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관념
그 옛날 전쟁과 식민지 생활에 젖어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던 시절
전쟁과 식민지 생활에서 벗어나
겨우겨우 입에 풀질하며 살았던 60년대 시절
새마을 운동과 계몽운동으로 부지런히
일하고 애써 배워서 힘을 키워야 한다며
아껴서 잘 살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버티며 성장해 왔다.
그런 시간 속에서 뼛속 깊이 익힌 것은
새벽부터 논과 밭에 나가 밤이 늦도록 일하며
악착같이 살아아 한다고 했던 사고방식과
티끌모아 태산의 정신이었다.
한 푼 두 푼 돼지 저금통에 모으고
저축하면서 아끼고 아끼면 잘 산다는 일념으로
살아온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 시절은 지났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일이다.
높은 이자로 조금이라도 큰 돈을 만든다는
저축의 동기는 사라지고
망할 때 망하더라도 주식과 코인으로
큰돈을 만들어야 한다는 시대가 되었다.
티끌을 모아봤자 티끌만 남는 시대가.
그러면서 남아있는 고정관념이란
요즘 시대에 에어컨 없으면 가난한 거라고
남들 다 있는 것 없으면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가난한 거라고 하는
가난에 찌들었을 때의 관념.
그 옛날 배움은 삶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지금도 그럴까
감투와 간판 자랑 외에 또 있을까
그렇게 만든 졸업장으로 전문직에 종사한다고
기세등등 의기양양하더니
왜 불만으로 가득할까 의아한 일 중 하나다.
자신들로 인해 밀려나
직장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지기 수인데.
아껴야 잘 산다는 말은 과거 속으로 보내놓고
가난과 함께 했던 고정관념은 여전히
품에 안고 살아가는 이것인지 저것인지
모호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과
역사조차 모르는 세대가 뒤엉켜 함께 살아가고 있다.
강산이 수없이 바뀌었어도 버리지 못하는
가난이 낳은 고정관념과 움켜쥔 모습 그리고
전통이니 버리면 안 된다는 주장에 고개만 갸우뚱거려진다.
꼭 쥐고 가야 할 것은 버린 지 이미 오래되었음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