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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 05 - 믿어선 안될 말
#1. 지구대 일각 (N)
수갑 채워져 있는 수하, 밖에 있는 경찰들에게 소리를 치고 있다.
수하 : 민준국 그 인간 놔주면 안된다니까!! 주소 확보 했어요? 연락처는?
승구 : (짜장면 먹으며) 야. 니가 지금 뭔가 착각을 하고 있나본데 때린 건 너고 맞은건 민준국이야!
니가 가해자. 그쪽이 피해자. 알아들어?
수하 : 그 인간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 복수할거래요! 10년전 자기한테 불리한 증언한 사람 찾아내서 죽일 심산이에요!
승구 : 내가 니 말 믿구 사정청취 다해봤는데 그런말 한적 없다드라. 민준국은 무료급식소에 유기견센터까지,
하고 있는 봉사만 여섯 개가 넘어. 맘잡고 착실하게 사는 사람 왜 근거없이 모함하구 들쑤시는데?
증거라도 하나 갖구와서 들이대든가!
수하 : (잠시 생각하다 말해버리자! 결심하고) ..증거 있어.
승구 : 뭐? 무슨 증거?
수하 : (말을 하려는데) 내가 들었어. 난 그 인간 마음을..
혜성 : (자르듯) 그만해.
수하 : (혜성의 등장에 놀란다) !!!
혜성 : (E) 쓸데없는 소리 하지마. 괜히 얘기했다가 10년전, 그 법정에서처럼 우스운 꼴만 당해.
수하 : (놀란다) !!
혜성 : (수하를 응시/E) 박수하.. 니 이름, 이제 기억났어.
수하 : ...!
마주보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 타이틀 - 믿어선 안될 말
#2. 지구대 (N)
운승을 앞에 두고 혜성, 신원보증서를 쓰고 있다.
수하는 수갑 푼 손목이 아픈 듯 만지며 그런 혜성을 보고 있다.
운승 : (앞에서 짚어주면서) 여기에 주민번호 쓰시고, 여긴 주소랑 전화번호..
승구 : (망치를 들어보며) 흉기까지 소지했던 놈인데 풀어줘도 되나 몰라..
혜성 : (신원보증서 쓰면서) 흉기 아니고 망칩니다. 우리집 현관문이 고장나서 고쳐주려고 갖고 온거에요.
승구 : (혜성을 보며 미심쩍은) 신원보증할만한 사이는 되는겁니까? 가족도 아니고, 선생도 아니라면서요?
혜성 : (잠깐 멈칫하다 계속 쓰면서) 안지 10년 된 동생이에요. 친동생같은 놈이니까 가족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수하 : ...
승구 : (의심에 찬 눈초리로) 변호사님이라니까 그럴린 없겠지만, 입건 피하자고 거짓말하는 건 아니죠?
운승 : (승구에게) 거짓말 아닙니다. 둘이 같이 사는거 같던데..
혜성 : (놀라 딸꾹) !!
수하 : (역시 당황) !!
승구 : 같이 살아?
운승 : (말갛게) 네, 전에 그 핸드폰 사건 때 말입니다. 자정쯤인가 그때 신고 받고 출동했었는데 그때 둘이 같이 있었습니다.
아침에 순찰 돌때도 그 집에서 같이 나오는거 봤구요.
수하 : (당황해서) 아니 그때는..
혜성 : (막듯이 수하 머리 부비며) 네! 같이 삽니..(딸꾹)..다! 고3이라 챙겨줄게 한 둘이 아니라서요.
(수하 보고 억지로 웃으며) 그치? (E) 친한척 누나라고 해. 얼른!
수하 : (억지로 옹알이 하듯 흘리는) 응.. 누나.
승구 : (의심 풀고) 그럼 뭐..근데 이놈 반성은 하는건가?
(수하 머리 툭툭 때리며) 야 임마! 너 또 한번 그 아저씨 찾아가서 해코지하면 바로 구속이야! 알아들어?
수하 : (거슬려 승구를 노려보면) ...
혜성 : (얼른 말리듯 수하 손 잡아 눈 맞추며/E) 얼른 대답해. 다신 안하겠다고.. 그래야 나가. (딸꾹)
수하 : (누르고) ...잘못했습니다. 다신.. 안그러겠습니다. (하고 꾸벅하는)
승구 : (다시 수하 머리 때리며) 진작 이랬어야지! 이놈아..
혜성 : (승구 손을 잡으며 정색) 그만하시죠. 이거 작정하면 폭행으로 걸 수도 있어요. (정색한 채 딸꾹)
수하 : (그런 혜성을 본다) ...
승구 : (머쓱해서 손 빼는) 큼..
#3. 지구대 앞 (N)
수하와 혜성 함께 말없이 걸어나온다.
혜성 : 버스 끊겼을 거 같은데, 택시 탈 돈은 있어?
수하 : 어.
그때 경찰차가 두 사람 앞에 선다.
운승 : (창문 열고는) 타십쇼! 두분, 댁까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혜성 : (당황해서) 네? 아니.. 택시 타면 되요.
운승 : (속도 모르고 사람좋은 미소로) 이 동넨 택시 잘 안잡혀요. 어차피 그쪽으로 순찰 가야되니까 태워드릴께요.
(수하에게) 얌마! 너두 얼른 타!
혜성과 수하 난감해서 서로 보는.
#4. 경찰차 안 (N)
혜성과 수하 뒷자리에 나란히 앉아있다.
운승은 운전을 하고 승구는 조수석에 앉아있다.
운승 : 전 두사람 처음 봤을 때 친남맨줄 알았습니다. 그 핸드폰 사건 때 이 친구가 따로 나와서
범인 잡아달라는 둥.. 누군지 알거 같다는 둥.. 변호사님 무서워서 잠 못자니까 순찰 더 신경써 달라는 둥 유난을 떠는데..
아이구~ 누나 없는 사람 서러워 살겠나 싶더라구요.
혜성 : (그랬나 싶어서 수하 보면)
수하 : (민망해서 피하듯 창밖을 본다) ...
운승 : 근데 민준국하고는 무슨 관곕니까? 저번 핸드폰 사건때도 이 친구가 민준국이 용의자라고 얘기하던데..
혜성 : 그래서 조사해보셨어요?
승구 : (짜증 난다는 듯) 핸드폰은 민준국이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드라구요! 출소하고 착실하게 봉사활동 하고 있드만.
(하다) 대체 민준국하고는 무슨 원수를 졌길래 이럽니까?
혜성 : ...10년 전에 민준국이 얘 아버지를 죽였어요.
운승/승구 : !?
혜성 : 그리고 내가 그 사건의 목격자였어요.
운승/승구 : !!
#5. 혜성 집 앞 (N)
경찰차에서 내리는 혜성과 수하, 따라 내리는 승구와 운승.
승구 : (수하에게) 세사람 사이에 역사가 깊은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얌전히 사는 사람 찾아가서 쑤시고 다니면 쓰나.
운승 : (수하에게) 민준국이는 우리가 비번때 따로 알아볼테니까 나서지 말고 얌전히 있어.
추가 조사가 있을 수 있으니까 전화 오면 꼬박꼬박 받고..
수하 : (대충) 네.
승구 : 변호사님! 나중에 이 놈 토끼면 책임 지셔야합니다!
혜성 : (수하 어깨동무 하며 억지로 웃어보이는) 네. 걱정마세요.
혜성, 수하 서있고 운승과 승구 차를 탈 생각을 안한다. 어색한 정적.
운승 : 뭐하십니까? 안들어가시고?
혜성 : (어색하게) 하하.. 들어가야죠. (수하 팔짱끼어 끌며) 하하.. 가자! 수하야!
수하 : (당혹스러워서) 어? 어.. (억지로 흘리듯) 누..나.
혜성과 수하 들어가면서 힐끔 돌아본다.
운승 타지 않은 채 말갛게 웃으면서 손 흔들어준다.
운승 : 저희가 자주 순찰 돌고 있으니까 걱정말고 푹 주무세요!
혜성 : (일그러진 미소로) 네네.. 감사합니다.
#6. 혜성집 거실 (N)
혜성과 수하 들어서자마자 팔짱을 풀고 선다.
현관 앞에는 남자 신발이 몇 개 놓여있다.
수하 : (남자신발 보고) 남자 신발이 있네. 누구 딴 사람하고 같이 살아?
혜성 : (부엌쪽으로 가면서) 그렇게 생각하라고 갖다 놓은거야.
수하 : (옆에 짜장면 그릇 2개 보고) 짜장면도 그래서 두 개씩 시켜 먹는거야? 혼자 사는 것처럼 안보이게 할려구?
혜성 : 어. (냉장고문 열며) 너 저녁은 먹었니?
수하 : 됐어. 배 안고프니까 그쪽이나 먹어. (배에서 꼬르륵 소리 나자 당황)
혜성 : (반찬 꺼내며) 그쪽이 뭐냐? 누나라고 해. 그럼 밥 줄게.
수하 : 배 안고프다니까! (다시 꼬르륵! 이런~씨! 안되겠다 싶어 문쪽으로 가는) 갈게.
혜성 : (장조림캔 꺼내며) 그냥 여기 있어.
수하 : (의아해서 혜성을 본다) ...?!
혜성 : 경찰한테 같이 산다고 거짓말하고 나온거잖아. 당분간만 여기서 지내면서 눈가리고 아웅해.
(장조림캔 뜯는데 안 열리는/E) 민준국 그 인간이 또 나타나면 어떡해. 이 자식이라도 있어야 안심이지.
수하 : (현관에 남자신발, 짜장면 그릇을 본다. 수하, 가방을 내려놓으며) 이리줘봐. (하며 혜성이 따는 장조림캔 가져가는)
#7. 혜성집 식탁 (N)
혜성, 메추리알 장조림을 밥에 넣고 수저로 으깨서 비비고 있다.
수하, 식탁에 앉아있다.
