 왔다고 얘길 합니다. 동방이 어디냐? 우리나라 옛날 고조선 부여 예 맥 동예 옥저시대를 아시나요? 우리나라를 중국에서는 동이(東夷)족이라고 얘기하죠?
중국도 우리나라 역사를 많이 왜곡시켰어요. 실제로 요동반도 뿐 아니라 중국 대륙의 일부와 서쪽으로는 몽고까지 연결되는 전 지역이 전부 한족(韓族)의 근거지였습니다. 단군의 역사가 신화가 아닌 실존 역사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거든요. 아시죠? 요임금과 같은 시대라고 합니다. 요순임금도 동이족(韓族)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먼저 청동기 철기 문화를 가지고 있어 그 문화를 전해주었던 것입니다. 그 쪽에선 활도 못 만들어 수입품 목록에 들어있었다는 것이지요. 옛날부터 중국을 오랑캐라 부르고 일본은 왜놈이라고 불렀던 것은 다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침도 스스로 동이족에서 왔다고 하니 원조는 따져서 뭘 합니까?
괜히 사대주의에 젖어서 중국하면 기죽는 우리가 이상하지요. 자부심을 갖고 살아야 합니다. 몽골지역에 가보면 ‘코리’족이라고 있어요. 그쪽의 언어와 어원이 똑같고, 고조선은 잘 모른다고 하더라도 옛날 발해 지역은 통일신라시대(남북 이국시대라고 부르는 학자도 있음)에도 여전히 고구려민이 나라를 갖고 있었던 것이고, 결국 거란인지 여진에게 망하고 나서 그 유민이 다시 고려로 돌아왔으니 신라나 고려가 완전히 같은 민족을 통일시키지는 못한 것이 한이 됩니다. 아직도 조선족이라고 해서 중국에서도 연변지방을 자치구로 인정을 하고 있으니 역사는 남아있을 것입니다.
고조선은 중국의 문화에 기여를 했고, 백제는 일본을 개화시켰으니 우리 한족(韓族)이 대단한 민족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이런 역사적인 사실들이 모두 왜곡되어있는 상태이니, 이것을 모두 바로 잡아야겠지요.
질) 침에 대한 책자는 언제 나왔는지요?
침은 역사이전부터 있었다고 볼 수 있고. 침구에 대한 기록은 이전부터 있었으나. 좀 전에 황제내경을 설명해드렸었는데, 내경은 두 개의 편제로 되어 있어요. 소문(素問)과 영추(靈樞)편으로 되어 있는데, 소문은 일반적인 한의학이론들이 들어가 있고, 영추는 전부 침 얘기입니다.
질) 봉침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 주십시오?
봉침도 효과가 좋은 치료법입니다. 인체에 침을 찔러 넣을 때 자극이 심하지요? 침법에는 보사(補瀉)법이 있는데, 수기법(손으로 조작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인체에는 전기가 흐르고 있습니다. 미세한 전류가 6볼트? 정도 흐른다고 합니다. 침에 자극을 주면 느낌이 찌릿찌릿하면서 시술자의 기운이 전달이 되고, 전달된 기운에 의해서 효력이 나타나게 됩니다. 침을 조작하는 기술에 의해서 이것을 조절할 수가 있습니다.
침은 기를 조절하는 정도에 불과한데, 뜸은 다릅니다. 뜸에는 2가지 있는데, 직접 살을 태우는 것과 뜨겁게만 해주는 것이 있습니다. 효과는 흉이 남아서 그렇지만 당연히 태워버리는 것이 더 낫죠? 태우면 우리 몸엔 어떤 반응이 일어나죠? 화상을 입게 되지요. 화상을 입으면 화상을 입는 동시에 인체 내에서는 회복하려는 면역기능이 발동됩니다.
봉침은 뜸하고 침을 더한 의미로 보면 됩니다. 벌에 쏘여 보셨죠? 벌침을 뽑아 사람한테 찌르면 독이 올라 성이 납니다. 면역기능까지 같이 올려 줄 수 있는 뜸보다 더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벌침을 뽑아서 침을 놓는 것은 구식이고 요즘은 독을 채취합니다. 그리고 희석을 시킵니다. 독은 강해도 효과가 있지만 약할 때 더 강한 자극을 줄 수 있어요. 물론 부작용도 덜하고요. 면역 백신에서도 약해진 것을 많이 쓰잖아요? 생독을 집어넣었다가는 큰일이 나게 되므로 반대로 약하고 시원치 않은 것을 사용합니다. 그래도 반응을 일으키고 내 몸에 면역력을 갖게 됩니다. 봉독도 희석을 시켜 맑은 액으로 만들어 그것을 주사기를 사용하여 혈자리에 주입을 합니다. 이때 인슐린 맞을 때 사용하는 가느다란 주사기에 봉독 희석액을 집어넣어 경혈에 놔주면 독작용을 일으켜 면역반응이 나타나게 되고, 생체의 전기가 잘 흘러가도록 만듭니다.
질) 봉침을 하는 곳이 따로 있던데?
한의사들이 할 수 있다고 다 하지는 않아요. 배우기는 다 배워도 써 먹는 것은 자기가 잘하는 것만을 사용하게 됩니다. 사상의학, 상한론, 동의보감 다 배웠다고 이것저것 사용하지 않고, 침도 침법에 여러 가지가 많은데 그 중에 자기가 가장 잘하는 것을 사용합니다. 음식도 잘해먹는 것이 따로 있잖아요?
봉침만 하는 동료들은 아예 침은 걷어 놓고 그것만 갖고 씁니다. 봉침뿐만 아니라 약침요법도 있어요. 약재의 추출과 정제하는 기술이 발달하여 봉독과 마찬가지로 약재추출물을 사용하는데 이것도 상당히 효과가 있습니다. 더구나 독작용이 봉독에 비해 약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느끼는 고통도 덜 하지요.
그런데 양방에서는 한의사가 주사기를 가지고 설친다는 어처구니없는 얘기를 합니다. 내가 필요한 경락 경혈 자리에 필요한 약물을 주입하는 것인데, 주사기를 사용하는 것이 위생적이고 제일 편리하잖아요? 그 도구를 사용하는 것인데, 새롭게 발명을 해서 쓰라는 억지를 부리는 것이죠.
양방의 개념처럼 그 약물이 들어가서 어떤 균을 죽인다든지 항생작용을 한다던지 소염작용을 한다던지 이런 용도로 사용하더라도 천연약재 추출물인데 사용하지 말라는 법은 없어요. 한약재를 한의사가 사용한다는데 할 말이 없겠지요.
