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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락상평(苦樂常平)
고통과 기쁨을 나눠 평형을 유지하라는 뜻으로, 고통과 기쁨은 항상 있는 것으로 서로 바뀌어 오고 가는 것이니 너무 한쪽으로 지우치지 말라는 말이다.
苦 : 쓸 고(艹/5)
樂 : 즐길 락(木/11)
常 : 항상 상(巾/8)
平 : 평평할 평(干/2)
출전 : 다산시문집(茶山詩文集) 第12卷 서(序)
시도 때도 없이 들끓는 감정 조절이 늘 문제다. 기쁘다가 슬퍼지고 들떴다가 이내 시무룩해진다. 즐거움은 오래가지 않고 괴로움은 늘 곁을 맴돈다.
만남이 기쁘지만 헤어짐은 안타깝다. 이 모든 감정을 딱 잘라 평균을 내서 늘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유배지의 다산도 이 같은 감정 처리에 고심이 많았던 것 같다. 강진 병영(兵營)에 병마우후(兵馬虞侯)로 근무하던 이중협(李重協)은 적막한 다산초당으로 찾아와 한 번씩 떠들썩한 자리를 만들어 놓고 가곤 했다. 그런 그가 다산도 싫지 않았던 모양이다.
한 3년을 그렇게 왕래하던 그가 하루는 풀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임기가 차서 곧 서울로 올라갑니다.'
한동안 말이 없던 다산이 그를 위해 다시 붓을 들었다. '즐거움은 괴로움에서 나오니 괴로움은 즐거움의 뿌리다. 괴로움은 즐거움에서 생겨서 즐거움은 괴로움의 씨앗이다. 괴로움과 즐거움이 생기는 것은 동정(動靜)과 음양(陰陽)이 서로 뿌리가 되는 것과 같다. 통달한 사람은 그 연유를 알아, 기대고 엎드림을 살피고 성하고 쇠함을 헤아려 내 마음이 상황에 반응하는 것을 늘 일반적인 정리와 반대가 되게끔 한다. 그래서 두 가지가 그 취미를 나누고 기세를 줄이게 한다. 마치 값이 싸면 비싸게 사들이고 비싸면 싸게 내다 파는 한나라 때 경수창(耿壽昌)의 상평법(常平法)처럼 해서 늘 일정하게 한다. 이것이 고락에 대처하는 방법이다.'
樂生於苦, 苦者樂之根也. 苦生於樂, 樂者苦之種也. 苦樂相生, 如動靜陰陽, 互爲其根. 達者知其然, 察倚伏算乘除, 使午心之所以應於境者, 恒與衆情相反然. 故二者得分其趣而殺其勢, 若耿壽昌常平之法. 賤則貴糴, 貴則賤糶, 得常平然. 此處苦樂之法也.
경수창(耿壽昌)은 한나라 선제 때 명성을 떨친 신하이다. 그가 건의한 선창법은 곡식이 쌀 때 나라에서 비싸게 사들여 농민의 소득을 보장하고, 비쌀 때는 싼 값에 되팔아 농민을 구휼한 제도이다. 이런 치적이 여럿 있어 선제는 전형적인 중흥군주이자 명군으로 평가받는다.
다산의 말뜻은 이렇다. '자네 있어 즐거웠고 떠난다니 서운하네. 늘 이리 지낸다면 각별히 즐거운 줄 모르고 그러려니 했겠지? 헤어짐이 아쉽지만 훗날 내가 귀양에서 풀린 뒤 자네가 불쑥 나를 고향 마을로 찾아와 주면 그 기쁨이 배로 될 걸세. 그러니 그간의 즐거움으로 오늘의 슬픔을 맞가늠 하세나. 일렁임 없이 내 자네를 보내려네.'
끝에 한마디를 더 보탰다. '거센 여울과 잔물결이 섞여 물은 무늬를 이루고, 느린 각성(角聲)과 빠른 우성(羽聲)이 어우러져 음악은 가락을 이루게 되지. 내 벗은 슬퍼하지 말게나.'