혜성 : (참기름 넣어 비비며) 그동안 왜 얘기 안한거야? 기억하는데 한참 걸렸잖아.
수하 : 얘기했잖아. 박수하라고.. 난 얘기했는데 당신이 못알아본거야.
혜성 : (수하에게 밥주며) 야! 이름만 듣고 어떻게 알아보냐? 10년이나 지났는데..
수하 : (그런 혜성을 올려보며) 난 알아봤어.
혜성 : !
수하 : 이름만 듣고 알아봤어. 10년이나 지났는데..
혜성 : (수하의 직시하는 눈이 부담스러워 피하며/E) 이 자식 뭐야. 혹시 내가 첫사랑 같은건가?
수하 : 아냐. 그런거..
혜성 : 그런거 아니면 왜 이러는건데? 왜 10년만에 찾아와서 지켜주겠네 어쨌네 하는거야?
수하 : ..빚지고 사는게 싫어서.. 그거 뿐이야. (먹기 시작하는)
혜성 : ...
#8. 혜성집 거실 (N)
쇼파에 누워 담요를 덮은 채 잠이 든 수하.
혜성,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그런 수하를 본다. 담요 아래로 붕대를 대충감은 수하의 왼손이 눈에 들어온다.
혜성, 그동안 수하가 자신을 지켜줬던 장면들이 떠오른다.
#INS
핸드폰 사건 때 달려오던 수하
버스 안 자리 잡아주던 수하
민준국을 패며 혜성을 지키겠다고 하던 수하
현관문 고쳐주다가 손가락을 찧었던 수하
혜성, 쇼파 옆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수하 얼굴 쪽을 등진 채 수하손의 붕대를 풀어 단단히 묶어준다.
수하, 혜성의 기척에 눈을 뜬다.
혜성, 눈치를 못챈 채 계속 붕대를 묶어주고 그런 혜성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보는 수하..
다 묶고 혜성이 일어나자 수하, 얼른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한다.
혜성이 들어가자 수하, 다시 묶인 붕대를 본다.
#9. 미아보호소 (N) - 수하의 회상 (4회 미아보호소 12씬 회상에서 연결)
주변에서 어린 수하와 함께 있던 아이들, 하나 둘씩 부모와 만나 울고불고 해후를 한 후 사라진다.
홀로 덩그러니 앉아있는 수하 창밖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그 시선의 끝에는 나뭇가지 끝에 걸려있는 풍선이 있다.
홀로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풍선이 자신의 처지와 닮아보인다.
#10. 미아보호소 앞 나무 (N)
나무를 기어오르는 수하 나무에 걸린 풍선으로 손을 뻗는 순간 나뭇가지가 부러지면서 떨어진다.
수하, 간신히 추슬러 풍선을 보는데 풍선은 여전히 걸려있다.
수하, 손이 아파 보면 왼손바닥에 피가 새어나온다.
손바닥을 보는 수하, 악문 이 사이로 서서히 울음이 새어나온다. 수하의 다친 왼손에서..
#11. 혜성집 거실 (N)
붕대가 감긴 수하의 왼손으로 (diss)
수하, 그 손을 보며 작게 미소가 번진다.
#12. 혜성집 전경 (D)
#13. 혜성집 옥탑 마당 → 집 앞 골목 (D)
수하, 열쇠가 제대로 달렸나 확인하고 있는데 갑자기 문이 확 열리면서 수하 머리를 찧는다.
수하 : 아!!
혜성 : (별로 미안하지 않은 표정으로) 미안.
수하 : (이마 문대다가 혜성의 차림을 보고) 그렇게 입고 갈거야?
혜성, 바지 정장에 운동화를 신었다. 가방은 옆으로 맸고, 장우산을 끈을 달아 등 뒤로 사선으로 맸다.
수하 : 우산은 또 왜? (하다 혜성을 보고) 겨우 그런걸로 민준국이 해결되겠어?
혜성 : 야! 너 남의 속마음 읽는거 필터링 좀 안되냐? 시도 때도 없이 읽어대.
수하 : 그렇게 입고 사무실에 가도 돼? 오늘 재판 없어?
혜성 : 있든가 말든가.. 내가 살고 봐야지. (하다/E) 호신술이라도 배워볼까?
수하 : (혜성의 우산을 빼서 손에 쥐게 하고) 호신용이라면 차지 말고 들고 다녀. 뽑다가 상황이 다 끝날 수 있어.
(뒤에서 혜성 손 잡고) 뒤에서 누가 덮치면 이렇게, (우산으로 명치를 찌르듯) 빠르게 여길 찔러.
우산이 없으면 팔꿈치로 이렇게..
혜성 : (따라하며) 이렇게 명치?
수하 : 그리고 (정강이를 가리키며) 정강이를 있는 힘껏 차. 급소를 차도 좋고..
혜성 : (따라하며) 명치, 정강이, 급소.. 그리고 다음은?
수하 : 다음은 무조건 뛰어. 죽을 힘을 다해서..
혜성 : (그런 수하를 보고는) 어제 민준국 만났을 때 그 사람 속도 읽었어?
수하 : ..어.
혜성 : 혹시 핸드폰 사건, 그 사람 짓이야?
수하 : (잠시 있다가) 어.
혜성 : (겁이 난다) ...나한테 복수 할거래?
수하 : (안심시켜주고 싶어서) 당장 뭘 어떻게 하진 못할거야. 경찰들 눈도 있고 또 나도..
혜성 : 너도?
수하 : (말 삼키며) 가자. 늦겠다. (가고)
둘 걸어가면, 그 뒤로 골목의 그늘 속에서 준국의 그림자가 나타난다. 걸어가는 혜성과 수하를 본다.
수하, 뭔가 이상해 돌아보면 준국 기민하게 몸 숨기고.
준국 : 저 새끼 때문에 기집애는 텄고.. (혜성모 치킨집 전단지를 본다) 이 쪽이 좀 더 쉬울려나?
#14. 버스정류장 (D) + 치킨집 (D)
혜성, 앉아있고 그 옆에서 수하, 이어폰을 낀 채 책을 보며 서있다.
혜성, 핸드폰에 ‘어마마마’가 찍힌다.
혜성 : (받으며) 어.. 엄마.
혜성모 : (E) 전에 말했던 선 말이다. 날 잡아볼까 하는데 어띃노?
혜성 : 선..? (하다) 그 남잔 어때? 엄마 만나봤어? 괜찮아?
수하 : (그런 혜성을 보고 슬쩍 한쪽 이어폰을 빼서 듣는다) ...
혜성모 : (E) 하모. 부자티 하나 안내고 추수철 벼모냥 겸손하드라.
혜성 : 아니.. 그런거 말고 덩치는 어때? 싸움 잘할거 같애? 몸은 좋아?
# 치킨집 (D)
혜성모 : (치킨 양념 섞다가) 모~옴? (의외라) 니는 사람볼 때 돈부터 본다카지 않았나?
혜성 : (E) 바꼈어. 이젠 돈보다 몸이야. 몸은 어떤거 같애?
혜성모 : 글쎄? (갸우뚱) 뱃겨보지 않아가 잘은 모르것는데 팔뚝은 돌댕이처럼 단단하고 알이 실하게 박히긴 했드라. 됐나?
# 버스정류장 (D)
혜성 : 응. 그럼 다음주중으로 시간 내볼게. 어.. 알았어. 끊어. (E) 남자친구 만들어놓으면 좀 안심이 되려나?
수하 : (신경 쓰인다. 핸드폰을 꺼내고는) 핸드폰 좀 줘봐.
혜성 : 왜? (건네며)
수하 : (받아서 어플 깔며) 위치찾기 어플 깔아둘려구.
혜성 : 그게 뭔데?
수하 : (자기 핸드폰과 혜성 핸드폰을 양손에 들고 조작하면서 어플을 까는) 이거를 둘이 깔면 서로 어딨는지 알 수 있거든.
혜성 : (신기해서) 진짜? 그럼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니가 찾을 수 있단 소리야?
수하 : (계속 깔면서) 응.
혜성 : (대단해보이고) 우와~ 너 무슨 CSI 같다. 되게 똑똑해보여.
수하 : (핸드폰 다시 건네며) 내가 똑똑한게 아니라 그쪽이 미개한거야. (다시 이어폰 끼는)
혜성 : (흘기며) 말 참 밉게 하는 재주가 있다니까..
#15. 커피전문점 (D)
유창, 상덕 커피를 주문하고 있다.
상덕 : 뭐 마실래?
유창 : 전 아아 마시겠습니다.
상덕 : (카드 건네며) 여기 아이스 아메리카노랑 머스켓젤리 아이스티로! 차변이랑 짱변은?
유창 : 둘 다 쌍둥이 접견 갔어요. (흥미진진) 둘이 법정에서 싸우다 진짜 싸우면 어떡하죠?
상덕 : (점원에게 카드 주면서) 공은 공이고 사는 사지. 사건에 감정을 섞으면 쓰나. (쿠폰카드 주면서) 아! 여기 도장 찍어줘요.
유창 : 그래도 막상 법정에서 부딪히면 감정이 상할걸요?
상덕 : 에이~ 그러면 프로가 아니라 아마추어지.
유창 : (놀랍고) 그 두 사람이 프로라고 생각하세요?
상덕 : (잠시 생각하다) 아니. 한 사람만.
#16. 접견실1 (D)
관우, 필재(사납고 거친 느낌)를 앞에 두고 접견을 하고 있다.
관우 : (기록을 보며) 2년 전에 절도 전과가 있네요.
필재 : 필승이 그 새끼가 등록금이 없다고 하도 지랄을 해서 빈집들 몇군데 털었어요.
관우 : 쌍둥인데 동생은 머리가 좋은 편이었나봐요?
필재 : 중학교 때 아이큐가 152였어요. (머리 쪽에 손을 올려 돌리는 시늉) 이게 X나 빨라.