그런데 요즘 양방의 통증클리닉이나 정형외과에 가면 침을 놉니다. 자기들은 IMS(근육내 자극치료)라는 신용어를 만들어 타당함을 얘기합니다. 운동기 질환에서 근육내의 통증유발점을 자극하여 치료를 하는데 침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이곳을 TP(Trigger Point)점이라고 하며, 경혈과는 다른 개념이라는데 경혈이 최초가 무엇이라고 했지요? 아시혈(阿是穴)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몸의 모든 부분이 경혈이라는 의미로 볼 때 특허권이 이미 존재한다고 봅니다.
이곳에 주사기를 사용하여 약물(국소 마취제)을 주입하여 치료를 하는 것도 봐주기가 어려운데, 전기 침술을 사용하는 등 한방 영역을 침범하고 있으니 답답합니다. 한의학이 엉터리라고 주장하면서 왜 특허를 도용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자신들의 기술능력이 모자라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지요.
그곳에 갔던 환자분들이 ‘어! 저 사람들도 침을 막 놓네!’라고 전합니다. ‘누가 놓습니까?’하니, 의사는 아닌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답니다. 주어지지 않은 면허행위를 하는 것도 위법인데, 더구나 무자격 돌발의(突發醫)에게 의료행위를 시키니 설상가상입니다. 더구나 침구사자격을 주라는 요구도 합니다. 막무가내입니다. 이미 16,000명이 넘는 전문 인력이 버젓이 존재하고, 교육기관과 국가가 인정하는 면허제도를 전면 무시하는 파렴치한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정말 침을 놓고 싶으면 한의과대학에 들어와 공부를 해야 되겠지요. 한방이나 침술을 배우러 해외로 나간 유학생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계세요? 미국 중국에 엄청나게 나가 있어요. 지금은 제도적으로 인정을 해주지 않지만, ‘언젠가는 되겠지!’ 하면서 나갑니다. 엄청난 외화유출입니다. 현재 1년에 약 800명의 한의사가 배출된다고 했었지요. 유학은 유학일 뿐입니다. 시간 돈 다 빼앗기고 빈손으로 돌아오는 일을 반복하지 않아야 할 텐데…… 젊은 분들 시간낭비하지 말고 진짜 할 일을 찾아 공부해야 합니다.
그래도 나가고 싶으면 중국보다 미국이 낫습니다. 중국은 이민을 받아주지 않는데, 미국은 적절한 자격을 갖추면 이민이 가능합니다. 미국민이 되면 침술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미국도 주마다 제도가 틀리지만, 침술만큼은 거의 전 주에서 인정을 해주고 있습니다. 지역 별로 통하는 자격시험이 있습니다. 그쪽 한의과대학에서 공부하고 자격을 득하면 의술을 베풀 수가 있습니다. 그 쪽도 태음인이 많아요. 그래서 침에 대한 관심도 많고 효과도 잘 보입니다. 그 분들 침을 맞고 나서 하는 표현이 우리 태음인보다 한 술 더 뜹니다. ‘진짜 신비롭다! 이럴 수가 있는가?’라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돈도 많이 벌어요. 한번 시술하는데 초보자는 30불 숙련자는 50불씩 받아요. 침 한번 놓는데 3~5만원 받는다면 괜찮죠? 유럽은 좀 더 받는다고 합니다. 국내 여건이 별로 안 좋아서 미국으로 진출하는 한의 사도 많이 있습니다. 이민 신청하고 거주할 주에서 시행하는 간단한 시험만 통과하면 먹고 사는데 걱정이 없다더군요. 반대로 우리는 이민을 받아도 다시 공부해야할 정도로 관문이 어렵습니다. 교육과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질) 중국과 한국이 침놓는 법이 틀립니까?
한국에도 침법이 여러 가지가 있듯이 중국에도 몇 가지 유명한 침법도 있어요. 그런데 서로 인정을 하는 것보다는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서로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와 달리 중국은 국가에서 지원이 대단합니다. 근래에는 WFAS라는 세계기구를 만들어 모든 나라의 침구사들을 연합했습니다. 우리나라 돌발의 침구사들도 여기에 합세를 했습니다.
우리 정부도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해주면 좋겠는데, 뭐 좀 해줄 것 같으면 양방 쪽에서 들고 일어납니다. 우리 고유의 것이 세계화하는데 제일 좋은데, 한의계도 무능력하지만 의지가 없는 정부가 더 밉지요.
한양방의 갈등은 오래 되었어요. 한방은 적어도 양방에서 뭐가 틀렸으면 이렇다하는 식으로 근거를 대면서 얘길 해주는데, 그쪽에선 그렇지 않아요. 한방에 대해서 맛을 못 본 사람들이거든요. 무조건 미개하고 비과학적이라는 식으로 매도해서 한의학을 없애야한다고 주장합니다. 명치유신때 일본이 한의학을 없앤 똑같은 방식으로 해치워버리자는 것이죠.
양방이 얼마나 비과학적인지를 볼까요? 양방에 여러 전문과목이 있지요. 그 중 가장 어려운 과목이 무엇일까요? 마취과입니다. 제일 쉬운 것 같지요. 인체를 아직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모든 의료사고의 원인 대부분이 마취사고입니다. 체격이 작고 약하다고 용량을 적게, 크고 건장하다고 많게 쓰는 것이 과학적으로 보이세요. 성격이 느긋한 음인(陰人)은 많게, 급한 양인(陽人)은 적게 사용하는 것은 비과학적일까요? 여러분이 배우신 A, B, C, D로 나누어 B, C, A, D의 순서로 용량을 작게 줄이면 어처구니없는 발상일까요?
이렇게 사고를 달리하면 많은 의료사고를 줄일 수 있을 텐데…… 자기 연봉의 절반이상을 보험료로 내고 있는 미국의 마취과의사들을 보면 한심한 생각이 듭니다. 내 몸을 볼 줄도 모르면서 어떻게 과학을 한다고 말합니까?
환자마다 정확한 용량을 모르니 과잉으로 투여하게 될 것이고, 사고는 안 나더라도 두되의 회전력이나 파워는 엄청난 손실을 갖게 됩니다. 여러분 주위에 전신마취를 했던 분들에게 수술 전과 후에 머리 쓰는 것이 어떻게 변했느냐고 물어보십시오. 수술 전 후 IQ, EQ 검사를 해서 달라지면 이것도 통계를 잡아 집단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합니다. 그러면 서약서에 조문이 하나 더 늘어날 것입니다. 유전자 지도는 무엇에 쓰려고 만들었습니까? 21세기에 아직도 이런 주먹구구식으로 마취를 하느냐? 이것입니다.
