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
오전 10시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했으나,
장시간의 비행으로 피로와 수면 부족을 풀기 위해 공항
6km 근처 키위 에어포트 호텔에서 1일 숙박했습니다.
호텔 와이파이로
공항 주변 캠퍼밴 회사를 검색,
가성비 있는 캠퍼밴을 예약하고,
3월 2일 아침,
약 1km 반 정도를 20분 산책하듯 걸어
캠퍼밴을 찾아 왔습니다.
운전석 방향, 도로주행 방향이 우리나라와 달라,
하루 40달러의 풀보험에 가입하고,
조심스레 운전을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을 태우고,
가까운 미란다 온천이 휴업중이어서,
구글맵을 사용하여
오클랜드에서 2시간 반 정도 걸리는
로토루아
T10 Holdens를 찾아 갔으나,
T10 홀리데이 파크는 몇년 전 폐업했고,
그 자리에 Holdens Bay Park 회사가 있어,
하루 65달러 파워 캠프를 사용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아이들과 수영하고,
온천욕하니 피로가 다소 풀렸습니다.
저녁은 캠핑장 가스바베큐로
카운트다운 마트에서 산
12달러 쇠고기 두 조각과
소세지, 감자, 사과로 식사를 하고,
프랑스인이 인사로 따라 준
뉴질랜드산 와인 한 잔을 마시고 잠이 들었습니다.
3월 3일,
일요일 아침,
뉴질랜드에서 한인교회 최초로
건립된
로토루아 갈릴리 한인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신구약 유대인들의 회당처럼,
전세계에 퍼져 있는 한인들의
회당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
뉴질랜드 교회에서
예배드릴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말씀 가운데 살아가는
한인 1, 2세대를 만나
로토루아가 친근해졌고,
교회에서 만난
교민의 선의와 안내로
폴리네시안 스파,
레드우드 트리워크를 다녀 오게 되었습니다.
폴리네시안 스파는
헤리티지 유적에 들 정도로,
이름있는 명소여서,
아이들 모두
좋아 했습니다.
스파 근처 한인 기념품점에서
아들이 고른
뉴질랜드산 가죽지갑을 선물로 사 주었습니다.
사실,
큰 아들 때문에 이번 여행이 기획되었고,
아내의 허락도 받았지요.
폴리네시안 스파 앞
무료캠핑장에
캠퍼밴이 만석이라,
아트빌리지에서 근무하는
뉴질랜드 주민에게 물어,
캠퍼밴 캠핑이 가능한
호수 근처 선착장 주차장에서,
No Camping 지역을 피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현지 캠퍼밴들과 차박을 했습니다.
아들이 차린 밥상에
라면을 나눠 먹고,
하늘 높이 은하수를
함께 바라보았습니다,
3월 4일,
월요일 아침,
세 아들 모두 개학인데
현장체험 학습 신청을 하고 온 터라,
아이들마다 친구들에게 카톡을 주고 받습니다.
좋은 광경보다
좋은 친구사귀기가 더 중요하다는
중국 출신 미국인 친구의 조언대로,
아이들 스스로
자기 삶을 준비하고 열어가길 바래 봅니다.
로토루아를 뒤로 하고,
어느 정도 익숙해진 차선,
로터리 주행,
고속도로 속도준수,
추월하지 않으면 2차선 운행을 준수했습니다.
찾아간 곳은
와이오타푸,
비가 뿌리지만,
세 아들 모두
유황 냄새 진동하는
지열지대를 지나갑니다.
프랑스 바용에서 온 노부부의
친근한 인사말 덕분에
1시간 30분 가량의 1, 2. 3 코스를 돌아
원점으로 회귀했습니다.
프랑스인들이
이강인은 몰라도 음바페는 알기에
축구를 좋아하는 세 아들도
어렵게 대화하며 환히 웃습니다.
공부를 손놓았던
큰 아들도
넓은 세계로 나가려면 영어를 해야되겠다고
나름 제 앞에서 다짐해 보입니다.
와이오타푸,
돈 낸 보람이 있다고 자평하는 아이들과
lady Knox geyser 간헐 용천수에 가려 했으나,
사유지라는 팻말에 더이상 가지 않고 차를 돌려
Kerosene Creek으로 갔습니다.
왔던 길을 10분 내외 로토루아 쪽으로 돌아,
우회전,
비포장 2km를 달리니,
우중에도
곳곳의 외국인 캠퍼밴이 주차해 있습니다.
물어물어
5분 남짓 숲 오솔길을 들어가니,
길 따라 흐르는 온천수,
와이가 흐릅니다.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다,
아이와 온천욕을 하고 있는
마오리 원주민과 대화를 나눕니다.