#17. 접견실2 (D)
필승(착하고 순한 느낌)을 접견하고 있는 혜성.
혜성 : 형이 왜 절도를 한거에요?
필승 : 원랜 착실 했었는데 도박에 빠지더니 그렇게 됐어요. (하다 얼른 걱정하는) 도박 얘긴 재판에서 하면 안되요.
혜성 : (적으면서) 네, 봐서요.
#18. 접견실1 (D)
관우 : 근데 왜 동생은 필재씨한테 죄를 뒤집어 씌울려고 하는걸까요?
필재 : 내가 꼴도 보기 싫은거지. 나만 보면 지 인생에서 나가달라고 노래를 불렀다니까요.
관우 : (끄덕이며) 그래서, 이번 사건으로 필재씨를 감옥에 보내려고 했다?
필재 : 그쵸. 내가 절도 전과까지 있으니까 다들 내가 범인이라고 생각할거 아냐.
관우 : ...
#19. 접견실2 (D)
혜성 : 형이 왜 필승씨한테 죄를 뒤집어 씌울려고 하는거에요?
필승 : 형은 늘 내 인생을 부러워했어요. 대학 다니고, 전과도 없고.. 똑같은 얼굴인데 왜 인생이 이렇게 다르냐면서..
제가 가진 모든걸 다 질투했어요.
혜성 : (설마?) 혹시 필승씨 여자친구도?
필승 : (끄덕끄덕) ...
혜성 : !!
#20. 법조타워 앞 거리 (D)
커피 마시면서 걸어나오는 상덕, 유창.
상덕 : 한쪽이 찌르고 한쪽이 말렸다고 했지?
유창 : 네, 근데 검사는 둘이 범행을 미리 공모했다고 공동정범으로 기소를 했어요.
CCTV 보면 한쪽이 말리는 게 뻔히 나오는데도 말이죠.
상덕 : 쌍둥이라매. 어느 쪽이 찔렀는지 구별을 못했을 수도 있어.
유창 : 차변호사님이랑 짱변호사님 둘 다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할거라든데요?
상덕 : 음..생각보다 복잡해지겠는데.. 둘 중에 누군가는 사람을 죽였다. 근데 서로 자기가 죽인게 아니라고 주장을 한다.
그 둘은 똑같이 생긴 쌍둥이다.
유창 : 살인범이 어느 쪽인지 밝혀내지 못하면 이태원 살인사건처럼 미궁에 빠질 수도 있겠죠?
상덕 : (끄덕) 그러다 둘 다 풀려날 수도 있겠지. 그걸 막으려고 검사는 공동정범으로 기소를 한거고..
길 건너 장우산을 장검 들 듯 꽉 쥐고 가는 혜성이 보인다.
유창 : 어? 저기 짱변호사님 아니에요?
상덕 : 맞네. 근데 우산은 왜 들고 왔대? (하늘 보며) 오늘 비온대냐?
유창 : (같이 보며) 아뇨. 안올거 같은데..
그때 혜성 뒤로 장난스레 살금살금 다가가는 관우가 보인다.
유창 : 어? 차변호사님이네? (픽 웃고) 장난 칠려나 본데요?
상덕 : (한심해 실소) 저 물건도 인생 참 재밌게 살어.
유창 : (그런 관우를 보다가) 얘기 들으셨어요? 저번에 회식날 말입니다. 차변호사님이 짱변호사님을 글쎄.. 업구 갔대요.
(키득) 저러다 둘이 사귀는거 아닌가 몰라요.
상덕 : (관우와 혜성을 흐뭇하게 보며) 정분나기 좋을 나이 아니냐. 좋~을 때다.
미소로 관우와 혜성을 보는 유창과 상덕.
(이하 두사람 시선 컷으로)
그런데 관우가 뒤에서 혜성을 왁 하고 놀래키자
혜성, 반사적으로 비명과 동시에 장우산으로 관우의 명치를 힘껏 찌른다.
고꾸라지는 관우의 급소를 차는 혜성.
그러다 쓰러진 관우를 보고 놀라는 혜성.
입이 쩍벌어지게 놀라는 유창과 관우.
#21. 국선전담 사무실 (D)
관우, 괴로운 듯 옆구리를 잡고 앉아있다.
상덕 : 엑스레이라도 찍어봐야 되는거 아냐?
관우 : (끙~ 아프지만) 괜찮습니다. 그리고 좀 있다 재판 들어가야 되요.
유창 : (강아지에게 밥주고 있는 혜성에게) 짱변호사님은 미안하지도 않습니까?
혜성 : (미안하긴 하지만) 전혀요! 그러니까 누가 그렇게 놀래키래요? 이건 엄연히 내 청각기관에 대한 유형력 행사로
폭행에 해당돼요. 그리고 난 차변의 폭행에 대해 정당방위를 한거구요.
유창 : 과잉방어죠. 그리고 차변호사님 거기가 고장나서 애라도 못낳으면 어쩔겁니까?
이건 보통 상해가 아니라 중상해에요! 중상해!!
관우 : (얼른) 중상해 아닙니다. 아까 화장실에서 봤는데 멀쩡하드라구요.
혜성 : 들었죠? 멀쩡하대잖아요.
관우 : 미안해요. 그렇게 놀랄 줄 몰랐어요.
유창 : (관우보고 한심해서) 우리 차변호사님~ 참 속도 없으시다. 두들겨 맞아도 편들어줘~ 거기다 사과까지 해.
앞으로 차보살이라고 불러드릴께요.
혜성 : (책상 땅치고 일어나 빠르게 퍼붓는) 알았어요. 사과할께요. 미안합니다! 잘못했어요! 됐죠!
유창 : (기막혀) 저게 사과야? (관우보고) 저게 사과에요?
상덕 : (혀끌끌) 저거 저거 지가 방귀뀌고 옆사람 뺨때릴 상이야 저거..
혜성 : (가방 메고 우산 들며 성질톤) 그리고 이번사건이요! 공동정범 아니에요!
관우 : (반색)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혜성 : 좋네요! 범인은 백프로 형이구요!
관우 : 어..그건 아닌데, 범인은 동생인데요. 백프로..
혜성 : 됐네요! 그럼 여기까지! (하고 홱 돌아나가는)
관우 : (큰소리로) 짱변!! 우리랑 점심 같이 안해요?
혜성 : (사납게/off) 안해요! 선약 있네요!
#22. 법원 식당 (D)
다들 삼삼오오 모여서 밥을 먹는데 혜성만 혼자 덩그러니 식판 밥 먹고 있다.
그때 누군가 혜성의 앞에 식판을 놓고 앉는다. 보면 도연이다.
혜성 : (그런 도연을 보고 의아하다는 듯) 우리가 같이 밥먹을 정도로 친했든가?
도연 : 같은 집에 살았고, 같은 학교 다녔고, 친하다면 친한 사이 아닌가? (먹는)
혜성 : 무슨 꿍꿍이야?
도연 : 그런거 없어. (하다) 쌍둥이 사건.. 피고인은 만나봤어?
혜성 : (역시!) 아~ 그거 물어볼려고 온거야? (재밌다는 듯 턱괴며 도연을 보며) 너 솔직히 말해봐.
너 둘 중에 누가 살인범인지 모르지?
도연 : (계속 먹는) ...
혜성 : (맞네) 찍어서 한쪽만 살인으로 기소하자니, 틀릴까봐 겁나고.. 누군지 모른다고 하면 다 놔줘야 되고..
그래서 공범으로 묶어서 기소한거지?
도연 : (잠시 그런 혜성을 보다가) 응. 어떻게 알았어?
혜성 : (황당해서) 뭐? (하다 흥분해서) 너 지금 인정하는거야? 니가 잘못한거?
도연 : (숟가락 놓으면서 양손 깍지 끼며) 응. 인정하는거야.
(입꼬리 살짝 올라가는 비릿한 미소로) 이번에도 니가 맞고 내가 틀렸나봐.
혜성 : (확 그 표정에 기분 상해서) 너 나 놀리니?
도연 : (계속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아니. 놀리는거 아닌데.. 왜 그렇게 생각해?
혜성 : 내가 바보냐? 그런 표정으로 얘길하는데 누가 니 말을 믿니?
도연 : 그치? 니 생각에도 그렇지?
혜성 : (무슨 소린가 어리둥절) ...
도연 : 정필승 정필재, 내 앞에선 둘 다 이런 표정이었어.
혜성 : !!
도연 : (자기 입 가리키며) 입꼬리가 올라가고 (눈썹 가리키며) 가운데 눈썹은 올라가고..
공범 아니라고 잡아떼면서 딱 이 표정이더라구. 이게 과연 진실을 얘기하는 표정일까? 니가 보기에 그래?
혜성 : 증거란게 겨우 표정이야? 그걸로 둘을 잡으시겠다?
도연 : (다시 먹으며) 아니. 다른 작전이 있어.
혜성 : (궁금하다) ..뭔데 그게?
도연 : 알면 도와줄래?
혜성 : (자기도 모르게) 어. (하다 얼른 수습) 아니. 싫다 얘! 내가 미쳤냐! (식판 들고 일어나 나가며)
얼른 식판 들고 자리에서 도망치듯 일어나 가는 혜성.
자신만만했던 도연, 혜성이 가자 안타까운 표정으로 변한다.
#23. 법원 앞 로비 (D)
공숙과 배석판사들과 지나가다가 뭔가를 보고 멈칫한다.
공숙 : (혀끌끌) 저 친구 또 시작했네. 또 시작했어.
보면 혜성, 회전문에서 생각이 많은 표정으로 계속 뺑글 뺑글 돌고 있다.
혜성 : (E) 뭐지? 그 작전이? 도연이 이 기집애 괜히 뻥카 치는거 아냐?
(하다) 근데 진짜 뭐가 있는거면 어떡하지? 미치겠네. 자백하라고 해? 아냐 아냐.