悍灘平漪相間, 水以之成文. 慢角急羽相錯, 樂以之成章. 午友其無慼焉.
황황하던 마음이 이 한마디에 그만 가라앉는다. 다산이 지적한 것은 즐거움에 슬픔에 대한 감정이지만, 인간의 모든 감정에 적용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람이 감정에 휘둘렸을 때 좋은 결과를 낳는 일은 극히 드물다. 감정표출을 통한 만족감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일 뿐이다. 그래서 옛 사람들이 중용을 그토록 중시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말로 하는 것처럼 간단한 일은 아니다. 그래도 살아가면서 꼭 새기고 있어야 할 정신이 아닐까 생각한다.
고락상평(苦樂常平)
괴로움과 즐거움은 일상에 항상 있다, 한쪽에 치우치면 좋지 않다.
인생은 고해(苦海)라고 흔히 말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사람은 살아가면서 괴로움과 근심이 항상 따라붙는다. 아무리 금수저로 태어난 행운아라도 희로애락(喜怒哀樂)은 다 있고 생로병사(生老病死)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괴로움에는 즐거움이 따르고 즐거움에는 괴로움이 따른다고 고락병행(苦樂竝行)이라 했다. 그래서 고해에 던져진 보통 사람들은 ‘즐거움과 슬픔은 이웃사촌’, ‘고통은 짧고 기쁨은 영원하다’ 등등의 선인들의 말에 위로를 받는다.
채근담(菜根譚)에는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 맛본 후에 얻은 행복이 오래 간다(一苦一樂相磨練 練極而成福者 其福始久/ 일고일락상마련 연극이성복자 기복시구)’고도 했다.
20년 가까이 유배생활을 하면서도 꾸준히 연마하여 실학을 집대성한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선생도 비슷한 말을 남겼다. 괴로움과 즐거움(苦樂)은 일상에 항상 있는 것(常平)이고 서로 바뀌어 오고가는 것이므로 너무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다산이 전남 강진(康津)의 다산초당에 은거해 있을 때 지역 병영에서 우후(虞侯)로 있던 이중협(李重協)이라는 무관이 가끔 찾아와 분위기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3년여를 그렇게 출입하던 그가 한 번은 풀이 죽은 목소리로 임기가 끝나 서울로 가게 됐다고 했다. 섭섭한 표정의 그를 위로하느라 다산이 시를 지어주고 서문을 쓴 것이 ‘다산시문집(茶山詩文集)’에 남아 있다.
앞부분에 즐거움과 괴로움은 한 곳에서 나온다고 한 말이 나온다. ‘즐거움은 괴로움에서 나오니, 괴로움이란 즐거움의 뿌리다(樂生於苦 苦者樂之根也/ 낙생어고 고자락지근야), 괴로움은 즐거움에서 나오니 즐거움이란 괴로움의 씨앗이다(苦生於樂 樂者苦之種也/ 고생어락 낙자고지종야),
괴로움과 즐거움이 서로 낳는 이치는 움직임과 고요함, 음과 양이 서로 그 뿌리가 되는 것과 같다(苦樂相生 如動靜陰陽 互爲其根/ 고락상생 여동정음양 호위기근).’
그러면서 3년간이나 자주 찾아와 글을 써서 주고받는 즐거움이 있었는데 서글프지만 이후 고향에서 만나면 더욱 기쁠 수 있으니 슬퍼하지 말자고 다독였다.
일상 속에 계속 즐거운 일만 계속되면 좋으련만 그런 행운은 있을 수 없다. 또 좋은 일이 계속되고 고통은 찾아오지 않으리라 기대하지만 그 즐거움이 비극이 될 수 있어 낙극생비(樂極生悲)라 했고, 흥함이 다하면 슬픔이 찾아온다고 흥진비래(興盡悲來)라 했다.
