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밤입니다...
이 글은 어제 LD 감상회의 자료를 천리안에서 퍼온 것입니다.
이글은 LD 감상회의 설명을 해주신 최은규님의 글입니다.. 3번 음악회에 못 오실분들을 위해 퍼 왔습니다..
도움이 되시기를..
안타깝게도 마지막에 들어있는 악보부분은 안 실려 있군요.
그래도 함 일거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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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 클럽 제2회 LD 감상회
2000년 11월 21일(화)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서예관 문화사랑방
감상 LD : 말러 교향곡 제3번 (DG)
연주 :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 : 레너드 번스타인
협연 : 크리스타 루드비히(알토), 빈 무직페라인 합창단
1. 말러 교향곡 제3번 Q & A
1) 언제, 어디서 작곡되었나?
1895-6년, 말러의 여름 별장이 있는 슈타인바흐에서 완성되었다.
2) 언제 초연되었나?
작품이 완성된 이후 단 악장씩 따로 연주 된 적은 있었지만, 전 6악장이 초연된 것은 1902년의 일이다. 말러 자신의 지휘로 크레펠트에서 초연되었다.
3) 악기 편성은?
플루트 4 (Fl. 3, 4 = Piccolos),
오보에 4 (Ob. 4 = English Horn )
클라리넷 3 (Bb, A) (Cl. 3 = Bass Clarinet)
Eb 클라리넷 2
버순 4 (Bsn. 4 = Contrabasson)
호른 8 (F), 트럼펫 4 (F, Bb), 트럼본 4, 튜바
팀파니 2, 글로켄슈필 2, 탬버린, 탐탐, 트라이앵글
매달린 심벌, 작은북, 큰북, 베이스 드럼에 고정된 심벌
베이스 드럼의 나무 부분을 때릴 회초리
하프 2, 제1바이올린, 제2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베이스
알토 솔로(4, 5악장), 여성 합창(5악장)
* 멀리서 들려오는 음악 : 포스트 호른, 작은북 몇 대
* 위에서 들려오는 음악 : 조율된 4 개의 종, 어린이 합창
4) 말러의 교향곡 제2번과 제3번을 비교한다면?
이 작품은 말러의 교향곡 제2번에 비해 오케스트라 규모는 약간 줄어들었지만 음악적으로는 좀 더 난해하다. 또한 연주 시간도 더 길어서,1악장 연주 시간만 해도 거의 40분에 달한다. 전체 6악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제2번 때와 마찬가지로 인성이 사용되었다. 교향곡 제2번에서는 마지막 두 악장(4, 5악장)에 인성이 사용되었으나, 제3번에서는 4악장에 알토 솔로가 나오고, 5악장에 알토 솔로와 여성 합창, 그리고 어린이 합창이 등장하며, 마지막 6악장은 순수 기악곡이다.
2. 표제를 통해 살펴본 말러의 교향곡 3번
1) 각 악장 별 표제
I. 판이 깨어나고, 여름이 행진해오다.(바커스의 퍼레이드)
II. 초원의 꽃들이 내게 말하는 것
III. 숲 속의 짐승들이 내게 말하는 것
IV. 밤이 내게 말하는 것(인간이 내게 말하는 것)
V. 아침 종소리가 내게 말하는 것(천사들이 내게 말하는 것)
VI. 사랑이 내게 말하는 것
말러가 최종적으로 확정한 교향곡 3번의 표제는 위와 같다. 그러나 말러가 처음부터 이러한 표제를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초기에 구상된 표제와 나중에 확정된 표제를 비교해보면 무척 흥미롭다. 말러의 초기 프로그램 스케치 중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여름이 행진해오다" (팡파르와 즐거운 행진곡)(서주)(목관악기 주자들과 더블베이스만)
2. "나무들이 내게 말하는 것"(1악장)
3. "사랑이 내게 말하는 것"(아다지오)
4. "황혼이 내게 말하는 것"(스케르초)(현악기만)
5. "꽃들이 내게 말하는 것"(미뉴에트)
6. "뻐꾸기가 내게 말하는 것"(스케르초)
7. "어린이가 내게 말하는 것"
말러가 초기에 구상했던 표제를 살펴보면 지금의 4악장에 해당되는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밤의 노래와 5악장에 해당되는 '천사들이 내게 말하는 것'이 생략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말러는 '천사' 악장 대신 그가 1892년에 시집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의해 작곡한 가곡 '천상의 삶'을 마지막 7악장으로 쓰려고 했었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어 '천상의 삶'을 교향곡 4번의 피날레로 하고, 교향곡 3번은 '사랑'으로 끝맺었다.
이름은 약간 다르지만 꽃 악장(나무들이 내게 말하는 것)과 동물 악장(뻐꾸기가 내게 말하는 것)은 처음부터 이 교향곡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중 '동물' 악장은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에 의한 말러의 가곡 '여름날 뻐꾸기를 떠나보내며'와 관련된다.