(그때 문자 오는 소리. 보면 ‘껌딱지’란 이름으로 문자가 왔다)
수하 : (E) 오늘 언제쯤 끝나? 데리러 갈게.
혜성 : (화색돌며) 아! 맞다! 껌딱지가 있었지! (문자 하면서/E) 안그래도 너한테 부탁할 일이 생겼는데..
#24. 교실 (D)
수업시간, 선생님은 앞에서 칠판에 필기를 하고 있다.
수하, 책을 세워놓고 핸드폰으로 문자를 하고 있다.
충기 : (핸드폰 확 뺏어 그 문자를 읽는) 알았어. 그럼 끝날 때 전화해. 법원 앞으로 데리러 갈게.
(손들고) 쌤! 박수하 수업시간에 문자질 하는데요!
수하 : (뺏으려고 달려드는) 야! 이리 안내!
선생 : (핸드폰 확 뺏으며) 요즘 수험생들 세월 좋~네. 문자질도 모자라서 연애질까지 하시고!?
수하 : (당황해서) 아.. 그런거 아닌데요.
학생들 : (환호하는) 올~~ 대~박! / 박수하 부럽다! / 요호~~ 용자다!!
성빈 : (수하를 보고) ...
선생 : 시끄러! 박수하 너 이 자식! 오늘 야자 째기만 해! 내가 특별히 지켜볼거다! (가는)
수하 : 쌤! 중요한 연락이 올게 있는데 핸드폰은..
선생 : (버럭) 압수야!! 야자 끝나면 갖구가! (칠판 쪽으로 가는)
수하 : 미치겠네.. (충기 째려보고)
충기 : (턱 치켜들며 약올리는) 뭐! 뭐! 뭐어~ ..
#25. 법원 앞 (D)
혜성, 법원 건물을 나서는데 밖에 비가 온다.
혜성 : (장우산을 꺼내며) 우산 챙겨오길 잘했네. (우산 쓰고 간다)
그 뒤로 관우, 가방으로 대충 머리 가리고 가다가 혜성을 발견한다.
관우 : (반색해) 짱변!!
혜성, 그 소리를 못듣고 계속 간다.
관우, 달려가서 어깨를 치려다가 멈칫. 안되겠다 싶은지 가방을 다시 쓰고 혜성을 뒤따라 걸어가는 관우.
#26. 법조타워 앞 (D)
혜성, 들어서서 우산을 접는데 뒤이어 흠뻑 젖은 관우가 들어선다.
혜성 : (그런 관우보고 놀라서) 뭐에요? 차변도 법원 갔다 오는 길이에요?
관우 : (속없이 웃어보이며) 네. 아까부터 계속 따라왔어요.
혜성 : 왜 안불렀어요? 우산 같이 쓰면 되는데..
관우 : 그러다 저번처럼 놀라면 안되잖아요. 그래서 그냥..
혜성 : (기막혀) 하..
관우 : (혜성 살피며) 근데 짱변 요즘 무슨 일 있어요?
혜성 : 네?
관우 : 좀 불안해보여요. 누구한테 쫓기는거처럼 잔뜩 긴장하는게.. 걱정되서요.
혜성 : ..아니에요. 그런거..
관우 : 아니면 다행이구요. 들어가죠. (손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털면서 걸어간다)
혜성 : (흠뻑 젖은 관우를 보니 좀 미안한 생각이 든다.) 아까 때린거 말인데요. 전요 원인 제공은 차변이 했다고 생각해요.
관우 : 네 압니다. 미안해요.
혜성 : (여전히 새침한 톤으로) ..그래도 뭐 내가 과잉방어를 한 점이 조금은 인정되니까.. 사과할께요. (관우 보며) 미안했어요.
관우 : (빙긋) 네, 나도 앞으로 조심할께요.
혜성 : (잠시 관우 보다가) 차변. 시간 좀 있어요? 내일 쌍둥이 재판 때문에 할 얘기가 있는데..
관우 : ?
#27. 면담실 (D)
서류를 같이 보고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관우와 혜성.
관우 : 검사가 작전이 있다고 했어요?
혜성 : (좀 새침하게) 네, 혹시 짐작하는거 있어요? (서류 보며) 혈흔도 없고, 지문 나온 것도 없는데.. 뭐지?
관우 : (연필을 돌리면서 곰곰이 생각하다) 혹시 서도연 검사랑 친해요?
혜성 : (자기도 모르게 새침한 모습을 벗어던지고 흥분해서) 아니요!! 완전 싫어해요. 아니 싫단 말로도 모잘라요.
걘요 목소리만 들어도 그 있잖아요. 칠판을 손톱으로 찍 긁는 것처럼 온 몸에 소름이 쫙 돋는게~~
(하다 너무 나간다 싶어 얼른 냉정하게) 별로 안 친해요.
관우 : 근데 밥을 같이 먹으러 왔다 이거죠.
혜성 : 네.
관우 : (어깨로 혜성을 살짝 치며) 그럼 검사 쪽엔 작전은 없어요. (빙긋) 허패에요. 뻥카.
혜성 : 나도 그럴거 같긴 한데.. 혹시 모르잖아요.
관우 : 진패를 갖고 있으면 미리 떠벌리진 않죠. 본판에서 까지. 미리 와서 있다고 떠벌리는건 뭐가 없을 때나 하는 짓이에요.
혜성 : (미심쩍어서) 그래도..
관우 : (혜성을 보며 신뢰의 미소로) 흔들리지 마세요. 불안해하지도 말고..
흥분한 황소는 투우사를 못보고 빨간천만 보는 법이거든요.
지금 검사는 짱변을 자극하려고 빨간 천을 흔들고 있는거에요. 그러니까..
혜성 : (어느새 관우의 소리는 들리지 않고 그 모습에 홀린 듯 빠져든다/E) 저 말은 내가 황소란 소린데, 화를 내야되는데,
왜 화가 안나지? (자기도 모르게 손을 서서히 뻗으며) 눈이 미치더니 이젠 머리까지 미친건가? 어떡하지..
관우 : (서류 보면서) ...저도 경찰시절에 종종 썼던 방법이라 잘 압니다. 분명 검사는 증거 없어요.
그러니까 짱변은 소신대로 변호하면 됩니..
혜성 :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관우의 뺨에 손을 댔다) !!
관우 : (어리둥절해서 혜성을 보며) 짱..변..?
혜성 : (당황했지만 얼른 수습해 관우 뺨을 꼬집으며) 찌찌뽕..
관우 : 네? 이게 무슨..
혜성 : (손떼고 서류 보며 시침 뚝) 차변 생각이 딱 내 생각이라구요. 그래서 찌찌뽕.. 몰라요? 찌찌뽕?
관우 : (자기뺨 만지며 어리둥절) 아.. 그 찌찌뽕..
혜성 : (고개 돌려서 자기 손을 보며 작게 혼잣말) 미쳤어. 미쳤어. 이런 젠장!
#28. 법조타워 외경 (N)
#29. 국선전담 사무실 (N)
관우 혼자 퇴근하기 위해 가방을 싸고 있다. 밖에 비소리.
관우, 나가다가 아차 하고는 책상서랍에서 우산을 챙겨 나온다.
#30. 법조타워 앞 (N)
비가 오고 있다.
관우 나오는데 혜성,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고 있다.
혜성 : 뭐야. 껌딱지 이 자식.. 끝나면 데리러 온다드니. 전화도 안받고.. (시계보면 9시쯤) 혼자가도 괜찮겠지. 이 시간이면..
관우 : (우산을 가방에 넣고 옆으로 와서) 안가고 뭐해요?
혜성 : 아.. 네, 갈거에요.
관우 : 아.. 비가 줄창 오네. 우산 안갖고 왔는데.. (혜성보고) 짱변, 우산 좀 빌려줄래요?
혜성 : (어이없어서) 싫어요. 난 어쩌라고..
관우 : 이렇게 하면 되죠. 일단 같이 우산을 쓰고 짱변집까지 같이 가는거에요.
그리고 집에 도착하면 우산은 나한테 빌려주는걸로.. 어때요?
혜성 : (기막혀/E) 뭐야. 작업거는거야? 하 참.. 내가 그렇게 쉽게 보이나. (새침하게/ON) 우산은 차변이 들어요.
관우 : (우산 받아들고) 넵!
둘 나란히 우산쓰고 걸어간다.
#31. 교실 (N)
야간자율학습 중인 학생들.
수하, 초조한 듯 시계를 본다. 벌써 9시가 다 되간다.
선생은 노골적으로 수하를 보고 있다. 손가락으로 내가 너를 지켜보고 있다는 시늉을 하는..
수하, 난감한 듯 머리 긁적이고, 그런 수하를 보는 성빈.
성빈 : (갑자기 배를 잡으며) 아.. 배야.. 아... (하면서 쓰러진다)
수하 : (놀라서 성빈을 부축하면서) 야. 고성빈! 왜 그래? 어디가 아픈거야?
선생 : (당황해 달려와) 얘 왜 이러냐?
성빈 : (선생 붙잡고 힘겹게) 쌤.. 갑자기 위경련이.. 왔나봐요. 아.. X나 아파.
(하며 수하를 잡고) 누가 나 좀.. 양호실에 좀 데려다 줘. (하며 수하만 알아보게 찡긋)
수하 : !!
충기 : (눈치없이 성빈에게 와서) 야! 괜찮아? 내가 데려다 줄게.
성빈 : (괴력으로 충기 밀어제치고 수하 잡으며) 나 좀.. 얼른 나 좀..
선생 : (경황없어서) 뭐해. 빨리 데리고 가!!
수하 : (얼떨결에) 네? 네..
수하, 성빈을 안고 달려나간다.
나동그라진 충기 어리둥절.
#32. 복도 (N)
한참 성빈을 안고 달려나온 수하.
성빈 : (주위에 아무도 없자) 됐어. 이제 내려줘.