질) 침으로 마취하는 것도 있던데?
10년 전 쯤 ‘중국의학 3000년’이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방영되었어요. 여기서 침 마취가 소개되었어요. 시골 농부가 일을 하다 굴러 머리를 다쳤어요. 병원에 후송이 되니 뇌출혈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아직 의식은 깨어있는 상태였습니다. 뇌수술을 하는데 침으로 마취를 합니다. 마취 정도를 조절하는 분은 강도를 맞추고 있고, 위쪽에서는 뇌수술이 진행이 됩니다. 혈종이 제거되는 과정이 보이는데, 환자와 마취전문가는 서로 의사를 주고받는 것이 보입니다. 약간 과장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실제 100% 침에 의해서만 마취를 한 것이 아니고, 일정 수준까지는 마취제를 투여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부분은 수술이 진행할 수 있도록 침 마취로 통증을 차단하는 것입니다. 다른 수술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뇌수술은 깨어나 봐야 경과가 어떤지를 알 수가 있지 않습니까? 마취약이 기본 이하로 투여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협력진료인데, 서로 불만이 많습니다.
수술을 받기 전에 미리 각서 쓰고 들어갑니다. 자기들은 최선을 다할 것이니 혹시 못 깨어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쓰는 것입니다. 마취 상태에서는 수술이 잘되었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모르는 것이고, 최선을 다했다고 하는데 할 말이 없죠. 결과는 깨어나 봐야 아는 것이니 두고 보자는데 따를 수밖에 없지요. 깨어나 보니 정상이 아닌데, 뇌의 부종 등 후유증도 있을 수 있으니 며칠 더 두고 봅니다. 그러다 안 되겠다 싶으면 재수술을 합니다. 그리고는 또 반복이 됩니다. 미리 알면 좋을 텐데……
협력진료를 하면 더 나은 의료형태를 갖추게 될 것인데, 양방의사들이 절대로 먼저 손을 내밀지 않습니다. 경희대학병원 내에 동서의학센터가 있었고, 이번에 강동구 쪽에 ‘신의학’이라는 이름을 걸고 협진병원을 개원을 했습니다. 공통 질환에 대해서 양방 한방이 협조 체계를 갖춘 그런 병원을 만든 것이지요. 취지는 그럴듯한데 경과는 지켜보아야겠습니다.
침 마취와 관련된 우리나라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30여 년 전 이야기입니다. 74년인지 75년인지 연도는 불분명하고 당시 동서의학센터 소장을 맡고 계시던 유근철교수께서 시도를 하셨습니다. 그때는 약물(마취제) 투입을 하지 않고 순수하게 침만 가지고 했었습니다.
자궁을 절제하는 수술과 맹장수술 두 케이스였습니다. 조영식총장께서 강압적으로 독려를 해서 의사들의 협조를 얻게 되었지요. 마취결과가 한의학 입장에서는 성공이었습니다만, 의사들이 다시는 협력을 안 하기로 하였습니다.
마침 사고가 났어요. 수술 후 맹장염 환자가 복막염이 생겼습니다. 담당했던 의사가 수술하기가 어려웠다고 불평을 한 것이죠. 전신마취를 하면 자율신경까지 모두 잠잠해지는데, 이 경우는 달랐던 것이죠. 복부를 열어 수술하는 과정에서 복부의 긴장감이나 장의 연동운동 등이 그대로 나타나니 얼마나 어려웠겠습니까? 장이 꿈틀거리는데 수술이 잘되겠어요? 생각하지도 못했던 불편함이 많았겠지요. 생고생을 하며 수술을 마쳤는데, 애꿎은 환자는 부작용까지 났으니 항의가 대단했지요. 오히려 잘됐다는 핑계를 대고 거부를 하게 된 것입니다.
같은 재단인 경희대학내의 동서의학센터에서도 더 이상 진행을 못했습니다. 전신마취의 부작용이나 사고를 걱정한다면 언제든지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침 마취를 하게 한다면 의료사고의 절반이상을 줄일 수 있을 것이고, 이미 진행이 되는 FTA협상 중 의료시장의 개방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양방의학계는 배타적인 감정에서 제발 벗어나길 희망합니다.
질) 부정맥 진단을 받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부정맥은 지난번에 설명해드렸었던 부분입니다만, 본인 문제이므로 한번 확인해드리겠습니다. 이것은 증상을 ‘느끼느냐? 안 느끼느냐?’가 중요합니다. 생활하시면서 모르시는 것 아닙니까? 그렇죠? 병원에 가면 심장질환에 대해서 여러 가지 팜플렛을 많이 만들어 놓습니다. 거기에 협심증. 관상동맥질환, 심근경색 이런 병들이 쭉 연결되면서 나오는데 대표적인 증상으로 부정맥이 항상 포함이 됩니다. 부정맥 자체는 병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 개의 증상일 뿐이고, 느낌이 없이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제 아버님도 50전에 이미 부정맥을 가지고 계셨거든요. 지금 80이 넘으셨는데, 병원에서 부정맥에 관해서 진찰을 하나도 안 받았어요. 지난번에 탈장 수술하는 바람에 검사를 받고 그것 때문에 수술 못해주겠다고 했지요. 할 수 없이 전신마취대신 척추마취를 하고 수술을 하긴 했습니다. 부정맥 자체는 큰 의미는 없어요. 제가 아는 분이 심장수술까지 받고는 결국 잘못되기도 했지요. 저는 확실한 진단과 치료법이 정해져 있는 병이 아니면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정맥? 그건 이렇게 저렇게 치료하면 됩니다.’라고 확실하게 얘기해주는 병원이 있다면 가셔도 좋습니다. 못 고칩니다. 양방에서는 절대 못 고치는 병입니다. 그런데 이걸 검사해서 뭘 어떻게 하겠단 말입니까? 치료할 방법도 없으면서 조사는 확실하게 하는 것이 양방의 특징이지요.
치료법은 초기라고 한다면 협심증이란 진단을 받고 함량이 낮은 아스피린으로 혈액순환을 빠르게 하는 처방을 할 것이고, 증상이 중한 관상동맥까지 간다면 항 혈액응고제를 투여하여 피가 굳지 않게 할 것이고, 심장에 쇼크가 올 정도의 심근경색에 이르면 혀 밑에 넣는 폭탄을 준비해주기도 하지요. 그리고 심장수술도 권하게 되는 것입니다.