반대로 고진감래(苦盡甘來)라 고생을 참으면 즐거움이 따른다. 현실이 괴롭다고 좌절할 일이 아니라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부모 살아계시고 형제 탈이 없는 것이 삼락(三樂) 중에서도 으뜸으로 친 맹자(孟子)의 가르침을 생각할 일이다.
▶️ 苦(쓸 고, 땅 이름 호)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古(고)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오래다, 낡다, 굳게 긴장(緊張)하는 느낌이 쓰다는 고(古)와 쓴 풀(艹)의 뜻이 합(合)하여 '쓰다', '괴롭다'를 뜻한다. ❷형성문자로 苦자는 '쓰다'나 '괴롭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苦자는 艹(풀 초)자와 古(옛 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古자는 '옛날'이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 역할만을 하고 있다. 苦자는 풀이 매우 쓰다는 뜻으로 艸자가 의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괴롭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苦(고)는 씀바귀, 쓰다, 괴로움을 뜻과 전세前世의 악업에 의하여 받는 고통 등의 뜻으로 ①쓰다 ②괴롭다 ③애쓰다, 힘쓰다 ④많다, 오래 계속되다 ⑤거칠다 ⑥엉성하다, 졸렬하다 ⑦무르다 ⑧욕(辱)되다, 욕보이다 ⑨싫어하다 ⑩씀바귀(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⑪쓴 맛 ⑫깊이, 심히 ⑬기어코, 그리고 ⓐ땅의 이름(호)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곤할 곤(困)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기쁠 희(喜), 즐길 낙/락(樂), 기쁠 환(歡), 달 감(甘)이다. 용례에는 괴로워하고 번민함을 고민(苦悶), 마음을 태우며 애씀을 고심(苦心), 매우 기다림을 고대(苦待), 괴로움과 슬픔을 고비(苦悲), 매우 힘드는 일을 고역(苦役), 몸이나 마음의 괴로움과 아픔을 고통(苦痛), 괴로운 심경을 고충(苦衷), 몸과 마음이 괴로움을 고뇌(苦惱), 쓴 즙을 담은 잔으로 쓰라린 경험을 고배(苦杯), 괴로움과 즐거움을 고락(苦樂), 어렵고 괴로운 가난한 생활을 고생(苦生), 괴로움과 어려움을 고난(苦難), 매우 힘드는 일을 고역(苦役), 괴로움과 어려움을 고초(苦楚), 귀에는 거슬리나 참된 말을 고언(苦言), 괴로운 인간세계를 고해(苦海), 죽을 힘을 다하여 싸우는 힘든 싸움을 고전(苦戰), 힘들여 생각하는 것을 고려(苦慮), 괴로운 처지를 고경(苦境), 목이 말라 고생함을 고갈(苦渴), 시들어 마른 풀을 고초(苦草), 고생스럽고 곤란함을 고곤(苦困), 고통스러운 생각을 고사(苦思), 어이가 없거나 하찮아서 웃는 웃음을 고소(苦笑), 매운 것과 쓴 것으로 괴롭고 고생스럽게 애를 씀을 신고(辛苦), 처지나 형편 따위가 고생스럽고 딱함을 곤고(困苦), 즐거운 일이 어그러져서 받는 고통을 괴고(壞苦), 단 것과 쓴 것으로 고생을 달게 여김을 감고(甘苦), 애쓰고 노력한 수고로움을 노고(勞苦), 괴로움을 참음을 인고(忍苦), 몹시 애씀이나 대단히 힘들임을 각고(刻苦), 아이를 낳는 괴로움을 산고(産苦), 옥살이 고생을 옥고(獄苦), 적을 속이는 수단으로서 제 몸 괴롭히는 것을 돌보지 않고 쓰는 계책을 이르는 말을 고육지책(苦肉之策), 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는 뜻으로 고생 끝에 낙이 온다라는 말을 고진감래(苦盡甘來), 괴로움에는 즐거움이 따르고 즐거움에는 괴로움이 따름을 일컫는 말을 고락병행(苦樂竝行), 안일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고통이 그 반동으로 찾아옴을 일컫는 말을 고일지복(苦逸之復), 몹시 애를 태우며 근심 걱정을 함을 이르는 말을 고심참담(苦心慘憺), 학처럼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린다는 뜻으로 몹시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학수고대(鶴首苦待),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 한다는 뜻으로 같이 고생하고 같이 즐김을 일컫는 말을 동고동락(同苦同樂), 몹시 고되고 어렵고 맵고 쓰다는 뜻으로 몹시 힘든 고생을 이르는 말을 간난신고(艱難辛苦) 등에 쓰인다.