수하 : (내려주며) 으.. 팔 빠지는 줄 알았네. (팔 주무르는)
성빈 : 야! 땡땡이 치게 도와줬는데 고맙다는 말이 먼저 아냐?
수하 : (고맙긴 하지만) 내가 언제 도와달랬나?
성빈 : 그 변호사 언니 만나러 가는거야?
수하 : 어. 오늘 뭐 할 말이 있대서..
성빈 : (주머니에서 수하 핸드폰 꺼내주며) 니 핸드폰.. 아까 쓰러지면서 슬쩍했어.
수하 : (받으며) 야! 진짜 고맙다!! 내일 내가 매점에서 한턱 쏠께! 먼저 간다. (달려가고)
성빈 : (부를려다가) 수하.. (말 삼키는) ..
#33. 거리 (N)
비오는데 수하 우산 쓴 채 달려가면서 전화를 한다.
수하 : 왜 핸드폰 안받아. (하다) 사무실에 있나? (다시 거는)
#34. 국선전담 사무실 (N)
아무도 없는 사무실 전화기에 벨소리 홀로 울리고.
#35. 거리 (N)
수하, 전화 끊고는.
수하 : (걱정스레) 없나부네. (하다 뒤늦게 떠올라) 아차! 위치찾기!!
(어플 켜서 확인하니 집근처로 나온다. 안도하는) 뭐야? 집에 거의 다 갔잖아.
#36. 혜성 집 근처 거리 (N)
혜성과 관우 우산을 함께 쓰고 걸어가고 있다.
관우가 우산을 들었다.
관우 : 순서를 이렇게 합시다. 일단 내일 재판에서는 검사가 공동정범으로 기소한걸 깨는걸 목표로 하는 겁니다.
(그러다 차 지나가면 혜성 어깨 감싸 살짝 당기며) 그걸 깨야 누가 무죄고 유죄인지를 가릴 수 있어요.
공동정범을 깨기 전까지 우리는 한 팀이라고 생각하고..
혜성 : (관우의 말은 들리지 않는다. 그런 관우를 보며/E) 이따 헤어질 때 어떻게 인사해야되지?
꾸벅하고 안녕히 가세요. 그래야되나? 뭔가 딱딱한대. 아님 손을 흔들고 잘가요. 그래야 되나?
아냐. 그건 너무 친한척 오바하는거 같고.. 뭐가 좋지.. 어떡하지.
관우 : ...우린 일단, 내일 재판 전에 잠깐 만나서 서로 입을 맞추는게 좋을 거 같아요.
혜성 : (놀라서 버럭) 네에??? 그런걸 왜.. 왜 맞추는데요?
관우 : (덩달아 놀라서) 그래도, 나름 한팀인데 말은 맞춰야 되지 않아요?
혜성 : (그제야 알아듣고) 아~ 말~ 그쵸. 맞춰야죠. (어색한 웃음)
#37. 혜성집 다른 근처 (N)
수하, 우산을 쓴 채 걸어가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보면 ‘고성빈’이다.
수하 : (걸어가며 받는다) 어.
성빈 : (E) 변호사 언니 만났어?
수하 : 아니. 아직.. 왜?
성빈 : (E) 수하 니가 전에 말했던 그 첫사랑 말이야. 그거 변호사언니 맞지?
수하 : 뭐야 쌩뚱맞게..
성빈 : (E) 그 언니.. 아직도 좋아해?
수하 : 미쳤냐? 그게 언제적 얘긴데..
성빈 : (E) 그럼 왜 그 언니 일에 신경 쓰는건데?
수하 : (둘러대는) 아 그건.. 예전에 신세를 진게 있어서 그래. 괜히 빚지구 사는거 같아서 찜찜해서 후딱 갚구 치울려구.
성빈 : (E) 아.. 그렇구나.
수하 : 그거 물어볼려구 전화했냐?
성빈 : (E) 아니. 나 너 좋아한다고 말할려구 전화했어.
수하 : (대수롭지 않게) 알아. 니가 학교에 소문 쫙냈잖아.
그러다 수하, 뭔가를 보고 멈칫한다.
수하의 시선 끝, 옥탑방 혜성집 현관 앞 혜성과 관우가 서있다.
수하, 뭔가 쿵 내려앉는 느낌이다. 뚝 떨어지는 우산..
수하, 핸드폰 든 손을 내리는.. 핸드폰 속에서 성빈의 소리는 계속 흘러나온다.
성빈 : (E) 아니 그런거 말구 진짜 많이 좋아해. 그걸.. 오늘 알았어.
혜성, 꾸벅과 손흔드는 걸 함께 하며 어정쩡하게 인사하고 있다.
미소를 머금은 관우는 손 흔들고 인사를 하고 있다.
수하, 그 두 사람을 막연히 올려다 본다.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성빈의 목소리.
성빈 : (E) 니가 날 좋아하지 않는거 알아. 나만 혼자 좋아해도 괜찮아. 근데 니가
(혜성이 관우 보는 표정 위로) 딴 사람 보는거.. 딴 사람 생각하는거.. 딴 사람 좋아하는거.. 그건 이상해. 안 괜찮아.
(수하의 표정 위로) 그건 생각만해도 가슴이 욱씬한게 아픈거 같기도 하고..쿵하고 내려앉는거 같기도 하고 그래.
아마 내가 너를.. 되게 많이 좋아하나봐.
성빈의 대사 위로 수하 역시 왼쪽 가슴이 욱씬한 듯 손을 얹는다.
그들을 올려다보며 오는 비를 그대로 맞으며 한참을 서있는 수하.
#38. 거리 (N)
비오는 길, 관우 기분이 좋은 듯 흥얼거리면서 걸어간다. 물이 고인 웅덩이를 기분 좋은 듯 뛰어 자박거리면서 가는.
관우 :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어디론가 전화하는) 여보세요. 네, 안녕하세요. 어머님. 말씀드릴게 있어서요.
전에 말씀하신 선 말인데요. 전 아무래도 안나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니.. 뭐 딱히 그런건 아닌데,
좀 신경쓰이는 사람이 있긴 해요. 네, 죄송합니다. 신경써주셨는데..
#39. 치킨집 (N)
혜성모 관우와 통화중이다.
옷가게 김씨 부인과 함께 치킨무 썰고 있다가 전화를 받았다.
혜성모 : (안타깝고) 아니, 아까와서 그랍니더. 내 친구딸이라 내가 잘 알그든예.. 이쁘고, 변호사고, 외동딸로 곱게 컸심더.
참말로 차변호사랑 잘 어울릴거 같은데..(실망스러운) 우야노. 아까바라.. 야. 맘 바뀌면 연락 주이소.
내 차변호사 포기 안할랍니다. 야.. 들어가이소. (전화 끊는)
김씨 : 친구딸 누구? 이쁘고 외동딸인 변호사가 누군데?
혜성모 : (치킨 무 썰며 무심히) 장혜성이..
김씨 : (황당해서) 친구딸이라며?
혜성모 : 처음부터 내 딸이라카모 부담스러워가 거절할거 아이가. 작전을 좀 써봤는데 잘 안멕히네.
김씨 : (무 썰며) 혜성이한테 차변이라고 얘기는 했어?
혜성모 : (같이 썰며) 안했다. 했다카믄 그 가시나 지랄옘뱅할게 뻔하지 안큿나.
그 가시나는 승질이 까스러버가 연애할라카믄 나의 섬세한 작전이 필요하다.
김씨 : (기막혀) 이게 그 섬세한 작전이야?
혜성모 : (끄덕) 요즘 인연은 저절로 만들어지는게 아이그든.
김씨 : 차변호산지 뭔지가 꽤 맘에 들었나보네?
혜성모 : 괘안타. 찜질방 둘째 아들에 변호사고, 사람 됨됨이 괜찮고 팔뚝도 실하고..무엇보다 (주머니에서 종이 꺼내며) 이거!!
김씨 : 그게 뭔데?
혜성모 : (읽으며) 남목여화.. 여름에 부채를 얻은격. 그 둘이 부부가 정이 있고 평생을 장수할 팔자라카는데
꽉 물어야지 안큿나?
김씨 : (헛웃음 나오며) 그새 사주를 봤어?
혜성모 : (흐뭇해서 종이 접어 넣고) 하모. 요즘 시대가 속도가 생명인 시대 아이것나.
(하다 김씨가 무 써는걸 보며 답답해서) 간격을 맞춰 썰어라. 그래 모양 사납게 썰믄 맛이 읍서뵌다.
김씨 : (흘기며) 그럼 돈주고 시키든가! 만날 공짜로 부려먹으면서 잔소리는 오질라게 많아요.
혜성모 : (밉지않게 흘기며) 됐다마. 안그래도 사람 구할기다. 치사하구로..
#40. 혜성집 부엌 (N)
혜성 기분이 좋은 듯 흥얼거리면서 냉장고에서 음식들을 꺼내고 있다.
수하, 흠뻑 젖은 채로 들어온다. 우산은 현관 옆에 툭 던지고..
혜성 : (보지도 않고) 왔냐? 너 왜 아까 전화 안받았냐? 데려다준다드니..
(하다 수하보고) 야! 너 왜 이렇게 젖었어? 우산 안갖고 갔었어?
수하 : (시선도 안주고 작은 옷방으로 들어간다) ..
#41. 혜성집 옷방 (N)
수하, 가방 내려놓는데 혜성 목소리가 들린다.
혜성 : (off) 껌딱지! 나 지금 부침개 할건데 먹을거지? 니꺼까지 한다. (하다) 옷 빨랑 갈아입어. 안그럼 감기걸려.
첫 번째 서랍에 파란색 미키마우스 그려진 티셔츠 입어. 그거 커서 너한테 맞을거야.
수하, 문에 기대 미끄러지듯 주저앉는다. 자신의 감정이 혼란스럽고 짜증이 난다.
