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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어떤것] 04
(아침 햇살 눈부시고)
#1. 다현방
아침에 눈비비고 일어나서 수건 손에 들고 욕실로 나가다 보면 책상위에 계약서 있고. 고개 흔들고.
#2. 욕실
다현 수건으로 머리 감싸고 양치하려고 칫솔에 치약 바르다 재인 생각하는.
#3. 커피숍
두사람 계약서 쓰는데, 재인은 씩씩거리다 물 벌컥벌컥 들이 마시고. 잔에 물 없자 인상쓰며.
재인 : 여기 냉수 좀 줘요.
다현 : 제거 드실래요. 저 입 안댔는데. (자기 잔 밀어놓으면, 재인 그 잔 받아 다 바닥내고.
다현은 열심히 종이에 적어놓은 거 바라보고) 후. 이대로 하면 되나요?
재인 : (써놓은거 같이 바라보며, 기분 나쁘다는 얼굴로) 나도 이런건 처음해봐서 잘 모르겠어.
다현 : 그래도 재인씨는 사업하잖아요. 난 계약서 같은 거 처음 써봐요.
(아주 심각하게 재인 안 바라보고 종이만 열심히 바라보는)
재인 : (빈정거리듯) 처음솜씨 같지 않은데 뭘.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학교 선생님 하기 싫으면 장사해도 되겠어요.
다현 : 과분한 칭찬이네요. 고마워요. (알아듣지만)
어깨만 으쓱거리고. 다현 무시하고 계약서 한줄 한줄 그어가며 다시 확인하는데.
재인 : 아참 혹시 몰라서 다시 말하지만 계약서 뒤에서 딴 짓하기 없기요.
다현 : 딴짓이라면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거지요? (눈반짝반짝 호기심 가득해서)
재인 : 말하면, 혹시 있을지도 모를 범죄에 그대로 악용될까봐 못가르쳐주지.
다현 : 그거 나 못믿는다는 얘기지요?
재인 : 당연하지.
다현 : 우린 공통점이 있긴 있군요. 나도 이재인씨 못믿는데.... (재인 열받아서 또 물마시고, 컵 비어있는)
#4. 욕실
다현 : (양치하면서 혼잣말) 웃겨. 진짜. 난 자기 믿는 줄 아나보지. 이 아저씨야. 나한텐 아직도 당신은 사기꾼이네.
#5. 호텔
재인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사람들 인사하고.
#6. 실장실
옷 벗어넣고. 신문 뒤적거리는.. 그러다 안색 변하는. 책상위의 신문 톡톡 치는. 재인.
재인 : 할아버지. 이렇게까지 몰아붙이시는 거에요? 갑니다. 가. 인천가요. 저. 그 여선생 만난다구요. 제기랄.
(하구 책상에서 계약서 꺼내는.)
커피 한잔 마시며 계약서 바라보며 계약서 쓰던 생각하고.
#7. 커피숍
재인과 다현 계약서 쓰는.
다현 : 말이 너무 어려워요.(다현 심각한 표정으로 계약서 재인이 한줄써놓은 거 바라보며)
재인 : 이게 뭐가 어렵습니까?
다현 : 제목부터 당신한테 유리한 것 같아요. 쉽게 풀어줘요.
재인 : (종이 들어보이며) 이것보다 더 어떻게 쉽게 쓰나?
다현 : (재인에게서 종이 홱 뽑아들고) 결혼을 배제한 비결혼 약혼전제교제계약서가 뭐가 쉬워요.
그냥 교제계약서로 해요. 간단하게.
재인 : 그러자구. 그럼, (다시 받아들어서 조금 고쳐쓰고) 이제 그럼 다 된건가?
다현 : 아니요. 공증이 빠졌잖아요?
재인 : 공증?
다현 : 당연하지요. 이렇게 우리 둘이 합의 해봤자 법적 효과 하나도 없어요. 나중에 당신이 딴 얘기하면 어떻게해요.
(어깨 살짝 으쓱거리고 미소짓는) 여전히 전 댁을 못 믿거든요.
재인 열받지만 다현은 강경하고.
#8. 재인이네 사무실
재인 : (다시 계약서 바라보며) 교제계약서. 거창하군. 정말. 난 믿는 줄 알아.
두고봐. 여우같은 아가씨야. 내가 당신에게 휘둘리리라 생각했다면 그건 착각이니까.
#9. 서재 (아침)
책상위의 신문 바라보며 흐뭇한 얼굴의 규철.
동석 : 어째 수백만달러짜리 계약건보다 오늘 신문 경제면이 더 마음에 드시나 봅니다.
규철 : 아니지. 그건. 난 여전히 돈이 더 좋네. 다만 내 버릇없는 손자 녀석이 이 메시지를 알아들었을까가 궁금한거지.
동석 : 알아들었을 겁니다. 이렇게까지 안하셔도 되는 일이었습니다.
아무튼 오늘 난 기사 때문에 여러 사람 긴장하게 생겼습니다.
#10. 재인이네 거실
선희 앉아서 신문 바라보면 성현그룹 전문경영가 체제로... 라는 기사 보이고. 신문 다시 보고 한숨.
재영 : 할아버지 나가셨나 봐... (이러다 엄마 얼굴 별로 밝지 않은거 보고) 무슨 일 있어?
선희 아무 말 안하고 재영에게서 신문으로 시선 보내고.
재영 따라 보고 신문 바라보고.... 두 사람 눈 마주치고.
#11. 작은 공원 (새로 들어가는 장면입니다.)
규철과 다현 나란히 벤치에 앉아서 음료수 손에 들고.
규철 : 번번히 자네가 내면 어떡해?. 나도 설렁탕 한 그릇 살 돈은 있어.
다현 : (그냥 웃고) 할아버지. 혹시 신문에 나오는 재벌, 직접 보신 적 있으세요?
규철 : ? (뭐라고 얘길 해야 할까하는 거짓말 하기는 그렇고. 그냥 침묵하는)
다현 : 없지요? (규철 말안해도 별상관없고) 그 남자 진짜 재벌3세래요. 사기꾼일줄 알았는데... (진짜드라구요.)
규철 : 그거 잘됐구만. 이번 참에 꽉 붙들어 잡아. 자네도 결혼해야지.
다현 : 잘되긴요? 재벌이라니까요. 누가 재벌하구 결혼을 해요? 그냥 만나기만 하는 거에요. 진지하게.
규철 : 재벌이니까 더 (결혼을) 해야지. 그런 집으로 시집가면 팔자 피는 거잖아.
다현 : 대신에 다른 걸 놓치겠지요.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요? (진지하고, 그리고 혼잣말하듯) 돈이 많은 대신에
나보고 뭐 하나 포기하라구 그럴게 분명해요.
다현 바라보고 한숨쉬듯.
규철 : 꼭 우리 할망구 같구만.
다현 : ?
규철 : 젊은 사람이 세상 다 살아본 사람처럼 얘기를 해. 남들은 그런 남자 못 만나 안달일거야.
다현 : (그런가요? 다현 곰곰 생각하듯이) 전 그냥 착실한 집안에 성격좋고 마음 착한 남자 쪽이 더 나아요.
있으면 있는대로 잘난척하고 많으면 많을수록 나 무시할 텐데... 그냥 평범한 남자 만나서 남들처럼 사는게
마음도 편하고 살기도 편할 것 같아요.
그런 다현 가만히 바라보던 규철도 진지해지고, 이 아이는 너무 어른스럽다 라는...
규철 : 세상을 너무 그렇게 착실하게 살면 재미없어. 흔들리는 다리도 좀 건너보고 비도 좀 맞아보고,
아닌 것 같아도 부딪혀 보고 이러고 살아야지. 남자도 마찬가지야. 이 사람 저사람 만나봐야 취향을 알지.