혈액이 응고되지 않게 하는 약은 거머리가 사람 피를 빨아먹는데, 이때 분비하는 것이 항응고제에요. 거머리를 떼어내도 피가 계속 흐르잖아요. 그 성분으로 만든 것이 ‘와파린’이라는 약인데, 이것을 복용할 때 콩 종류를 많이 먹지 말라고 합니다. K(칼륨)가 많이 함유된 식품이 이 약의 작용을 방해한다는 것이지요. 콩으로 만든 식품은 매우 다양합니다. 두부나 콩나물, 된장까지도 모두 해당이 되는 것으로 우리가 많이 섭취할 수 있는 단백질이죠. 이것을 다 끊으면 영양의 불균형으로 더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먼저 청국장이야기를 할 때 나온 것이니 주의를 하는 정도로 알고 계십시오.
증상을 느끼지 않으신다면 지금까지 배우셨던 것을 복습하시면서, ‘내 몸 어떻게 될까?’ 걱정하지 마시고 삶을 돌이켜보십시오. 진짜 멋있게 열매를 잘 맺었느냐? 안 맺었느냐? 이것만 생각하시고 살면 됩니다. 조금 모자란 것 같으면 지금부터라도 갈고 닦아서 더 빛나게 만들어보는 것이 더 가치가 있는 삶이 아니겠어요? 예를 들면 5년 후에 가든 10년 후에 가든 어차피 갈 것 아니겠어요? 부르는데 안 가실 재간이 있습니까? 대신 가게 되시더라도 스스로 삶이 멋있고 신나고 보람 있었다고 생각하신다면 행복한 것이겠지요.
질) 체성을 진단하는 새로운 체크리스트가 있습니까?
제가 하는 진단에는 설문지(체크리스트)가 없습니다. 요즘 같은 방법으로 공부했던 분들이 매주 100여명이 함께 모입니다.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100여명이 모이거든요. 신홍일선생이 새롭게 일군 내용을 강의형식으로 진행을 합니다. 듣는 분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것이 환자를 대할 때 빨리 태소음양을 구분하고 A, B, C, D까지 구분하는 것입니다.
기준을 정하고 구분을 하면 편할 것 같은데, 그게 어렵단 말입니다. 제가 해드리는 얘기는 제 스타일로 말씀드리는 것이고, 전부 지금 분류된 22개 유형에 따라 각각 다른 결정 방식을 갖고 있어요. 모두 똑같이 음양과 태소를 나누고 유형을 분류하는데, 자신이 선택하는 기준이 다릅니다. 이것이 사상의학의 특징이기도 하고, 또 단점이라고 합니다. 통일은 불가능하고 단지 조화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봅니다.
지금까지 많은 체크리스트가 나왔고, 지금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환자들이 와서는 자기 입을 딱 닫고 마음까지 잠가버리고 또 웬만하면 전부 ‘공자 왈 맹자 왈’식의 얘기만 합니다. 자신의 약점을 건드리면 하나도 얘기를 안 한답니다. 자신을 감추는 것이지요. 먼저 ‘내 몸의 증상이 이렇고 이런데 이것만 고쳐주시오.’하는 식입니다. 신경과에 가서 솔직하게 ‘나는 이런 닫힌 마음을 갖고 있고, 이렇게 급하답니다.’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문제점을 몇 가지만 밝혀주어도 알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체크리스트를 갖다 주면 객관적인 답을 씁니다. 자기가 봐서 좋은 답을 선택합니다. 자기 속마음을 안 씁니다. 왜냐하면 성과 정에 대해서 본인이 이미 알고 있으니 성에 대해서만 쓰는 것입니다. 그런 부분까지 고려해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야겠지요.
강의가 끝나고 나서 늦으면 새벽 2~3시까지 토론을 합니다. 저도 끝까지 남아있는데 주된 이야기가 ‘도대체 어떻게 보면 유형을 알아볼 수 있습니까?’에 대한 것이 제일 많지요. 항상 저는 살아가는 모습을 보려고 합니다. 일상을 들어보는 것이지요. 이것도 제 스타일이니까 허용이 되는 것이지, 다른 분들이 이렇게 하기는 어렵습니다. 보기도 잘 보아야겠지만 환자가 얘기하는 것을 잘 듣는 것뿐입니다. 어떻게 찌르면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가? 즉, 어떻게 하면 환자가 모든 것을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는가를 따지는데, 환자가 이야기를 다해주는데도 못 알아듣는 것도 문제입니다. 의사들 교육이 더 어렵습니다. 고문을 하지 않고 자백을 받아내는 지혜가 필요한데 그것이 쉽겠습니까?
이 부분에 있어서는 아마 지금 100명이 나와 공부하시는 분들보다도 오히려 여러분들이 인간심리는 더 많이 알고 계실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심의(心醫)가 다 되신 여러분들이 상대를 느끼는 감각이 예전하고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떻습니까?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2교시-
질) 선생님체성은 어떻게 됩니까?
두 번째 시간인가요? 제가 어떤 체성에 몇 번 유형이냐고 물어보셨잖아요? 그때 제가 소음인에 A 타입이 2가지가 있는데 두 번째 타입이라 말씀드렸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런데 이 팀에서 제가 거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알고 또 그렇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동료들이 여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는 처음부터 제 자신에 대해 확인하려 하지 않았어요. 88년에 김주선생님을 만났을 때 태음인이라니까 그 쪽으로 생각을 하다가, 스스로 소음인으로 굳혀 놓고 있었지요. 최근에 들어서 확인을 해보자고 약물 테스트를 해보니, 소음인 2번의 감기처방정도에 몸이 적합하다는 것을 알고 별다른 의심을 갖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좀 엉뚱한 쪽인 태양 쪽이라는 것이에요. 태양인은 B, C 타입이 있다고 했죠? 절 보고 태양인 C타입인 것 같다고 합니다. 사실 제가 소음인 약들을 쭉 체크해 보느라고 약들을 복용해봤는데 받질 않았습니다. 코드가 서로 안 맞는다는 것이 느껴지는 것이었죠. 좀 전의 ‘황기계지탕’이라는 처방 하나가 별 부담이 없어요. 나머지 소음인 약들을 먹으면 속이 영 안 좋은 반응이 오거든요. 태음인 약은 복용을 해보니 입이 엄청나게 써지고 속은 편안한데 갈증이 심해집니다. 원래 제가 물을 많이 안 먹거든요.
