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규 네 눈엔 내가 못된 년이고, 네 순엔 내가 죽일 년이지? 네 눈데 꽉 들어차 있는건 강희원 얼굴 하나지? 근데 웃기게도 내 눈을 꽉 메우고 있는 건 그런 니 면상때기 하나다. 병실 문으로 다가가는 은규. 그 뒤를 나리가 따랐고,
"지랄하네. 윤정원 너 병신이야?"
재광이가 악에 받친 듯 고함을 질렀고 우리 모두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_-굳은 얼굴로 재광이를 보는 강희원.
"잘 들어요. 소현이 동생이니까 말은 안 깔게요. 여기 앉아있는 강희원 몇 년 전엔 형 친구가 아니라 우리 누나 친구였어요."
"알아."
짧은 대답과 함께 다시 등을 돌리려는 은규.
"윤재광 하지 마! 하지 말라구!"
재광이에게 다가가 애원하듯 소리쳤고.
"그럼 이거 아냐? 우리 누나가 왜 여기 이렇게 뻗어있는데! 형한테 채이고 빌빌대다가 병난 건데! 알아요? 이 새끼가 우리 누나 불러내서 때리고 괴롭히고 협박하고 그거 다 형이 아냐구요!"
…….
"너 그만하랬어 윤재광. 나와. 따라 나와. 신은규 놀란 표정 짓지 마. 이 새끼 헛소리하는 거야."
난 재광이의 손목을 붙들도 은규 놈을 지나쳤고, 그런 내 앞을 가로막는 신은규.
"계속 말해."
"하, 형은 아직도 호프집에서 저 새끼랑 나랑 시비 붙어서 내가 이러는 거 같애요? 형 눈엔 그래 보여요? 우리 누나 그때 저 새끼한테 목 졸리고 있었어. 그래서 내가 구해준 거야, 알어? 우리 누나 생일날 저 새끼가 축하한답시고 불러내서 반병신 만들……."
철썩!
"그만하랬어. 너까지 나 불쌍하게 만들지 마."
아무 표정 없이 내게 맞은 뺨을 천천히 쓸어내리는 재광이. 그리고 목 메인 소리로 힘없이 말한다.
"……세상에서 제일 믿었던 사람한테 눈도 못 뜰 정도로 짓이김 당한 적 있어요? 그때 우리 누나한텐 하루가 온통 컴컴한 밤이었어요. 근데도 우리 누나 저새끼 욕 한번 안했어. 무조건 지가 다 잘못한 거래. 지가 뭘 잘못했는데. 친구 대하는 방법 모르는 건 저 새끼겠지."
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강희원, 난 재빨리 얼굴을 돌렸다. 지금 이 순간은 내가 이 자리에서 숨을 쉬고 서있다는 것 자체가 끔찍스러울 뿐이다. 말을 끝낸 재광이가 떨리는 내 손을 꼬옥 잡고서 다른 손으로 병실 문을 잡았다.
"여기서 나가자 누나. 우리, 착한 사람 많은 데로 나가자……."
난 참았던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고개를 끄덕이고,
"어, 재광아. 응. 찬한 사람만 있는 데로 가자……."
그때 은규가 내 손목을 꽈악 잡아버린다.
-62편 전반부
"……."
자리에서 뛰어올라 폴짝폴짝 내 곁으로 다가오는 동남아.
"야, 너 바람 피다 걸린 거냐? 응? 그런거야?"
"미안해 은규야. 너한테 말 안한거 변명 안할께. 또 거짓말했어……."
"앞으론 그러지 마."
ㅇ_ㅇ ……? 두 귀를 의심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리모콘으로 티브이를 꺼버리는 은규.
"앞으로 희원이 만날 때 같이 가."
"어?"
"전화 오면 나한테 말하고 같이 가자구."
"응! 용서하는 거야?"
후다닥 은규 옆으로 달려가 놈의 옷깃을 잡아당기는 동남아.
"신은규, 미쳤냐! 바람 피면 최소한 뺨따귀 몇 대는 쳐야 되는 거야!"