다현 : 헤헤. 제가 좀 재미없긴 해요... (할아버지 충고에 웃어가며 고개흔들고) 그래도 그 남자는 아니에요.
돈만 많으면 뭐해요? 인간성은 꽝인데. 아마 그 성격 갖고 세상 살아갈려면 본인도 무지하게 피곤할거에요.
아마 모르긴 몰라도 주먹 휘두르고 다닐지도 몰라요.
규철 : 아니야. 손찌검은 안해... 아니 안할거야. (얼른 손자 변명해주는데)
다현 : 에이, 그걸 할아버지가 어떻게 아세요?
규철 : 음... 그게...남자들이 울컥들은 해도 실제로 아무나 대구 주먹쓰는 사람들은 별로 없거든...
다현 : 그 남자는 울컥도 하고 주먹도 잘 쓰고, 그럴 것 같아요. 딱 인상이 그래요. 하는 짓도 그렇고.
규철 : 그렇게 못됐어? 영 가망 없는 거야?
다현 : 말씀드렸잖아요. 성격 진짜 드럽다구. 어제도 계약서 한 장 쓰는데얼마나 소리를 지르던지...
사람들 다 쳐다보고 챙피해서 혼났어요. 거기서 쫓겨날까봐 얼마나 조마조마했는데요. 하여튼 한번 열 받으면
물불을 안가려요. 또 남자가 의심은 얼마나 많은지. 물은 거 묻고 또 묻고. 단순 무식 지독. 딱 단무지 대마왕이에요.
(고개랑 손 같이 흔들며) (그 남잔) 절대 아니에요.
규철 : 그 정도야? 그렇게 마음에 안들어?
다현 : 그렇다니까요. 그 남자랑 결혼해서 살려면 아마 고생 엄청 해야 할 걸요... 누군지 앞길이 구만리에요. (혀 끌끌차는)
규철 왠지 웃음 날 것 같아 얼른 음료수 마시고, 다현도 그런 할아버지 바라보며 음료수 홀짝이는.
#12. 형준 사무실
형준 한참 일하는데 문자 오는 소리. 핸드폰 열면... [오빠. 나 밑에 있는데. 누구게.]
형준 픽하고 웃음 터지는. 얼른 일어나 옷 손에 드는.
#13. 로펌 거리
형준 : 니가 왠일이야? 여기까지.
재영 : 누군지 알고 내려 온거야... 몇번째 첫사랑?
형준 : 넌 줄 알았어. 내 첫사랑들은 무조건 사무실로 쳐들어와. 이런 007 놀이 안하구. 저녁 먹었어?
재영 : (고개 흔들고) 아니.
형준 : (재영 어깨에 손둘러) 가자. 그럼.
#14. 레스토랑
밥 다 먹었고 차 앞에 두고.
형준 : 자. 말해봐. 뭔 일 때문에 여기까지 나온거야?
재영 : 그냥... 엄마가 불안해 하셔서.
형준 : 넌 안 불안하고?
재영 : 나야... 나도 불안해. 이대로 할아버지 돌아가시면 어떡할까? 우리 아버지처럼 오빠도 쫓겨나면 어떡할까.
그럼 우리엄마 또 어떡할까. 또...
형준 : 또... (재영이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넌 어떡할까? 그건 걱정안해도 돼.
재영 : 왜 난 걱정 안해도 돼? (눈살짝 치켜뜨며)
형준 : 정 오갈테 없으면 그때는 내가 너하나는 책임질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그때 전화 오면... 여자 목소리 들리고, 형준 얼른 핸드폰 돌려서 조그만 목소리로.
형준 : 어, 정희야. 그래, 이따 내가 전화할게. 응. 그래. (좀 머쓱한 얼굴로 전화 끊으면, 기가 막힌다는 듯 재영 형준 바라보고,
핸드폰 가리키며) 다섯번째 첫사랑.
재영 : 그 첫사랑들도 나랑 다 같이 책임지는 거야?
형준 : 아니야. 임마. 얘들은 그냥 이루어질 수 없는 첫사랑이라니까. 불쌍한 너만 책임질테니까. 걱정마.
재영 : 걱정돼. 우리오빠도 형준 오빠도....
형준 : 진짜 걱정안해도 돼. 나도 그렇지만 니네 오빠도 그렇게 만만한 사람 아니고... 머리 나쁜 사람도 아니야.
알아서 잘 할거야. 니가 고민하지않아도 돼.
#15. 태하네 사무실
문 벌컥 열리며 수영 나타나고.
태하 : 어머님.
혁주 : 어, 당신 여기 또 왠일이야?
수영도 턱하니 앉으며 신문 건네주고.
태하 : 저도 아침에 스크랩 해놓은거 봤습니다.
혁주 : 이게 무슨 소리야. 응?
수영 : 이런 기사가 나간거 보면 아무래도 무슨 생각이 있긴 있는 것 같아요.
혁주 : 에이. 아버님이 은퇴하셨어도 순순히 물러나실 분이 아닌데...
태하 : 아니에요. 아무래도 할아버지가 결심을 한 모양입니다. 이건 그룹차원 보도에요.
수영 : 그래. 그거야.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말인데 너 백화점 어떻게 할거야?
태하 : 어떻게 하고 싶으신데요? (겉으로는 관심없는 어조로.)
혁주 : 백화점 사장은 나야. 니엄마가 아니라. 나한테 물어봐야지. (수영과 태하 다 혁주 말 무시하고 두 사람 눈빛 마주치는)
수영 : 당신은 좀 가만히 있어요.
혁주 : 알았어요. 소리 좀 지르지 마요.
수영 : (남편 한심스럽고 아들 향해) 이까짓 백화점은 아무것도 아니야. 지금 성현그룹이 무주공산이야. 주인없는 산이라고.
둘도 없는 좋은 기회라는 거 너도 알지.
#16. 서점
다현 책 고르고 있으면 현진 나타나고. 두리번 거리다. 다현 발견한 현진.
현진 : 어이. 불량 선생. 수업이 벌써 끝났을리는 없구. 너 학교도 땡땡이 치고 다니니?
다현 : 나 방학했어. 왠만하면 친구 일에 신경 좀 써라.
현진 : 좋겠다. 방학있는 선생님은. (조금 부러운 표정)
다현 : 그러게 내가 같이 사대 가자고 그랬잖아.
현진 : 뭐하러. 난 사람 마음을 다스리는 일은 못해. 육신을 고쳐주는 일이 훨씬 더 맘에 들어.
난 너처럼 건전한 정신이 못되거든.
다현 : 모처럼 진실을 인정하는구만. 니가 좀 음흉하잖아.
현진 : 어리버리 김다다 보단 내가 낫지.
다현 : 내가 왜 어리버리야?
현진 : 어리버리니까 사기꾼 같은 남자가 들러붙지.
다현 : 어리버리 아니야. 그 사람, 진짜라니까.
현진 : 그래서 난 더 걱정이야. 너 그런 대단한 사람 상대로 잘 할 수 있어.
다현 : 그럼. 내가 선보면서 쌓은 내공이 얼만데. 걱정마. 끝난거야. 아니면 또 들어가야 하는 거야.
현진 : 오늘 끝. 내 미모로 우리 치프를 완전히 보냈잖니. (현진 말에 다현 웃음 터뜨리고)
#17. 전철안 (장면번호만 바뀌었습니다.)
두사람 앉아있고.
현진 : 너 정말 잘생각해봐. 진짜 몰라? 그회장님.
다현 : 진짜 몰라.
현진 : 니네 반에 혹시 뭐 그 회사 들어간 사람이나, 뭐 그 집안네나 그런 아이 없어?
다현 : 나 이제 교사생활 3년차야. 중학교 3년짜리들이 언제 커서 그 회사를 다니냐?
그리고 그 집애들이 인천까지 와서 학교 다니겠니?