'와이'가 '물'을 뜻한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한국에 와본적이 있다는 그의 말대로,
적지 않은 입장료가 기본인 뉴질랜드에서
무료로 온천을 할 수 있는
이런 곳이 값지다는 의견에 공감합니다.
날마다
지출장부를 기록하고 있는 큰아들이
하루하루 영수증을 모으더니,
이제는 하루살이를 벗어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계획대로 써야 한다는 뜻이겠지만,
때때로 요구사항도 적지 않습니다.
타우포로 향하는데,
빗줄기가 거셉니다.
후카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 한 컷,
헬리콥터 승강장 겸 카페에서
커피 한잔 주문하고
와이파이로 메일 보내고,
잠시 아이들과 얘기를 나눕니다.
오늘은 어디서 잘까?
비내리는 타우포는 통과하고,
네이피어 항구에서 자기로 합니다.
오룩스 웨이포인트에서 찾은
T10 Storkey를 구글맵으로 찍고,
타우포를 스쳐 지나듯 바라보며,
주유를 하고,
건물들, 파크앤세이브 장을 보고,
1시간 반가량 빗길을 뚫고 달립니다.
그런데 겁이 안납니다.
운전 중에 아이들이 만들어 준
빵과 슬라이스햄을 먹으며,
광야와 평원을 오직 한 길로 달립니다.
중간에 와이푼가 폭포에서
비 가운데 사진 한장을 부탁하고,
다시 네이피어로 달리는 기분이 무겁지 않습니다.
저녁 8시 가량
예약도 없이 찾아간
T10 Storkey,
그곳은
Kennedy Park Resort로 변신해 있었고,
T10은 역사 속으로 흘러간듯 합니다.
캠퍼밴 1박에 150달러?
로토루아에 비해 비싸서 고민하는데,
옆의 독일인 부부가 지원해 주어,
비교적
좋은 조건으로 숙박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예약하고 다니라는
큰 아들의 꾸지람과
뒷돌 빼어 앞돌 두며 달리는 아버지를 두둔하는
둘째, 셋째 아들 덕에
잠시 시간을 내어 글을 적는 여유를 갖게 되었습니다.
에어심으로는
구글맵 사용은 가능하지만,
간혹
와이오타푸 오지에서
3G도 안되거나,
와이파이도 안되거나 할 때,
일정은 지연됩니다.
예산제약과 자원 효울성을 두루 만족하려니
쉽지 않습니다.
여행 중에 만난
어느 한국인이 제 앞에서는
스위스, 노르웨이, 인도, 피지를 다녀 왔는데
어디가 제일 좋으냐?
비행기 연착은 싫다 하며
아이들 경제교육에 캠퍼밴 여행도
좋을 거라 하면서,
뒤에서는
제 막내아들에게 캠퍼밴 여행이 힘들지?
물었다는 그분의 생각과 태도가
이 새벽에 제 마음 속에서
소화가 되지 않은 채 남아 있습니다.
뉴질랜드에 가면
한국인을 조심하라는 말을
이렇게 저렇게 들었는데,
여행 중의 한국인이
지위를 따지는듯한 태도도
조심스럽습니다.
아이들 말대로
여행 줌에 만난
좋은 사람들,
그리고
기분나쁜 사람들,
이 가운데를 지나
제 갈 길을 고민합니다.
내일은 어디서 잘까?
이번 여행에 무엇을 남길까?
내일부터는
아내가 싸준
청국장 가루와 김치로 속을 채우려고 합니다.
고기도 빵도 라면도
조금씩 질리네요.
뉴질랜드 음식도 먹어봐야 하는데...
네이피어에 들어오다
바다 방향에서 솟아오른 무지개를 생각하며
두서없는 여행기2를 마무리합니다.
1931년 네이피어 대지진의 터 위에서.
2024.3.5. 새벽 3시.
첫댓글 아들들과 멋진 여행 하시군요
글과 사진도 좋군요
오래전에
뉴질 랜드 남북섬을
캠핑카 4대 19명 한달30일
여행한적이 있읍니다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남섬도 다녀오셨군요.
저는 북섬 일부만 여행하고 3월 10일 돌아왔습니다.
다음 기회가 되면 남섬 퀸즈타운, 마운트 쿡 등을 돌아볼 생각입니다.
이번 여행은 준비가 부족했지만,
관리자님과
현지에서 만난 여러분의 도움으로 잘 다녀 올 수 있었습니다.
제 아이들도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합니다.
먼저 여행하시는
오버랜더스클럽을 응원하고,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평안한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