2) 말러의 프로그램 메모
1악장 : 판이 깨어나고 여름이 행진해오다(바커스의 퍼레이드)
리허설 번호 11번 : 판이 자고 있다. (코랄과 노래하는 듯한 멜로디가 결합됨)
리허설 번호 12번 : 전령 (팡파르가 울리지만 음악은 점차 멀리 사라진다)
리허설 번호 44번 : Das Gesindel (불량배)
- Tuba und Posaunen roh dreinblasen!
(튜바와 트럼본을 난폭하게 연주하라!)
" '여름이 행진해오다'는 일종의 전주곡입니다. 거기에는 전사들이 등장하는 아주 거친 부분도 있죠. 거기서는 군악대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정말로 밴드가 행진해오는 것과 같은 소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때 불량배들이 나타나 소란을 피웁니다." -나탈리아 바우어 레히너가 기록한 말러의 증언
리허설 번호 49번 : Die Schlacht beginnt (전쟁이 시작되다)
리허설 번호 51번 : Der S dsturm (남쪽의 폭풍)
"1악장은 휘몰아칩니다...휘몰아치는 행진곡의 템포에 맞춰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점점 더 커져 마침내는 기쁨으로 가득한 소음이 당신을 삼켜버릴 것 입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신비스럽고 이상한 소리를 듣습니다: '오 인간이여, 주의하라!'" - 1896년 나탈리아 바우어 레히너와의 대화에서
"물론 이것(여름이 행진해오는 것)은 적대자인 겨울에 맞서는 전쟁 없이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겨울은 손쉽게 굴복하게 되죠. 여름은 강해지고 우월해지며, 곧 널리 퍼집니다. 이 악장은 서주의 역할을 하며, 굉장히 유머러스한 바로크 스타일로 되어 있습니다." -1895년 나탈리아 바우어 레히너에게
"1악장 '여름이 행진해오다'는 무생물로부터 생명이 탄생해 가는 창조 과정을 의미합니다." -1896년 나탈리아 바우어 레히너에게
"이 악장의 서주는 한여름 대낮의 열기와 같은 분위기를 표현합니다. 바람 한 점 불지 않고 모든 생명은 고요합니다. 햇볕을 받은 대기가 흔들리고 살랑거릴 뿐입니다. 나는 나의 내면의 귀로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그것을 실제 소리로 구체화시킬 수 있을까요? 그 가운데, 한 젊은이가 신음하며 구원을 향해 손을 내밀지만, 1악장의 승리의 함성이 들려올 때까지 생물은 여전히 무자비한 자연과 무생물의 심연 속에 묶여 있습니다." -1896년 안나 폰 밀덴부르크에게
2악장 초원의 꽃들이 내게 말하는 것
"이것은 내가 작곡한 음악 중에서 가장 편안한 음악입니다. 마치 아무 근심 걱정없는 꽃과 같이. 꽃이 바람에 흔들리듯 음악도 그렇게 흔들리죠. 베이스는 가벼운 피치카토를 연주하고 강한 스트록을 쓰지 않습니다. 낮은 소리를 내는 무거운 타악기도 사용되지 않지요... 하지만 꽃의 기쁨도 그리 오래 가지는 않습니다. 갑자기 진지하고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강한 폭풍이 초원을 휩쓸고 지나가 꽃과 풀들을 흔들어 놓자 그들은 신음하고 흐느낍니다. 마치 더 높은 차원으로 올라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듯이. " - 1896년 나탈리아 바우어 레히너와의 대화에서
3악장 숲 속의 짐승들이 내게 말하는 것
"동물을 표현한 스케르초 악장은 가장 우스꽝스러우면서 동시에 가장 비극적입니다 오로지 음악만이 한 극단으로부터 다른 극단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단숨에 이끌고 갈 수 있습니다...하지만 그 속에는 소름끼치고 무서운 유머가 있지요. 우리는 웃음보다는 공포에 압도됩니다." -1899년 말러의 증언
리허설 번호 31번
"동물 악장의 마지막 부분에서 우리는 결정화되지 않은 무기 물질로 이루어진 무생물의 자연이 가져다주는 무거운 그림자를 느낄 수 있습니다."
4악장 밤이 내게 말하는 것(인간이 내게 말하는 것)
"내가 어떻게 무감각하고 완고한 원시적 상태(자연의 힘)로부터 인간의 평안한 마음에 이르기까지 감정의 단계를 점차 상승시켰는지를 당신은 이제 알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결국 더 높은 단계, 즉 신을 향한 것입니다." -1902년 조세프 크룩 발트제에게 보낸 편지에서
리허설 번호 1번에서 세 번째 마디 이후 : 유난히 높은 트럼본과 낮은 피콜로 음역에 대해 "만일 부드럽고 여린 음이 나게 하고싶을 때 저는 악기가 편하게 음을 내도록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연주자가 아주 큰 노력을 기울여야만 낼 수 있는 음을 쓰죠. 그 악기가 낼 수 있는 보통 음역을 넘어서는 음을 말이에요. 제가 베이스와 버순이 높은 음을 연주하게 하거나 플루트가 낮게 연주하도록 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습니다."