현진 : 그럼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얘기야?
다현 : 그건 나도 모르지. 내가 너무 이쁜가.
전철 정차되어 출입문 열리고, 할머니 자리에 오르는.
현진 : (코웃음치며) 차라리 착하다고 그래. 그쪽이 훨씬 그럴 듯해.
다현 : 그럼 이쁘구 착해. 어, 여기 앉으세요. 할머니. 넌 앉아있어. 어제 나이트 했다면서.
할머니 앞에서 서면 자동으로 일어나고, 현진 다현 가방 대신 들고.
다현 : (할머니 안 들리게.) 좀 자.
현진 : (역시 조그만 소리로) 앞으로 일어나지 말라고? 참 착하다.
둘이 얼굴보고 웃으며.
#18. 동석네 거실
동석과 형준 차 같은 거 앞에 두고.
동석 : 어제 기사 가지고... 재인이 뭐라구 안하니?
형준 : 재인이는 모르겠고 다른 식구들은 좀 불안해해요.
동석 : 재영이? (형준이가 신경 쓰는 사람 누군지 잘 알고 있고)
형준 : (고개 끄덕이고, 약간은 장난스럽게. 그런데 한편으로는 심각하고) 아버지는 어쨋든 회장님 편이시지요?
동석도 차 마시다 말고.
동석 : 편은 무슨. 다 잘 되자고 하는 일인데. 그러는 넌 네 친구편이고. (그냥 농담처럼)
형준 : 전 변호사에요. 아버지. 무조건 이기는 사람 편입니다. (엄숙한 얼굴이지만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동석 너털거리고 같이 웃고. 하지만 일어서 뒤돌아가는 형준의 얼굴 굳어있고)
#19. 형준 방
형준 문닫고 의자에 앉으며 재인 목소리 생각하는.
[교제든 약혼이든 결혼이든, 그게 뭐든 전부다 내가 알아서 할거야.]
형준 : 이재인. 너 그거 아니? 니 입에서 결혼이라는 이야기 처음 나온 거. 나 너 믿는다.
#20. 다현 집 앞
전철 역, 조금 벗어난 집앞에서... 차 한쪽에 세워져있고.
현진과 다현 걸어가고 있는데...
차안에서 다현 발견한 선우 잽사게 내리다, 얼른 룸밀러로 얼굴한번 바라보면 괜찮구. 그새 다현은 지나가고.
선우 : 다현씨! (하고 부르지만 두사람 듣지 못하는데, 선우 뛰어가며) 김다현 선생님!
현진 고개 돌려. 누가 다현 찾는 거 같은. 다현도 같이 고개 돌렸다 갸우뚱하는데.
다시 다현씨하는. 그제서야 다현 선우 발견하고.
선우 씩씩대고 앞에 서는데.
다현 : 강선생님... (들은 얘기 있으니까 약간 인상쓰고.)
선우 : 후와. (헉헉대며) 웬 걸음이 이렇게 빨라요 ?
현진 누구 하는 얼굴로 다현 쿡 찌르면, 다현 할 수 없이 선우 소개하는.
다현 : 우리 학교 미술선생님. 강선우 선생님. ...여기는 제 친구...
현진 : (다현이 말하기 전에 방긋 웃고 손내미는) 유현진이에요.
선우 : 아. 예. 안녕하세요. (건성 인사하고 다시 다현한테만 시선주면 현진 오호하는 얼굴이고)
이렇게 만났는데, 여기서 이럴게 아니라... 식사 하셨어요?
다현 : (아무래도 부담스러우니까) 네 먹었어요. (하는데 현진 바로 뒤따라서 - 상황이 어쩐건가 궁금하고 재미있기도 하니까.)
현진 : 그런데 차 한잔 정도는 마실 수 있어요.
선우 : 전 열잔도 상관없습니다.
장난스럽게 맞장꾸 치는 선우 얼굴 환해지고 앞서 걸어가면, 다현 인상 쓰며 현진 바라보고.
다현 : 유현진! (경고하는 목소리지만 현진은 모른척 앞서가고. 입가에 미소있는)
#21. 커피숍
커피같은거 내려놓고.
다현 : 근데 여기는 왠일이세요? 집 부평이시잖아요.
선우 : 역시 저한테 관심이 아주 없진 않으시네요. (다현 뭐라구 하기 전에 빠르게) 집 좀 알아보려구요.
다현 : 이사하세요?
선우 : 네. 다현씨 집근처에, 싸게 나온 집 없어요? (환하게 웃으며 만족하고)
현진과 다현 서로 얼굴 바라보고.
#22. 다현 집 거리
다현 얼굴 심각한데 현진 역시 약간은 진지하게.
현진 : 눈치없는 너 때문에 그 선생님도 한참 해바라기 한 것 같다. (그 남자 상황 아니까 조금 측은하고)
이 근처로 집까지 얻으려고 하는 거 보면.
다현 : 집 구하는게 나랑무슨 상관이야? (여전히 다현은 현진의 말 못 알아듣고, 현진은 그 남자 약간 측은하고.)
현진 : 그러니까 해바라기가 생기지. 너 우연이란 거 믿니?
다현 : 무슨 소리 할려구 그래?
현진 : 저 사람 아마 너 만나려고 하루종일 저기서 기다렸을 거야.
다현 : 집 얻으러 왔대잖아. 확대 해석 좀 하지마. (그런면에서는 다현 눈치없고, 현진은 답답스러운데)
현진 : 이 동네에 부동산이 얼마나 있을 거 같애? 그 많은 부동산중에 딱 그 시간에 거기서 마주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니까 다현도 그런 것 같고.... 그러니까 더 암담해지는데, 생각하고 싶지 않고.
다현 : 몰라. 난 국어선생님이야. 그딴 거 나한테 묻지마.
현진 키득거리고. 집앞에 멈춰서서. 벨 누르기 전에.
다현 : 미치겠네. 정말. (심각한 목소리로) 현진아. 나 삼잰가봐.
현진 : 말띠가 올해삼재니? 그럼 나도 삼재잖아.
다현 : 넌 아니야. 나만 남자삼재야. 내가 도장떡하니 찍은 성현그룹 칼성질에 니말대로 집 구하는 해바라기 미술선생님....
아마 들어가면 (벨누르고)
미정E : 다현이니,
다현 : 네, 엄마가 공수하는 동물농장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현진 : 그건 삼재가 아니라 남자 복이 터진거지.
다현 : 그럼 그 복 너 더 가져. (투덜거리며 문 열고 들어가면 뒤에서 현진은 웃음 터뜨리고)
#23. 다현이네 거실
가족들. 과일이랑 차같은거 앞에 있고.
미정 : 너 벌써 스물여섯이야. 금방 스물일곱되고 서른돼. 요새 젊은애들이 얼마나 싱싱한 줄 알아?
솔직히 니가 현진이 처럼 얼굴이 이쁜 것도 아니고..
다현 : 엄마. 내가 엄마 친딸이야. 현진이가 아니라.
현진 :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고맙습니다. 전 언제나 어머님이 사람보는 눈이 높으시다라고 생각했어요.
준현 : 우리 엄마가 사실 눈이 높긴 높아.
진만 : 니 엄마가 나 골라낸 거 보면 확실히 높은 편이지.
다현 : (기막혀 하며) 궁합들이 착착 맞네. 나 오기전에 다들 짠거 아니야.
미정 : 얘가 날 닮으면 좀 좋아. 비기싫은건 전부 지 아버지 닮아놔서리...
진만 : 거기서 내가 왜 나와? 쟤 나 안닮았어.
다현 : 그럼 나 주어 왔어요? 자꾸 그러면 나 낼 선 안봐요.
미정 : 안보기만 해. 현진이 친딸 삼고 넌 도로 다리 밑에 갔다 놓을테니 알아서 해.
