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ew Life, 2022년 새해맞이, 행복의 샘터
점심때가 임박해서 만촌농원을 찾은 손님이 있었다.
바로 우리 문경중학교 12회 동문이신 김영철 선배님이셨다.
지난해 연말부터 좀 보자 좀 보자 하셨는데, 중학교 한 해 후배인 내가 만촌농원에 와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으시고는 부리나케 달려오셨다 했다.
고맙게도 김 선배님은 부부동반으로 찾아주셨다.
아내를 동반해서 만촌농원을 앞서 찾은 나에 대한 배려의 의미도 있었고, 평소 아내를 늘 챙기시는 김 선배님의 기본적 성품 때문이기도 했다.
이날 점심을 할 곳은 예천 맛집으로 이미 정해져 있었다.
나서기 전에, 잠깐 노래방 설비가 되어 있는 건넌방에서 노래 부르는 시간을 가졌다.
2022년 새해 들어 둘째 날인 1월 2일에, 좀 더 의미 있는 어울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먼저 내가 나서서 김경남의 ‘님의 향기’라는 노래를 불렀고, 이어서 이상배 대장이 최병걸의 ‘나는 정말 몰랐었네’를 불렀다.
우리 둘만 노래 부르는 것으로 끝낼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아예 주저앉아 노래만 부를 형편도 아니었다.
점심때가 촉박해지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농원의 주인인 만촌 안휘덕 친구나 부인 유미순 여사, 그리고 내 아내와 김옥련 여사는 대충 양해가 될 것이었지만, 김 선배님과 부인은 아무래도 그럴 수는 없었다.
일단 그 뜻이라도 물어봐드리는 것이 예의겠다 싶었다.
“형님, 노래 한 곡 하셔야지요.”
내 그렇게 김 선배님을 청했다.
답이 의외였다.
노래 한 곡을 부르겠다거나, 아니면 안 부르겠다거나, 그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답을 하실 줄 알았다.
아니었다.
답이 이랬다.
“아니야, 난 아니야. 그런데 우리 마누라는 노래를 잘 해. 이 사람 노래 한 번 들어보지 뭐.”
그렇게 아내를 내세우고 계셨다.
그래서 김 선배님의 부인에게 노래 한 곡을 청하게 됐다.
놀랍게도 부인 또한 마다하지 않았다.
그래서 부인의 노래를 들어보게 됐다.
나로서는 생전 처음의 기회였다.
처음에는 무슨 노래인가 했는데, 첫 반주가 시작되던 중에, 그 노래가 무슨 노래인지 단박에 알아챘다.
반세기 전으로 거슬러, 삶에 지쳤던 내게, 포근한 보금자리 같은 느낌으로 내 가슴에 담겼던 노래다.
그때로 우리 가요계에 샛별 같았던 존재인 여가수 박재란이 그 노래의 작사 작곡가인 이양일과 듀엣이 되어서 부른 ‘행복의 샘터’라는 노래였다.
아내의 노래 부르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는 김 선배님의 눈빛이 이날따라 촉촉해 보였다.
다음은 1절 2절 3절 그 노랫말 전문이다.
심심산골 외로이 피어 있는 꽃인가
소박한 너의 모습 내 가슴을 태웠네
그리움에 날개 돋혀 산 넘고 물 건너
꿈을 따라 사랑 찾아 나 여기 왔노라
외딴 곳에 피어난 이름 없는 꽃인데
찾아주는 그대는 정녕 나의 님인가
어린 가슴에 그리던 그 사랑이라면
반겨 맞아 받드오리 따르오리다
세상이 넓다 해도 그대만이 내 사랑
소녀의 순정에도 그대만이 나의 님
무지개 피는 하늘 밑 행복의 샘터를
우리 서로 손을 잡고 찾아 갑시다.♪
첫댓글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참 좋은 한때를 보냈습니다.
앞을 이런 자리 자주 마련합시다.
노래 참 잘하시는 영철 사모님
노래 고맙습니다.