▶️ 樂(노래 악, 즐길 락/낙, 좋아할 요)은 ❶상형문자로 楽(락)의 본자(本字), 乐(락)은 간자(簡字)이다. 현악기를 본뜬 글자, 신을 모시는 춤을 출 때 손에 가지는 방울을 본뜬 글자, 북 따위의 타악기를 본뜬 글자 등의 유래가 존재한다.기본 음가는 악이고, 전주된 음가로 락과 요가 있다. 락은 주로 형용사로 사용될 때, 요는 좋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락이 두음법칙이 적용되면 낙으로 표기된다. ❷상형문자로 樂자는 '음악'이나 '즐겁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樂자는 본래 악기의 일종을 뜻했던 글자였다. 갑골문에 처음 등장한 樂자를 보면 木(나무 목)자에 絲(실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었다. 이것은 거문고처럼 실을 튕겨 소리를 내는 악기와 줄을 표현한 것이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白(흰 백)자가 더해지게 되는데, 이것은 줄을 튕길 때 사용하는 피크를 뜻하기 위해서였다. 또 음악을 들으면 즐거우므로 '즐겁다'라는 뜻도 파생되었다. 그래서 樂(악)의 경우는 ①노래, 음악(音樂) ②악기(樂器) ③연주하다 ④아뢰다(말씀드려 알리다) 등의 뜻이 있고, 樂(락/낙)의 경우는 ⓐ즐기다(락) ⓑ즐거워하다(락) ⓒ편안하다(락) ⓓ풍년(豐年)(락) ⓔ즐거움(락) 등의 뜻이 있고, 樂(요)의 경우는 ⓕ좋아하다(요) ⓖ바라다(요)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노래 가(歌), 노래 요(謠), 노래 구(謳)이다. 용례로는 인생을 즐겁게 여기거나 세상을 밝고 좋게 생각함을 낙관(樂觀), 아무런 걱정이나 부족함이 없이 살 수 있는 즐거운 곳을 낙원(樂園), 늘 즐겁게 살 수 있는 곳을 낙토(樂土), 재미 붙일 만한 일을 낙사(樂事), 경기 등에서 힘들이지 않고 쉽게 이기는 것을 낙승(樂勝), 세상이나 인생을 즐겁게 생각함을 낙천(樂天), 노래의 곡조를 악곡(樂曲), 음악 기구를 악기(樂器), 작곡에 관한 착상이나 구상을 악상(樂想), 음악에서 연주되는 음의 배열을 악보(樂譜), 노랫소리 또는 가락스런 소리를 악음(樂音), 음악을 연주하는 단체를 악단(樂團), 물을 좋아함을 요수(樂水), 산을 좋아함을 요산(樂山), 즐기기는 하나 음탕하지는 않게 한다는 뜻으로 즐거움의 도를 지나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낙이불음(樂而不淫), 즐거움도 극에 달하면 슬픔이 생긴다는 말을 낙극애생(樂極哀生), 타향의 생활이 즐거워 고향 생각을 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낙이사촉(樂而思蜀), 즐거움은 언제나 걱정하는데서 나온다는 말을 낙생어우(樂生於憂), 안락은 고통의 원인이라는 말을 낙시고인(樂是苦因), 천명을 깨달아 즐기면서 이에 순응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낙천지명(樂天知命), 즐겨서 시름을 잊는다는 뜻으로 도를 행하기를 즐거워하여 가난 따위의 근심을 잊는다는 말을 낙이망우(樂而忘憂), 즐거움에 젖어 촉 땅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쾌락 또는 향락에 빠져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말을 낙불사촉(樂不思蜀), 즐거움 속에 삶이 있다는 뜻을 나타냄을 일컫는 말을 낙중지생(樂中之生), 좋아서 하는 일은 아무리 해도 지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요차불피(樂此不疲), 산을 좋아하고 물을 좋아한다는 뜻으로 산수 경치를 좋아함을 이르는 말을 요산요수(樂山樂水) 등에 쓰인다.