다현 : 이봐. 닥터 현진. 그거 가능한 일이니? (빈정거리는 어조. 건방진 건 아니고. 농담 비슷하게)
현진 : 대한민국 엄마가 마음먹으면 못해내는 일이 또 어딨니? 아마 가능할 거야. (셋 웃음)
#24. 다현이네 방
한명은 침대에, 또한명은 의자 책상에.
다현 : 배신자. 니가 어떻게 이럴 수 있어?
현진 : 나 아니어도 어차피 봐야 할 거였어. 그나저나 이번엔 누구라냐. 이번엔 동물농장 말고 레퍼토리가 좀 새로워졌니?
다현 : 말 돌리지마. 이 왠수야. 도와는 못 줘도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할 거 아니야. 안그래도 미치겠는데.
현진 : (쿡쿡. 거리고 웃음 터뜨리고) 그 상황에서 어떻게 도움을 줘. 잘못하면 나한테 폭탄 날아올지 모르는데.
발끈하는데 전화 소리 들리고 현진 전화 받으면.
#25. 다현방 + 선우화실
현진 : 여보세요. 네. (다다 얼굴 한번 바라보고) 그럼요. 잘들어왔지요. 잠깐만요. (다현에게 전화 건네주며) 니 전화.
다현 : 나? (전화건네 받으며, 현진, 다현 향해 해바라기. 라구 입모양으로) 여보세요.
선우 : 저 강선웁니다. (선우 책상에 앉아서)
다현 : (현진 눈치 살짝 보지만 현진은 귀 쫑긋하고) 아... 예, 강선생님.
선우 : 잘들어가셨지요. 모셔다 드렸어야 했는데... 낼 바쁘세요?
다현 : 네....좀.... 바쁜데... 서울 올라가야 하는데요.
선우 : 잘됐네요. 제가 모시고 가겠습니다. 전 한가합니다.
다현 : 예? 아니요... 강선생님, 안그러셔도 되거든요.
선우 : 혹시 지금 사귀는 남자 있으세요? (목소리 심각해지고)
다현 : 아니요. 그런건 아니지만 (그래도 당신한테 관심없어요... 하려는데)
선우 : 그럼 오늘은 이걸로 끊습니다. 고맙습니다. (다현 뭐라 말하기 전에 전화 뚝 끊기고)
다현 : 뭐가 고마워. 도대체. 정말 미치겠네.
다현 답답하다는 듯이 인상쓰면서 허리굽혀 배게에 얼굴 묻어버리면,
그런 다현 바라보며 현진 웃음 짓고. F.out
#27. 가벼운 죽집
재인이랑 형준 아침 먹으며.
형준 : 호텔이랑 로펌이 가까운게 다행이다. (주위 둘러보며) 아침마다 여기 들리니?
재인 : 먹고 살아야지. 나도. (무뚝뚝하게)
형준 : 그러게 뭐하러 집을 나와. 어머니 해주는 뜨신 밥 먹고 다니지. 이게 뭐냐.
새벽부터 전화해서 나까지 아침부터 죽사발 들게 하고.
재인 : 너 아침부터 왜 긁냐?
형준 : 오늘 그날이지. 뭐할거냐?
재인 : 글쎄. 밥은 먹어야겠고. 그리고...
형준 : 그리고... 댓바람에 이상한데 끌고 갔다가는 너 여성지에 실린다. (장난스럽게. 친구 약올리려고)
모 재벌2세 아니 재벌3세다, 변호사는 말을 정확하게 해야 이겨. 재벌3세가 내게 응응응을 요구하다.
어쩌구... 이러구 나오면 골치 아파.
재인 : 야, 그거 계약서에 들어있어. (농담에 진담으로 반응하는) 두 사람 일을 언론에 공개할시에는
그로 인한 모든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보상한다.
형준 : 맞아. 8조에 들어있어. 농담이었다. 그냥. 그렇게 무섭게 그러지마.
재인 : 그런 끔찍한 농담하지마. 안그래도 뭘 해야할까 생각하니까 잠도 안오는데.
형준 : 그래서 불렀어.
재인 : 아니. 계약서 내용이 아무래도 마음에 하나 안들어서.
형준 : 뭐가 또. 그 만큼 완벽한 계약서가 또 어딨어?
재인 : 완벽은 무슨. 그 여자 워낙 여우라서 혹시라도 빌미 주면 안되. 전공이 국어라서 그런지 단어하나 글자하나
다 집고 넘어간단 말이야. 그러니까 우리 쪽에서도 준비를 확실히 해야지.
형준 : (한심하고 또 한편으로 놀라서) 임마. 나 변호사야. 아무리 그 선생님이 똑똑해도 변호사만큼 치밀하겠냐.
너 내 친구 이재인 맞니?
현준 재인과 눈마주치면.
#28. 다현이네 거실
미정 : (다현 바라보며 감탄) 얘. 내가 낳았어도 정말 이쁘다.
다현 : 고마워. 엄마. 나도 그렇게 생각해. (진지하게 말하지만, 나름대로 농담이고)
현진 : (농담 알아챈 현진은 웃음 참아내며) 멋지다. 김다다.
가방들고 현관쯤 앞에서.
미정 : 현진이 너도 좀 여유가 있어야 참한 남자를 고를텐데. 정신없이 바쁘니 원,
현진 : (당장 기겁해서) 어머님 저 무지하게 바쁜거 아시지요? 인턴은 사람도 아니에요.
여기다 남자까지 있으면 저 죽어요. (사정 봐달라고)
미정 : 그래, 알지. 서현이도 인턴때 그렇게 고생을 했는데 지금도 바쁘데니. 원.
그래도 너 늦기전에 참한 남자를 찾기 찾아야 되.
현진 : (다현 쿡 찌르며, 아무래도 불똥 떨어질 것 같다.) 야 너 일찍 나가야지. 안그래도 길눈도 어두운데.
다현 : (웃음참으며 엄마) 다녀 올게요.
현진 : 어머니 저 며칠 못 들어와요.
미정 : (두 여자에게 고개 끄덕이며 다현에게) 너 잘 하구 와.
#29. 전철은 아니고 길 따라 내려가며
현진 : 넌 생긴건 똘똘하게 생겨서 왜 이렇게 길눈은 꽝이냐?
다현 : (장난스럽게) 이 미모에 이 지성에 거기다 길눈까지 밝으면 불공평하지. 하나라도 모자란게 있어야지. (현진 미소짓고)
현진 : 니말이 정답이다. 시간만 좀 나면 같이 가주면 좋은데.
현진, 다현 같이 키득거리며걸어내려가는. 가다고 현진 탁 멈추고.
현진 : 야. 오늘은 너 길 안헤메도 되겠다.
다현 : 왜? (현진 턱끝으로 살짝 가리켜 바라보면, 반쯤 차에 기대있던 선우 반갑게 손흔들며 아는 척하고)
선우 : 다현씨!!!
다현 입커지고, 눈동그래지는데.
#30. 기획조정실
실장실에 예쁜 여자 그림처럼 앉아있고, 직원들 창너머로 흘끗거리는.
창수 : 이쁘다. 그치. 뭐가 달라도 달라. (거의 침흘리는 수준)
유경 : 이쁘긴 뭐가 이뻐... 요. 탁 보니까 순 화장빨이네.
창수 : 질투하지마. 나이먹어 그러면 너 흉하다.
유경 : 누가 질투룰 해요. 흥. 남자들은 보는 눈이 영 꽝이라니까.
인규 : (손목시계 바라보고, 서류철 뒤적이며) 시간다됐는데 우리 실장 어디 간거야. 이런 중요한 일에.
창수 : 젊은 경제인 모임이래잖아요. (여전히 시선은 실장실에 가있고, 그냥 무심하게)
인규 : 모임 끝났으면 빨리 와야지. 오늘 같은 날.
