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가 진행하던 조립식 스마트폰 프로젝트 ‘아라(Ara)’가 개발자 회의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다. 아라는 스마트폰의 부품을 모듈로 만들어 필요에 따라 조립해서 쓸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프로젝트다.
아라는 그동안 모토로라를 통해 준비돼 왔고 지난 해 10월께 존재 자체가 공개됐다. 구글은 4월15·16일 이틀동안 아라 개발자 포럼을 개최한다. 오프라인에는 제한된 개발자들만 참석할 수 있지만, 행사 자체는 온라인으로도 중계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가 단순히 연구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실제 상용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수준으로 커 가고 있다는 증거다.
구글은 개발자 포럼을 통해 아라 플랫폼으로 안드로이드폰을 만들 수 있는 규격과 연결방식을 공개하고 첫 시제품도 공개할 계획이다. 하드웨어로, 또 상용화 제품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뜻이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레노버에 매각하면서도 아라와 관련된 내용은 모토로라에 넘기지 않았다. 구글은 레노버에 모토로라를 헐값에 팔았다는 평을 받았는데, 구글이 아라에 집중하게 되면 사실상 모토로라 같은 대형 제조사 기반의 제품은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모토로라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직접 뛰어들어 제조사들의 영향력을 빼앗아갈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만든 이유를 되돌아보면 운영체제를 위한 수익이나 특정 제조사들을 통한 생태계 조성보다는 어디서나 저렴하고 쉽게 구글의 서비스를 이용해 광고 기반의 수익을 만들어내는 쪽에 있었다. 스마트폰 시장이 과열되면서 제품들은 점차 고급 시장으로 쏠렸고, 구글과 제조사들은 서로에게 너무 의지하게 되면서 언제 상대가 변할까 눈치를 보고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구글이 정책을 하나만 바꿔도 제품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고, 구글로선 특정 제조사가 영향력이 커지면서 안드로이드보다 제조사 브랜드가 강조되는 것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결국 구글은 지난 1월 말 모토로라를 매각했다. 구글은 그간의 제품에 대한 권리, 브랜드, 유통망 등을 모두 팔았지만 특허는 그대로 갖고 있다. 하드웨어를 만드는 것에 대한 중요한 특허들이 구글의 손에 있다는 얘기다.
아라 프로젝트는 하드웨어계의 안드로이드라고 보면 된다. 누구나 안드로이드를 가져다 쓸 수 있게 했던 것처럼, 누구든 안드로이드 하드웨어의 부품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 최종적인 스마트폰의 선택은 소비자가 하는 것이다. 1차적으로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에 퀄컴의 프로세서, 128GB의 메모리를 올리는 식으로 원하는 하드웨어를 만드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완제품 PC만 구입하다 용산에서 PC를 조립하는 환경으로 바뀐 것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여전히 안드로이드는 특정 제조사들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주류를 이어가겠지만, 아라 플랫폼을 통해 특정 제조사 대신 구글이 직접 하드웨어의 열쇠를 가져갈 수 있다.
단순히 조립PC같은 흐름 외에도 다른 요소도 기대할 수 있다.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은 센서 기술이다. 카메라 센서도 언제든 바뀔 수 있을 뿐 아니라 요즘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는 헬스케어 관련 센서들도 필요에 따라 넣고 뺄 수 있다. 스마트폰은 센서 정보의 집합체인데, 언제든 필요한 센서에 대해 즉각적인 실험이 가능하다. 기존 하드웨어의 한계 안에서 소프트웨어만으로 경쟁력을 찾아야 했던 서비스 업체들도 모듈러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하는 등 사업 분야를 확장될 수 있다.
제조사들은 불안할 수도 있겠다. 그간 제조사들 사이에서는 구글이 모토로라를 비롯한 특정 제조사를 위해서만 기술을 집중하거나 직접 하드웨어를 만들진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컸다. 모토로라 인수는 그 불안감을 극대화시켰는데, 결국 구글은 넥서스를 비롯해 단 한 번도 모토로라에 이른바 ‘버프’를 준 적이 없다. 구글도 눈치를 보고 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아라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구글은 직접 하드웨어를 만들지 않아도 제조사에 쏠려 있는 하드웨어 영향력의 중심에 설 수 있다. 극단적으로 보면 삼성은 칩과 메모리, 소니는 카메라, HTC는 프레임을 만드는 부품 회사로 변할 지도 모른다.
물론 인텔이 십수년동안 만들려고 했던 화이트박스 노트북처럼, 구글 아라 프로젝트도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모듈러 타입에 반드시 뒤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접속 단자와 인터페이스다. 이 때문에 개별 모듈 부품의 가격이 오르고 최종 제품은 크고 두꺼워지고 무거울 수밖에 없다. 구글이 이를 어떻게 해결하면서 디자인을 잘 뽑아내느냐가 아라 프로젝트 성패의 관건이다.
구글의 영향력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속도는 점차 빨라진다. 구글 아라 프로젝트가 시장에 나오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 4월15일이면 이제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얼마나 많은 부품 제조사들이 참여할지, 어떤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그에 따라 안드로이드는 또 어떻게 바뀔지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아라 프로젝트 재밌네요.
전 꼭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나만의 폰이라... 후훗
OS 셔틀들을 부품셔틀들로 만들다~
첫댓글 아라..저도 저번에 올렸는데..ㅋ
메인폰은 아이폰으로
이놈은 서브폰으로 가지고 놀만 할듯...
재밌긴한데.. 생각해보니 모토로라는 아무것도없네..
레노버에 인수... 이제 아예 공중분해 된거죠. 뭐...
상표만 남았어요...
내 마음대로...조립이라....
나오면 무자게 시간 잘 갈듯하네여 ... 잼나기도 하고 ...ㅋㅋㅋ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