▶️ 常(떳떳할 상/항상 상)은 ❶형성문자로 㦂(상)은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수건 건(巾; 옷감, 헝겊)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尙(상; 더하다)으로 이루어졌다. 아랫도리에 입는 속바지 위에 받쳐 입는 긴 치마라는 뜻에서 길다, 전(轉)하여 오래 계속하다, 항상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常자는 ‘항상’이나 ‘일정하다’, ‘변함없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常자는 尙(오히려 상)자와 巾(수건 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常자는 본래는 ‘치마’를 뜻했던 글자였다. 그래서 常자는 집을 그린 尙자에 ‘천’이라는 뜻을 가진 巾자를 결합해 집에서 항시 두르고 있던 옷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집에서 항시 편하게 입는 옷이라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후에 ‘항상’이나 ‘변함없이’라는 뜻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지금은 尙자에 衣(옷 의)자가 더해진 裳(치마 상)자가 ‘치마’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常(상)은 ①떳떳하다 ②항구(恒久)하다, 영원(永遠)하다 ③일정하다 ④범상하다, 예사롭다, 평범하다 ⑤숭상(崇尙)하다 ⑥(변함없이)행하다 ⑦항상(恒常), 늘, 언제나 ⑧늘 ⑨일찍이(=嘗), 애초에 ⑩도리(道理) ⑪법도(法道), 규율(規律), 통례(通例) ⑫평소(平素), 평상시(平常時) ⑬범상(凡常) ⑭길이의 단위(單位) ⑮천자(天子)의 기(旗) ⑯나무의 이름 ⑰땅의 이름 ⑱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떳떳할 용(庸), 떳떳할 이(彛),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나눌 반(班)이다. 용례로는 일정한 직무를 늘 계속하여 맡음을 상임(常任), 항상 살고 있음을 상주(常住), 두루 많이 있는 일을 상례(常例), 늘 준비하여 둠을 상비(常備), 늘 고용하고 있음을 상용(常傭), 매일 일정한 시간에 근무함을 상근(常勤), 보통 때의 모양이나 형편을 상태(常態), 임시가 아닌 관례대로의 보통 때를 상시(常時), 일반인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거나 또는 가지고 있어야 할 보통의 지식을 상식(常識), 날마다 보는 업무나 보통 업무를 상무(常務), 떳떳하고 바른 길을 상궤(常軌),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설비나 시설을 갖춤을 상설(常設), 늘 하는 버릇을 상습(常習), 일정한 직무를 늘 계속하여 맡음 또는 맡은 사람을 상임(常任), 대수롭지 않고 예사로움을 심상(尋常), 내내 변함없이나 언제나 또는 자주나 늘을 항상(恒常), 날마다 또는 늘이나 항상을 일상(日常), 예사롭지 않고 특별함을 비상(非常), 정상이 아닌 상태나 현상을 이상(異常), 특별한 변동이 없이 제대로인 상태를 정상(正常), 특별하지 않고 예사임을 통상(通常), 계속하여 그치거나 변하지 않음을 경상(經常), 대수롭지 않고 예사로움을 범상(凡常), 괴이하고 이상함을 괴상(怪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보통의 인정 또는 생각을 이르는 말을 인지상정(人之常情),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집에서 먹는 평소의 식사라는 뜻으로 일상사나 당연지사를 이르는 말을 가상다반(家常茶飯), 만년이나 오래도록 항상 푸르다는 뜻으로 언제나 변함이 없다는 말을 만고상청(萬古常靑), 덕을 닦는 데는 일정한 스승이 없다는 뜻으로 마주치는 환경이나 마주치는 사람 모두가 수행에 도움이 됨을 이르는 말을 덕무상사(德無常師), 언행이 이랬다 저랬다 하며 일정하지 않거나 일정한 주장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반복무상(反覆無常), 열에 아홉이란 뜻으로 열 가운데 여덟이나 아홉이 된다는 뜻으로 거의 다 됨을 가리키는 말을 십상팔구(十常八九) 등에 쓰인다.