부장 : 아니, 오늘은 천천히 와도 돼. 오늘 일은 충분히 나 혼자 커버할 수 있어.
(직원들 다 뜨악한 얼굴이고) 이봐 유경씨 내 능력 믿지?
유경 : 부장님. 제게 진실을 강요하지 마세요. (곤란하지 않은 얼굴이고.)
#31. 다현이네 집 앞
선우 차 옆에서.
다현 : 강선생님. 이 시간에 여긴 왠일이세요?
선우 : 어제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모셔다 드린다고.
다현 : 제가 몇시에 나올줄 알고 이렇게 기다리신거에요?
선우 : 뭐 오늘안에는 나오시지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현진 : 언제부터 기다리신 거에요?
선우 : 한... 7시쯤. 얼마안됐어요.
다현 : (기가막혀 서있고) 7시요?
기가막혀... 시계보면 11시 다 되었고,
현진 : 타도 되지요? (다현은 멀한 얼굴로 서있고 현진 뒷문 쪽 서서, 선우 향해)
선우 : 그럼요. (선우, 얼른 문열어주고 대답하지만 다현은 날름 차에 타는 현진 마음에 안들고)
현진 : 넌앞에 타. (현진 우아하게 뒷자석에 타며 탁하고 문 닫아버리고)
다현 : 현진아.
선우 환한 얼굴로 옆좌석 문 열면, 다현 할 수 없이 옆좌석에 타서, 선우 자기자리로 돌아가는 동안 현진 보며 인상쓰고.
다현 : 너 이런게 어딨어?
현진 : 어제 오늘 정성이 가상하잖아. 이 정도는 아량을 베풀어야 나중에 천당 가.
다현 : 너... (뭐라구 그러려는데, 선우 차에 오르고)
#32. 차안 (고속도로 들어가고)
선우 : 근데 오늘 디게 예쁘신데요. 혹시 선보시는 거 아니지요?
다현 : ...
현진 : 얘 선보는 거 맞아요.
다현 : 유현진. 너 가만있어.
선우 : 고민되네요. (마음은 아니지만 얼굴표정은 장난기 있게)
현진 : 뭐가요?
선우 : 본능이 시키는대로 이대로 강릉쯤 도망갈까. 아니면 신사도를 발휘해 얌전히 모셔다 드릴까.
현진 : 본능은 다현이 혼자 있을 때 해결하세요. 전 오늘 병원 안들어가면 죽어요.
다현 : 나도 죽어! 안돼요. 절대 안돼요. 강선생님. (선우와 현진은 농담인데 다현은 심각해서)
백밀러 통해서 현진과 선우 눈마주치고. 그냥 웃음.
선우 : 뭐 그렇게 부탁하시는데... 말씀대로 해야지요. 대신에...
다현 : 대신에 뭐요?
선우 : 나중에 제 부탁도 하나 들어주세요.
다현 : 그런게 어딨어요?
선우 : 그럼 강릉으로 밟을까요? (부웅하고 차타가는)
다현은 기가막히고 현진은 재미있는.
선우 : 농담입니다. 선 보시는 장소가 어디죠?
#34. 커피숍 앞에서
다현 선우한테 인사하고 커피숍 들어가려하는데...
선우 얼른 먼저 문 열어주고. 따라 들어오는.
다현 : (들어가려다 말고) 안가세요?
선우 : 저도 차 한잔 하구 갈려구요...운전하고 왔더니 목이 말라서요.
(그러면서 커피숍 주위 살피는. 혼자 있는 남자 없는 것 같은)
다현 : 선생님! 원래 이렇게 짓굳으셨어요. 아니면 오늘만 이렇게 심술 부리시는 거에요?
선우 : 좋아하는 여자가 선본다는데 심술 안부리는 남자가 어딧습니까. 저 그렇게 착한 남자아니에요.
다현 : 제발요.
선우 : 알았어요. (겨우 안도의 한숨 내쉬려고 하는데) 그럼 나가서 기다릴게요.
다현 : 선생님!
선우 : (다현의 경고성 발언에 할 수 없구) 알겠습니다. (나가면서도) 정말 기다리면 안됩니까?
다현 : 안돼요. 저 정말 화내요.
선우 뒤돌아서면 다현 그때야 한숨 푹 쉬고.
#35. 기획조정실
카메라 돌아가면 직원들긴장하는 모습. 일 열심히 하는 시늉하다.
이부장 카메라 보이면 얼른 넥타이 만지고폼잡는. 인규, 흘끔거리고.
창수는 카메라 행해 브이자하는 유경도 그 사이 얼른 손거울 꺼내 한번 보는데.
그때, 쾅하고 문 열리며 재인 들어오는. 다들 긴장하는.
#36. 실장실
실장실에서. 인터뷰하는 모습.
이제 얼마나 많이 매출을 올렸나 보다 얼마나 많이 이익이 남았나가 중요하겠지요.
지금은 캐시플로 중심으로 경영전략이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37. 기획조종실
부장 : 저런 거는 딱 내 체질이라니까.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내가 비디오가 좀 되거던. (아무래도 부럽다)
유경 : 부장님이요?
부장 : 그러엄. 인물 받쳐주지 목소리야... 노래방 가서 봤지? 나 죽이지 않아.
인규 : 저건 얼굴이랑 목소리가지고 하는게 아니라 머리에 든거 가지고 해야 하는데요. (그게 자기라는 듯 자기 머리 가르키며)
유경 : 저건 최과장님도 안돼겠어요.
창수 : 유경씨가 사람보는 눈이 있다니까. 우리 중에 그래도 내가 제일 나. 그지?
유경 : 셋다 합쳐도 좀... 힘들 것 같은데....
남자들 유경 노려보면 유경 얼른 고개 숙이고.
#38. 고급 커피숍 화장실
다현 손수건으로 땀 닦아내고 얼굴 조금 토닥이는, 핑크빛루즈 꺼내들고 입술 바르다 그런 자신에게 피식 미소짓는.
다현 커피숍 씩씩하게 걸어나서는.
#39. 호텔 커피숍
치과의사 조금 배나오고 머리 숱 조금 없는. (대머리는 아니구 조금 순박해 보이는)
손수건 꺼내 땀 살짝 닦는데 다현 모르게 한숨.
치과의사 : 요새 아이들 말 잘 안듣지요? (호감있는 얼굴)
다현 : 네. 그래도 애들은 애들이니까요. (아이들 말에 미소짓고)
뱃속에서 꼬르륵 거리는 소리에 고개들면 조금 민망한 얼굴의 치과의사.
치과의사 : 저 오늘 긴장해서 아침 못 먹었거든요. 식사 여기서 할까요. 아님 다른데 가서 할까요.
(다현이 미처 이야기하기 전에뭐 생각나는) 잠깐만요. (어딘가로 전화.)
다현 : (빤히 바라보다)
치과의사 : 응. 엄마. 음식점 어디가 괜찮아. (너무 마마보이같지는 않고 조금은 귀여운)
다현 : (하지만 엄마 소리에)
음료수 마시다 말고 캑캑거리는.
치과의사 : 어. 엄마 끊어. (다현 바라보고) 괜찮아요?
다현 : 네. (엄마래. 어쩜 좋아하는)
치과의사 : 여기 이태리 식당도 괜찮다는데요.
다현 : (약간 웃음기 있는, 비웃는 건 아니구 살짝 확인 하는 듯한 장난스러운) 엄마가요?
치과의사 : (쑥스럽다는 듯, 하지만 약간 자랑스러운 어조) 네. 좋은데 많이 아시거든요.
다현 : (눈살짝 굴리고 쥬스 입에 들이민다.) 근데요...
#40. 기획조정실
인터뷰 끝나고 기자랑 카메라맨 악수하고 나오면.