#42. 혜성집 부엌 (N)
혜성, 호박을 썰면서 수하 들으라고 계속 큰소리로 주절주절.
혜성 : 너 혹시 내일 2시에 법정에 와줄 수 있냐? 이번에 엄청 까다로운 사건이 걸렸거든..
쌍둥이 형젠데 편의점을 털다가 한쪽은 사람을 찔렀고 한쪽은 말렸어.
근데 누가 찔렀는지 당최 알 수가 없는거야. 너무 똑같이 생겨서..
(싱크대 위쪽을 찾으며) 소금이 어딨더라. 아! 저깄다. (소금을 꺼내려고 하는데 손이 닿을락 말락한다)
그러니까 니가 와서 누가 찔렀는지 한번 알아봐주라. 구속만 안됐으면 접견할 때 와서 봐달라고 하면 되는데,
구속 피고인이라 법정에 와야만 니가 볼 수 있거든.. 시간 내줄 수 있지?
젖은 교복 그대로 입고 나타난 수하, 어느새 나타나 혜성 손에 닿을락 말락한 소금을 들어 더 윗칸에 올려놓는다.
혜성 : (황당해서) 야!! (하다) 너 옷 안갈아입었어?
수하 : 나도 전화 했었어. 그쪽이 안받았고! 부침개 안먹어! 그리고 내일 시간 못내. 바빠! (하고는 화장실로 쾅 하고 들어간다)
혜성 : (기막혀) 왜 저래. (하다가 식탁 위 가방 속 핸드폰을 꺼낸다. 열어보면 껌딱지로부터 부재중 전화가 12통 와있다)
헤? 진짜 전화 했었네? (좀 미안해져서 화장실 쪽을 본다)
#43. 교회 (D)
운승과 승구, 경찰차를 타고 온다.
수하한테 맞아서 얼굴에 반창고를 붙인 준국, 작은 트럭에 단촐한 이삿짐을 싸고 있다.
운승 : (경례하며 오는) 수고하십니다!
준국 : (꾸벅 인사하며) 네, 무슨 일이십니까?
운승 : 저번 폭행사건 때문에 몇가지 여쭤볼게 있어서요. (하다) 근데 어디 가십니까?
준국 : (사람좋은 웃음으로 머리 긁적이며) 아무래도 제가 여길 떠나야 될거 같아서요.
승구 : 떠나다뇨? 갑자기 왜?
준국 : 저를 팼던 친구 있잖습니까? 박수하라고.. 10년전에 제가 그 친구한테 큰 죄를 지었어요.
운승 : 아.. 네, 얘긴 들었습니다.
준국 : 그 친구 입장에선 제가 근처에 사는게 싫을거 같드라구요. 자꾸 생각나고..복수하고 싶고.. 괴롭고..
그래서 떠나는게 도리다 싶어서요.
운승/승구 : (수긍하며 끄덕) ...
승구 : 그럼 갈데는 정하셨구?
준국 : 네, 다행히 저같은 놈을 써주겠다는 분이 계시드라구요. 여기서 좀 멀긴 하지만, 가서 열심히 살아볼려구요.
(하다) 근데 물어보실게 뭔데요?
승구 : (웃어 보이며) 아닙니다. 됐습니다.
준국 : (트럭에 오르며) 그럼 수고하십쇼! 혹시 그 친구 만나면, 미안했다고 전해주세요. (꾸벅인사)
운승 : 네!! 알겠습니다.
트럭 떠난다.
승구 : (안됐고) 괜히 애먼 사람 하나 떠나보내네. 맘잡고 잘 살아보겠다고 왔을텐데.. 안됐네.
운승 : 그러게요. (하다) 그나저나 장변호사 핸드폰 사건은 어떡하죠? 계속 알아봐야되나?
승구 : 뭐 없어진 것도 하나 없다매. 그냥 접어.
#44. 혜성방 (D)
혜성, 옷을 갈아입으려 옷장을 열고 옷을 꺼내고 옷장을 닫다가 의아해서 다시 연다.
옷장 안쪽 문에 그동안 혜성모 치킨집에서 했던 포스터들이 순서대로 붙어있다.
그런데 그중 가장 마지막게 하나 떨어져있다. 포스터 붙여놓은 네 귀퉁이에 테잎과 포스터 끝만 남아있다.
혜성 : 어? 여기 포스터 어쨌지? 떨어졌나? (하며 엎드려 장롱을 살피며) 어디갔지? (갸우뚱)
#45. 도로 (D)
도로를 달리는 준국의 트럭.
#46. 트럭안 (D)
운전하고 가는 준국의 옆자리에 혜성의 집에서 뗀 포스터가 하나 놓여있다.
혜성모가 붙였던 장혜성 변호사 승소기념 9900원 치킨행사 포스터 아래
혜성모의 사진과 함께 치킨집 이름과 전화번호가 써있다.
#47. 혜성집 거실 (D)
혜성, 옷입고 나가면서 작은방을 본다.
혜성 : (심호흡 한번 크게 하고 밝게) 껌딱지! 너 학교 안가?
(무응답)
혜성 : 너 삐졌냐?
(무응답)
혜성 : (큰 인심 쓴다는 듯) 알았어. 쌍방과실 인정할께! 일단 니가 먼저 전화 안받았었잖아.
그건 니쪽 과실이고 내가 전화 안받았던 것도 인정! 그건 내 과실로 치자고! 됐냐?
(무응답)
혜성 : (좀 더 달래는 투로) 아무튼 화 풀고, 오늘 재판에 좀 와주라. 응?
(무응답)
혜성 : (더 누그러져서) 저번 재판도 너 때문에 해낼 수 있었어. 니가 있으니까, 내가 맞다고 해주니까.. 그 힘으로 해낸거야.
그러니까 이번 재판에도 내 옆에 있어줘.
(무응답)
혜성 : 듣고 있냐? 니 눈을 봐야 내가 안심이 된다고. 나 니가 있어야 돼.
(하다 자기도 놀라 머리 쥐어뜯으며 혼잣말) 미쳤어. 미쳤어. 가도 너무 갔다.
(다시 문을 향해) 야! 이 말은 취소! 안들은걸로 해라! (하고 방문을 열면 아무도 없다. 안도의 한숨 내쉬며) 아.. 다행이다.
(하다 버럭) 이 자식은 언제 나간거야!
#48. 혜성집 현관 앞 (D)
혜성, 투덜대면서 문 열고 나오는데 수하, 교복입고 기다리고 있다.
혜성 : (놀라) 아 깜짝이야!! (하다) 너 여기서 뭐하냐?
수하 : 늦었어. 빨랑 와. (가는)
혜성 : (수하 눈치보며) 너 지금 내가 한 말 들었어?
수하 : 무슨 말?
혜성 : 아냐. 됐어. (하다) 너 오늘 재판에 못와?
수하 : 어.
혜성 : (화가 나 버럭) 야. 좀 와! (수하 휙 돌아보면 구차하게) ..줄래? 법원 체험학습이라고 하면 되잖아.
(수하 가버리면 표정은 째려보며 목소리는 애교) 야아아~
#49. 혜성집 앞 (D)
수하 따라 나오는 혜성.
혜성 : (수하 가면 따라가며) 우리 땐 체험학습하면 점수도 주고 그랬는데..니들은 그런거 없냐?
대학갈 때 그런 점수 중요하지 않어?
그때 운승과 승구 경찰차 타고 지나가다 이들을 보고 멈춰선다.
운승 : 아~변호사님!! 마침 계셨네.
혜성 : 아네. 안녕하세요.
운승 : 걱정하실거 같아서.. 민준국이 이사갔어요.
혜성 : 네? 진짜요?
수하 : ...!
운승 : 네. 지금 보고 왔어요. 두 사람 근처에 사는거 폐가 될거 같다고 멀리 사는게 도리일거 같다고.. 그러구 갔어요.
수하 : 어디로 갔는지는 확인하셨어요? 주소는요?
승구 : (짜증 나고) 그쯤 했으면 고만 해라. 이제.. 일부러 두 사람 피해 숨어 산다잖냐.
운승 : 아무튼 이제는 민준국은 잊고 편하게 지내세요. 두사람 피한다고 연고도 없는데로 가는거 같던데..
보니까 안됐고 그러더라구요.
수하 : (거슬리고) 안되긴 뭐가..
혜성 : (수하 팔잡아 제지하며) 네, 감사합니다. 이만 가볼께요. (수하 팔 끌고) 가자.
수하 : 어? 어..
운승 : 좋은 하루 되십쇼~ (가며) 민준국이는 이제 평생 다시 볼일 없을 겁니다.
혜성 : (가다 멈춰서서 수하를 보며) 저 말.. 믿어도 돼?
수하 : (보며 잠시 망설이다) 아니.
혜성 : (생각이 많다) ...
#50. 국선전담 사무실 (D)
유창이 책상 아래 쪼그리고 앉아 강아지를 교육 시키고 있다.
유창 : 크리스찬! 손줘봐. 손! 손!! (강아지 무반응이자) 으유~ 차도남!!
(하다 강아지 배 보고) 차도녀였구나 너. 그럼 지금부터 니 이름은 크리스탈~
그때, 혜성 유창이 있는지 모른 채로 전화를 하면서 들어온다.
혜성 : 엄마 또 선 얘기야?
혜성모 : (E) 니가 전에 본다카지 않았나? 보험든다 생각카고 선 보겠다켔다 니..
혜성 : 그랬나? 근데 나 그냥 법조계랑 백년해로 해볼려구.
그렇게 열심히 일하다보면 이 바닥에서 진짜 백년해로할 사람 만날수도 있는거고..
혜성모 : (E) 혹시 니 벌써 맘에 드는 놈 만난기가?
혜성 : 또 오바한다. 그런건 아니고, 일하다가 좋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뭐 그런 얘기지..
유창 : (되도 않는 소리란 듯 고개 절레절레) ...
