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을 달지 않고
꽃망울 먼저 터뜨려보자는 속내는 무엇이랴
꽃을 통하여
애정을 분출하려는
진달래의 근원적 심상은
땅속 어둠 참아내며 부식토와 작은 돌들을 지나
하얀 물줄기 통로를 바쁘게 왕래하여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진작 나는 모르고 있었다
그것은 여자만이 간직한 비밀
꽃은 첫번에 완성된다
모든 것을 경험한 뒤에
꽃을 피우는 것은 아니다
지표 밑의 캄캄한 갈망은 성급함을 낳고
꽃눈의 언어들은 잔가지에서
자신이 내뱉는 옹알이를 번역하지 못한 채
스스로 가지 끝에서 폭발한다
그리고 흔들린다
흙으로부터 나온,가장 아름다운 색깔은 연분홍이다
첫댓글 시집 구입 날짜가 2012.01.10 이라고 적혀 있네요
12년 만에 다 읽고 가장 인상에 남는 작품 한 편 올립니다
전성호 시집 - 캄캄한 날개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