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한 전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던 러우전쟁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종전을 향해 엄청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러우전쟁은 겉으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었지만 실제로는 미국을 비롯한 나토국과 러시아의 전쟁이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그냥 미국대신 전쟁을 수행했고 전쟁에서 인력만 우크라에서 동원됐지 나머지 군수물자는 모두 나토 그가운데 미국의 거의 대부분을 충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 종식 협상에 우크라이나는 낄 자리가 없고 다른 유럽국가들도 그런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종전 전략을 요약하면 벼랑끝 전술과 압박전술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벼랑끝 전술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바로 북한의 전략입니다. 북한은 협상에서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엄청나게 배수지진을 펼칩니다. 이제 더 이상 물러날 국면이 없고 죽기살기로 싸울 뿐이라는 상황을 조성한 뒤 극적인 타협을 이루는 그런 전략입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런 전략을 구사하는 인물입니다. 우크라이나에게 천문학적 배상 청구서를 보낸 것이나 유럽국가들에게 이제는 알아서 국방과 안보를 책임지라는 경고같은 것이 해당됩니다. 거액의 배상 청구서를 보낸 것도 특이한 사항이 아닌 바로 재판과정에서 발생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재판에 질 경우 상대방 소송비용을 모두 배상하는 절차를 거칩니다. 변호사의 왕국인 미국다운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러시아가 패했으면 러시아에게 받아낼 돈을 우크라이나에게 청구하는 것입니다. 우리생각에는 전쟁에서 패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 나라에게 할 일은 아니지 않느냐 혹은 미국 대신 전쟁을 벌인 나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니지 않느냐는 의견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신경쓰지 않습니다. 워낙 미국이라는 나라가 차지하는 힘과 위치가 대단한 것이기에 상대국들이 거부하기가 매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나토국들과 우크라이나의 엄청난 비난과 불만의 소리를 들으면서 급하고 단호하게 전쟁을 끝내려는 속내는 무엇일까.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전쟁에 이어 러우전쟁도 급하게 종식하려 합니다. 그가 세계 평화를 위해서 그럴까요.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런 개념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워낙 어릴 때부터 부유한 가정에서 나고 자라 주변의 어려움이나 가난같은 것에 관심도 흥미도 없습니다. 오로지 자신과 자신의 가정에만 온 신경을 쏟고 자라오면서 차곡차곡 쌓인 성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전쟁과 러우전쟁을 하루라도 빨리 끝내고 미국의 강력하고 명확한 적국인 중국에 대한 총공세를 펴고자 하는 것입니다. 트럼프를 비롯한 미국 공화당 인물들이 전임 바이든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한 것은 바로 바이든 정부가 러시아를 적으로 간주해 전쟁을 벌인 것입니다. 지금 현재 미국의 가장 강력하고 위협적인 적국은 중국인데 그런 중국을 앞에두고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무모한 짓인가에 대해 매우 강하게 지적하고 비판했던 것입니다. 얼마전 타계한 미국이 배출한 세계적 외교관인 헨리 키신저박사는 바이든 정부는 그야말로 외교의 외도 모르는 외교적 무능 정권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중국이 언제 대만을 급습해 병합할 지 모르는 시기에 러시아를 상대로 지리한 전쟁을 벌이면서 미국안에 비축해 두어야 할 무기들을 거의 모두 소진한 것은 대단히 우려스런 것으로 지적됩니다. 러우전쟁 초기에는 미국에 쌓아둔 재래식 무기들을 방출해서 처치곤란한 오래된 무기도 팔아먹어 나라 경제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지만 시간이 3년이 가까워져 오자 불안해진 것입니다. 미국 무기고에 비축한 재래식 무기들이 바닥을 드러내는 데 갑자기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사용할 무기가 없다는 현실에 봉착한 것입니다. 무기란 것이 공장에서 생필품 찍어내듯이 그렇게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일본과 호주 그리고 한국 등에서 상당한 병력과 무기들이 동원되겠지만 싸움의 주체가 되는 국가에서 무기가 부족하다는 것은 대단한 허점이자 결격사유가 되는 것은 분명한 일입니다. 그래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과감하게 강제 휴전을 한 뒤 미국내 무기를 비축하는 그런 시간을 갖고 싶어한 것입니다. 일단 무기를 다시 본격 생산해 무기고를 채워놓고 다음 단계를 논하자는 생각입니다.
러우전쟁이 마지막을 향해 가면서 참으로 여러가지 교훈을 남기고 있습니다. 약소국이 군사강국을 상대로 전쟁을 치르려면 정말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처음 미국 등 나토국들이 러시아의 전쟁 경고를 무시하고 러시아에 공격에 맞서라 할 때도 우크라이나는 그 전쟁으로 입을 피해를 심각하게 생각했어야 합니다. 동네 개구장이들이 장난삼아 던지는 돌맹이에 얻어맞아 터지는 것은 연못속 개구리들이라는 것을 자각했어야 합니다. 또한 미국의 바이든 정권이 전폭 지원한다고 하지만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에서 거부할 경우 우크라에 지원되는 물량이 급속하게 줄거나 중단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것을 파악했어야 합니다. 물론 미국을 제외한 나토국들의 지원물품이 있지만 미국에 비해 그야말로 새발의 피 수준이고 코끼리앞에 비스켓 상황입니다. 그리고 전쟁 발발후 한달만에 양측이 휴전 협상에 들어갔지만 주변국 특히 영국의 꼬임에 속아 협상장을 뛰쳐 나간 것도 패착중의 패착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상대 러시아측을 과소평가해도 너무 과소평가한 것입니다.
게다가 전쟁 발발전에도 차기 미국 대선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등장할 것이라는 예고가 이미 나와 있고 바이든이 노쇠해서 재선에 성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도 고려의 대상에 놓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안일하게 전황을 분석했고 자신들의 능력이 거의 없는데도 자만한 그 댓가를 지금 우크라이나와 그 나라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입니다.다시말해 지정학적으로 외세의 침범이 빈번하고 가진 경제력이나 군사력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어떻게 자신의 나라와 국민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에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함에도 그냥 소영웅적인 판단으로 임한 것의 결과는 혹독합니다. 이제 나라의 1/5을 빼앗기고 나라에 성한 것이 없는데다 700조원 상당의 히토류 등 자원까지 미국에 바쳐야하는 전쟁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 것입니다.
한국이 러우전쟁을 바라보며 깨닳고 또 깨닳고 그야말로 남의 나라 일이 아닌 것처럼 여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3.1항일민족운동 106주년을 맞아 다시금 나라의 존재와 국민들의 태도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세상에는 강대국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약소국들의 더 많은 상황입니다. 영리하게 외교적 노선을 취하고 군사력을 증강시키며 어떻게 하는 것이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것인가를 항상 생각하고 대처하는 나라와 국민은 계속 생존하겠지만 스스로 힘도 키우지 않고 서로 질시하고 대치하면서 우물안 개구리로 산 나라와 국민들은 어느날 소리 소문없이 사라지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세계사를 통해 너무도 많이 알아온 것 아닙니까.
2025년 3월 1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