혜성 : 아무튼 난 선 생각 없으니까 그 찜질방 아들은 엄마가 알아서 정리해요.
#51. 치킨집 (D)
혜성모, 수화기 보며 어이없는.
혜성모 : (버럭) 가스나. 니 때문에 내가 부정맥이 자꾸 나오는기다!
혜성 : (E) 나랑 부정맥이랑 무슨 상관이야!
혜성모 : (버럭) 니 변덕에 내 염통이 요래 뛰었다 조래 뛰었다 장단을 못맞춰가 그러는거 아이가! 끊으라!!!
(끊으며 다독이듯 가슴을 치며) 진정해라 춘심아... (하다 버럭) 암만 생각해도 이 썩을 가시나!!
(다시 진정시키며) 아이다. 진정해야 오래산다 춘심아..
(한숨 쉬며 털썩 앉는) 우짜노. 섬세한 작전을 내삐리야되나.. 아까바라..
#52. 치킨집 앞 (D)
누군가의 발이 치킨집 앞에 멈춰선다.
9900원 행사 포스터와 비교를 해보는 누군가. 틸업하면 민준국이다.
입구에 배달 구인광고가 붙어있다.
그 광고를 보며 씨익 웃는 민준국.
#53. 치킨집 (D)
행주로 식탁 닦고 있는데 준국 사람 좋은 미소로 들어선다.
준국 : 안녕하세요. 사람 구한다고 해서 왔는데요. 어제 전화드렸었죠.
혜성모 : (미소로) 아! 김길동씨 맞재?
준국 : (미소로) 네, 맞습니다. (인사 꾸벅하며) 안녕하세요. 사장님.
#54. 법정 엘리베이터 (D)
도연, 타고 문닫힘 버튼을 누르려는데.
혜성 : (off) 잠깐만요.
도연 : (혜성의 소리에 얼른 닫힘버튼을 마구 누르는데)
혜성 : (닫히는 문 낑겨서) 아아.. 잠깐만요. (간신히 타고 보면 도연이다. 열받아) 야 너~ 나 오는거 보고도 일부러 닫았지?
도연 : (시침 뚝 떼고) 아니. 너 못봤는데..
혜성 : (그런 도연을 흘기며) 치사한 기집애.. 딴사람은 속여도 난 못속여.
도연 : (무시) ...
혜성 : 증거 있단 말도 안믿어. 그리고 공동정범으로 기소한 것도 시원하게 깨줄테니까 기대해라.
도연 : (씩 웃으며) 공동정범 판례들은 공부하고 온거야?
혜성 : (지지않고 여유있는 미소로) 당연하지. 2006년 영치동 세차장 강도살인 사건.. 2009년 영월 강간살인 사체은닉사건..
2010년 목산동 약사 강도살인 사건..
도연 : (가로채고) 목산동 약사 강도살인이 이번거랑 비슷하던데..
형제가 저질렀고, 서로 죽이지 않았다고 부정했는데도 공동정범으로 15년형 받았지 아마?
혜성 : 그건 판사가 또라인거고..
도연 : 그래? 그 또라이 판사 이름은 확인했고?
혜성 : 판사 이름?
도연 : 김공숙 판사야. 지금 이 재판을 맡은..
혜성 : !!!
#55. 법정 앞 복도 (D)
혜성과 관우, 계단에 나란히 앉아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노트북에 판례를 띄워놓고 보고 있다.
관우 : (난감해서) 진짜네. 김공숙 판사 맞네요.
혜성 : 말도 안돼. 이런걸 공동정범으로 묶어서 선고를 때리냐.
관우 : 귀찮았겠죠. 증거는 없지 피고인들은 서로 아니라고 하지 괘씸죄까지 얹어서 때린거 같애요.
혜성 : 이번 것도 그러면 어떡하죠?
그때, 아래층에 중학생 교복을 입은 학생들 열댓명이 걸어가고 있다. 앞에 선생님이 안내를 해주고 있다.
선생님 : 여긴 형사 법정이야. 형사 사건이 뭔줄 알지?
똘똘이 학생 : 네! 살인, 강도, 절도 같은 범죄 아니에요?
혜성, 관우 그런 학생을 보다 뭔가 떠오른 듯 반색해 서로 마주본다.
혜성 : 혹시 내가 생각하는 그 생각해요?
관우 : (혜성 볼 꼬집으며) 찌찌뽕... (빙긋)
#56. 판사 출입 복도 (D)
공숙과 배석판사들이 들어서면서.
우배석 : 공소장 보니까 이번 사건 엄청 복잡하겠던데요? 일란성 쌍둥이라 도통 구분이 안가던데..
공숙 : (손가락으로 귀 후비면서) 이런 사건은 소고기 떡심이다 생각하면 돼. 그냥 꿀떡 넘겨야지 괜히 씹자고 덤비면 이만 상해.
검사가 공동정범으로 기소 잘 했드만.
좌배석 : 그쵸. 그렇게 서로 매일 얼굴보는 형제사인데 칼 가져간거야 알았을테고 공동정범으로 봐도 무린없죠.
공숙 : 후딱 해치우고 이따 저녁에 복지리 어때? 요 앞에 복집 새로 생겼던데..
(손가락 후 불며 법정 들어서다 뭔가를 보고 놀란다)
#57. 법정 (D)
교복 입은 학생들이 꽉 찬 방청석, 선망의 눈으로 공숙을 비롯한 판사일행을 본다.
일동 : (소근대는) 판사다. 판사야.. / 와 진짜 멋지다.
헐렁하게 들어오던 공숙, 엄숙한 자세로 바꿔 들어선다.
경위 : 모두 일어나주십쇼.
공숙, 학생들을 의식해 법복을 펄럭이며 멋지게 앉는다.
학생들 우와~ 멋지다. 작은 술렁임.
배석판사들 왜 저래? 하는 시선으로 공숙을 본다.
경위 : 모두 앉아주십쇼.
#58. 법정 밖 (D)
개정중이란 푯말에 불이 탁 들어오고.
#59. 법정 (D)
학생들, 피고인석에 앉은 필승과 필재를 보고 술렁이고 있다.
학생1 : 우와~ 진짜 똑같이 생겼다.
학생2 : 헤어스타일까지 똑같네.
도연 : 피고인 정필승과 정필재는 한날 한 장소에서 공모해 돈을 훔쳤고, 피해자 함기수가 나타나자
피고인 정필승은 준비해간 칼로 피해자를 살해했습니다. 물론, 정필재는 범행 당시 동생 정필승을 말리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동생이 칼을 소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점, 충분히 살인을 예측할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도
공동정범이 성립됩니다.
혜성 : (자꾸 법정 출입문 쪽을 본다. 수하를 기다리고 있다) ...
공숙 : (피고인들에게 하는 말이지만 학생들을 의식하고 하는 말이다. 상냥하게) 피고인, 공동정범이란 말이 어렵죠.
그게 뭐냐면 두사람 이상이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범죄를 협동해서 같이 저지른걸 말하는겁니다.
그러면 둘이 똑같이 벌을 받아요. 한쪽이 죽이고 한쪽은 훔치기만 했어도
둘이 똑같이 죽이고 훔친거라고 보는거에요. 아셨죠?
배석판사 : (황당해서 공숙을 보면) ...
공숙 : (그런 배석판사를 보고는 짐짓 멋지게) 재판용어가 너무 어렵잖습니까.
이럴땐 피고인에게 설명을 해줘서 이해하게 해줘야죠. 이런 사소한 배려가 사법부 신뢰의 초석이 되는겁니다.
학생들 : (감탄해서) 우와~
그때, 수하가 법정에 들어선다.
혜성, 그제야 얼굴 환하게 펴진다.
수하, 방청석에 앉는다.
공숙 : (판사톤으로 변호인을 향해) 먼저 피고인 정필승의 변호인부터 의견 말씀해주세요.
혜성 : (수하 보고 고개 끄덕하더니) 네. (일어나) 피고인 정필승은 공소사실을 부인합니다.
도연 : (혜성을 본다) ...
혜성 : 피고인 정필승은 피해자 함기수를 칼로 찌른 사실이 없습니다. 또한 상피고인이 칼을 소지한 사실도 알지 못했으므로,
강도살인의 공동정범도 아닙니다.
도연 : (혜성을 본다) ...
공숙 : (혜성을 보고) 기소 사실을 부인하는겁니까?
혜성 : 네. 피고인 정필승은 형인 정필재가 등록금을 훔치자는 말에 따라갔을 뿐이고,
형이 칼을 가지고 갔을거라고는 추호도 예상 못했다고 합니다.
필재 : (열받아 벌떡 일어나) 야 이 새끼야! 니가 찔렀잖아! 난 말리고! 이게 여기가 어디라고 구라를 까!!
관우 : (필재를 잡아 당겨 앉히며) 앉아봐요.
필재 : (버티며 판사에게) 이봐요 판사선생! 난 아니에요. 이 새끼가 내가 전과가 있다고 덤탱이 씌울려는거에요!
난 진짜 몰랐습니다. (관우의 제지로 앉는)
수하 : (그런 필재를 주시한다) ?!
필승 : (안타까운 눈으로) 형.. 제발..이러지 마.
수하 : (필승을 주시한다) ...?
혜성 : (안타까와 필승의 등을 다독인다) ...
공숙 : (엄하게 필재에게) 피고인!! 조용히 하세요. 한번만 더 순서 없이 얘기하면 퇴정조치하겠습니다.
학생들 : (방청객처럼 감탄으로 술렁) 우와~ 멋지다.
공숙 : (으쓱해 혜성에게) 계속하세요.
혜성 : (수하를 보고는/E) 검사가 내가 모르는 증거를 가지고 있는게 있어?
수하 : (도연을 보고는 혜성을 향해 고개를 젓는다) ...
혜성 : (자신있게 변론을 시작한다) 검사님이 이 사건을 왜 공동정범으로 기소를 했는지 충분히 이해합니다.
