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3:16절의 ‘다스림’과 ‘사모함’의 의미
신학교에서 강의를 끝내고 나올 때면 가끔 학생들이 질문을 한다. 그중 창3:16의 다스림과 사모함의 의미를 질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마도 원어의 의미로 정확한 내용을 알고 싶어서일 것이다. 창3:16에서 “너는 남편을 사모하고”를 나타내는וּשׁ יאּ־ל(베엘-에쉐카 테슈카테크)를 해석할 때 지금까지 많은 해석자들은 וּשׁ(테슈카테크)가 ‘강요하다, 강제하다. 충동하다, 주도권을 잡다’ 등으로 번역될 수 있는 아람어를 어원으로 갖고 있다며 창3장의 타락 이후 남자와 여자는 서로 주도권을 잡으려고 끊임없는 투쟁(鬪爭)을 하는 것으로 해석해 왔다.
또 어떤 이들은 그 근거가 불확실한 이상한 해석을 하기도 했다. 특히 ‘사모(思慕)하고’ 라고 번역된 וּשׁ(테슈카테크)를 성적(性的)인 의미라 했다. 그들은 주장하기를, 원문의 뜻이 ‘맹수에게 쫓기는 사슴이 시냇물을 갈급함 같이 성적으로 헐레벌떡임’으로 되어 있어 여성은 남성을 성적(性的)인 면에서 열망(熱望)하고 갈망(渴望)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여성을 마치 이성 없는 동물처럼 묘사하여 남성들의 성적인 전유물처럼 느껴지게 한 것이다. 그러나 성경 어디에도 וּשׁ(테슈카테크)가 성적(性的)인 것을 묘사하는 것으로는 나타나지 않는다.
וּשׁ(테슈카테크)는 ‘열망(熱望), 갈망(渴望), 소원(所願)’ 이라는 여성명사 הוּשׁ(테슈카)에 ‘여자인 당신’으로 번역되는 여성⋅단수⋅2인칭⋅접미어 (크)가 합성된 것이다. 여성명사הוּשׁ (테슈카)는 동사 קוּשׁ(슈크)에서 파생된 단어로서 קוּשׁ(슈크)는 ‘달리다, 뒤쫓다, 따라잡다, 갈망하다, 원하다, 모방하다’ 등의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지만 가장 일반적인 의미는 ‘달리다’이다. 그러나 성경에는 위와 같은 단순형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다만 강조형(pi) ‘넉넉하게 하다(시65:10)’와 사역형(使役形)(Hi) ‘넘치다(욜2:24, 3:13)’ 등의 형태로 사용되어져 있다.
קוּשׁ(슈크)는 자음으로 된 모음을 가진 동사이며 이와 같이 자음으로 된 모음을 가진 동사는 명사로도 사용되는 단어이다. קוּשׁ(슈크)가 명사로 사용될 때는 ‘길거리(전12:4, 5), 거리(잠7:8; 아3:2), 길’ 등의 뜻이 되며 동사 קוּשׁ(슈크)에서 파생된 또 다른 명사 קוֹשׁ(쇼크)는 ‘넓적다리(출29:22; 삼상9:24), 뒷다리(레7:32, 8:25), 다리(신28:35; 시147:10; 사47:2)’ 등의 뜻을 지니고 있다. קוּשׁ(슈크)가 사람에 대해서 사용될 때는 사47:2; 전5:15등에 나타나 있고, 동물에 대해서는 출2922, 27; 레7:32, 33; 민6:20; 삼상9:24 등에 사용되어 있으며 시어(詩語)로서는 시147:10; 잠26:7에 사용되어져 있다.
인격을 가졌으나 병든 존재 ‘남자’ 라는 שׁיאּ(이쉬)에서 나타나듯이 남자는 힘과 능력을 가진 존재로써 마귀의 손에 붙잡힌 남자는 세상의 온갖 더러운 짓을 안 하는 것이 없고 못하는 것이 없지만, 하나님의 손에 붙잡힌 남자는 그 시대의 온갖 부정과 부패를 없애고 세상을 정복하고 다스리며 흑암세력과 싸워 이기는 능력을 소유한 자이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남자에게 영육 간에 힘을 실어 주셨고 창의력과 모든 것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셨다.
그러기에 먼저 앞서 가고 달려가는 남성을 여성들은 모방하고 따라가며 경주하는 자가 앞서 간 자를 따라잡기 위해 뒤쫓아 가듯이 열망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는 번역에서 ‘너를’이라는 목적격은 나타나 있지 않다. ל(임솰)은 ל(마솰)의 미완료로써 ‘다스리다, 통치하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다스린다’는 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내용을 단정 지을 수 있는 충분한 정보가 성경에는 자세히 나타나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적격이 있는 것처럼 번역을 해 놓았다. ‘너를’이라고 번역된 (빠크)는 전치사와 인칭접미어의 합성어로써 전치사 (뻬)는 ‘~안에(in), ~으로 말미암아(by), ~과 함께(with)’ 등의 의미가 되며 (크)는 ‘여자인 당신’으로 번역되는 여성⋅단수⋅2인칭⋅접미어이다. 전치사 (뻬)에 접미어 (크)가 합성되면서 모음변화를 일으켜 (빠크)가 된 것이며 그 의미는 ‘여자인 당신 안에서, 여자인 당신으로 말미암아, 여자인 당신과 함께’로 번역할 수 있다.
본문의 번역처럼 ‘너를’이라고 번역이 되려면 목적격조사 ת(에트)와 접미어 (크)를 합성하여 (오타크)가 되어야 한다. 전치사는 명사의 방향, 명사의 위치, 관계성을 나타내는 것이기에 ‘~을, ~를’로 번역되는 목적격조사와는 다르다.
이처럼 이상하게 번역된 부분이 있음에도 번역 성경을 일점일획(一點一劃)도 틀림없이 성취될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남자는 지배력을 가지고 피지배자인 여자를 다스리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이상한 신학, 이상한 편견이 나오게 되었다. /서말심 목사⋅광주 서부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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