▶️ 平(평평할 평, 다스릴 편)은 ❶상형문자로 물 위에 뜬 물풀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수면이 고르고 평평(平平)하다는 뜻이다. ❷지사문자로 平자는 ‘평평하다’나 ‘고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平자는 干(방패 간)자와 八(여덟 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平자는 ‘방패’와는 아무 관계가 없고 또 사물의 모습을 본뜬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平자는 악기 소리의 울림이 고르게 퍼져나간다는 뜻을 형상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平자는 소리가 고르게 퍼져나간다는 의미에서 고르거나 평평하다는 뜻을 가지게 되었고 후에 ‘안정되다’나 ‘화목하다’라는 뜻도 파생되었다. 그래서 平(평, 편)은 (1)일정한 명사(名詞) 앞에 붙이어 평범(平凡)한, 평평(平平)한의 뜻을 나타냄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평평하다, 바닥이 고르고 판판하다 ②고르다, 고르게 하다 ③정리되다, 가지런하게 되다 ④편안하다, 무사하다 ⑤평정하다 ⑥정하다, 제정하다 ⑦이루어지다 ⑧바르다 ⑨갖추어지다 ⑩사사로움이 없다 ⑪화목하다, 화친하다 ⑫쉽다, 손쉽다 ⑬표준(標準) ⑭들판, 평원(平原) ⑮산제(山祭: 산에 지내는 제사) ⑯보통(普通) 때, 평상시(平常時) ⑰보통, 보통의 수준 ⑱평성(平聲), 사성(四聲)의 하나 그리고 ⓐ다스리다, 관리하다(편) ⓑ나누다, 골고루 다스려지다(편)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평탄할 탄(坦), 편안할 녕(寧), 편안 강(康), 클 태(泰)이다. 용례로는 어떤 가정 밑에서 많은 수나 같은 종류의 양의 중간의 값을 갖는 수를 평균(平均), 평온하고 화목함을 평화(平和), 평상시를 평소(平素), 뛰어난 점이 없이 보통임을 평범(平凡), 평상시의 소식을 평신(平信), 차별이 없이 동등한 등급을 평등(平等), 바닥이 평평한 땅을 평지(平地), 사람이 삶을 사는 내내의 동안을 평생(平生), 지표면이 평평한 넓은 들을 평야(平野), 무사히 잘 있음을 평안(平安), 벼슬이 없는 일반민을 평민(平民), 평평한 표면을 평면(平面), 평탄한 들판 평야를 평원(平原), 난리를 평온하게 진정시킴을 평정(平定), 까다롭지 않고 쉬움을 평이(平易), 어느 한 쪽에 기울이지 않고 공정함을 공평(公平), 마음에 들거나 차지 않아 못마땅히 여김을 불평(不平), 균형이 잡혀 있는 일을 형평(衡平), 대지의 평면을 지평(地平), 마음이 기쁘고 평안함을 화평(和平), 넓고 평평함을 편평(扁平),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음을 평롱망촉(平隴望蜀), 깨끗하며 욕심이 없는 마음을 평이담백(平易淡白), 엎드려 땅에 머리를 댄다는 뜻으로 공경하여 두려워하는 모습을 평신저두(平身低頭), 고요한 땅에 바람과 물결을 일으킨다는 평지풍파(平地風波), 마음을 평온하고 순화롭게 함을 평심서기(平心舒氣)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