재인 손목 시계 흘끗 바라보고. 실장실에서 웃옷 입고 나오는.
재인 : 저 먼저 퇴근합니다.
부장 : 퇴근이요? 이 시간에 말씀입니까?
재인 : 왠만하면 회사일에 관심 좀 가지세요. (한심스럽다는 듯 말하고 문 쾅하고닫는)
부장 : 저게 뭔 말이야? 날이 더우니까 우리 실장이 좀 햇갈리나.
인규 : 왠만하면 회사일에 관심 좀 가지세요. (실장 흉내내는)
부장 : 자네가 실장인가, 왜 실장 흉내를 내고 그러나. 내가 차기 실장이야. (발끈해서)
유경 : 오늘 우리 호텔주관으로 음악회 있잖아요. 실장님 거기 참석 하세요.
인규 : 관심 가지는게 무리다 싶으면 실장님 스케줄이라도 좀 읽어보세요. 맨날 이상한 사이트만 왔다갔다 하시지 말고.
창수 : 요즘도 그런 거 보세요. 한물 안갔어요?
유경 : 어떻게 박대리님이 그런 얘길 다하세요? 양심도 없이. (창수 흘겨보며)
창수 : (느물스럽게 웃으며) 역시 예리해. 우리 유경씨. 그럼 다 같이 볼까요? 우리.
유경 : 내가 언젠가 꼭 신고한다. 여보세요, 인사부죠? 예, 기획실 황유경입니다. 어, 선희니? 야, 너 오늘 저녁 약속 알고 있지?
그래, 족발회식. 족발 뜯어면서 남자직원들 자근자근 씹는 날, O.K. 나중에 보자.
(혼잣말하면 창수 알아듣고 히죽 웃고) 왜요?
이부장 : 아니예요. 족발 맛있게 드세요.
창수 : 선희씨도 나와? 야, 같이갈까?
유경 : 꿈깨. 아니, 그 몸매에 치마입고 나타나면 끼워줄 수도 있다.
창수 : 야, 너.
이부장 : (전화하는) 여보, 난데요, 오늘 좀 늦을 것 같아요. 아니예요, 족발회식, 아니 조작개발연수회의건으로
오늘 늦어요. 알았죠? 왜 그래?
창수, 유경 : 아니예요.
인규 : (전화하는) 여보, 저 오늘 일찍 들어갑니다. 오늘 족발회식도 조직개발 연수회의도 없습니다.
예. 퇴근하면 바로 갈께요, 참, 족발 사갈까요?
#41. 커피숍 앞
앞에서 남자랑 고개 숙여 인사하고. 남자 나가고 나면. 다현 후유하고 한숨 쉬고.
이제 또 가야지 하구 주위 둘러보다 눈이 휘둥그래지고. 힉하고 입막고. 얼른 다시 들어가면....
다현 : 미치겠네... (시계한번 바라보고. 바깥 한번 바라보면 선우 아직도 차 옆에 서있고.)
커피숍 왔다갔다 하다가 종업원 부딪히고... 죄송합니다. 하고 고개숙이다가.
다현 : 가만... 내가 사기를 쳤어. 남의 돈을 떼먹었어? 왜 이러구 있는 거야. 죄 진것도 아닌데...
(가방 고쳐메고 씩씩하게 걸어나가는)
선우 : 다현씨! (반갑게)
다현 : (쌀쌀맞게) 가시기로 했잖아요. 왜 아직까지 여기 계신 거에요?
선우 : 불안해서요. 아까 그 뚱뚱한 아저씨가 다현씨 납치할까봐 걱정이되서 갈 수가 있어야지요. 가요. 맛있는 거 사드릴게.
다현 : (다현 얼른 손 잡아빼고. 멈춰서서) 저 또 약속 있어요.
선우 : 에이, 무슨. 저 떼어놓으려고 일부러 그러시는 거 다 알아요.
다현 : 선생님, 저 진짜 약속 있어요. 그리고 이러는 거 정말 부담스럽구 싫어요.
선우 : (물끄러미 다현 바라보며 한숨 푹쉬고)... 그럼 잠깐만요.
차 뒷자석에서 장미꽃 다발 한아름 안기면, 다현 눈 커지는.
선우 : 기다리면서... 샀어요. 그렇게 질색한 얼굴로바라보지 마세요. ..... 이런 저, 저도 이상하고 어색해요.
그런데 (다현씨가) 그냥 좋으니 어쩝니까? (빙긋 웃지만, 자신도 그런 자신이 완전히 마음에 안들고) 그럼 저 진짜 갑니다.
(가다가 차 멈추면) 참, 가시는데 까지는 모셔다드릴께요? 그것도 안됩니까?
#42. 커피숍 앞
재인 차 도착하고 차세우고 시계보며 뛰어가는.
#43. 재인 차 섰던 커피숍 앞
가방이랑 꽃들고 뛰어서 도착한 다현 핵핵거리고 회전문 들어가다가...
무슨 생각들어 다시 회전문 돌아 나가서 주위 살펴보는 선우 보이지 않고. 다행이다 싶은.
#44. 커피숍
커피숍 들어서면 재인 저쪽에 앉아있는 거 보이고,
다현 얼른 자기 옷차림 한번 바라보고.
다현 : 미안합니다. 제가 좀 늦었지요?
재인 : 괜찮아요. 고작 몇분이구 나도 온지 얼마 안됐으니까.
다현 : 예. (덥다는듯 손부채 하고)
종업원 와서 뭐드릴까요. 하는.
다현 : 오렌지 쥬스요.
재인 : 같은 걸로. 왠 꽃이에요? 나주려고 사왔습니까? (테이블 위에 꽃 바라보고, 다현 그냥애매하게 웃고)
다현 : 그냥 누가 주대요. 아참. 그나저나 저 주실 거 있지요?
다현 방긋 웃으며 손바닥 내밀면. 재인 빤히 바라보다 다현이 손바닥 위에 계약서 올려 놓으면.
두사람 스치듯 닿고 서로 가만히 부딪힌 손 바라보다 황급히 빼내는.
다현 : (계약서 들쳐보며, 의심스러운 어조로) 이거 정말 공증한거 맞아요?
재인 : 거기 도장 왕창왕창 찍혀 있잖아. 다른 사본은 당신이 믿어 의심치 않는 변호사가 가지고 있어.
다현 : 사실 어젯밤에 그것 때문에 걱정 많이 했어요. (여전히 계약서에서 눈떼지 않고, 혼잣말하듯)
재인 : 왜?
다현 : (그제야 얼굴 바라보며) 변호사 그분도 당신 친구잖아요. (그래서 못 믿겠어요. 이런 얼굴로,)
재인 : 변호사가 사기치는 사람이요? 그걸 못 믿게.
다현 : (다시 빙긋웃으며, 서류 봉투에 담고) 그래서 믿기로 했어요.
재인 : (다현 살짝 노려보고) 고맙다고 해야 하는 거요?
다현은 방긋거리고 웃는데 종업원 음료수 가져다 놓고.
재인 : 이제 오늘부터 시작인데... 뭘 할까요?
다현 : 글쎄요. 뭘 할까요?
재인 : 음악회 갑시다. (다현 얼굴표정 바뀌고)
다현 : 음악회요? (다현 살짝 얼굴을 찌푸렸지만 재인은 미처 보지 못하고).
재인 : 우리 호텔이 후원하는 문화행산데... 내가 거기 참석해야 하거든.
다현 : (고개 갸웃거리다 재인 향해 활짝 웃고) 그보다 ... 우리 밥 먹으러 가지요.
재인 잘못 들었나 싶은 얼굴이지만 다현 말똥말똥 바라보고.
재인 : 아직 다섯시밖에 안됐는데... (재인 흘끗 시계바라보며)
다현 : 그래도 난 배고파 죽겠어요.