"넌 그런 남자밖에 안 만나봤지?"
"뭐?-0-"
"지켜줄 시간도 모자란데 때리긴 왜 때리냐. 비켜.-_-"
-96편 전반부
타악! 순간이었다. 은규가 들고 있던 마이크가 바다으로 떨어져버렸고…… 연주가 멈췄다. 술렁이는 아이들. 한 손으로 눈을 가리는 은규. 왜 그래 은규야. 왜 그래…… 그러지마 바보야. 그러지마……. 한동안 그렇게 힘겹게 눈물을 참아내던 은규가,
"목소리가 안 나와요. 미안해. 정말 목소리가 나오질 않아요."
덩달아…… 여기저기서 흐느끼기 시작하는 아이들. 은규가 왜 울고 있는지 아무 것도 모른 채 그냥 은규를 딸따라 무작정 흐느끼는 아이들.
"울지 마. 은규야 울지 마."
"울지 마세요 오빠! ㅠ_ㅠ"
난 무대 쪽으로 등을 돌린 채 굳게 닫힌 강당 문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떨구었다. 30여분 간 강당 안에는 크고 작은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았고 용기를 내어 무대 쪽으로 몸을 돌렸을 때…… 기타를 멘 채 가만히 날 바라보는 은규가 있다.
"잘 가."
꾹꾹 눌러 참은 밝은 목소리에 놈이 밝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갑작스레 무대에서 뛰어내리는 놈. 아이들의 젖은 두 눈이 나와 놈을 향했고 은규가 바로 내 앞에 멈춰 서자…… 제이스를 집어든 희원이가 연주를 시작한다. 의외였다. 게다가 나리가 치는 피아노 소리도 내 귀를 의심하게 만들었고. 놀란 눈으로 무대를 올려보았을 때 모자를 벗어 던진 채 슬픈 미소를 보여주는 서현언니.
"이거."
……? 메고 있던 기타를 위로 빼더니 내 어깨에 걸어주는 은규. 기타 끝에 감긴 달랑대는 목걸이. 고개를 푹 숙인 은규가 무대를 향해,
"희원아, 정원이 한번만 안아볼께."
대답 대신 손으로 오케이 싸인을 보내주는 희원이. 그제야 은규가 웃어 보인다. 눈물이 가득 고인 눈을 한번 깜빡이더니 밝은 표정으로 눈물을 떨궈낸다. 두 손으로 내 어깨를 감싸고 품안에 끌어넣어버리는 은규.
아이들의 술렁거림. 아무 것도 상관하고 싶지 않다. 어떤 비난도, 어떤 질책도. 마지막이라는 두려움은 날 놈의 품안으로 더욱 세게 밀어 넣는다. 이제야 가슴이 뛴다. 은규의 심장소리가 느껴지고, 은규의 슬픈 눈물이 느껴지고, 은규의 힘겨운 숨소리가 느껴지고. 이렇게 사랑하는데, 귀와 눈을 막아버릴 만큼 이렇게 사랑하는데 마지막이라니. 눈물을 막기 위해 빨갛게 충혈된 눈을 놈의 어깨에 세게 묻어버렸다.
"정원아."
"……."
"대답해. 그래야 말하잖아."
"어."
"……사랑해서 미안해."
"하……."
처음 했어. 알아? 사랑한단 말 처음 했어. 니가 나한테 처음으로 한 말이야. 그렇게 놈의 품에서 한발자국 물러났을 때 희원이와 나리의 연주가 멈추었고,
-번외8
고개를 갸우뚱하며 핸드폰을 만지작대는 세준이. 그때,
"윤재광, 강다현. 교장실 호출."
반장인 듯한 여학생이 조심스런 목소리로 말을 건넸고 콰앙! 책상을 박차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다현이.
교장실.
"강다현. 니 입으로 말해라. 지금 학교에 나도는 소문 사실이냐?"
다현이의 아빠이기도 하지만 이 학교의 엄연한 교장 선생님. 뒷집 자세로 태연한 표정을 잃지 않으려는 다현이.
