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과 체험용으로 틈새시장 개척

“한농대 한우 마이스터 과정을 수료한 후 2010년에 영농 후계자가 돼 축사를 신축하자마자 구제역이 터 졌습니다. 질병에 강하고 사료비도 적게 드는 축종을 찾다가 2011년부터 당나귀 사육에 도전했죠.” 김 씨는 이천시 호법면 동산리의 <동키동산> 농장에서 80여 마리의 당나귀를 한우와 병행 사육하고 있 다. 현재 3305㎡(1000평) 규모의 축사에서 수컷 10마리와 체험용(거세) 10마리, 암컷 60마리의 당나귀를 사육한다.
연간 40마리 정도 식육용으로 판매하며, 체험농장과 축산농가에 연간 50∼60마리를 분양한다. 식육용 과 체험용 ?나귀의 판매 가격은 400만원 선.
당나귀는 중국 산둥성 지역에서 정식 수입 절차를 거쳐 들여온다. 당나귀사업을 위해 의기투합한 동갑 내기 친구 ㈜우&주의 송우 대표가 당나귀 수입과 당나귀요리전문점‘ 나귀당귀’의 운영을 맡고 있다.
최근 <동키동산>은 당나귀를 이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체험장도 열었다. 김 씨는“ 어린이들이 당나귀에게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체험장을 열었다”면서 당나귀 사육과 유통, 체험 등을 통한 6차산업 화로 농장 소득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당나귀 타기와 먹이 주기 등 체험뿐 아니라 1650㎡(약 500평) 규모의 블루베리 밭을 마련해 수확 체험 도 가능하다.
사료비 부담 없고 질병에도 강해 당나귀는 주로 농사용과 짐 운반용으로 사용돼 왔다. 높이 100㎝ 전후의 소 형종, 120㎝의 중형종, 130㎝의 대형종으로 나뉘며, 용도에 따라 승마 용과 식·약용으로 구분한다. 흔히 불리는 당나귀라는 말은 당나 라(중국 산둥성)에서 건너 왔다하여 붙인 이름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일부 관상용으로만 명맥을 이어왔다.
최근 당나귀가 대체 축종으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문 수입업체도 3곳으로 늘었다. 당나귀는 한 우에 비해 사료비 부담이 없고, 질병에도 강해 사육을 희망하는 귀농인이 적지 않다.
당나귀는 사람을 잘 따르 며 교감을 나눌 수 있어 반려동물로도 손색이 없으며, 요즘 들어서는 주로 관상용이나 체험용으로 미니 당나귀를 찾는 사람들 이 늘고 있다고 한다.
김 씨는“ 당나귀는 잡식성이고, 하루 사료 급여량이 비육우의 30% 정도(2∼3㎏)만 급여해도 사육이 가능하다”며“ 사육하기 쉽고, 폐사율도 1%로 낮아 틈새 소득 축종으 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현재 육성우 사료와 알파파·볏짚?밀기울 등 조사료를 5대 5 비율로 섞어서 급 이하고 있다. 특히 몸에 좋은 식·약용 당나귀 고기 생산을 위해 홍삼 제조업체로 부터 독점 공급받은 6년근 홍삼 농축액 가공 부산물을 사료에 넣어 먹일 정도로 귀 하게 키운다.
당나귀는 고산지대에서 짐 운반용으로 쓰일 만큼 체질이 강건하지만 말과 동물의 특 성인 배에 가스가 차는 고창증이나 관절 부위 질병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당나귀는 편 자가 필요 없지만 발굽이 자라는 정도에 따라 5∼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발굽 삭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이다. 만약 발굽에 문제가 생기면 발굽과 다리에 질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육과 화장품 가공 등 ‘팔방미인’ <동키동산>에서는 체험과 승마용으로 쓰이는 미니 당나귀와 식용 당나귀를 구분해 사 육한다. 식용 당나귀는 거세 후 2년 동안 비육해 월 평균 3∼4마리를 출하한다. 대부 분‘ 나귀당귀’에서 식육으로 소비하고, 일부는 고깃집에도 판매한다. 보통 당나귀는 18개월가량 사육하면 성체가 되고, 거세 후 6개월가량 비육해 도축한다. 성체 기준 중 량이 250∼350㎏이며, 300㎏일 때 지육이 100㎏ 정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서 김 씨는“ 당나귀는 비육 시 증체량이 낮고, 2년 이상 사육해야 육용으 로 출하할 수 있다. 또한 체구도 크지 않아 지육량이 적은 것이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당나귀 고기 소비 확대를 위해서는 한우에 비해 높은 가격대와 생소한 음식 에 적응하지 못하는 소비심리 장벽을 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과 일본, 이탈리아 등에서는 당나귀 고기가 인기 요리로 자리 잡고 있으며, 쇠고 기 못지않은 감칠맛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4년에 당나귀 고기를 식용으로 허용해 반짝 인기를 끌었지만, 당나 귀 고기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하지 못해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김 씨는 최근 당나귀 고기가 약용과 웰빙식품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어 앞으로 수요가 점차 늘 것으로 내 다봤다.
< 동키동산>에서 식용으로 비육한 당나귀는 곤지암 도축장에서 도축해‘ 나귀당귀’에 서 판매한다. 여기서는 고기와 사골을 우려낸 보양식‘ 동의보감탕’ 외에도 육회·사시 미·모둠구이·전골·수육 등 다양한 당나귀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육즙이 고소하며 씹는 맛이 뛰어나 최근 입소문을 타고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다.
한편 김 씨는 앞으로 당나귀유로 만? 천연화장품과 당나귀 건강식품 등 새로운 소 득원 발굴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동키동산>에서 생산한 당나귀유로 만든 천연화장품이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당나귀유가 보습과 항균 작용이 뛰어나 아토피 피부염과 여드름 개선에 효과가 좋다고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죠. 앞으로는 어린이와 장년층까지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당나귀 건강식품 등도 상품화할 계획입니다.” 당나귀, 새 소득원으로 가능성 충분 현재 국내에서 사육하는 당나귀는 대략 500마리에 불과하지만, 향후 사육 규모와 시 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씨는“ 최근 당나귀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축산농가와 체험농장으로부터 분양 요청이 늘고 있다”면서“ 당나귀 요리 프랜차이즈 제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귀농 후 당나귀를 분양 받아 체험농장 운영으로 소득을 올리는 농가도 하나 둘씩 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당나귀 요리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고깃집도 생겨 당나 귀 고기 소비도 늘 것으로 보인다.
“당나귀산업이 원활한 교두보를 확보하려면 먼저 1만 마리 이상 사육 기반이 마련돼 야 합니다. 앞으로 사육 규모를 늘려 축산?가에 안정적으로 보급하고, 체험농장 운영 을 통해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입니다.” 우리나라 당나귀산업의 1인자가 되겠다는 포부로 남들이 가지 않는 낯선 분야에 과 감히 도전한 김한종 씨. 당나귀 사육과 유통, 체험 등 6차산업으로 꿈을 펼치고 있는 그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