소음인 태음인은 아닌가? 그럼 양인으로 볼 것인가? 이제까지 누구도 절 보고 양인이라고 안 보았거든요. 남한테 강하게 어필하거나 저돌적으로 부딪히고 꼭 이겨야 된다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남성다운 엄청나게 쌘 것도 잘 안보이고 도저히 전 이 쪽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런데 제가 말하는 투나 환자 다룰 때 보니 꼭 C에 해당된다는 것입니다. 태양인 신명(身命)에 보면 방략(方略)이 있었죠? 태양인의 B는 사람을 다루기 어려운데, C는 그래도 잘 다룬다는 것이죠. 하나하나 맞춰가면서 계책을 세워준다는 것이죠.
B는 잘못된 것을 보면 쉽게 참지 못합니다. 거울처럼 비춰주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칼을 쥐고 벌심(伐心)이 발동한다고 했지요. 강의 중에 설명을 드렸지만 태양인 B가 차를 몰고 가는데 앞에 누가 엉뚱한 행동을 했어요. 그럼 열 받을 것 아니겠어요? 그러면 쫒아가서 뭔가 복수를 하려고 덤벼든단 말이에요. 물론 소양인도 그럴 수 있고 태음인도 그럴 수 있겠지만…… 다른 경우를 보면 음식점에서 종업원이 상대를 안 해준다든지 그릇에 뭔가 묻어 있다든지 하면 태양인 B는 바로 얘기합니다. 다른 사람이 듣거나 말거나 이건 잘못된 것이니 바로 시정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죠. 동네에서 갈만한 식당이 하나둘 없어져갑니다. 이런 경우는 태양인 B이거든요. 그러나 C는 인사(人事)를 위주로 살기 때문에 쉽게 그럴 수가 없지요. 태양인의 인사는 교우(交遇)이지요. 함께하려는 움직임이기 때문에 함부로 져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런 분들 계세요? 없으시죠. 대게 7 : 3으로 음인들이 많으시거든요. 음인들은 대충하고 말지 어떻게 하냐는 식입니다. 또 소양인이면 예의가 발라서 다음에는 가지 않더라도 그 자리에서 어떻게 하지 못합니다.
이런 면에서 저에게 C이야기를 한 것이지요. 이때가 2005년 말 무렵이었어요. 그래도 여전히 소음인의 환경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어요. 특히 한약을 먹을 정도로 몸에 이상이 없었던 것도 문제이지요. 물론 병원 갈 일은 더구나 없었고요.
소음인에는 태양인 쪽에 해당되는 영역이 신명(身命)에 식견(識見)이라는 것이 있고, 소양인 영역에 해당되는 심성(心性)에 경륜(經綸)이 있습니다. 스스로 욕심을 다스리고 넓혀가다 보니 경륜이 생긴 것으로 보이고, 그것이 자업(資業)으로 살아가다보니 식견이 이루어졌다고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쉽게 태양인으로 방향을 바뀌기는 쉽지가 않겠지요.
그런데 식견이 태양인의 천시(天時)와 통하고, 경륜이 태양인의 인사인 교우(交遇)에 맞춰보면 그럴듯하거든요. 어떤 환자를 만나든 또 낮선 사람하고 만나더라도 뭔가 소통하고 확대하려는 인사의 능력(교우)을 태양인 B가 잘한단 말이지요. 소음인이라면 심성을 갖춰야 하거든요. 소음인이 경륜이 쌓여 혜각에 이를 때까지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요. 쉽사리 남에게 자기 의견을 개진하지 못할 것입니다. 물어 온다면 그제서 어느 정도까지만 얘기를 하는 것이 소음인의 특성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칭 소음인이라는 친구가 함부로 떠들고 다니는 것이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것이죠.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도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 당여(黨與)가 인사인 소음인에게는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좀 전에 체크리스트 질문을 하셨을 때도 쉽게 못 만드는 이유가 있습니다. 각 의사의 체성별로 유형별로 다른 체크리스트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사상의학은 이제마선생님에게 적합한 체크리스트를 만든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와 같은 사고체계를 갖고 있어야 쉽게 구분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말입니다.
이 분이 태양인 C라고 했지요. 도저히 분간할 수 없는 환자가 오면 화나게도 만들어보고 흥분을 시켜보기도 하여 반응을 알아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대하는 것에 다른 사람이나 환자가 ‘뭐야! 의사가 저따위가 다 있어!’ 하고 도망가지 않는단 말입니다. 이것이 교우 능력이거든요. 이해가 되시겠어요? 환자가 찔렸을 때 기분이 안 나쁘다는 말입니다.
지난번 토론 시간에 한 얘기입니다. 태양인 B가 얘기할 때 말에 가시가 붙어있어요. 상대방이 잘못 들으면 화나게끔 말 속에 가시가 붙어 있단 말이지요. 그래서 제가 태양인이 말할 때 가시가 붙어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니, 본인은 잘 모르겠다는 것이고, 옆의 동료들은 ‘맞다!’고 합니다. ‘B는 말 속에 가시가 있고, C는 가시가 없다.’고 결론이 났습니다.
태양인 B는 교우(交遇)를 쉽게 할 수 있는 처지가 못 되요. 왜냐? C는 인사로 움직이지만. B는 천기를 따른다는 것이죠. 이치(理致)에 틀리고 맞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지 사람 살아가는 것은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B타입입니다. 그리고 B는 분별심이 강하여 하나라도 이치에 맞지 않으면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것이 장점이지요. 옆에서 듣던 태음인 소양인들이 저한테는 가시가 안 달려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물론 제가 선배니까 꼼짝 못하는 것도 있지만, 이 친구가 기분 나쁘게 듣고 있는지 열 받고 듣고 있는지는 얼굴을 보면 알잖아요. 상대방의 마음을 제가 이해하는 대로 각 방향에 대해서 정확한 방법론을 제시해 주고 있다는 얘기거든요. 그런 식으로 저를 평가하는데 소음인이면 그렇게는 못하니 맞는 것도 같습니다.
이 팀의 장이 바로 신홍일선생입니다. 소양인 B타입(3번)인데 한번 파고 들어가면 밤을 새우고 안 풀리면 자기 머리를 두들겨가면서 풀려는 친구에요. 어려서 화상으로 왼쪽 발에 부상을 당했지요. 날씨가 흐리거나 좀 안 좋으면 통증이 온다고 합니다. 이 소양인 B타입은 그렇게 통증이 오면 아이들 불러다가 축구하자고 그런답니다. 아파서 견디기 힘들 텐데 축구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입안에 구내염이 생기면 다른 사람들은 밥도 못 먹고 그러잖아요? 거기다 강하게 고춧가루 매운 것을 먹어가지고 마취시켜 버리는 것이죠. 그 다음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한번 맛 좀 봐라 하는 식으로 자기 몸을 공격합니다. 이열치열하는 방법으로 풀어나가는 확충시키려는 타입이죠.
