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 18. 달날. 날씨: 미세먼지 없어 좋고, 따듯한 봄날인데 골짜기는 찬 기운이 있긴 하다.
다 함께 아침열기-책읽기-글쓰기-점심-청소-몸놀이(관악산 용마골 골짜기 탐험)-마침회-조이준 생일잔치-교사면접-교사회의
[과학과 골짜기 탐험]
다 함께 아침열기를 마치고 뿌리샘은 교실에서 피리를 불고 모둠 아침열기를 이어갑니다. 아침나절 책읽기 공부는 한 시간은 손바닥우주 만들기 활동과 연결된 우주 이야기와 날씨 이야기로 두 권의 과학책 일부를 읽어주고 설명을 덧붙였어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물음이 이어지는 재미가 있지만 어린이들이 몸을 써서 만들고 그리는 활동만큼은 못하지요. 우리가 보는 태양과 수많은 별이 과거의 빛이라는 말을 아주 어려워하는 학년이지만 자꾸 듣고 상상해보고 과학자들의 멋진 상상력과 발견을 듣는 것은, 뿌리샘 어린이들이 기록하는 태양광발전량과 숲 속 놀이터 온도와 습도로 연결되는 과학을 풍성하게 해줄 것입니다. 더해서 내일부터는 발효 공부로 액체 고체 기체를 관찰하고 빵을 먹는 즐거움으로 연결되는 발효과학을 시작합니다. 태양과 적당한 거리, 달의 인력, 지구의 중력, 자전과 공전이 만들어낸 지구 생명체가 드넓은 우주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를 생명체를 상상하면서 두 번째 책읽기 시간으로 들어갑니다.
자유롭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은 책읽기 활동 가운데 가장 흔히 하는 것입니다. 달날 다른 활동이 많아 오롯이 책을 읽는 것은 지난 주 <맑은샘아이들>에 이어 두 번째라 책 읽는 힘을 확인하는 뜻도 있습니다. 그림책과 줄글책을 고르는 걸 지켜보니 아이마다 꾸준히 읽어가야 할 목표가 보입니다.
낮 공부 몸놀이는 관악산 용마골 골짜기 탐험입니다. 경칩이 한참 지난 뒤라 개구리알과 도롱뇽 알이 정말 많습니다. 명상바위까지 골짜기 탐험을 하며 올라가면 물에 신발이 빠진 어린이가 많이 나오곤 하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네요. 올라가며 여기저기서 개구리알과 도롱뇽알을 찾았다는 외침이 들려옵니다. 만지는 것도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하지 말아야 하고 꼭 관찰하고 싶으면 손을 물의 온도와 같이 차갑게 하거나 나뭇잎을 써보라는 도움말을 모두 잘 기억하고 있네요. 동생들을 도와 손을 잡아주고 “조심해. 여기는 미끄러워.”를 말해주는 어린이들이 참 고맙습니다. 목적지인 명상바위가 얼마 안 남았는데 1학년 이석이가 미끄러지고 말았어요. 그런데 울지도 않고 침착하게 일어나 걸어 올라옵니다. 대단하다 칭찬하는데 표정의 변화가 없는 야무진 1학년입니다. 명상바위에 닿으니 본격으로 양말을 벗고 물속에 들어가는 어린이들이 있습니다. 이준이는 “와 춥다”그러며 얼굴에 추운 표정을 가득 지어보이면서도 관악삭 골짜기 물속으로 들어가네요. 여기에 뒤질세라 우리 동규도 신발을 벗습니다. 승원이가 알려주네요. “저기 동규 형 양말이 물에 떠내려가요.” 이에 뒤질세라 우리 윤슬이 진작 신발을 벗고 들어가 있습니다. 승원이도 양말을 벗고 물속으로 들어갑니다. 어린이들은 춥지도 않나 봅니다. 저마다 명상하기 좋은 바위에 앉아 다 함께 명상을 했어요. 눈을 감고 산골짜기에서 봄이 오는 소리를 들어보는 겁니다. 이어서 그 느낌을 그대로 시로 써봅니다.
용마골
김도훈
명상하다 보니
안 좋은 생각이
다 사라진다,
물소리
지현우
물소리를 들으니까
마음이 잔잔해지고
바람이 부니까
기분까지 좋아진다.
용마골의 소리
송인준
용마골 올라올 때도 소리가 들렸다.
명상할 때도 소리가 들렸다.
새소리, 물소리, 떠드는 소리, 바람소리까지
다 들린다.
봄이 오는 소리
용마골의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