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동
공광규
평생 낙원에 도착할 가망 없는 인생들이
포장마차에서 술병을 굴린다
검은 저녁 포장도로
죽은 나뭇가지에 매달린 붉은 비닐포장 꽃에서
잉잉거리며 일벌 인생을 수정하고 있다
꽃 한번 피지 못하고 시들어가는
열매도 보람도 없이 저물어가는 간이의자 인생을
술병을 바퀴 삼아 굴리는 사이
포장마차는 달을 바퀴 삼아 은하수 이쪽까지 굴러와 있다
소주를 주유하고
안주접시를 바퀴로 갈아 끼우고
술국에 수저를 넣어 함께 노를 젓고
젓가락을 돛대로 세워 핏대를 올려도 제자리인 인생
포장마차가 불을 끄자
죽은 꽃에서 비틀비틀 접힌 몸을 펴고 나온 일벌들이
술에 젖은 몸을 다시 접어 택시에 담는다
카페 게시글
추천詩♤추천수필
낙원동/공광규
유단천
추천 0
조회 38
23.08.09 11:00
댓글 3
다음검색
첫댓글 조금은 우울한 낙원동
모습이지만 그삶의 애환이
소준한잔 위로받고 골목을
나서. 또 살게합니다
산다는건 죄가 아니지요
저도 낙원동을 벗어난
한귀퉁이 입니다
평생 낙원에 도착할 것 같지 않은 인생도
자주 낙원동엘 들리다보면
얼추 낙원 같은 이승을 맛볼 수 있을 듯한데요 ~~
소통이 어려울 때 생각난 단상입니다ㅎ
낙원은 일벌이 자유의지로 일하는 곳이지요
꽃을 피우기도하고 일할 맛 나고 쉬고 싶을 때 언제든 쉬는 곳이지요.
그러나 현실은
죽은 나뭇가지에 매달린 접근할 수 없는 곳에 와서 살아갈 수 없다는 것 자체를 알았을때 일벌들은 돌이킬 수 없지요. 낙원동이 낙원이 아닌 곳이고 겉모습만 그럴싸한 것이지요.
일벌들이 일하는 꽃밭은 보람도 없는
붉은 비닐포장된 꽃이라
일해도 꿀맛을 느낄 수 없다고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
소주로 제자리 인생을 위로하는 낙원동 밤을
시인은 어찌어찌 대안도 없는 현실을 살아내야하는 일벌들을 연민으로 위로하고 있습니다 .
장화연 선생님, 박정인 산생님 방문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