이 친구가 좌장이 되서 막힌 것을 풀어줍니다. 제가 선배라고 강하게는 못 밀고 그러지 말고 태양인 C처방을 먹어보라는 것입니다. 제가 시도를 안 하니 결국 스스로 태양인 B, C약을 산제(散劑)로 만들어놓고 강제로 먹으라고 닷새 분을 주더라고요. 그 다음 주에 어떠냐고 해서 ‘글쎄 아무런 느낌이 없던데!’ 라고 하니 한번 더해보자고 하면서, 자기는 그것 먹고 죽을 뻔 했다는 것이에요. 소양인 B가 이 약을 먹으니 목덜미가 뻑뻑해지는데 그대로는 도저히 풀어지지가 않았다는 것이에요. 기운이 통하다 딱 막혀 버린 것이지요. 그런데 ‘왜 형은 멀쩡하지?’하면서 아무래도 이상하니까 다시 한 번 먹어보라면서 이번에는 용량을 두 배로 늘려주더라고요. 그런데 가루약이 먹기가 나빠요. 거기에 용량을 2배로 하니 입에 물을 머금고 약재를 섞어 넘기는 것인데 좀 힘들더라고요. 역시 느낌이 없었지요.
그럼 좋다 내가 약을 달여서 먹어봐야지 했지요. 제약 달여서 먹어보는 것이 두 번째이죠. ‘황기계지탕’ 이번에 ‘미후등식장탕’입니다. 이번 교재를 만드는데, 영 빨리 되질 않아요. 설명을 하자면 급박지심이라고 볼 수 있는데, 뭐 할 일이 있으면 빨리 해치워야하는 성격이지요. 그런데 진도가 안 나가는 거예요. 분명히 난 2시간 동안 떠들었는데 이걸 쓰는데 3~4일씩 걸리는 것이니까요. 미루면 다음 강의 분까지 밀리니까요. 짜증이 날 것 아니겠어요? 그렇죠? 6월 말까지 원고를 끝내고 넘겨야 다음 학기 교재로 사용한다는데, 시간은 쫓기고 빨리 써지지는 않지 답답해서 미치겠는 것입니다. 담배라도 피고 오면 진정이 좀 되서 얼마간은 또 써지고 하는데 그 다음에 또 막히는 거예요. 그런데 바로 그때 이 약을 먹게 되었지요. 먹으니까 머리가 맑아져요. 머리가 맑아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약을 닷새 분을 먹고 ‘좋다! 그럼 이제부터 C라고 생각을 바꾸자.’고 결정을 했지요.
마약을 먹어보진 않았지만, 이 약이 꼭 마약 같다는 기분이 드는 것이에요. 기분이 상쾌해지고 머리가 핑핑 돌아가니 분명히 코드가 맞는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내가 마약을 먹고 글을 써?’라는 생각이 들어요. 스스로 만족이 안 되는 것입니다. ‘이 약을 먹고 써야 한다면 말이 안 돼!’ 하고 약을 끊었는데 역시 또 불편해지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제 그 기분은 아니더라도 간단하게 도움을 받는 것은 없는가를 생각해봤지요.
앞쪽에 소개해드린 태양인 B 여자 분이 C약 복용 중에 여전히 생리통을 호소해왔는데, 그때 모과를 복용해보라고 했거든요. 저한테 물어보는 거예요. 혹시 지난번에 모과 드리고 왔는데 드셔보셨어요? 저는 모과가 있는지 몰랐거든요. 간호사들이 저한테는 근무 시간 중에 아무것도 안 줘요. 왜냐? 안 먹으니까 그렇겠지요. 소음인이니까 안 먹는다고 생각을 하고 아무것도 안 주는 것이에요. 뭐든지 주면 ‘그냥 나둬라!’ 이러니까 환자분이 선물로 갖다 줬는데 그런 일조차 빼먹고 보고도 안 한 것이지요.
모과를 썰어 과즙과 함께 아마 설탕에 재워놓은 것이에요. 찬물에 타서 복용을 하니, C약하고 비교는 안 돼도 편해집니다. 가슴 답답하거나 짜증나던 증상이 가라앉거든요. 제가 오렌지주스나 다른 걸 마시면 금방 속에 부담이 와요. 오렌지가 소음인 식품이라 했는데, 그것을 먹으면 속이 달아올라 불편합니다. 그런데 이건 아무렇지도 않아요. 이제 모과를 먹자고 했지요. 찬물로 몇 번 우려먹어서 나중에 뻣뻣한 섬유질만 남을 정도로 했지요. 아주 찬 것을 먹었는데도 아무 이상이 없고 속도 편하거든요.
조금 전의 태양인 B 여자 분은 자기가 모른 분야에서도 맞고 틀리고 이치에 맞는지 아닌지가 느껴져서 우선 분별을 하려다보니 부딪히게 된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스스로 많이 누그러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인사가 아닌 천기를 위주로 움직이는 타입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위주는 역시 7 : 3으로 보면 됩니다. 바닥에 깔려있는 있는 것이 교우가 3이고, 바깥으로 소통하는 쪽 천시가 7이라는 것입니다. C는 이것과 반대로 보면 되겠지요. 다른 체성도 같은 식으로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이겠지요.
태음인 동료들이 절보고 환자를 ‘어떻게 찌르느냐?’라고 물어봅니다. 환자가 초면에 바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이 보인다는 것이죠. 태양인 C는 인사를 위주로 살아간다고 했습니다. 교우라고 했지요. 그리고 부귀현달에서 현(懸)이라고 설명을 했어요. 남들의 명(命)이 들어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이라고 봅니다. 또 20여년 업을 통하여 어느 정도 신명(身命)에 해당되는 방략(方略)이 생겼겠지요. 이것이 바로 소음인의 지방(地方)과 같은 영역이 아니겠어요. 즉, 소음인의 천성인 지방하고 태양인에 신명에 해당되는 방략하고 같은 라인인 인(仁)에 해당이 됩니다. 이것만 단순하게 보면 소음인으로 보려면 얼마든지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소음인이 천성이 인(仁)으로 다른 사람들의 약점을 들춰내거나 유도하기는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보니까 스스로 태양인 C라고 증명하는 모양새가 됐는데, 저도 여전히 궁리 중입니다. 자신의 체성도 모르면서 98년 2학기부터 시민대학에서 강의를 해왔는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자님 말씀에 오십에 지천명(知天命)이라 하셨는데, 하늘이 준 명령을 알기가 어디 쉽겠습니까?