누군가가 죽었고, 그 사건현장을 기록한 CCTV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누가 죽였는지를 도저히 가릴 수는 없었겠죠.
지금 보시는 것처럼 똑같이 생긴 쌍둥이니까요. 가릴 수 없다고 놔줄 수는 더더군다나 없었을겁니다.
이 사건으로 한 사람의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으니까요.
<시간경과 / diss로 마치 이어지듯>
관우 : 그래서 검사님은 공동정범으로 기소를 한겁니다. 칼을 가지고 있는걸 알고 있었다..는 이유로 두 사람을 하나로 묶은거죠.
그러나 이 두 피고인 모두 다른 한쪽이 칼을 갖고 있었다는걸 몰랐다고 합니다.
물론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거겠죠. 그러나 이 말은 다른 한쪽은 참말을 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이 말은!!
<시간경과 / diss로 마치 이어지듯>
혜성 : 참말을 하고 있는 쪽은 저지르지도 않은 강도살인이란 죄로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한다는 뜻입니다.
그걸 막는 것이 바로 저와 이 재판부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연을 보며) 물론 힘들고 긴 싸움이 될겁니다. 지혜로운 검사님마저도 포기한 싸움이었으니까요..
도연 : (저게 약올리나!) ...
<시간경과/diss로 이어지듯>
관우 : (공숙을 보며 예찬하듯) 그러나 그 싸움을 재판부만큼은 포기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사수하는데 드는 시간은 결코 아까운 게 아니니까요.
학생들 : (일동 공숙을 본다) ...
공숙 : (학생들 시선이 부담스럽다. 할 수 없다) 변호인들 의견대로 둘을 공동정범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도연 : 재판장님!
공숙 : 만일 칼을 가져간 걸 알았다면, 말리는 행위 역시 없었어야죠. 그렇다면 찌른 쪽은 강도살인, 말린 쪽은 특수절도로
분리해서 봐야할겁니다. 검사는 다음 기일에 공동정범으로 기소한 공소사실을
강도살인과 특수절도로 변경할지 검토하세요. 그 이후에 증거조사를 하도록 하지요.
도연 : (굳은 표정으로 혜성을 노려본다) ...
공숙 : (피고인들에게 하는 말이나 학생들에게 자랑하는 형식) 이게 무슨 소리냐면요.
재판부는 두사람이 같이 짜고 범죄를 저지른게 아니라고 본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검사님한테 공소장에 죄목을
각각 두사람 죄에 맞게 바꿔달라고 얘기하는거에요.
검사님의 기소를 바로잡는 것도 재판부가 할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아셨죠?
학생들 : (또 방청객 감탄하며 끄덕) 아~
배석판사 : (황당해서 공숙을 보면)
공숙 : (그런 판사들에게) 사법부 신뢰를 위하여~
도연 굳은 표정으로 혜성을 노려본다.
관우 손을 책상 아래로 내민다. 혜성 하이파이브 하듯이 그 손을 내리친다.
수하, 굳은 표정으로 필승과 필재를 본다.
수하 뒤로 모자로 푹 눌러쓴 눈물 고인 현주. (20대초/여/4회 31씬, 필승의 여자친구)
#60. 법정 앞 복도 (D)
혜성, 서둘러 나가는 관우를 따라 나오면서.
혜성 : (기쁜 얼굴로) 차변! 우리 다음 회의는 언제 할까요?
관우 : 회의요? 무슨..?
혜성 : 이 쌍둥이 사건요. 첫 번째 작전은 성공했는데 다음 작전 어떻게 짤지 얘기해야죠.
관우 : (냉정하다기보다 평소톤으로 밝게) 각자 알아서하죠.
혜성 : (의외의 태도다) 네?
관우 : (말갛게) 이젠 검사와의 싸움이 아니라 나와 짱변과의 싸움이 됐잖아요.
내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거가 짱변 쪽에는 유리한 증거가 될텐데, 서로 증거를 공유할 수도 없는거구요.
혜성 : 아.. 그렇긴 하죠.
관우 : (밝은 얼굴로) 먼저 들어가볼께요. 다음 재판이 있어서.. (달려간다)
혜성 : (기막혀) 하..
#61. 법원 로비 (D)
혜성, 씩씩거리고 걸어가는.
혜성 : 됐네요. 난들 팀으로 일하는게 좋았는 줄 아나?
관우가 줬던 고무골무를 손가락에서 빼고는 휙 던지고는 간다.
그러다 안되겠다 싶은지 다시 돌아가서 버려진 골무를 줍는데 그 앞에 누군가의 발이 딱 선다.
올려다보면 도연이다.
도연 : (싸늘하게) 니가 오늘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혜성 : 알아.
도연 : 경찰이 수십명이 달라붙어서 팠던 사건이야. 누가 찔렀는지 말렸는지 증거 같은거 없어.
혜성 : 알아.
도연 : 알아? 이대로면 둘 다 무죄로 풀려날 수도 있어!
혜성 : 가만 있었으면 둘 다 유죄로 감옥갈 수도 있었어.
수하가 오다가 이 둘의 대화를 듣게 된다.
도연 : 사람을 죽인 사람이 풀려난다는게 말이 돼?
혜성 : 사람을 안죽인 사람이 감옥가는 것보단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열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명의 무고한 죄인을 만들지 말라. 연수원에서 귀에 인이 박히도록 듣지 않았나?
도연 : (분노로 혜성을 본다) ...
혜성 : 이 법원 바닥에서 떠나야하는 사람이 누군줄 알아?
맨날 패소하는 변호사? 맨날 오판하는 판사? 아님 맨날 기소 실수하는 검사?
도연 : ...시끄러.
혜성 : 셋 다 아냐. 틀린거 알고도 인정 안하고 우기는 너같은 인간이 제일 문제야.
도연 : (혜성을 노려본다) ...
혜성 : 전에 내가 했던말 기억나? 나한테 지면 우리엄마한테 사과하라고 했던거..
약속 지킬 날이 머지 않은거 같은데 준비해놔라.
도연 : ...
혜성 : (카리스마있게 노려보는 표정 위로/E) 완전 멋졌어. 장혜성! 카리스마 짱!!
(하다 멀리 수하를 보고) 어? 껌딱지!!! 아까부터 찾았는데 어딨었냐? (수하쪽으로 가며) 가자. 내가 맛있는거 사줄게..
도연 : (그 둘을 계속 노려본다) ...
#62. 법원 일각 (D)
호송차에 구속 피고인들이 오르고 있다. 그들 사이에 필승과 필재가 있다.
#63. 호송차 (D)
필승과 필재 서로 떨어져 앉아 무표정한 얼굴로 창밖을 본다.
#64. 법조타워 앞 (D)
수하와 혜성 함께 걸어온다. 횡단보도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혜성 : (홀가분하고 신이 난다) 아까 법정에서 되게 불안했었거든.. 도연이 그 지지배가 속에 꿍치고 있는 증거가 있을까봐.
근데 니가 아니라고 딱 해주니까 맘이 확 놓이면서 입이 풀리는데.. 아 진짜 변호할 맛 나드라.
수하 : (무거운 표정이다) ...
혜성 : (그런 수하를 미덥게 보며) 너 전에 폭죽사건이 뭐냐고 물어본 적 있지?
수하 : .. 어..
혜성 : 누군가 폭죽을 도연이 눈에 쐈어. 그 사건 때문에 도연인 한쪽 눈을 많이 다쳤었고..
수하 : ...
혜성 : 도연인 그 누군가가 나라고 했고.. 난 아니라고 했어. 사람들은 도연이 말을 믿었고..난 퇴학 당했고..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검사랑 변호사로 만났고..
수하 : ...
혜성 : 난 말야. 변호사가 딱히 되고 싶진 않았거든? 되고 나서도 대체 왜 난 변호사가 됐나 싶기도 했고..
근데 도연이 그 기집애 표정을 보니까 알겠드라.
수하 : ..
혜성 : (신호 바뀌자 걷기 시작) 아까 그 순간을 위해서 변호사가 된거야. (홀가분한 표정으로) 그 기집애 그 표정을 보려고..
수하 : (따라 걸으며) 그렇게 좋아?
혜성 : 어.
수하 : 왜?
혜성 : 내가 맞구 걔가 틀렸으니까..
수하 : (안타깝고 미안하다) 만일 당신이 틀리고, 그 사람이 맞았으면?
혜성 : (불안해진다. 중앙선 근처 멈춰서는) 무슨 소리야? 그게?
수하 : (멈춰서서) 당신이 틀리고.. 그 검사가 맞았어.
혜성 : 뭐?
#65. 호송차 (D)
창밖을 보며 여전히 외면하고 있는 필승과 필재.
어두운 터널로 들어서는 호송차.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 필재, 창밖을 보는 필승을 본다.
창속에 비춰지는 필승의 눈과 필재와 눈을 맞춰진다.
그리고는 비릿한 미소를 짓는 필승. 필재 역시 같은 미소를 짓는다.
#66. 횡단보도 (D)
신호 끊기고 두사람 횡단보도 가운데 서있게 된다.
혼란스럽게 차들이 오가는 사이 덩그러니 서있는 두 사람.
혜성 :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틀리고 도연이가 맞다니?
수하 : 그 쌍둥이.. 둘이서 짜고 사람을 찌른거야. 공동정범이라고...
혜성 : !!
혜성, 혼란스러움에 뒷걸음 치자 수하, 차를 피해 얼른 혜성 어깨를 잡아 자기쪽으로 끌어 당긴다.
혜성 : (혼란스럽고) 공동정범이 맞다고? (수하보고) 지금 너 거짓말 하는거지?
수하 : (고개 젓는다) ...
혜성 : (수하를 멱살 잡으며 버럭) 거짓말이라고 해!!
혜성 수하의 멱살을 잡고 악을 쓰는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