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새는 예배당
오래전 한 세대 앞서 농촌선교에 헌신하신 목사님께서 들려주신 인상 깊은 이야기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80년대 초순경, 농민들의 자활을 도우려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면서 마을 복음화에 매진하던 중 한 교우 가정을 심방했답니다.
기도 제목을 알려주길 요청하자, 속내를 털어 놓는데 암송아지 한 마리를 키우고 싶어서 적금을 붓고 있는데 처음 적금 들 당시의 소값보다 만기가 되자 약 배가량이 뛰었답니다. 그러기를 두 세 차례 반복하자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에 마음이 아팠다는 이야기입니다.
농촌교회 목회자로 사노라면 형태는 다르지만 열심히 살아감에도 형편이 나아지지 않는 가정들을 바라보는 목회자의 마음도 복잡합니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는 올해가 70주년이며 군내에서 4번째로 설립된 주님의 몸된 교회 공동체입니다.
1978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지붕은 증축된 것으로 자료에는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본 교회 교우분들께서 건축을 위해 기도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헌금하여 모아둔 금액이 저축되어 있답니다.
이웃마을의 교회 가운데 새로이 건축한 교회들을 예로 들면 (여러 가지 요인과 지역 개발로 인한 연유로 재건축한 농촌 교회들의 경우입니다.)
본당 규모가 대략 50-60명의 좌석수를 기준으로 건축비가 최소 5억원인 것이 요즘의 건축비 추세인 것 같습니다.(물론 예외의 경우도 있겠지요.)
인근의 한 교회는 본당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사용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교회의 경우는 워낙 기존 건물이 오래되었고, 약 40-50년 전에 선배 교우분들이 벽돌을 찍어서 세운 건물이어서 뼈대가 노쇠하기도 하지만, 기본적 구조가 약하여 부득이하게 재건축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는 실정입니다.
지난해였든가 장마철에 본당에 비가 샌다는 글을 나눈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카톡 지인분이 전화를 하셨습니다.
평소에 궁금하셨던 몇가지 사항을 질문하시며 지붕 누수 공사와 관련된 질문을 하셨습니다.
손재주가 전무한 사람이어서 설비나 건축, 전기 분야에는 그야말로 문외한입니다. 그럼에도 지인분들에게 누수 공사에 대하여 자문을 구하자 원체 오래된 건물이어서 조심스럽다는 반응들을 보이셨습니다.
그렇기에 섣불리 손을 대기가 애매한 상황이기에, 유일한 대안은 재건축뿐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주지했듯이 뛰는 물가와 건축비입니다.
현재 본 교회가 헌금해 둔 금액으로는 턱도 없는 액수이기에 건축에 대하여 언급조차 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최근 본당에 들어가려면 저희교회는 신발을 벗어 신발장에 넣고서 실내화를 신고 들어가야 합니다.
여름철 실내화를 정리하여 두고 겨울철 실내화를 보관해 둔 2층 창고에 갔더니
지난 여름 비가 샌 흔적과 잔흔들이 바닥에 역력함을 보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지나치게 화려한 교회당 건축도 문제이지만, 주님의 몸된 예배당 건물이 녹슨 물로 바닥이 흥건해 져있는 모습에 할 말이 없습니다.
부 교역자 시절, 고단한 세상살이를 하며 힘껏 드린 헌금이 교회당 건축을 하며 융자를 받은 이자로 지출되는 모습에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만일 하나님께서 예배당 건축을 해야 할 기회를 주신다면 자기 자본이 70프로 이상일 때 금융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합당한 일처리라는 입장입니다.
내일일은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살이지만, 그럼에도 마을과 주민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마을의 교회는 지역민을 위한 구원의 방주로 자리해야 합니다.
지난 70년의 세월 동안 3개 마을 주민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피 묻은 복음을 전하며 자리를 지켜왔던 국토정중앙교회를 위해 여러분들의 합심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나아가 주님의 때에 합당하고 적절한 모습으로 아름다운 예배당을 허락해 주시기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고 관심을 가져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첫댓글 예배당 재건축
어느 교회나 사람의 지혜와 능력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지만
하나님이 일하시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