"무슨 소문."
"너랑 윤재광! 두 놈이 유흥업소에서 웨이터 했다는 소문!"
"잠깐만요, 선생님!-0-"
교장실을 울릴 만큼 큰 목소리로 다현이의 앞을 막아서는 재광이.
"뭔가?-0-"
"제가 하자고 했습니다. 다현이는 잘못 없어요! 제가 그런 거예요! 안하면 죽여버린다고 협박을 했습니다!"
"뭐야?-0-"
"아니야, 아빠! 내가 하자고 했어. 재광이는 잘못 없어! 같이 안하면 뒷산에 묻어버린다고 내가 협박한 거야!"
"-0- 넌 또 무슨 말을 하는 거냐?"
아름다운 우정이야. ㅠ_ㅠ 두사람 모두 아름다워요. ㅠ_ㅠ
"아닙니다 선생님. 저에게 벌을 주세요. 아, 아니다. 음악 선생님도 같이 주세요! -0- 그 곳에서 저를 보자 핸드백으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그리고 다현이를 가지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어요!"
"됐어 이 새꺄!-0- 이제 와서 웬 착한 척이야. 아빠 내가 처벌 받을께."
"너 이거 기회로 학교 때려치려구 하는 거 누가 모를 줄 아냐 선생님! 저에게 벌을 주세요?"
아름다운 우정 -_-^ 맞는 건가?
"둘 다 학생과로 꺼져버려!=0="
교장 선생님의 한마디에 -_- 조개마냥 입을 꾸욱 다문 채 조용히 교장실을 나서는 두 사람.
"학주한테 작살나게 맞는 일만 남았구나."
모든 걸 포기한 듯 한숨을 푸욱 쉬는 다현이.
"깡다 너, 나 너무 좋아한다."
"너야말로."
"우리 아까 쫌 멋지지 않았냐?"
"응. -_- 쫌이 아니라 많이 멋졌던 거 같아."
이로써 두 사람은 다시 단짝친구가 되었습니다. =_=
-번외10
교실 안에 크나큰 소동이 일어나버렸다. 당황한 선생님은 구급차를 부르려 핸드폰을 열었고 잔뜩 겁먹은 얼굴로 수군대는 아이들. 그리고 천천히 뒷문 쪽을 향하는 재광이. 무슨 생각인 건지 세준이 앞에 가만히 쪼그리고 앉더니만, -_-
"다현이한테 몇 대 맞았냐?"
"미… 미안해 재광아!"
"몇 대 맞았냐고 물었다."
그러자 잠자코 있던 다현이가 천천히 입을 연다.
"세대밖에 안 때렸어. 미친 새끼가 존나 오버하고 나자빠지잖아."
"너 얘 주먹으로 때렸냐?-0-"
"아니."
"그럼 발?"
"아니."
"그럼 파이프냐?"
"다리미판으로 때렸다."
"역시 넌 내친구다."
힘이 모조리 빠진 듯 다현이가 뒷문에 기대어 미끄러지듯 앉아버렸고 그 앞에 성큼 다가선 선생님이 엄하게 말한다.
"따라와라, 강다현."
"숨 좀 돌리구요."
"나는 교사지 니 친구가 아니다."
"저도 학생이지 선생님 꼬붕이 아닌데요."
"니 아버지 이름에 먹칠 그만하고 일어나."
아버지라는 말에 움찔하는 다현이. 이내 무거운 발걸음으로 선생님의 뒤를 따른다. 그리고 그에 질세라 바짝 다현이의 뒤에 따라붙는 재광이.
"병신아, 넌 왜 따라와."
다현이가 나지막이 속삭이고 있다. -_-
"우린 이제 한 배를 탔다."
"미친놈아, -0- 너 끼면 일 더 복잡해져. 빨리 떨어져."
"여기서 내리기엔 배가 너무 깊은 곳까지 와버렸다."
"뭔 소리하는 거야?-0- 떨어져!"
"우린 친구다."