환자의 명을 드러나게 할 능력이 태양인에 있는 것이 맞겠죠. 그중에서도 태양인 C가 적합합니다. 왜냐? 이제마선생님께서 만드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각 체성별로 의사 노릇하는 것도 명이 있겠지요. 각각의 천성과 인사능력을 토대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하나의 방식으로 통일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상대를 느끼는 곳이 서로 다르니까요. 남의 진료방법을 그대로 따르는 것은 자신의 천성을 버리는 것으로 어색하기 마련입니다. 제가 말을 쉽게 한다고 하는데, 여러분은 매우 어렵게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죠?
집사람이 이 책의 마지막 교정을 보고 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글을 쉽게 표현하려고 애를 쓴다고 했는데, ‘어렵긴 마찬가지야!’ 그냥 술술 읽어지는 책이 아니라고 평가를 하더라고요. 만약 소음인이 책을 썼으면 거기에 푹 빠져 재미있게 싹 읽어가면서 ‘그렇구나!’하고 끝날 텐데, 이번 것도 도대체 혼자 알고 얘기하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초교는 태양인이 보는데, 큰 골격만 잡아줍니다. 재교는 태음인이 보는데 작가를 너무 의식해서 맘대로 손도 안대요. 책으로 만들 예정인데 그때는 소음인 동료에게 부탁을 해야겠어요.
질) 10체질, 12체질은 무엇입니까?
광고에 많이 나오는 10체질은 오행(목화토금수) 체질을 음양으로 나누어 본 것입니다. 전통적인 음양오행으로 분류를 한 것이죠. 각각의 오행의 특성으로 분류를 한 것이고, 이것을 다시 음양으로 나누었죠? 예를 들면 목(木)을 음양으로 나누어 목양, 목음 등으로 나눈 것인데, 일반적인 나무의 특성을 연상하시면 됩니다. 8체질은 화(火)를 빼고 나눈 사상의 분화이니 또 다른 분류라고 하겠습니다. 특히 사주(四柱)이야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사주풀이로 결정이 되는 것 같은데, 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 12체질은 처음 듣는 것인데. 사상의학에서 태양인은 빼고 나머지를 혈액형 A, B , AB, O로 4가지로 나눈 것이라고요. 글쎄요.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
셋으로 나누는 것은 에니어그램의 기본 요소인 머리(사고), 가슴(감정), 배(본능)로 나누어 삼각형 꼭지점으로 두고 사이에 각각 2개씩 더하여 9개로 성격을 분석한 것인데 재미있습니다. 예를 들어 머리와 가슴 쪽에 해당이 되는데, 순수하게 머리 아니면 가슴으로만 위주로 하는 성격도 있겠지만 머리 쪽을 더 위주로 하는 성격과, 가슴 쪽을 위주로 된 성격이 더 들어가 있는 것이죠. 중동지역에서 기원전 2500년 전에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머리 가슴 배라고 하니까 생각나는 것이 있네요. 곤충을 셋으로 나누면 어떻게 됩니까? 맞아요? 머리 가슴 배인데, 초등학교 시험에서 어떤 답이 있었느냐면 ‘죽는다!’라고 했다나요. 아무튼 에니어그램이 오히려 지금 10체질, 12체질보다는 나은 것 같기도 합니다. 초보자들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명확하게 분류가 되기 때문입니다.
고대 인도에서도 3가지 분류를 했습니다. 인도 고유의학을 아유르베다라고 하는데 여기서 선천적으로 타고난 체질을 3가지 도샤(종류)로 나누었어요. 바타(바람, 호흡, 공기)는 태양과 유사하고, 피타(담즙, 불)는 소양과 비슷하고, 카파(점액질, 물)는 태음과 흡사합니다. 카스트는 신분 계급 제도이고, 이것은 그 사람들의 성격을 3가지 분류시켜 놓고, 병증도 각각 따로 분류를 해 놓은 것인데, 이것도 지금 학술적으로 많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여러 가지가 많이 있지만 결국 근본은 사상(四象)입니다.
질) A, B, C, D에 대하여 요약을 해주십시오.
저도 아직까지 사상의학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했다고는 할 수 없으나, 그래도 이렇게 분류하는 방법이 최신버전이라고 소개를 해드리는 것입니다. 이후에도 좀 더 발전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A, B는 타고난 천성의 능력으로 소통을 위주로 움직이는데, B는 끝까지 조율하려고 하며, A는 단순히 소통만 하려고 합니다. 과외공부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A는 알려주면 이해는 스스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해가 안 되면 또 생각하면 알게 될 것이라 믿는 타입입니다. B는 못 알아듣는 것으로 보이면 어떻게든 알게 해주려고 애를 씁니다.
C, D는 인사의 능력을 사용하면서 살아가는데, 그 능력으로 일을 확산시켜 늘리고, 크게 만들려고 하는 것이 C타입이고, 주어진 삶에 충실하려고 애쓰는 타입이 D타입이지요.
남들과 소통 문제로써 스트레스를 받는 쪽이 A, B인데, 태소음양인 별로 천기가 다르니 천시(天時), 세회(世會), 인륜(人倫)이나 지방(地方)에 해당되는 이치를 추구하는 면으로 구분이 되겠지요. 일과 관련되어 스트레스를 받는 C, D는 각기 사무(事務), 교우(交遇), 당여(黨與), 거처(居處)의 확대나 충족의 문제를 살피면 체성도 구분이 되겠지요.
질) D에 대해서 좀 자세히 알려주십시오.
D는 각 체성에서 타고난 생리력이 가장 작습니다. 따라서 인사의 확대에는 관심이 없어요. 다만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타입이지요. 전형적인 모델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D타입은 욕심을 안 냅니다. C타입만 하더라도 강요하고 넓히려고 하는 스타일이지만, D타입은 넓히려는 생각을 안 갖고 있어요. 주어진 것에 만족하는 그런 모델에 해당되는 사람이 D타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태양인은 아예 분류가 없고, 소음인은 욕심도 없고 한 가지에 매달리면 다른 것은 염두에 두지 않으며, 태음인도 마찬가지로 인사에서 거처(居處)를 하는데, 적어도 내가 불편한 것이 없으면 만족합니다. 집이 꼭 커야만 되는 것도 아니고 내 잠자리만 있으면 되고, 내 먹을 것만 충족하면 되고 내 식구들 편안하면 그만인 타입이지요. 내 자식이 나가서 판검사 의사가 되어야 하는 욕심은 안 부립니다.