재인 : 그럼 간단히 요기하고 음악회 갑시다.
#45. 삼겹살 파는 집
실내장식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재인 삼겹살 올려놓으면 다현 쳐다보지도 않고 열심히 쌈싸먹는.
재인 한참 바라보다.
재인 : 원래 이렇게 잘먹나요?
다현 : (쌈 꿀꺽 삼키고, 조금 무안해진 얼굴) 좀 심했나요? 배고파 죽을 뻔했거든요. 아침 점심을 다 굶었더니 앞이 노래져서요.
재인 : (젓가락 가져가다 말고, 다현 바라보고, 다시 주위의 고급스러운 벽시계 바라보며) 아니 뭐하느라 이시간까지
여태 밥도 못 먹고 다닙니까? 방학이라며.
다현 : 오기전에 한 건 더 있었거든요. (종업원 오기전에 먼저 고기 올려놓고, 여전히 재인 바라보지 않고)
재인 : 한 건? 그럼 또 약속 있었어요. 토요일인데... 선봤어요? (물마시면서 그냥 농담처럼 무심하게 묻는데)
다현 : (다현도 무심코) 어떻게 알았어요? 네. 선봤어요.
재인 : (물마시다 말고 캑캑거리고.) 뭘 했다구?
다현 : 선봤다니까요.
재인 기가막힌. 어쩐지 당한것 같은 생각에 주먹에 힘들어가고.
그거 모르는 다현은 열심히 먹으며 이야기하고.
다현 : 인천사람한텐 서울 올라오는 게 일이거든요. 올라올 때 이거저거 한꺼번에 처리(해야지요.하려는데...)
재인 탁자 쾅하고 내리치는, 놀란 다현 쌈 막혀서 캑캑거려서 가슴 치고.
다현 : (콜록콜록) 이봐요. 밥먹을 때 이게 무슨 짓이에요? 예의없이!
가슴치며 다현은 물찾는데 열받는 재인이 훌떡 마셔버리고.
다현 기기막혀 재인 바라보면, 재인은 물 부족해서 컵 탈탈 털어 마시고.
재인 : 예의? 예의 같은 소리하고 있네. 몰라서 묻는 거야? 나만 없었으면 2차 3차 아주 재미있을 뻔했군. 디게 아깝겠어.
다현 : 아니요. 2차까지는 안갔을걸요. 선보고 밥먹으면 깨진대요. (다현 본의는 아닌데 재인은 더 약오르고)
뭐 그래도 음악회 가는것보다는 유익하겠지만요. 재인씨가 원하는 곳이 거긴 줄 알았으면 당연히 거기...
(따라가지요. 하는데. 재인 벅하고 소리지르는)
재인 : 여기 물 좀 줘요. (소리 빽하고 지르면 다현 인상 쓰고, 재인은 아까 그 꽃 생각하고)
누가 그냥 꽃을 줘? (다현이 말한 어투로) 어떻게 그놈이 준걸 버젓이 들고 들어올 수가 있어?
다현 : (다현 재인에게 주의주고) 좀 조용히 해요. 그럼 준 꽃을 버리고 와요? (물 가져다 주면) 죄송합니다.
(종업원에게 대신 사과하고 재인향해 인상쓰는데)
재인 : 흥. 그놈도 아주 웃긴 놈일세. 선보러 온 자식이 왜 꽃을 들고 다녀? 보자마자 결혼이라도 하고 싶었나부지.
(다현 들으라고 신경질 부리듯 혼잣말하던 재인, 그러다 다현 바라보고) 이상한 남자가 만나고 다니는 게 취미야?
다현 : 이상한 사람아니에요. 그 남자한테 받은 꽃 아니니까.
재인 : 뭐? 그럼... 누구한테 받았어. 혹시 또 딴 남자 있는 거야? (설마하는 얼굴이고)
다현 : 뭘 그렇게 캐물어요? 그냥 누가 줬다니까요.
정말 딴 남자 있구나 싶은 재인, 머리에 열 받고. 탁하고 탁자 치며.
재인 : 일어나. (벌떡 일어서서 다현에게 인상쓰며 일어나라고)
다현 : 어디가요? 난 밥 다 안먹었어요. (재인 뭐라고 그래도 다현 수저 들고, 그 모습에 또 열받는 재인은 풀석 자리에 앉고)
재인 : 지금 밥이 문제야? 계약서 다시 쓰자구.
다현 : 뭐라구 다시써요?
재인 : 양다리 걸치기 없기. 딴 짓 하기 없기. 내숭 떨며 뒤통수 치기 없기. (성질나서 빠르게 이야기 하지만, 약간은 비웃는듯한)
다현 : 내가 언제 뒷통수를 쳤다구 그래요? 그리고 양다리라뇨. 그냥 하루에 약속이 두 번 있는 거에요.
(재인 쾅하고 다시 테이블 두드리면 사람들 흘끗거리는)
재인 : 두 번? 두 놈이었지. 아니 나까지 세번째잖아. (우씨하는.. 그 생각에 기분 나쁘고) 앞에서는 있는 내숭 없는
얌전 다 떨면서, 뒤에서는 줄줄이 이놈 저놈 남자를 챙겨? 그게 바루 사기야. 인제봤더니 아주 전문 사기꾼이었구만.
다현 : 사기요? 말이 너무 심하지 않아요?
재인 : 전혀. 이 정도면 약과야. 날 상대로 사기칠려고 생각했다면 천만의 말씀이야. 난 바보 아니라구.
난 대충 해치우고 딴 남자들이랑 노닥거리고 싶었던 모양인데 천만의 말씀이야. (벌떡 일어나서 다현 손 잡아 끄는)
딴데 샐 생각이면 일찌감치 꿈깨. 일어나 얼른.
#46. 다현이네 거실
미정 과일 깍고 있고 진만 바둑 혼자 두고 있는데.
미정 : 여보. 지금 몇시지요?
진만 : 지금? (바둑 두다 말고 주위 둘러 시계 바라보며) 벌써 7시 다됐네.
미정 : 이 시간까지 안들어오는 거 보면 아무래도 일이 잘되고 있는 것 같아요. 결혼식을 올 가을에 하면 딱 좋은데.
너무 빠른가요. 그러구 보면 내년봄도 괜찮아요. 지금 26이니까 27에 결혼하고 28에 첫애 낳으면 딱 좋잖아요. 그치요?
진만 : 당신혼자 다 해먹어. 다다는 아직 연락 없잖아.
미정 : 아유. 다다 얜 그 흔한 핸드폰도 하나 없어서. 됐는지 안됐는지 궁금해 죽겠는데 슬쩍 남자네 한번 알아보라고 할까요?
진만 : 아서. 관둬. 둘이 잘되도 문제고 안되도 어려운데 어딜 전화를 해?
미정 : 잘되면 다 좋은 거고 안되면 마는거지 또 뭐가 문제에요?
진만 : 잘되면 사돈이 될테고 아니라면 그냥 남인테 뭐하러 민폐를 끼쳐. 기다려. 오겠지.
#47. 음식점 앞
재인 다현 끌고 성큼성큼 걸어나가면. 손목 빠질 듯이 아프고.
다현 : 어디가요?
재인 : 말했잖아. 내 맘대로 한다고.
다현 : (딱하고 멈춰서서) 그런게 어딨어요? 계약서 대로 해야지.
재인 : 그게 이거야. 이번에도 말 안들으면 진짜 계약서 다시 쓸거야. 그놈의 계약서 내가 다 뜯어 고친다.
재인 다현 팔 덥석잡고 끌고가는데.
다현 : 이거 놓구 가요. 내 말도 들어봐야 할 거 아니에요!
재인 : 또 무슨 사길칠려구. 딴 놈 한번 찔러보는 모양인데 일찌감치 맘돌리는게 신상에 좋을걸. 나 바보 아니니까.