6악장 사랑이 내게 말하는 것
"이 음악에서 모든 것은 평화와 정적 속으로 녹아듭니다. 끊임없이 회전하던 익시온의 수레바퀴가 마침내 멈춘 것이죠."
3. 말러 교향곡 3번에 나타난 음악적 특징
말러의 교향곡 제3번에는 기악 레시타티보, 코랄, 행진곡, 장송행진곡, 멀리서 들려오는 음악 등, 말러가 자주 사용했던 독특한 음악 유형이 거의 모두 나타난다.
또한 각 악장 별 음악적 모티브의 연관성이 많아 나타나며, 교향곡 제4번 4악장이 될 가곡 '천상의 삶'의 모티브는 거의 모든 악장에서 발견된다.
1) 기악 레시타티보
레시타티보는 말하듯 노래하는 음악 양식으로 대개는 오페라나 칸타타 등의 성악곡에 나타나는 양식이지만, 말러는 이를 기악곡에 도입했다. 베토벤의 교향곡 제 9번 4악장 첫 부분의 첼로의 레시타티보는 기악곡에 사용된 레시타티보의 좋은 예가 된다.
말러의 교향곡 제3번 1악장 리허설 번호 5번의 여덟 마디 전부터 기악적인 레시타티보가 시작된다. 여기서 호른은 현악기의 트레몰로를 배경으로 말하는 듯한 멜로디를 연주한다. 리허설 번호 13번 이후에는 트럼본 솔로가 레시타티보를 연주하는데, 이 때는 장송 행진곡을 배경으로 연주된다.
2) 코랄
코랄은 교회의 찬송가처럼 4성부가 똑같은 리듬으로 진행하면서 화성적인 텍스쳐로 된 음악 양식. 말러 교향곡 3번 1악장의 리허설 번호 11번의 판이 잠자고 있는 부분에서 플루트와 피콜로가 코랄을 연주한다.
3) 노래와 같은 선율
1악장 리허설 번호 11번 다섯 번째 마디에서 오보에는 노래하는 듯한 선율을 연주하며 클라리넷의 코랄과 대위적으로 진행한다.
4) 행진곡
말러의 음악에는 유난히 군대 행진곡과 같은 리듬이 자주 등장하는데, 교향곡 3번도 예외는 아니다. 1악장 제시부(리허설 번호 23이후)에서 여름이 도래하는 부분은 모두 행진곡으로 처리되었다.
5) 장송 행진곡
역시 말러의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장송 행진곡이다. 교향곡 3번에서는 1악장 첫 도입부에서 우주를 깨우는 호른의 모티브 이후에 리허설 번호 2번부터 장송 행진곡이 연주된다. 아직 겨울의 암흑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세계의 모습을 나타내는 듯 하다.
6) 멀리서 들려오는 음악
말러는 교향곡 제1번에서부터 음악이 멀리서 들려오는 듯한 효과를 자주 사용했다. 교향곡 1번 1악장 서주의 트럼펫 팡파르라든지, 교향곡 2번 5악장의 발트 호른 모티브가 그 좋은 예다. 교향곡 3번에서는 특히 1악장과 3악장에 빈번하게 쓰인다. 3악장의 포스트 호른 에피소드는 멀리서 들려오는 음악의 좋은 예가 된다. 1악장에서는 멀리서 시작되는 여름의 행렬이 아직 멀리 있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행진곡을 아주 여린 다이내믹으로 연주하여 멀리서 들려오는 음악처럼 들려온다.
7) 음악적 모티브의 연관성
말러의 다른 교향곡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도 역시 각 악장 별로 음악적 모티브의 연관성이 나타나는데, 특히 1악장과 4악장은 밀접하게 관련된다. 4악장 리허설 번호 1번 이후의 '주의하라!(Gib Acht)' 부분은 1악장 리허설 번호 1번 세 마디 전 부터 리허설 번호 2번 사이의 신비스러운 악구에서 미리 암시된다. 한편 6악장에도 4악장의 모티브가 나타난다. 4악장의 '너희 고통은 깊다!'(Tief ist ihrWeh!)의 모티브는 6악장 리허설 번호 20번에 다시 나타난다. 6악장의 이 부분은 말러가 '고통스러운 간주곡'이라 부른 곳으로, 말러는 이 곳에 4악장의 모티브를 빌어다가 인간의 고통을 암시했다. 고통스러운 간주곡은 6악장 종결 부분에서 모든 것이 하느님의 사랑으로 정화되면서 비로소 사라진다.
말러의 교향곡 제3번은 후에 교향곡 4번의 4악장이 되는 가곡 '천상의 삶'과 음악적으로 깊은 관련이 있다. 특히 5악장 리허설 번호 3번 이후 알토 솔로가 등장하는 부분에는 '천상의 삶'의 어린양 에피소드의 모티브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또한 2악장 리허설 번호 5번 이후에도 '천상의 삶'의 '모두가 아늑한 안식 속에 거한다'(교향곡 4번 4악장 20-25마디)의 모티브가 약간 변형된 빠른 템포로 연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