엎치락 뒤치락 -_-
-번외마지막
"제발. 제발…… 제발…… 부탁이니까. 제발……."
대체 뭐가 제발이라는 건지 행여 눈물이 흐를까 큰 눈을 부릅뜨고서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재광이. 그리고 그날 밤, 그날 밤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어요. 그녀와 헤어진 뒤부터 단 하루도 잠들지 못했다는 걸.
-노래하는 바보 번외 19
"……?!?"
"왜 안 잡아! 사랑한다면서. 사랑한다면서! 근데 왜 그러고 서있어! 은규 가잖아!"
……. 콰앙. 강당 문이 다시 닫혀버리고 놀란 표정 그대로 굳어버린 다현이가 천천힌 나와 은규 쪽을 돌아보았다. 기절한 줄만 알았던 은규가, 두 눈을 꼭 감고 경련을 일으키고 있던 은규가, 바보은규가 소릴 질렀다. 난 자리에 쓰러지듯 주저앉아 내 눈과 귀를 의심했고,
"왜 안 잡았어. 왜…… 그때 은규 왜 보냈어…… 은규가 그때 얼마나 아팠는데…… 얼마나 울었는데!"
죽어가던 그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두 주먹을 꽈악 쥔 채 악에 바친 듯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은규.
"은규야……."
"정원인 내 이름 불러주겠지. 한 발자국 더 가면, 한 발자국만 더 가면 불러주겠지. 제자리 걸음하고 또 제자리 걸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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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딴건몰라도 이건 책사서 맨날보고또봅니다ㅠㅠ 흐엉완전대박이예요!!!
ㅠㅠ가슴아파요 ....전깡따가 후후 너무좋음
의리의 깡다~~~~~~~~~~~ 넘멋잇져ㅠㅠ
마자여....저도이거보면서엄청울엇는데..ㅜ^ㅜ...
은규랑 다현이랑 재광이랑 희원이랑 다 잘생기구 멋잇구ㅜㅜ
몇번을봐도울게만드러여ㅠㅠ정말...............................은규..........최고의이상형
완전 슬펐어요!!!!!!!!!!!!!!!!!그래도 끝은 해피!! 그래서 기억에 많이 남죠!!책이 있다면 더읽을 텐데..친구꺼 빌려읽은거라 읽을수 가 없어!!ㅠ.ㅠ
흐흑...너무 슬퍼요..ㅠ0ㅠ 은규가 너무 불쌍했어요..ㅠ0ㅠ
으윽..이거정말....슬퍼서.......펑펑울엇던..ㅜ ㅜ
이거이거 치치피가 제일 먼저 떠오르네ㅜ.ㅜ
아..마쟈요ㅠㅠㅠㅠㅠㅠ 엄청슬프다는! 저도 영화만드는거 진짜 반대해요ㅠㅠ 제가기억하고잇는 은규의모습이 제기억속으로만 존재햇음.....ㅠㅠ
아....지금생각하면... 정말.. ㅜㅜ
아, 몇년전에 읽었던 거라, 기억이 얼핏 나지만 그래도.. 너무 좋은 감동을 준 책이었어요! 근데 전 영화나 드라마만 나오면 환상이 깨져서.. 제 상상속에만 존재하는 은규,정원이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악~~ 이거 보고 완전감동~~ㅠㅜ 마지막에 해피로 끝나서 다행이에요~헤헷~ 도레미 영화 다 찍었다는데 개봉을 않하냐고~~~
귀여니님의 도레미파솔라시도 무지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 ㅋㅋ
저 이거 수학여행갈때 버스에서 봤는데 그자리에서 울어버렸다는...
와워,님저랑생각이똑같다는거죠,
저도 진짜 저랑 생각이 똑같아요 ㅜ!! 첫번쨰꺼 짱 감동 ㅜ!!
재광아 ㅠ_ㅠ
첫번쨰 명대사 나올 때 울엇다는ㅜㅜㅜㅜ
재광이 귀엽고 ㅋㅋㅋㅋㅋㅋㅋㅋ막 재밋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