다현 : (기가 막히고 벙찌고)
재인 다짜고짜 팔목 잡고 가고 다현 버티고 있는데, 재인 인상쓰면서.
그 모습에 지나가던 경찰들...
경찰1 : 아가씨 괜찮으세요?
경찰2 : 신분증 좀 봅시다.
다현 : 괜찮아요. (재인이 잡은 손목 만지며... 조금 시큰거리는 것 같고)
다현과 조금 떨어져서 재인은 신분증 요구하는 경찰이랑 실갱이하고.
재인 : 아는 사람이라니까 그러네. 진짜 아는 사람이에요.
경찰 : (들은 척도 안하고) 신분증 내봐요.
재인 : 사람 말 되게 안믿네. (다현 향해) 이봐 말 안해.
경찰2 : (경찰 그때야 다현 향해) 아는 남자에요?
다현 : 글쎄요... 뭐 잘은 모르는데... (조금은 알아요, 이러려구 하는데 재인 빽하고 소리지르는)
재인 : 야! 너 정말 이럴거야!
다현 : (막말에 기가 막혀서) 야? 너? 허. 몰라요. 저 사람. 저 가두 되지요? 그럼 수고 하세요.
다현 경찰한테 인사 정중히 하고 홱하고 뒤돌아서서 걸어가고, 재인 꼭지 돌고.
경찰1 : 모른다잖아요. 신분증 얼른 내봐요.
재인 기가막혀, 신분증 찾으며 다현 뒷모습 째려보는데 골목으로 꺾어들어가는 다현, 골목에서 고개 내밀고 보는.
다현 실갱이하는 재인 보인다. 고소하다.
#48. 음악회장
혁주랑 수영주위 둘러보면 재인 모습 보이지 않고.
혁주 : 재인이 안왔네요?
수영 : 왠일이래. 이런 자리는 안빠질 줄 알았는데.
혁주 : 뭐 별 욕심 없는 가부지요? (아무 생각없는 목소리구)
수영 : 걔가 왜 욕심이 없어요? 혹시 딴 궁리하나.
혁주 : 딴 궁리 뭐?
수영 : 그거야 모르지요. 워낙 머리는 잘 돌아가는 녀석이라.
#49. 거리
재인 불퉁해서 서있고 경찰은 다현과 이야기 하고 있는.
경찰 : 괜찮겠어요? 위험해 보이는데.
다현 : 고맙습니다. 이 사람이 성격장애가 좀 심한 편이라서...
재인 : 성격장애? 진짜 보자보자 하니까...
다현 : (팔꿈치로 쿡하고 재인 찌르고) 그나마 경찰아저씨한테나 좀 얌전해지거든요. 죄송합니다.
경찰 재인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는 듯 바라보고. 재인 기가 막히고. 고개 숙이고 빠져나오면.
경찰 : 그럼 조심하십시오. (다현에게 경례하는 경찰, 재인에게는 혀끌끌 차는.) 선생님도 왠만하면 승질 좀 죽이고 살아요.
술도 안먹었는데.
경찰 지나가면 재인 팍하고 다현 째려보지만 다현은 아무렇지도 않고.
다현 : 정신차렸어요? 그럼 이제 갈까요?
다현 저만치 앞서 타각타각 걸어가면 재인 노려보고 있고. 재인 빠르게 다다가 다현 팔 홱하고 잡아당기는.
다현 눈 커다래서 바라보고.
다현 : 또 끌고 가면 아주 크게 소리 지를 거에요. 이번엔 아주 떠나가라 지를테니까 알아서 해요.
재인 : (이악물고) 차 저 쪽에 있어. (재인 손에 이끌려 거의 끌려가다 시피 따라가는 다현)
다현 : 그만 좀 씩씩거려요. 재인씨가 먼저 시작했잖아요.
재인 : (가다말고 열 받아서 다현 손 던지듯 놓고 멈춰서서 다시 노려보고) 뭐야. 내가 먼저 시작해?
지금 누구한테 덤탱이를 쒸우는 거야? (지나가던 사람들 두사람 흘끔거리는)
다현 : 소리 좀 죽여요. 제발. 안 무서워요?
다현 저쪽 바라보면 경찰 두 사람 고개 갸웃거리며 재인 향하고 있는.
재인 인상 팍쓰고 노려보고 있으면 다현 느긋하게 미소지으며 재인 앞서서 걸어가는.
#50. 차안
다현 재인 눈치 살짝 보고.
다현 : 음... 솔직히 경찰한테 넘긴건 내가 조금 잘못했어요.
재인 : (코웃음치며) 조금? 겨우 조금?
다현 : 상대의 의사를 무시하는 행위에 비하면 아주 조금이에요. 남의 말은 제대로 듣지도 않고
재인씨 아까 나 개 끌듯이 끌고 나갔다구요. 오죽했으면 경찰아저씨가 다 ....(나섰겠어요. 이러는데)
재인 차 끽하고 세우고. 다현 안전벨트에 걸려 뒤로쾅하고 부딪히는.
다현 : 미쳤어요?
재인 : 아까까지는 그래도 말짱했는데... 지금은 모르겠어. 당신이 한마디만 더하면 확실히 미칠거야.
다현 찔금해서 입다물고. 살짝 재인 눈치보면.
재인 화 참느라고 핸들에 힘주고 있고. 차 서있고. 그 옆으로 다른 차 지나가고. (차는 서 있고. 다현과 재인 대화하는)
재인 : (씩씩 거리고) na 하나, 둘. 셋. 이재인 참자. 참자. 아직 시작도 안했다. 참자.
(소리내서) 하나, 둘. 셋. (다현 향해) 자 얘기 해봐.
다현 : 뭘요? (재인 눈치 살피듯)
재인 : 날 경찰에 넘길만큼 하고 싶은 말. 당신 말 안듣는다고 날 팔아넘겼잖아. 내가 그렇게 죽을 죄를 지은거야?
다현 : 팔아 넘기다니요? (인상쓰고, 그리고 조금 뻔뻔스럽게) 국민의 안전을 위해 고생하시는 대한민국 경찰아저씨한테
그렇게 말하면 안되지요.
재인 : 말하라니까. (이악물고)
다현 : 처음부터 날 사기꾼 취급한 사람은 재인씨에요.
재인 : 그거야 당신이 양다리를 걸치니까 그렇지. (차안에 있는 다현 꽃 바라보며)
다현 : 양다리 아니에요. 본의아니게 그냥 우연히 오늘 약속이 겹쳐진 거지.
재인 : 남들은 그런 걸 양다리라구 그래, 하루에 이 남자 저 남자 만나면서 헤헤거리는거. 그 꼴 보고 가만있는 남자...
멍청한 거 아니면 바보, 둘중에 하나야. 먼저 그 남자들은 그런 모양이지만 난 천만의 말씀이야.
딴 놈 만나 히히덕거리는 짓 난 절대 못봐. 알았어?
다현 : 헤헤거려요? 누가요. 정말 (상종못할 사람이군요)
재인 : 내 말이 틀렸어. 당신이 믿는 변호사한테 전화해봐? 지금 이 상황이 양다린지 아닌지.
다현 : 아까 이야기했죠. 그사람도 당신 친구라고. 그것보다 재인씨.
재인 : 왜!
다현 : 재인씨. 왜 이렇게 흥분하는거죠?
재인 : 뭐?
다현 : 왜 흥분하냐구요? 재인씨가. 재인씨가 내 애인도 아니고 그렇다구 남편도 아닌데. 내가 남자를 둘 만나든 셋을 만나든
아무 상관없잖아요? 우린 말 그대로 진지한 교제만 하면 되는 사인데... 왜 이렇게 열을 내죠?
재인, 순간 말 막히고.
다현 재인 빤히 바라보고 있고.
- the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