소양인은 사무(事務)가 인사인데, C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있고, 거기에 노하우까지 생기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다하려고 합니다. 요즘 프렌차이즈라고 한 가지 업종을 여러 군데서 다 하잖아요? 그것 만드는 사람들이 A, B 타입이 아니고, 전부 C타입이지요. 가맹점을 해보는 사람들은 B타입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것을 계획하고 넓혀나가는 사람은 전부 C타입입니다. D타입은 하나가 정리되어 불편한 것이 없고 완성된 것이 보이기만 하면 좋다고 하지요.
질) 체성을 구분할 때 무엇부터 나누어야 합니까?
음양(陰陽)을 먼저 구분하던가, 아니면 태(太)와 소(少)를 구분하여 태소음양인을 정하고 나서 A, B인가, C, D인가를 구분하고 다시 둘로 나누면 체성과 유형이 구분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부적인 곳을 나누게 되면 22개의 유형이 나오게 됩니다. 단순하게 A, B, C, D로 나누면 좋겠는데, 생리력의 차이가 있으므로 병증으로 나타나는 차이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다소 복잡하게 보입니다. 이 정도면 윤곽이 보이시지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 것인가요?
질) 오행체질에 대하여?
가장 기본적인 체질분류법입니다. 간단하게 오행의 성격과 연관하여 분류를 해보죠.
① 목인(木人)
목은 초목이 자라는 봄과 같이 만물이 피어나는 기상이니 키가 훤칠하고 서글서글한 사람을 말합니다.
② 화인(火人)
화는 불같이 왕성한 활동력을 말하니 여름에 만물이 무성해지는 기상입니다. 추진력은 좋으나 다혈질이라 한번 화를 내어놓으면 걷잡을 수 없는 사람을 말합니다.
③ 토인(土人)
땅은 만물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만물을 키우는 포용력이 있어 동식물이 여기를 근거로 먹고 살찌게 됩니다. 통통한 체형을 말합니다.
④ 금인(金人)
가을과 같이 맑고 깨끗하며 산뜻한 기상이니 고고하고 총명하고 지조가 있고 피부색이 흰 사람을 말합니다.
⑤ 수인(水人)
겨울에 모든 것을 저장하고 있듯이 골격이 단단하고 지구력이 있으며 혈색이 좀 검은 사람을 말합니다.
쉬운데 이것으로 처방도 나오게 됩니다. 나무에는 물을 부어주고, 쇠를 멀리하고 또 불에는 나무를 넣어주고 물을 피하고 등의 오행의 상생상극이론을 펼칠 수 있겠지요. 대인관계도 풀어주기도 하고 다양하게 응용이 됩니다. 좀 전의 10체질도 여기서 음양으로 한 번 더 나눈 것으로 보입니다.
이 오행체질은 이미 존재한 것에서의 조화를 맞추기 위한 분류이고 변화를 알아내는 이론으로 보겠습니다. 사상의학은 ‘인간이 왜 태어났고 무엇 때문에 살아가야 하는가?’의 명(命)을 밝히는 학문입니다. 사상체성을 다시 혈액형으로 나누어보는 것과 같이 오행으로 분류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사상의학에 통달하게 되면 철학관은 다 문을 닫아야겠지요? 인간의 명을 스스로 터득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천성(天性)과 인사(人事)에 해당되는 정명(情命)은 이미 하늘로부터 받은 것이고, 자업(資業)을 가지거나 혜각(慧覺)에 이르도록 노력하는 것은 스스로 하기 나름입니다. 얼마든지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상의학은 운명결정론이 아니고 변화론입니다. 스스로 자기의 명을 모르기 때문에 가야할 길을 모르고 답답해합니다. 지난 교재제목이 ‘운명을 바꾸는 사상의학’이라고 했던 것이 이런 이유입니다.
이것을 누구나 적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야겠는데 시간이 좀 더 걸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은 저도 능력이 거기에는 못 미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태양인의 방략, 소양인의 재간, 태음인의 위의, 소음인의 식견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완성된 작품이 만들어지겠지요. 태소음양인 한 마음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됩니다. 태양인이 천시를 듣고, 소양인이 한 마음으로 만들고, 태음인이 모든 관계에 적용을 시키고 마지막으로 소음인이 하나하나 맛을 보면서 확인해나가야 되는 것입니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체성이 없습니다. 하늘이 인간을 존재하게 한 이유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 하나가 되라는 것에 있습니다. 사상의학이 완성품이 된다면 인류의 역사가 다시 써질 것입니다.
질) 녹혈이 좋다던데?
사슴도 사람이 먹으려고 키우는 것이고, 먹으려고 잡는 것이겠지요. 또 모든 식재료가 다 생명이 있긴 하지요. ‘맹자’에도 직접 잡는 것만 보지 않으면 먹어도 된다고 했습니다. 직접 잡는 것을 본다든지, 자르는 것을 본다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을 보는 순간 약효는 둘째이고 먼저 마음을 상하게 되므로 먹지 않음만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녹혈이 꼭 필요한 환자라면 얼마든지 이런 모습을 보지 않더라도 구해서 먹을 수가 있습니다. 일부러 직접 구해다가 자신의 무엇을 위해서 먹으려고 하는 것입니까? 아마 효과가 반도 안 나타날 것입니다.
또 비아그라를 의사의 처방전만 가지고 구하게 하면 안 됩니다. 반드시 안사람의 동의서를 첨부하지 않으면 판매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이것을 처방하는 의사의 권한도 제한을 두어야합니다. 녹혈이나 비아그라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몸을 망치는 일입니다. 내 몸의 정기(正氣)가 모여 있는 그릇은 이미 쭈글쭈글해지고, 내용물도 자꾸 줄어들고 있다면 당연히 거기에 맞추어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이 바른 길이겠지요.
억지로 팽팽하게 보이려고 하고, 얼마 남지 않은 내용물을 헤프게 사용하다보면 곧 신용불량자가 됩니다. 여성들 갱년기 이후 호르몬제 복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할 때 항상 가불해서 사용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조금 당겨쓴다고 하다가 결국 텅 빈 월급봉투만 남겠지요. 그러면 집에서 쫓겨납니다. 물론 증상에 따라 꼭 필요한 경우는 예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