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1일 (목) 성 베네딕토 아빠스 기념일 말씀 묵상 (호세 11,1-4.8ㅁ-9) (이근상 신부)
"내가 부를수록 그들은 나에게서 멀어져 갔다. 그들은 바알들에게 희생 제물을 바치고 우상들에게 향을 피워 올렸다. ...... 내 마음이 미어지고 연민이 북받쳐 오른다. 나는 타오르는 내 분노대로 행동하지 않고 에프라임을 다시는 멸망시키지 않으리라. 나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다. 나는 네 가운데에 있는 ‘거룩한 이’ 분노를 터뜨리며 너에게 다가가지 않으리라.”(호세11,2.8-9)
분노를 다스린다는 표현이 통속적으로 어떤 이미지를 가지기 쉽다. 이를테면 분노를 표출하지 않는 모습... 분노를 삼키는 상태... 그런데 호세아 예언자는 분노를 다스린다는 의미를 아주 잘 전하고 있다.
그의 분노는 마음이 미어지고 연민이 북받쳐 오르는... 참 사랑하는 이의 마음.
우리는 분노하였기에, 분노할 수 밖에 없기에 그와의 관계를 끊을 수 밖에 없고, 그에게 크게 복수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대부분 그게 그렇다. 분노할 상황이 되면 모든 관계는 그 분노에 굴복한다. 분노를 일으키는 이에게 잘 해주어야 단절이고, 보통은 처절한 복수다.
그러나 분노는 분노 삶은 삶이다. 그 둘의 관계는 끊어져 있다는게 성경의 증언이다. 분노하고 있으나 하느님은 오히려 더 연민하고 있다. 분노할 일이 계속해서 쌓아내고 있으나 더 깊이 사랑하고 있다. 분노는 사그라들거나 없어지는게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더 순수하고 더 진한 분노가 그의 뼈를 부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삶은 그보다 더 크고 진한 모양. 애가 타고 연민하는 이의 마음이 분노보다 빠르게 팽창하는 모양.
그렇게 큰 마음은 참 텅빌터인데... 얼마나 가벼울까. 뭐든 깃들일 그 공간은 얼마나 클까.
출처: https://www.facebook.com/simonksyi/posts/pfbid0jnXt1LsJQjpSKSP3DGzqnwbYpy7KsVkUPav2YHt6x9sb1J5Ra7j7CYqKpEXGAhHwl
첫댓글 애가타고 연민하는 이의 마음이 분노보다 빠르게 팽창하는 모양.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